Home / 로맨스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 제698화 뚜렷한 목적이 있다

Share

제698화 뚜렷한 목적이 있다

Author: 노끼
last update Last Updated: 2024-10-29 19:42:56
최근 시험이 많아져 성연은 하루하루 바빠지기 시작했다.

매일 늦은 시간까지 복습해야 했고, 또 짝지 주연정을 위해 학습자료를 정리했다.

시험의 난이도가 점점 높아지니 성연으로서 쉽지 않았다.

그러나 연정에게 약속했던 일을 성연은 조금도 빠뜨리지 않았다.

성연은 쉽게 약속하지 않지만 일단 약속했으면 반드시 지켰다.

지금 각 과목 자료들 절반쯤 정리한 상태다.

연정의 실력에 맞추어 만든 것이다.

이 자료들이 있으면 연정의 성적도 많이 오를 것이다.

성연은 사실 친구가 많은 편이다.

친구 사이의 의리를 중시하는 성연은 친구로 인정한 사람은 반드시 최선을 다해 도운다.

성연을 아는 사람이라면 그녀의 개성에 대해서도 아주 잘 안다.

교실에 들어온 성연이 공책을 연정에게 건넸다.

“이건 자료 일부인데, 다른 부분은 아직 정리 중이야. 이거 먼저 봐. 그럼 시험에 맞출 수 있을 거야.”

연정이 성연에게 다가가서 꼭 껴안았다.

“성연아, 너 정말 고마워. 흑흑흑, 나 정말 너한테 어떻게 감사해야 좋을지 모르겠어.”

연정의 접근을 거부하지 않은 성연이 연정의 코를 꼬집으며 말했다.

“진짜 나한테 고마우면 열심히 준비해서 시험 봐. 내 성의를 절대 저버리지 말고.”

자료를 끌어안은 연정은 마치 보물을 안고 있는 모양새다.

“열심히 할게, 성연아.”

“노력은 말로 하는 게 아니다. 행동으로 하는 거야.”

성연이 연정의 이마를 가볍게 톡 두드렸다.

연정이 입술을 꽉 깨물며 다짐했다.

“오늘부터 드라마, 소설 더 이상 안 볼 거야. 덕질도 끊고 열심히 공부만 할 거야.”

사생결단하는 듯한 연정의 모습에 성연이 웃음을 참지 못했다.

“그럴 필요까지는 없어. 하지만 1년가량 남았으니 열심히 해서 좋은 학교에 가면 누리게 되는 것들이 달라질 거야. 꼭 힘내!”

성연은 반 학우들보다 조숙한데다 사회도 한 발 더 일찍 발을 들였다.

지금 이 학생들의 단순함은 쉽게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성연은 잘 알았다.

어떤 아이들은 부잣집에서 자라 부모의 지나친 애정에 둘러 쌓여 있다.

회사도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699화 존엄성도 못 가진 존재

    그런데 막 몸을 돌리는 성연의 눈에 뭔가 이상하게 느껴지는 모습이 포착되었다.폭이 넓은 옷을 걸친 진미선의 아랫배가 살짝 올라와 있었던 것이다.성연이 다시 한번 자세히 살펴보니, 아니나 다를까 조금 전 자신이 본 게 틀림없었다.‘임신했네.’성연의 눈빛을 알아차린 진미선은 매우 불편한 듯 보였다.두 손으로 아랫배를 가린 채 눈도 살짝 피했다.성연이 물었다.“임신했어요?”잠시 망설이던 진미선이 고개를 끄덕였다.이렇게 된 이상 성연을 속일 방법이 없었다. 입 꼬리를 말아 올린 성연이 눈에 조롱의 빛을 띄며 말했다. “어쩐지 결혼할 때 그렇게 급하더라니. 배를 보니 한 4개월은 되었겠네요?”의술을 아는 성연이 대략 시간을 계산해 보니 틀림없을 것이다.애초에 외할머니와 자신을 버리고 다급히 서두르던 진미선의 모습을 생각하니 진짜 가소로웠다.이 사람은 도대체 무슨 마음인지 모르겠다.진미선은 좀 난감함을 느꼈다.그러나 그녀로서도 어쩔 수 없었다. 성연을 제외하고는 자신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이 없음을 알았다.그러므로 이 일을 꼭 성연에게 말해야 했다.그렇지 않으면 성연은 절대 자신을 도와주지 않을 것이니까.진미선이 이를 악문 채 사건의 경위를 말했다.“애초에 속였어. 태아 성별을 검사했는데 검사 결과, 여자아이야. 그런데 왕씨 집안에서 찬밥 신세야. 내가 이번에 너를 찾아온 건 네가 나를 위해 방법을 찾아 주길 바래서야. 강씨 집안이 왕대관과 합작할 수 있도록 해 줘, 성연아. 나는 거들떠보지도 않더라도 아직 세상에 태어나지 않은 여동생을 봐서. 그렇지 않으면 네 여동생은 태어나도 제대로 살아가기 어려울 거야.”말하는 동안 진미선은 성연의 동정심을 유발하기 위해 눈물도 흘렸다.왕대관의 모친, 시어머니는 전형적인 남존여비 사상의 유형으로 심각할 정도였다.시어머니는 딸은 밑지는 장사라고 생각했으며 아들만 최고였다.검사가 나온 날, 시어머니는 하루 종일 그녀를 붙잡고 말했다.그녀는 아무런 가치가 없는 존재라고, 딸을 낳는 건 밑지는 장

    Last Updated : 2024-10-29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700화 일말의 부채감도 없어

    말할 때마다 뱃속의 아이를 생각하는 것을 본 성연은 우습기 짝이 없었다.성연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진미선 여사님, 나도 힘들었을 거라고 생각은 안 해봤어요?”부모의 보살핌 없이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외할머니 밑에서 자랐다.성연의 생활이 좋을 수나 있었겠나?그 당시 진미선은 혼자 자유롭게 즐기며 생활했다. 자신에게 딸이 있다는 생각이나 했는 지 모르겠다.물론 어찌 되었든 자신은 지금까지 잘 살아왔다.모든 것에 대해 덤덤하게 바라보았다. 진미선이나 송종철 등과 따지고 싶지도 않았다.그런데, 저들은 항상 자신만 싫어한다.분명히 똑같은 자식인데 왜 그렇게 차별을 하는 거지?성연의 말에 진미선은 순간 목이 막혔다.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진미선을 보던 성연은 저도 모르게 친부 송종철이 떠올랐다.지금 두 사람 모두 각자의 가정을 가지고 있지만 행복하지 않아 보였다.그리고 자신은 두 사람의 잘못된 감정으로 인해 생겨난 쓸모없는 존재일 뿐.‘애초에 버렸으면서? 굳이 다시 또 이용한다고?’‘그리고 엄마라면서 어떻게 저런 말을 할 수 있는지 몰라.’‘설마, 나에게 일말의 부채감도 가지지 않는다는 말이야?’할 말이 없는 진미선을 쳐다보다 성연이 바로 몸을 돌려 그 자리를 떠났다.다른 쪽으로 걸어가던 성연의 맹렬했던 기세가 순식간에 수그러들었다.그저 망연자실한 느낌만 남았다.별안간 성연의 가슴 속에서 주체할 수 없는 슬픔이 솟구쳐올랐다.진미선의 행동에 마음이 상한 게 분명했다.신경 쓰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래도 자신의 지친인데 성연이 어찌 모른 척할 수 있겠는가?사실 여태까지도 성연은 진미선에 대해 일말의 기대를 갖고 있었다.적어도 송종철 같이 지나치지는 않았으니까.외할머니가 자신을 키우도록 생활비를 주기도 했으니까.방법이 없었든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었든 강씨 집안에 보낸 것에 대해서도 따지지 않고, 속으로는 진미선의 좋았던 점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었다.그러나 지금 모든 것이 한바탕 코미디 같이 느껴질 뿐이다. 아무도 자

    Last Updated : 2024-10-29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701화 짙은 슬픔

    성연은 멍하니 넋을 잃은 듯한 모습으로 집에 돌아왔다.평소 활발하고 명랑한 모습의 성연이 이렇게 기운이 빠진 듯한 모습은 아주 보기 드물었다.집사가 다가와서 관심을 주며 물었다.“작은 사모님, 괜찮으세요?”고개를 저으며 괜찮다고 대답한 성연은 곧장 위층으로 올라갔다.몸을 이불 속 깊숙이 파묻었다. 안색이 여전히 창백해 보였다.마음속의 이 느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이런 불필요한 감정에 휩쓸리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지금 자신의 감정을 억누를 길이 없었다.때로는 이런 자신이 너무 싫었다.‘저 두 사람의 본 모습, 이미 다 알고 있었잖아? 세상이 냉정하다는 것도 알았잖아?’‘그런데 왜 아직도 저들에게 기대하고 있는 거야?’성연은 마음이 극도로 힘들었다.진미선의 말이 귓가에 맴돈다.이런 말은 언제나 자신을 일깨운다.자신은 쓸데없는 존재라는 사실을.비록 지금은 잘 살고 있다 하더라도 저 두 사람이 자신에게 준 그늘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좌절감을 느끼며 생각해 보니 기분이 더 나빠졌다.방에 있을 수 없다는 생각에 아래층으로 내려가 냉장고를 뒤적거렸다.주방에서 들려오는 인기척에 집사가 바로 달려왔다.눈 앞의 장면에 집사가 옆에서 말했다.“사모님, 뭐든 찾는 게 있으면 나에게 알려주세요.”“혹시 집에 술 있어요?” 성연이 고개를 들며 물었다.평소 무진이 술을 자주 마시지 않아서 그런지 술을 찾을 수가 없었다.냉장고에는 평소 성연이 즐겨 마시던 우유와 탄산수 몇 병이 다였다.성연은 지금 자신의 신경을 마비시킬 만한 무언가 시급했다.‘당연히 술 최고지.’정신을 잃으면 아마 이 고통도 잊을 수 있을 것이다.성연의 말을 들은 집사의 가슴이 덜컥하고 내려앉았다.“사모님, 술을 드시기에는 아직 이르니 도련님이 돌아오시면 다시 이야기해요.”집사는 성연에게 함부로 술을 마시게 할 수 없었다.만약 성연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분명 자신이 책임져야 할 터.그런 위험은 자신이 감당할만한 것이 아니었다.“날 ‘사모님’

    Last Updated : 2024-10-29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702화 항상 네 옆에 있을 거야

    저녁에 무진이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왔다.그런데 집안이 너무 조용한 것 같다.평소라면 성연이 식탁에 앉아 자신을 향해 미소를 짓고 있을 텐데.어째 오늘은 온 집안이 조용했다.성연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고 생각한 무진은 마음이 조급해져 방을 확인해 볼 생각이었다.그러나 거실에 들어선 순간, 소파 구석에 웅크리고 있는 성연이 보였다.그리 크지 않은 소파에서 성연이 동그랗게 몸을 만 채로 곤히 잠들어 있었다.좀 더 다가간 무진의 눈에 책상 위에 술잔 하나와 이미 비어 있는 와인 반 병이 놓여 있는 게 보였다.가까이 다가갔을 때 성연에게서 술 냄새가 짙게 풍겼다.무진이 눈썹을 찌푸린 채 고개를 돌려 뒤에 서있는 집사에게 물었다.“성연이 어떻게 된 겁니까?”집사가 대답했다.“사모님 기분이 별로 안 좋으셨던 듯합니다.”원래 성연은 더 많이 마실 생각이었다.그러나 자신의 주량을 과대평가했다.몇 잔도 마시지도 못한 채 그대로 쓰러진 것이다.집사는 미리 꺼내 두었던 술을 정리했다.성연의 뺨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무진에게는 나무랄 기색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알았으니 가서 쉬세요. 성연인 내가 돌볼 테니.” 무진이 몸을 숙여 성연을 안아 들었다.성연은 사실 잠들지 않았다. 그저 잠든 척만 하고 있었을 뿐.물론 정신은 확실히 흐리멍덩한 상태로 그다지 맑지 않았다.그 순간 무진에 의해 몸이 허공으로 오르자 성연은 무의식적으로 발버둥을 쳤다.“쉿, 움직이지 마.” 매력적인 음성이 귓가를 울리며 익숙한 박하 향의 숨결이 느껴지자 점차 차분해진 성연이 무진의 품을 얌전히 파고 들었다.성연은 체중을 느낄 수도 없을 정도로 가벼웠다.그렇게 무진은 성연을 가볍게 들어올려 침실로 들어갔다.무진이 침실에 들어와 자신을 살포시 침대 위에 내려놓자 성연은 드디어 안전한 곳에 도달한 기분이 들었다.그래서 성연은 하고 싶은 대로 하기 시작했다.침대를 기어 비틀거리며 일어나 밖으로 나가려 했다.다가온 무진이 성연의 손목을 잡으며 물었다. “어디로 가려고

    Last Updated : 2024-10-29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703화 줄 수 있는 사랑을 줄게

    “이제 우리 옷을 벗고 씻으러 갈까?” 무진이 부드럽게 권유하는 어투로 성연이 스스로 움직이게 했다.만약 자신이 대신해 주게 된다면, 그건 정말 인내력 테스트일 것이다.“아니야, 잘 거야.” 성연은 오늘 밤 유난히도 비협조적이었다.하품을 한 성연은 그대로 침대에 누우려 했다.그러자 무진이 성연을 잡아당기며 품에 안았다.“자, 착하지, 씻고 자자, 응?”성연이 기세도 당당하게 대답했다.“싫어.”“그럼 내 품에 안겨서 잘 거야? 괜찮아?” 무진이 성연의 머리카락을 쓸었다.“좋아.” 무진의 몸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좋은 냄새가 났다.성연은 무진과 함께 있고 싶었다.품 안에서 안고 어르던 성연이 조용해지자, 무진이 눈을 감고 성연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마침내 힘들게 성연의 옷을 겨우 벗겼다.무진이 어둠을 더듬어 서랍장에서 바스타월을 꺼낸 다음 성연의 몸에 둘렀다.무진이 가볍게 헛기침을 했다.“혼자 목욕하러 가도 되겠지? 바로 문 밖에 있을 테니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말해, 알았지?”고개를 끄덕인 성연이 커다란 바스타월을 두른 채 욕실로 들어갔다.샤워를 하는 동안 성연은 넘어지는 일 없이 다 씻은 후 욕실에서 나왔다.그런데 머리카락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성연의 머리를 닦아주려고 무진이 수건을 들었다.성연은 매우 적극적으로 편안한 자리를 찾아 둥지를 튼 자세로 무진의 시중을 기다렸다.막 샤워를 하고 나온 성연은 껍질을 깐 달걀처럼 보들보들해 보였다.은은하면서도 그윽한 향이 쉴 새 없이 코를 파고들었다.재빨리 성연의 머리를 말린 무진은 이불 속에 파 묻었다.알코올의 작용인지 성연은 곧바로 깊이 잠들었다.아주 절제하며 성연의 뺨에 입을 맞춘 무진은 억지로 시선을 옮기며 욕실에 들어 냉수 샤워를 했다.욕실에서 나온 무진은 방으로 돌아가지 않고 서재로 갔다.무진이 손건호에게 전화를 걸었다.“오늘 성연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누굴 만났는지 알아봐.”“예.”손건호는 보스 강무진이 한밤중에 전화를 걸어도 전혀

    Last Updated : 2024-10-29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704화 송성연의 귀여운 점

    이튿날, 무진은 진미선 관한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다.아침을 다 먹은 후에 성연에게 말했다.“나 출장 가는데, 같이 갈래?”숙취로 성연은 약한 두통에 시달렸다.그녀의 감정이 아직 회복되지 않은 게 분명했다.무진의 질문에 성연은 생각도 하지 않고 대답했다.“갈게요.”‘뭐, 어차피 집에 있어도 머리 아픈 걸.’다른 곳으로 가면 진미선이나 송종철 등을 안 봐도 돼서 눈이 깨끗해질 거야.’성연이 이렇게 시원시원하게 승낙하는 모습이 무진을 웃게 만들었다.“이렇게 승낙해? 내가 널 데려다 어디 팔아먹으면 어쩌려고?”이 문제에 대해서는 고민할 필요가 아예 없다고 본다.죽을 한 모금 마시고 난 성연이 무진을 흘겨보았다.“그럴 수 있어요?”무진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그럼 됐어요.” ‘강씨 집안이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자신을 팔아먹을 정도는 아니지.’성연의 실제 몸값은 어마어마했다.“그럼 옷 두 벌 챙겨, 아래층에서 기다릴게.” 거의 다 먹을 때까지 기다린 무진이 말했다.마침 주말이었다.무진을 따라 가도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성연의 성적에 대해서는 조금도 걱정하지 않는다.“그럼 잠깐만요, 금방 갔다 올게요.” 아침 식사를 마친 성연이 옷 가방을 싸러 위층으로 올라갔다.그녀는 동작이 빨라서 금방 짐을 다 꾸렸다.날씨가 추워져서 모두 두터운 옷들로 꾸렸다.가방이 불룩했다.성연이 가지고 온 물건이 비교적 적어서 몸에 꼭 붙는 옷들 일색이다.성연이 아래층으로 내려갔을 때, 정장 차림의 무진이 기다리고 있었다.차에 오른 후 바로 공항에 도착했다.무진이 성연을 위해 티케팅을 해주었고 출발시간이 되어 비행기에 올랐다.기내 좌석에 앉자 성연이 고개를 옆으로 돌리며 물었다.“우리 어디로 가는 거예요?”무진이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이제야 물어보는 거야? 좀 늦은 거 아니야?”“안 늦었어요. 뭐 늦었다고.” 성연은 별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다.“안 알려줄 거야.”무진이 성연의 콧등을 쓸었다.“쳇.”입으로는 삐죽거린

    Last Updated : 2024-10-29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705화 그녀가 깨달을 때까지

    몇 시간 후, 비행기가 착륙했다.무진이 출장을 간 곳은 바로 이웃 운성 시였다.운성 시는 북성 시에 비해 많이 포근했다.호텔에 도착해서 체크인 한 뒤 성연을 쉬게 하고 무진은 바로 일하러 갔다.이튿날 아침, 무진은 성연을 데리고 밖으로 놀러 나갔다.사실 무진이 이쪽으로 온 이유는 업무 때문만은 아니었다.그건 여러 목적 중 사소한 하나일 뿐.책임 담당자를 보내 처리해도 되었다.무진이 직접 처리하러 올 필요까지는 없었던 것이다.무진이 여기까지 온 주요 목적은 바로 성연이었다.무진은 온천천국으로 불리는 운성에 성연을 데리고 와서 기분을 풀어주고 싶었다.온천에 몸을 담그고 있으면 마음도 한결 가벼워진다.아침에 성연과 무진은 먼저 대관람차를 탔다.커플을 위해 특별히 설계된 이곳의 관람차는 몽환적이면서도 아주 예쁜 모양이었다.안에는 다양한 조명으로 장식되어 보기만 해도 분위기 있었다.처음 와 본 성연은 예쁘다는 생각만 하는 통에 이 관람차는 커플만 탈 수 있다는 걸 제대로 알지 못했다.관람차가 최고 지점까지 올라갔을 때 커플들은 키스를 했다.그들은 영원히 함께 할 거라는 의미로 말이다.이게 무진의 사심 가득한 계획이었다.혼자 몰래 숨기고 있다 함께 즐길 생각이었다.성연이 싫다고 할까 봐 미리 알리지 않았다.결국 성연은 아직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다.그가 굳이 이렇게 한다는 것도 좀 이상하게 여겨질 게 뻔하다.다른 생각을 하지 못한 성연은 무방비 상태로 무진을 따라 관람차로 들어갔다.관람차가 천천히 위로 올라가며 운성 시의 아름다운 경치가 한 눈에 들어왔다.운성 시는 아름다웠다. 산과 물이 주위를 빙 둘러싸고 있는 무척 온화한 도시였다.도시 본연의 아름다움을 보기 드물게 간직하고 있었다.성연은 이곳이 꽤 마음에 들었다.유리를 통해 주변 경치를 감상하는 성연은 꽤나 신나 보였다.관람차가 곧 꼭대기 지점에 이르는 것을 본 무진이 별안간 성연의 곁에 다가가며 이름을 불렀다.“송성연.”성연이 고개를 돌린 순간 곧바로 그녀 앞

    Last Updated : 2024-10-29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706화 강무진은 내 사람이야

    대관람차에서 내린 두 사람은 호텔로 돌아왔다.체크인한 호텔 내에 온천이 있었다.외부 온천은 깨끗하지 않을 수도 있어서 무진은 5성급 호텔을 예약했던 터였다.적어도 외부의 노천탕 보다는 깨끗할 것이다.또한 고객의 프라이버시를 보장할 수 있는 독립된 공간도 있었다.무진이 애지중지하는 사람을 당연히 다른 사람이 보게 할 수는 없는 법.성연은 위아래 무엇이든 모두 자신에게 속한 것이다.호텔로 돌아와 욕의를 가지고 성연은 바로 다른 룸으로 들어가 온천을 했다.무진은 따라오지 않았다.온천 물에 몸을 담그고 눈을 감고 있던 성연의 머릿속에 갑자기 진미선이 한 말과 아직 뱃속에서 태어나지 않은 아이가 스치고 지나갔다.문득 이 모든 게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이 느껴졌다.적어도 누군가는 자신과 함께 하고 있지 않나?자신을 기쁘게 하기 위해 기분 좋은 일들을 해주는 사람이 있었다.성연은 갑자기 대관람차 위에서 무진과 나누었던 입맞춤이 생각났다.그녀는 자신의 입술을 가볍게 두드린 후 옅은 미소를 지었다.온천에 너무 오래 담구고 있을 수는 없었다.너무 오래 머물자 성연은 갑자기 온몸이 나른해졌다.머리도 좀 혼몽해지면서.온천에 몸을 담근 후유증이었다. 성연은 비할 데 없이 시원하다.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성연은 일어나 온천에서 나와 방으로 돌아왔다. 무진은 이미 단정하게 옷을 차려 입고 있었다.그녀의 얼굴에 놀란 표정이 떠올랐다. “언제 나왔어요?”“방금, 어때?” 무진이 소매를 가다듬으며 몸을 돌려 성연을 바라보았다.“아주 편안해요. 몸이 순식간에 많이 쪼그라든 것 같아요.” 성연이 기지개를 켰다.“배고프니? 뭐 좀 먹으러 가자. 여기서 먹는 것도 괜찮고. 밖에서 기다릴게.” 무진이 먼저 객실 밖으로 나갔다. 성연이 옷을 갈아입도록 자리를 비켜준 것이다.성연은 부끄러움을 잘 타니까.여기에 남아 있으면 성연은 분명 부끄러움에 화를 낼 것이다.성연의 수줍어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무척 마음에 들지만, 성연이 조금이라도 불편한 감정을

    Last Updated : 2024-10-29

Latest chapter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478화 널 도와주지 않으면 누굴 돕겠니?

    안금여가 한숨을 내쉬었다.“너와 성연이 모두 착한 아이들이야. 만약 정말 무슨 부득이한 상황이 닥치면, 이 할머니는 너희들이 좋게 헤어지기를 바란다. 그러니 그러지 마, 무진아.”“할머니, 말씀하신 그 날은 오지 않을 거예요.” 무진은 그런 일이 절대 일어나지 않게 할 생각이었다.안금여가 또 무슨 말을 하려는데 강운경이 옆에서 말렸다.“엄마, 우리도 잘 알고 있잖아요. 엄마가 성연이를 얼마나 마음에 들어하시는지요. 하지만 무진이와 성연이 서로 감정이 깊어요. 둘 다 사리가 분명한 애들이에요. 무진이 우리를 찾아와 결혼하겠다고 하는 건 기쁜 일이잖아요? 그런 말씀은 하지 마세요.”안금여의 말은 두 사람을 위한 것이 맞다. 불길한 말은 두 아이에게 나쁜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다.잠시 멍하니 있던 안금여가 입을 열었다.“성연이에 대해서는 네 말이 맞다. 우리 집 무진이가 마침내 일생을 함께 할 사람을 찾다니, 이 할머니가 당연히 기뻐해야지. 모두 이 할머니 잘못이다, 요 방정맞은 입 같으니라구.”무진이 얼른 말했다.“할머니, 할머니 탓하지 마세요. 모두 저와 성연일 위해서 하신 말씀이시잖아요?”“그렇네, 얼른 무진과 성연이 결혼식을 예약해야지. 성연이가 외국에서 나쁜 마음을 품은 놈들에게 넘어가지 않게 말이다!” 강운경은 성연의 성격을 안다.겉으로 보기에는 성격이 강하고 털털해 보이지만, 사실 누구보다 마음이 여린 아이이다. 만약 다른 사람이 조그만 틈이라도 비집고 들어간다면...‘정말 무진이 죽으려고 하겠네.’“그래, 근데 성연이 나이가 한참 어린데, 그렇게 하겠다고 해?” 강운경이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물었다.두 사람은 바로 그 자리에서 계획을 다 세웠다.그러나 성연이 그러겠다고 할지는 아직 미지수.“성연이는 분명히 그러겠다고 할 겁니다. 하지만 성연이 곧 개학할 텐데, 성연이에게 이런 말을 하고 싶지 않아요.”그러면 성연이 공부하러 가는 것을 막는 양상이 된다.그렇게 이기적으로 행동하고 싶지 않은 마음도 사실, 불안한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477화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갔다. 눈 깜짝할 사이에 성연이 학교로 돌아가야 하는 날이 다시 돌아왔다.무진의 얼굴에는 별다른 감정이 나타나 있지 않았다.그러나 마음이 심란해지며 성연이 떠나는 것이 무척 아쉬웠다.그래서 무진은 성연에게 알리지 않고 혼자 고택에 들렀다.무진이 고택으로 들어왔을 때, 안금여와 강운경은 차를 마시고 있었다.무진을 보던 안금여는 무진의 뒤를 쳐다보았다.“아니 왜 성연이는 너와 함께 오지 않았어?”무진이 두 사람의 맞은편에 앉아 고개를 저었다.“같이 안 왔어요. 제가 오늘 여기에 온 것은 두 분에게 드릴 말이 있어서예요.”무진의 태도가 너무 공적이고 진지한 터라, 안금여와 강운경도 덩달아 긴장하며 다급히 물었다.“무슨 일이냐?”두 사람은 무의식 중에 회사의 일을 떠올렸다.“성연이가 곧 학교로 돌아갈 겁니다. 그런데 저는 성연이가 더 뛰어나게 성장하는 걸 가로막을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성연이 떠나면, 더 이상 제가 마음을 놓고 지낼 수가 없습니다.”무진의 음성이 유난히 침중했다.성연은 아직 너무 젊었다. 외부에는 성연이를 끌어당기는 요소들이 너무 많았다.무진이라 해도 절대 안심할 수 없었다.무진의 마음속에 자리잡은 조바심과 불안은 오직 눈앞의 가족 두 사람 앞에서만 드러낼 수 있었다.무진이 에둘러 말했지만, 안금여와 강운경은 바로 알아들었다.무진의 말을 듣던 안금여와 강운경이 서로 마주 쳐다보더니 웃음을 터트리기 시작했다.“무슨 큰 일인가 했더니, 그걸 걱정하고 있었어?” 안금여와 강운경이 박장대소를 했다.정말 보기 드문 일이었다. 무진이 이런 모습을 보이는 날이 있다니.제 마음이 이리도 빨리 들통나 버리자 무진은 좀 민망함을 느꼈다.무진이 입술만 오물거리며 한동안 입을 열지 않았다.강운경이 그런 무진을 놀렸다.“예전에 내가 무진이 너에게 괜찮은 아가씨들을 참 많이도 소개해 줬는데, 그때는 너 꿈쩍 하지도 않더니. 그때 나 정말 걱정했었어. 네가 고독한 모습으로 혼자 늙어가는 게 아닌가 해서 말이야.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476화 제가 직접 지켜보겠습니다

    손민철의 안배로 조수경의 미모를 이용해서 돈 많은 사장들을 꼬셔냈다.조수경의 업무 실적이 아주 빠르게 올라갔다.지난 번의 거의 두 배에 가깝게.이런 놀라운 업무 실적 상승에 사람들은 조수경의 능력을 다시 보게 되었다.이전에 조수경의 능력에 의문을 제기했던 사람들도 이번 성과를 본 후에는 완전히 승복했다.사람들은 그 내막을 모르는 상태로 그저 조수경이 정말 대단한 능력을 가졌다라고만 생각했다.앞으로 조수경은 더 높은 위치까지 올라갈 게 분명하다고 생각하면서 옆에서 조수경을 치켜세우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늘었다.대표실 안.비서 손건호가 서류 파일 하나를 손에 들고 있다. 바로 조수경의 업무 보고서가 들어 있는 파일이다.“보스, 좀 보시죠.”두텁게 쌓인 서류는 상당히 무게가 있어 보인다.무진이 눈을 들어 손건호를 한 번 쳐다본 후, 고개를 숙여 눈앞의 서류를 보기 시작했다.몇 분 동안 집중해서 문서를 모두 살폈다.한 장 한 장 넘기면서 무진은 하나도 빠트리지 않았다.보고서를 다 확인한 무진이 눈살을 찌푸리며 의아한 눈빛으로 물었다.“어떻게 이렇게 많지?”손건호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저도 잘 모르겠습니다.”그는 조수경 쪽을 직접 주시하지 않고 따로 사람을 보내 지켜보게 했었다.그러나 아무 문제도 발견하지 못했다.그러나 조수경의 이 업무 실적은 혀를 내두를 정도로 많았다.손건호가 잠시 머뭇거리다가 계속 말했다.“지금 조수경 씨의 이 업무 실적이라면 이론상 팀장의 위치까지 승진해야 합니다.”무진은 어렴풋이 조수경이 이렇게 하는 목적을 알아챘다.지금 강씨 집안 사람들 모두가 조수경을 피하고 만나주지 않았다.그래서 그녀는 이런 방법을 썼을 테고...“묵살해!”손건호가 고개를 가로저었다.“이건 담당 부서의 책임자가 제출한 겁니다. 묵살할 방법이 없습니다.”만약 묵살해 버린다면, 회사 내의 많은 직원들이 실망하는 것은 물론, 직원들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어쨌든 조수경의 업무 실적이 여기에 이렇게 버젓이 있는 이상, 누구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475화 반드시 모두 되돌려주고 말 테다

    조수경의 표정이 좀 어정쩡했다.사실 마음속은 성연에 대한 원망으로 꽉 차 있었다.고택에 찾아갔더니, 안금여와 강운경은 자신을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강무진도 자신에게 어찌나 냉담한지.조수경은 성연이 시골에서 올라온 촌뜨기라고 생각했다.물론 강씨 집안에서 충분히 많은 것들을 해 주었겠지만, 외부인이 송성연에게 이런 명품들을 선물한 적은 없을 것이다.송성연 쪽에서부터 손을 쓰기로 생각했다.그런데 뜻밖에도 성연은 자신들보다 더 상대하기 힘든 강골이었다.말은 하지 않았지만, 조수경의 얼굴에는 거꾸로 억울하고 불쌍한 표정이 가득 차 있었다.“성연 씨, 당신 생각을 이해해요. 앞으로 꼭 무진 오빠와 거리를 둘 게요. 다만...”조수경은 성연과 시선을 마주치면서 말했다.“나는 할머님과 고모님을 정말 좋아해요. 하지만 고모님과 할머님은 지금 나를 전혀 만나시려고 하질 않으세요. 그래서 정말 어쩔 수 없어 성연 씨를 찾아온 거예요. 성연 씨가 나를 용서해 준다면, 두 분도 나를 다시 만나 주실 거라고 믿어요.”조수경이 무슨 생각을 하고 찾아왔는가 싶었더니, 알고 보니 조수경은 이곳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고택에 찾아가면, 무슨 일을 하든 훨씬 편리할 테니까.“할머니랑 고모가 어떻다고요? 그 분들 뜻이에요. 나랑은 아무런 상관도 없어요. 나도 두 분 어른의 뜻은 못 꺽어요. 나를 핑계로 해서 그 분들을 설득하고 싶은 모양인데, 그건 말도 안 돼는 일이에요. 생각도 하지 말아요.” 성연이 딱 잘라 말했다.자신의 마음이 난도질을 당하는 것을 본 조수경은 얼굴의 미소를 계속 유지할 수 없을 것 같았다.그래도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나는 그냥 우리 두 사람의 오해를 풀 수 있기를 바랄 뿐이에요. 그때는 내가 잠시 정신이 나갔어요. 송성연 씨, 정말 미안해요. 나는 정말 일이 이렇게 되는 걸 원한 게 아니에요.”“조수경 씨가 무진 씨와 거리를 두기만 한다면, 우리 사이에는 오해가 생길 리가 없겠죠.”성연이 담담한 표정으로 조수경을 쳐다보았다.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474화 꼭 받아주세요

    목현수와 미스 샤넬을 보낸 후 성연의 시간은 다시 한가해졌다.지금 성연은 정원에서 꽃나무에 가지치기를 하고 있었다.꽃모종이라고 하지만, 사실 다소 귀한 약재들이다.엠파이어 하우스는 산중턱에 위치해 있다.거의 비료를 준 적이 없는 셈인데도 토양이 아주 비옥했다.성연이 몇 그루를 심어 보았는데 모두 살아남았다.손을 씻고 거실로 들어오는데 테이블 위에 놓인 휴대폰이 울렸다.화면에 뜬 낯선 번호에 성연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누구지, 이 사람은?’‘기억에 없는 번호인 것 같은데?’원래 받기 싫은 마음에 잠시 망설이던 성연이 결국 전화를 받았다.“네.”“송성연 양, 저 조수경이에요.”휴대폰 건너편에서 조수경의 떨리는 음성이 들려왔다.성연의 두 눈썹 앞머리가 올라갔다.“조수경 씨가 무슨 일로 전화하셨죠?”조수경이 자신 때문에 고택에서 쫓겨난 이후 오랜 시간 동안 성연은 조수경을 보지 못했다.그런데 이렇게 갑자기 자신에게 전화를 할 줄은 정말 뜻밖이었다.‘그런데 내 폰 번호를 어떻게 알았지?’조수경은 가는 음성으로 말했다.“송성연 씨, 얘기 좀 하고 싶어요.”성연은 나갈 생각이 없었다. 조수경은 더더욱 보고 싶지 않았고.조수경을 본다면 그날 밤의 그 장면이 떠오르며 불쑥 화가 치밀어 오를 것이다.‘그런데 왜 조수경은 자신의 화를 돋우려 하는 거지?’“죄송합니다만, 요즘 바빠서 시간이 없네요.” 성연의 음성은 의외로 담담했다. 음성이 오르내림이 전혀 없이.오늘 반드시 성연을 만날 결심을 한 조수경이 애원을 하듯이 사정했다.“송성연 씨, 제발, 한 번만 저를 만나 주세요. 요 며칠 저는 무척 괴로웠어요.”성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조수경이 더 간절히 매달리며 이어 말했다.“그냥 송성연 씨와 몇 마디 하고 싶을 뿐이에요. 다른 어떤 것도 없습니다. 성연 씨, 제발 부탁해요.”성연이 조수경을 겁내서가 아니었다.그러나 그녀가 이렇게 억울하다는 듯이 사정하는 목소리를 들으니, 도대체 조수경이 자신에게 무슨 이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473화 다시 널 만나러 올게

    5일의 일정 동안 세 사람은 북성의 명소 네다섯 곳을 돌아다녔다.원래 좀 더 있을 생각이었지만, 샤넬 가문에 뭔가 일이 생겼는지 곧 돌아가야 했다.성연은 좀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아직 가보지 못한 더 재미난 곳도 많은데.풀이 죽어 있는 성연의 모습에 미스 샤넬이 웃으며 성연의 뺨을 꼬집었다.“그러지 마. 나중에 우리 다시 올 기회가 있을 거야.”갑자기 일이 생겼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란 생각에 성연이 고개를 끄덕였다.성연은 매일 같이 업무로 바쁜 무진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그래서 떠나는 미스 샤넬과 목현수를 대접하기 위해 음식점 한 곳을 예약했다.성연이 이번에 예약한 곳은 평이 좋은 가정식 요리 전문점이었다.오랜 시간 외국에서 생활한 목현수가 이런 정통 가정식을 먹을 기회가 별로 없었을 거라 생각한 성연이 특별히 그에게 맛 보여 주기 위해 선택한 곳이었다.테이블에 오른 음식들은 소담하면서도 먹음직스러웠다. 미스 샤넬은 눈앞의 음식들을 보며 폰을 들어 한참 촬영을 한 후에 젓가락을 놀리기 시작했다.“정말 맛있어. 와, 매번 색다른 맛을 경험하게 해 주네요.” 이곳의 음식이 정말 마음에 들었는지 미스 샤넬이 연신 감탄했다.입에 맞지 않는 것들은 전혀 없는 모양이다.“맞아요. 우리 북성에는 맛있는 음식과 재미난 것들이 정말 많아요.” 성연이 미스 샤넬씨에게 음식을 집어주며 말했다.“맞아요. 이곳은 산수가 수려해서 경치도 너무 아름다워요. 앞으로 현수 씨가 원한다면, 현수 씨를 따라 이곳에 와서 정착해도 좋겠어요.” 첫날을 제외하고 그 이후의 시간을 미스 샤넬은 무척 즐겁게 보냈다는 생각이 들었다.“좋아요. 그러면 그 때 우리 적당한 곳을 고를 수 있어요. 나랑 무진 씨도 두 사람과 같은 곳에 살고.” 그 생각을 하던 성연은 꿈을 꾸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그것도 좋죠.” 샤넬 양이 맞장구를 쳤다.그러나 그 가능성은 몹시 희박했다.샤넬 가문은 유럽에서 세력이 무척 큰 가문 중의 하나.지금 연세가 많은 미스 샤넬의 아버지는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472화 내 몫은 없는 줄 알았어요

    남은 일정 내내 성연은 미스 샤넬, 목현수와 함께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북성 주위의 관광 명소들은 전부 한 바퀴 돈 셈이다.무진의 당부를 새기며 최대한 깊은 물이 있는 곳은 피하면서.또 성현은 미스 샤넬과 목현수 두 사람을 위해 온갖 명소들을 방문해서 즐길 계획을 짰다.성연은 하룻밤 내내 자신의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노력했다.그래도 무진의 말을 잘 따른 셈이다. 위험한 곳들은 가지 않았으니까.오늘 그들이 함께 온 곳은 커플들을 위한 테마파크였다. 주위에는 온통 팔짱을 낀 젊은 커플들이었다. 공기 중에는 핑크빛 기운이 가득했다.반면, 목현수와 미스 샤넬의 사이에 혼자 낀 성연은 눈치 없는 들러리 같았다.성연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미스 샤넬과 목현수 두 사람의 감정을 자극하기 위해 이곳을 선택한 거니까 말이다.그러나 지금 서로 손을 깍지 낀 채 닭 털을 날리고 있는 두 사람을 보니, 성연 자신이 피해 줘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이다.성연은 속으로 후회했다. ‘괜히 사서 고생한 거 아냐?’‘진즉 알았으면 무진 씨를 데리고 올 걸 그랬지.’“샤넬, 저기 아이스크림 파는데, 먹을래요?”성연은 핑크색으로 장식을 한 건너편의 가판대를 가리켰다.성연과 미스 샤넬은 생각보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 않았다.그래서 성연은 미스 샤넬이나, 샤넬 양이라고 부르는 게 좀 어색해서 그냥 바로 이름을 불렀다.“나도 먹어요.” 미스 샤넬이 혀로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목현수가 잠시 주변을 살폈다. 아직 해가 높이 떠 있는 낮 시간.하지만 건녀편에는 그늘이 전혀 없었다.목현수는 양산을 두 사람에게 건네며 말했다.“두 사람은 여기서 잠시 기다려. 내가 사올 게. 무턱대고 저쪽으로 갔다가 더위 먹으면 어떡하려고?”고개를 살짝 끄덕인 성연은 목현수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샤넬, 무슨 맛 아이스크림을 먹을 거야?” 목현수가 먼저 미스 샤넬에게 물었다.“다 괜찮아요, 당신이 사 주는 거랴면요.”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471화 당신과 기꺼이 결혼할 거야

    식당 안.미스 샤넬은 자신이 좋아하는 메뉴를 앞접시에 가득 담았다.그러나 목현수는 음료수 한 잔만 손에 쥔 채 미스 샤넬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의아하게 쳐다보던 미스 샤넬이 물었다.“안 먹어요? 왜 날 쳐다보고 있어요?”오늘 목현수가 좀 이상했다.“많이 먹어. 부족하면 더 시켜줄 게.” 정상적인 대화이긴 하지만, 목현수의 말투가 많이 부드러워진 게 확연하게 느껴졌다.조금 전에는 먼저 수저를 놓아주기도 했다.이전이라면 자신이 무엇을 하든 상관하지 않을 사람이 목현수였다.미스 샤넬의 오늘 모습은 목현수로서는 정말이지 좀 새롭게 보였다.주스를 한 모금 마신 목현수가 입을 열었다.“미스 샤넬, 오늘 왜 굳이 성연을 구하러 강에 뛰어들었어? 설마 네도 위험하게 될 줄 몰랐어?”목현수의 눈에 미스 샤넬은 늘 연약하기만 한 존재였다.그런데 위급한 상황에 제일 먼저 강에 뛰어들어 성연을 구한 사람은 미스 샤넬이었다. 목현수의 물음에 잠시 멍해 있던 미스 샤넬이 옅은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송성연이 당신에게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잘 알고 있어요. 만약 그때 그러지 않고 송성연이 잘못되었다면, 당신은 틀림없이 평생 자책하며 살 테죠. 그래서 나는 반드시 송성연을 구해야 했어요.”그러니까 미스 샤넬은 목현수 때문에 송성연을 구했다는 의미.만약 송성연이 아닌 다른 사람이었다면, 강물에 뛰어들 용기가 나지 않았을 터였다.미스 샤넬은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이어 말했다.“공교롭게도 내가 한 수영하잖아요? 그러니까 내려갔지, 그렇지 않았으면 나도 감히 그런 용기 못 냈지.”미스 샤넬의 유머러스한 표현 덕분에 분위기가 한결 가벼워졌다.순간 목현수는 가슴이 뭉클해졌다.목현수를 위해 자신의 안위도 돌보지 않은 미스 샤넬.목현수 자신이 더 이상 생각할 게 뭐가 있겠는가?목현수가 진지한 음성으로 미스 샤넬에게 약속했다.“이전에는 정말이지 결혼은 아예 생각도 하지 않았어. 하지만 지금은 미스 샤넬 당신과 기꺼이 결혼할 거야.”미스 샤넬의 눈에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470화 난 자유가 좋아요

    민박집에 들어오기 전에 성연은 이 일을 무진에게 알리지 말라고 손건호에게 당부했다.지금은 이미 괜찮아졌는데, 말해 봤자 쓸데없이 걱정만 할 뿐이니까.그러나 이렇게 큰 일을 손건호는 자신의 보스에게 감히 숨길 수가 없었다그래서 무진도 알게 되었다.모든 일을 내팽개친 채 무진은 당장 성연 일행이 간 관광지로 달려갔다.지금 성연은 이미 옷을 단정하게 갈아입은 상태였다.성연이 무사한 모습을 본 무진은 비로소 완전히 안심했다.그는 미스 샤넬을 보고 감동한 표정으로 말했다.“미스 샤넬, 성연이를 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미스 샤넬은 대수롭지 않게 손을 흔들었다.“그런 말씀하실 필요 없어요. 성연 씨는 제 친구인 걸요.”“어쨌든 감사합니다.” 오늘 일어난 상황을 생각한 무진은 두려웠다.자신이 성연의 곁에 없었기에 성연이 어떤 위험을 겪었는지 상상하기가 더 어려웠다.“괜찮아요. 배고파요, 현수 씨. 우리 뭐 먹으러 가요.” 말을 마친 미스 샤넬은 목현수를 끌고 나가면서 성연과 무진에게 두 사람만의 시간을 주었다.방안은 곧 조용해졌다.성연을 보는 무진의 표정은 심각했다.성연은 감히 무진의 얼굴을 볼 생각도 못한 채 입술을 삐죽거리며 발 밑만 내려다보았다. “잘못한 거 알아?” 가볍게 한숨을 내쉰 무진은 결국 차마 책망하지 못하고 조심스럽게 그녀를 품에 안았다.“나는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성연이 소리치며 말했다.무진은 하마터면 기가 차서 웃음이 나올 뻔했다.무진이 성연의 어깨를 잡은 채 두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먼저 자신의 안전이 확보된 상태에서 다른 사람을 구해야지? 만약 너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나는 어떻게 하라고?”무진은 이 말을 하는 순간에도 진저리를 쳤다.이런 상황이 발생하는 걸 그가 얼마나 두려워하는지 알 수 있었다.성연은 무진의 어깨를 다시 안고 가볍게 두드리며 달랬다.“지금 아무 일도 없었잖아요?”이 남자가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잠시 잊었다.‘언제나 나를 누구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남자인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