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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3화 아예 신경도 안 쓴다

그날 오후.

강상철의 처는 고택으로 달려와 안금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안금여는 집사에게 차를 따르도록 지시했다.

“형님, 이번에는 정말 제 힘으로는 어찌할 수가 없어요. 꼭 좀 도와주세요.”

강상철의 처는 말하는 내내 눈물을 흘렸다.

안금여가 보고 있자니 안쓰럽기 그지없다.

강상철과 결혼해서 줄곧 집에서 남편을 내조하며 자녀 양육에 전념한 강상철의 처는 회사 일에는 거의 관여하지 않았다.

회사 내 큰 집과 둘째, 셋째 일가 사이의 은원 관계에 대해 잘 모르는 그녀는 남편 강상철의 명령에 따라 자신과 거리를 두기도 했다.

하지만 안금여는 바로 아래 동서인 그녀를 탓할 생각이 없다.

때때로 많은 일들이 사실 본인도 모르게 이루어지는 것을 어쩌겠는가?

강상철의 처는 평소 손 위 동서인 자신에게 정중한 태도로 예를 지켜왔다.

손 아래 동서의 성격을 잘 알기에, 만약 막다른 골목에 이르지 않았다면 결코 자신을 찾아오지 않았을 것도 잘 알고 있다.

가볍게 한숨을 내쉰 안금여가 입을 열었다.

“일단 눈물을 그치게. 앞뒤 사정을 똑똑히 말해야 내가 뭐라도 도울 수 있지 않겠나?”

바로 아래 동서는 시종 감정을 억제하지 못했다.

참지 못하고 터진 그녀의 울음소리가 거실 가득 울려 퍼졌다.

결국 안금여는 아무 말없이 기다렸다. 울만큼 다 울고 나면 전후 사정을 자세히 말해 줄 테니.

한참을 울고 난 강상철의 처가 드디어 감정을 추스렀다.

계면쩍은 듯 안금여를 쳐다보더니 입을 열었다.

“형님, 죄송해요. 제가 면전에서 추태를 보였어요.”

“괜찮아, 한 가족인 걸 뭐. 무슨 일인지 말해 봐. 도와줄 수 있으면 내가 도울테니.”

안금여는 힘들어하는 동서를 차마 그냥 두고 볼 수가 없었다.

‘어찌 되었든 동서가 잘못한 건 없으니까.’

요 몇 년간 집밖 외출도 삼가며 행동거지를 조심해 온 동서였다.

‘이딴 짓이나 벌인 강상철이 나쁜 놈인 거지.’

“형님, 그 사람 양심도 없는 사람이에요. 그 사생아를 데려와서 키우겠다니요? 아들과 손자가 다 보고 있는데 부끄러운 줄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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