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연과 송종철이 도착한 곳은 북성의 유명한 고급 빌리지였다.이 빌리지는 값비싼 땅 위에 지은 곳으로, 직위가 높은 정치인이나 재벌 일가가 주로 살았으며, 일반인은 함부로 들어올 수 없는 그런 곳이었다.[엠파이어 하우스]성연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입구의 글씨가 눈에 들어왔다. 어느 명필의 손에서 나온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힘차고 기세가 웅장한 글씨체는 사람들을 압도할 만했다. 송종철도 뒤따라 차에서 내렸다. 하지만 안으로 들어갈 생각은 없는 듯, 차 문은 그대로 열어 둔 채였다. 그는 하나의 절차라도 되는 양 형식적으로 당부하는 말을 건넸다.“성연아, 여기서 잘 지내고 있어. 이곳은 우리 집보다 백 배는 더 나은 곳이야. 네가 여기서 살 생각을 하니 나도 마음이 놓인다.”그는 말을 마친 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버렸다. 성연의 마음이 어떤지는 전혀 관심이 없어 보였다.송종철이 이곳에 도착할 때부터 다시 떠날 때까지는 채 2분도 안 걸렸다. 마치, 귀찮은 일을 빨리 해치워 버리고 싶어 하는 모습이었다. ‘마음이 놓인다고?’성연의 얼굴에 비웃음이 가득했다.그가 마음이 놓이는 이유는 아마도 번거로운 일을 해결해 버린 데에서 느끼는 안도감일 것이었다. 엠파이어 하우스의 정문은 활짝 열려 있었다.성연은 짐을 들고 안으로 들어갔다.그녀는 잠시 자리에 서서 건물들을 한 바퀴 둘러보았다. 엠파이어 하우스는 매우 인상 깊은 곳이었다. 정교하게 지어진 건물마다 값나가는 침향나무로 만들어진 긴 회랑이 있었다. 그곳에 서니 은은한 나무 향이 났다. 긴 화랑의 한쪽 끝에는 정자가 있었다. 정자 아래에는 연꽃이 심겨 있었고, 비단잉어 홍백이 바닥이 보이는 맑은 연못에서 보일 듯 말듯 헤엄쳐 다녔다.고풍스러운 분위기로 가득 찬 전형적인 정원식 건축물은 웅장하면서도 아름다운 모습이었다.그때, 검은 제복을 입은 집사가 그녀를 마중 나왔다.거실에 들어서자 곳곳에 놓인 값진 골동품과 명화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웬만한 일에는 끄떡도 하지 않던 성연에게도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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