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맨스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 제27화 벌써부터 거드름을 피우다니

공유

제27화 벌써부터 거드름을 피우다니

작가: 노끼
성연의 말을 들은 강무진은 픽 웃으며 베개에 기댄 채 나른한 표정을 지었다.

“어떤 말이든 들어줄 수 있지만, 별거는…… 허락할 수 없어.”

손건호는 전에 향낭 안의 약물 성분을 조사했는데, 그 중에 유해물질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오히려 잘 알려지지 않은 약재가 포함되어 있어서 수면에 도움이 되었다. 불면증 때문에 일에 방해를 받던 그로서는 잠을 잘 자기 위해 그녀가 꼭 필요했다.

송성연의 얼굴에 싫은 기색이 역력했다.

“이건 범법이에요.”

마치 짐승을 보는 듯한 그녀의 눈빛에도 강무진의 표정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범법이라고? 내가 단지 내 약혼녀와 한 이불을 덮고 순수하게 이야기를 나누고자 하는 것뿐인데?”

말은 이렇게 하지만 한 이불을 덮고 누워서 정말 그럴지는 그때 가봐야 아는 것이다.

어쨌든 이 남자는 좀 전의 일로 전과가 생겼기 때문에 성연은 그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그녀가 어이없는 표정으로 눈을 부라렸다.

“농담도 정말 잘하시네요.”

그녀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방을 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아무리 문손잡이를 비틀어 보아도 밖에서 잠긴 문은 열리지 않았다.

힘껏 몇 번이나 당겨 보았지만, 문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침대에 걸터앉은 강무진이 그런 그녀를 지그시 쳐다보았다.

“침대에서 자고 싶지 않으면 소파에서 자도 돼.”

침대에 누운 그가 천천히 향낭을 꺼냈다.

그리고는 일부러 향낭을 든 손을 흔들며 성연이 볼 수 있도록 했다.

강무진 손에 들린 향낭을 본 그녀는 순간 동작을 멈추었다. 손끝이 떨려왔다.

“당신이…….”

강무진은 아무것도 모르는 척 물었다.

“내가 왜?”

성연이 입술을 깨물며 하고 싶은 말을 참았다.

향낭은 역시 이 사람이 가져간 거였다. 그녀는 향낭이 창고에 버려진 줄로만 알았지, 이 남자 손에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녀는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적어도 향낭을 잃어버린 것은 아니니 말이다. 그것은 외할머니가 자신에게 남겨준 유일한 물건이었다.

하지만 자신이 그때 창고에서 구한 사람이 강무진이라는 것을 인정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28화 당신이 잠들 수 있게 해줄게요

    “무슨 핑계를 대서든 우현을 돌려보내. 내가 잠들었다고 하든가.”강무진이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말했다.집사 옆에 서 있던 진우현은 말없이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난 이제 잘린 건가?’‘그런 거겠지?’여전히 걱정스러운 집사는 강무진의 말을 따르지 않았다.“선생님, 오늘 밤은 여기서 묵으세요. 만약 무진 도련님이 또 잠을 이루지 못하시면 화를 내실 거예요.”강무진은 불면증이 올 때마다 정신이 완전히 나간 사람처럼 자기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정말 심할 때는 한밤중에 집안 사람들을 죄다 개운 적도 있었다. 혹시 무슨 사고라도 날까 걱정이 된 진우현도 집에 머무르기로 했다. 강무진이 침대에 눕자, 성연은 그에게 등을 보인 채 소파에 누웠다.그는 습관처럼 향낭을 꺼내 베갯머리에 놓고 눈을 감았다.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잠이 오지 않았다. 밤이 점점 깊어지자 그는 이상했다. ‘이 향낭이 오늘 밤은 왜 쓸모가 없는 거지?’강무진은 두통이 몰려오는 것을 느꼈다.마치 뜨거운 물이 끓어오르는 듯 짜증이 나면서 침대에서 엎치락뒤치락했다.성연도 아직 깨어 있었다.낯선 환경에서 줄곧 경계심을 유지하느라 쉽게 잠이 오지 않았다.침대에서 들려오는 인기척에 성연이 물었다.“왜 그래요?”강무진의 안색이 매우 나빴다. 잘생긴 얼굴은 이미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고, 이마에는 핏발이 서 있었다. 그는 침대 옆의 캐비닛에서 약병을 여러 개 꺼냈다.대부분 두통을 치료하거나 잠을 자는 데 도움을 주는 약들이었다. 성연의 물음에 잠시 멈칫한 그가 잔뜩 쉰 목소리로 대답했다. “나에게 신경 쓸 것 없어. 단지 잠을 못 자는 것뿐이니까.”성연이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불면증 때문에 감정을 통제할 수 없는 것 같았다.순간, 떠돌던 소문이 생각났다. 혹시 불면증 때문에 그런 소문이 난 걸까?그녀는 마음을 진정시킨 후에 물었다.“혹시…… 잠이 안 와요?”같은 집에 살다 보면 그녀도 자연히 알게 될 일이었기에 그는 숨길 생각이 없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29화 당신을 치료해줄 수 있어요

    “이제부터 내가 잠잘 수 있도록 해줄 테니, 머리 좀 가까이해 봐요.” 성연이 소파에서 내려와 그의 곁으로 다가갔다.무진은 그녀가 시키는 대로 말을 아주 잘 들었다.성연은 웃음이 터졌다.“정말 날 믿는 거예요?”“잠이 오든 안 오든 지금 나한테는 똑같아. 가만히 앉아서 죽기를 기다리느니, 시키는 대로 하는 게 낫지 않겠어?” 강무진이 무심한 듯 말했다.그가 정말 편하게 잠들 수 있을지 어쩔지는 성연에게 달렸다.무진을 잠들게 했던 향낭이 그녀의 것이라는 사실만으로도 그녀에게 충분히 능력이 있음이 입증된 터였다. 성연이 진지하게 말했다.“당신이 나를 믿는다니, 당신의 기대를 저버릴 수는 없지요.”그녀는 환자가 자신을 믿어주니 뿌듯했다.성연은 정신을 가다듬고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그리고는 기다란 손끝을 두 번 매만진 다음 무진의 관자놀이와 뒤통수를 마사지하기 시작했다.이런 특이한 방법은 그녀 스스로 고안한 것이다. 효과가 탁월해서 장기간 불면증에 시달리는 강무진에게 가장 적합한 방법이었다.강무진의 코끝에 익숙한 약재 향이 감돌았다. 그의 검은 눈동자에 부드럽고 아름다운 여자의 얼굴이 거꾸로 비쳤다.그는 얼굴 주위를 오가는 부드러운 손가락의 움직임을 느꼈다.무진의 신경이 점차 느슨해지면서 눈꺼풀이 축 처졌고, 얼마 지나지 않아 눈을 감고 깊이 잠들었다.방 안이 고요 속에 잠겼다.성연은 시큰시큰한 손을 흔들며 강무진의 머리를 가볍게 들어 베개 위로 옮겼다.그리고는 그의 손에서 향낭을 빼냈다.순간 그녀의 손가락이 강무진의 경맥에 닿았다.손 밑의 움직임을 느끼던 성연의 안색이 변했다.그녀는 다시 손가락을 뻗어 경맥에 놓고 자세히 관찰했다.손 밑의 경맥은 규칙적으로 뛰긴 했지만 무척 약했다.경맥이 약해진 원인은 한두 개가 아닌 것이 분명했다. 장기간의 불면증과 정서적 문제, 그리고 오래 복용한 약이 원인일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 이상이 없어 보이는 그였지만, 그 속은 텅 빈 것처럼 허약했다.이대로 가면 점점 더 몸이 나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30화 믿을 수 없어

    강무진은 밤새 깨지 않고 잠을 푹 잤다. 다음날 성연이 일어나보니, 침대 위의 이불은 가지런히 개켜져 있고, 그는 보이지 않았다.아래층.무진은 젓가락으로 만두를 집어 입에 넣었다.분명 평범한 아침식사인데 우아하게 먹는 그의 모습에는 최고급 레스토랑의 분위기가 느껴졌다.진우현은 무진의 맞은편에 앉아 있었다.“어젯밤 잠은 좀 잤어?”어젯밤 무진이 소동을 피울까 봐, 우현은 밤새 얕은 잠을 잤다.날이 밝아오고 나서야 어젯밤 아무런 소동이 없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잘 잤어.” 무진은 담담하게 말했다.굳이 대답하지 않아도 그의 컨디션이 아주 좋은 상태임을 알 수 있었다.늘 차갑던 그의 얼굴이 오늘만큼은 평온해 보였다.우현은 좀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오랫동안 최면을 걸어도 소용이 없더니, 송성연이 오고 나서는 저렇게 잠을 잘 자다니!그녀를 만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능력으로 그를 잠들게 했는지 꼭 확인해야 했다. 그때, 세수를 마친 성연이 책가방을 메고 아래층으로 내려왔다.발소리를 들은 무진이 고개를 돌렸다.높이 묶은 머리를 다시 땋아 내리고 이마를 드러낸 그녀는 앳된 이목구비가 그대로 드러나며 무척 활기차 보였다.또, 그녀가 입고 있는 교복은 전에 시골에서 입었던 것과는 완전히 달랐다. 흰 블라우스에 빨간 넥타이를 매고 주름스커트를 받쳐 입으니 더욱 생기발랄해 보였다.“좋은 아침입니다!”성연은 강무진의 맞은편에 사람이 앉아 있는 것을 보고 인사했다.우현은 조금 놀란 얼굴로 성연을 바라봤다. 그녀가 너무 예뻤기 때문이다. 속으로 요새 시골 아이들은 이렇게 생기발랄한가 보다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이 여자아이가 엘리트 의사인 자신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생각을 하자, 기분이 상해 그녀를 노려보았다. “무진에게 무슨 약을 쓴 겁니까? 어떻게 그렇게 빨리 잠들게 한 거죠?”성연은 침착하고 분명하게, 하지만 부드럽게 대답했다.“약은 쓰지 않았어요. 마사지 방법을 조금 알고 있을 뿐이에요.”우현이 믿을 수 없다는 듯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31화 보스까지 꽉 잡고 있다

    진우현의 입이 쩍 벌어졌다. 강무진이 송성연을 자기 옆에 앉힌 것만해도 희한할 일인데, 지금 자기 손으로 여자를 만져?성연은 다른 사람과의 신체 접촉을 좋아하지 않았다. 특히 남자라면 더.반사적으로 손을 뿌리치며 소리쳤다.“뭐예요?”별다른 의도가 없었던 무진은 눈살을 찌푸리는 그녀를 보고는 잡았던 손을 놓았다.“여기서 학교 다니기가 불편할 거야. 일러 두었으니 앞으로 기사와 함께 통학하도록 해.” 수고를 줄일 수 있다는데 굳이 반대할 이유가 없는 성연이다.“감사합니다.”짧은 감사를 전한 뒤, 돌아섰다.거침없고 시원스러운 동작엔 조금의 어색함이나 머뭇거림도 없어, 마치 자기 집에 있는 모양새다.성연의 뒷모습을 응시하며 무진이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입가엔 느슨한 웃음이 걸려있었다.무진의 눈길은 한참이나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았다.우현은 오늘 연신 놀라는 중이다.접착제처럼 성연의 뒷모습에 달라붙은 무진의 눈을 보며 불만에 찬 목소리로 그 시선을 잘라냈다.“그 정도 봤으면 이제 눈 좀 돌려라. 하, 저 만년 고목에도 꽃이 피는 거야…….”강무진의 성질과 그의 병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로서는 무진이 평생 고독하게 지낼 것이라 생각했었다.그런데 자신보다 더 빨리 솔로 탈출이라니!서서히 눈빛을 거둔 무진은 더 이상 성연에 관한 대화를 하고 싶지 않았다.곁눈으로 우현을 힐끗 쳐다본 뒤, 의자 등받이에 편안하게 몸을 기대었다.“불면증의 특효약을 찾았어. 이제 넌 안 와도 돼.”말문이 막힌 우현은 똥 씹은 듯 일그러진 표정이 되었다. 오랜 시간 의학연구에 전념해 온 인생이 한순간에 부정당한 듯했다. 게다가 이제 실업의 위기에까지 직면했다.‘역시, 친구보다 여자가 먼저인 놈이었어!’한쪽에 섰던 손건호는 잔뜩 풀 죽어 있는 진우현을 보며 속으로 동정을 금할 길이 없었다.국제적 명성이 자자한 심리학의 대가가 일개 고등학생에게 밀리다니 말이다.자신이 밀린 이유를 진우현은 아직 모를 것이다.좌절에 빠져 허우적대는 진우현의 보기 드문 모습은 볼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32화 그 계집애가 자격이나 돼?

    성연은 엠파이어 하우스를 나선 얼마 후 학교에 도착했다.이른 아침, 학교 입구에서 도로변까지 이미 고급차들로 꽉 차 있었다.나란히 세워진 차들은 저마다 헉, 소리 날만큼의 고가라 마치 가격 경쟁이라도 붙은 듯했다.또한 과시하듯 명품 옷을 걸치고 한정판 운동화를 신은 학생들이 부지기수였다.이쯤 되니 안으로 계속 차를 타고 들어가는 게 불편했던 성연은 기사에게 도로변에 차를 세우게 한 뒤, 내려서 교문까지 걸어갔다.빽빽하니 붐비는 학생들 사이를 뚫고 교실에 도착했다.편입생인 성연을 선생님은 맨 뒷줄에 앉게 했다.입학 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았던 성연은 우등반에 배정되었다.그런데 의외로 송아연도 같은 반이었다.송아연의 수능 필수 과목들은 썩 뛰어난 편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우등반에 배정될 수 있었던 까닭은 피아노와 무용 특기를 이유로 교장이 배려해 준 결과였다.교실에 들어서자, 모두들 뚫어져라 성연을 쳐다보았다.책상 사이로 지나가는 그녀를 따라 시선을 옮기며 여기저기서 작은 소리로 속닥거렸다.[쟤가 입학시험에서 만점을 받았다는 그 애야?]이 말이 들리자마자 곧 이어 누군가 또 반박의 말을 뱉었다.[설마, 가짜겠지. 뒷문으로 들어온 게 틀림없어.]모두가 북성남고에 들어오려 안달인 까닭은, 이 학교가 소위 귀족학교이기도 하지만 그 교육 수준이 북성에서 손에 꼽을 정도였기 때문이다.무엇보다 각종 시험의 출제 문제들이 까다롭기로 정평이 나 있었다.그러니 입학시험으로 학생의 거취를 결정한다는 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학교 입장에서는 이 부잣집 자제들의 기를 좀 꺾어서 알아서 물러서는 법을 일깨우고자 하는 면도 있었다.물론 돈으로 들어온 학생도 적지 않지만, 반을 정하고 그에 따른 대우는 철저히 성적에 따를 뿐이었다.송아연과 사이가 좋은 여자아이가 그 옆에서 말했다.“저 신입생, 너랑 같은 성이야. 설마 친척은 아니지?”책과 노트를 정리하던 아연이 성연이 있는 쪽을 힐끗 쳐다보았다. 언뜻 경멸의 기색이 얼굴에 떠올랐다. 하지만 자신의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33화 일부러 망신을 주다

    오전 제4교시, 이제 막 편입한 성연은 원래 모범 학생으로 지낼 생각이었다. 적어도 선생님에게는 너무 나쁜 인상을 주지 않아야 했다.선생님의 수업은 그냥 수면제였다. 어젯밤 강무진의 수면을 돕느라 밤새도록 잠을 설쳤던 성연은 졸음이 쏟아졌다.눈을 가느다랗게 뜬 채 잔뜩 힘을 주었으나, 서로 붙으려는 위, 아래 눈꺼풀을 더 이상 말릴 수가 없었다.머리가 쿵 하고 한 차례, 또 쿵 하고 한 차례 내려오더니, 결국 사나운 수마를 견디지 못하고 책상에 엎드린 채 잠에 빠졌다.공교롭게도 4교시 수업은 우등반의 담임 선생님, 이윤하였고, 수학 담당이었다.마른 체형에 높게 올라온 광대뼈, 등 뒤로 가지런히 내려온 긴 머리카락. 냉정하고 엄격해 보이는 선생님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수업 방면과 학생에 대한 요구가 끔찍할 정도로 엄격했다.북성남고의 별종으로 유명한 이윤하를, 학생들은 모두 ‘독사’라고 불렀다.이윤하는 학습 태도가 나쁜 학생을 가장 싫어했다.그래서 그녀의 수업은 설령 시늉만 내더라도 끝까지 정신을 차리고 수업을 들어야 했다.막 칠판에 문제를 판서한 이윤하가 교실을 한 차례 휘 둘러보았다.모두 허리를 세운 채 앉아있는 가운데, 책상에 엎드린 송성연만 유독 눈에 띄었다.‘감히 내 수업에서 자는 사람이 있어?’이윤하의 표정이 착 가라앉으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마지막 줄에서 자는 학생, 일어나서 문제에 답한다.”그 말에 모두 속으로 경탄하며 뒤를 돌아보았다. ‘아니 그렇게 간 큰 사람이 있어? 감히 ‘독사'의 수업 시간에 잠을 자?’‘정말 그 용기가 가상하다!’그런데 잠자는 사람이 송성연인 것을 본 모두는 재미있는 연극을 보는 눈빛이 되었다.송성연은 입학시험에서 만점을 받아 그야말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개중에는 그녀의 이런 모습을 거슬려 하는 아이들도 있었다.[만점 받아도 뭐 잠 못 자는 건 똑같지 않아?]일부 아이들은 고소한 듯 소곤거리며, 이 만점자가 어떻게 ‘독사'의 분노에 대처할 것인지 흥미진진하게 지켜보았다.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34화 보호자를 불러라

    오로지 송성연에게 망신을 주어 더 이상 이 반에 있지 못하게 할 생각뿐이었던 송아연은 선생님의 표정을 살피지 못했다.성연이 아예 못할 거라 생각하고 허무맹랑한 소리로 치부했다.아연이 조롱하는 투로 말했다.“아무 것도 모르면서 아는 척하지 마. 인제 선생님도 네가 가르칠 셈이야? 차라리 그냥 네가 나가서 강의하지 그래?”팔짱을 낀 성연이 여유있는 태도로 이윤하를 바라보며 말했다.“맞는지, 아닌지는 네가 선생님께 물어보면 되겠네. 이건 수업 외의 문제야. 고3 기본과정에서는 배울 수 없는, 최소한 대학 과정의 문제야. 내가 잠을 잔 건 확실히 문제들이 너무 간단해서 다 알고 있었기 때문이고.”성연의 말이 떨어지자 교실 안은 온통 떠들썩해졌다.교육 경력 십여 년의 이윤하는 최우수 교사였다.시골에서 전학 온 송성연이 오만방자한 말로 이윤하의 위엄을 도발했다. 또 자신의 분수를 제대로 아는 그런 겸손함이 전혀 없었다.원래부터 시골 사람들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던 반 학우들이었다. 그런데 지금 송성연은 조금도 겸손하지 않았다. 수업시간에 잠을 자고서도 반성할 줄 몰랐다. 성연에 대한 혐오감이 한 층 더 깊어졌다.반 학우들의 반응에 아연은 매우 만족했다.이게 바로 그녀가 원했던 결과였다.이제 송성연이 계속 이 교실에 있게 된다 하더라도 따돌림을 당할 수밖에 없으리라.학생들 앞에서 실력이 드러난 이윤하는 체면이 땅에 떨어진 것만 같았다.이윤하는 자신의 잘못을 바로 인정하지 않았다. 학생들이 지켜보는 자신의 수업에서 어떤 실수도 용납할 수 없었다.결국 도망가는 쪽을 선택한 이윤하는 핑계거리를 찾아 송성연을 교실에서 내쫓았다.“맞든 틀렸든,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너는 수업시간에 잠을 잠으로서 수업 분위기를 해쳤어. 그러니 그 벌로 복도에 나가 서 있어. 내가 부르기 전에는 들어올 수 없다!”“그리고 또 넌 학습 태도가 단정하지 않아. 내가 네 보호자를 불러 이야기를 좀 해봐야겠다!”‘이야기를'이라는 말을 할 때, 이윤하는 일부러 발음에 힘을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35화 보스 어린 아내를 편들다

    방과 후, 이윤하는 성연을 교무실로 불렀다.교편을 잡은 지 여러 해가 되었지만, 이렇게 자신을 거역하는 학생은 없었던 터라 정말 체면이 서지 않았다.기록해 둔 보호자 연락처를 뒤져 송성연의 이름을 찾아 전화를 걸었다.무료한 듯 발끝을 쳐다보던 성연은 전화를 건 대상이 송종철인지 임수정인지 알 수 없었다.아마 그들 둘 다 창피하다며 오지 않을 것이다.아무도 안 오는 게 오히려 덜 성가실 터였다.오지 않게 해야 한다. 그때는 또 한바탕 비난과 조롱이 쏟아질 것이다.송종철의 가족은 하나같이 모두 체면을 목숨처럼 여겼다.일의 과정이 어떻고 누가 잘못했고 등에 대해서는 아예 관심도 두지 않는 이들이었다.만약 송종철이 정말 온다면 또 소란을 피울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머리가 아파오는 성연이었다.통화를 마친 이윤하 또한 성연을 보지 않았다. 일부러 성연을 한쪽에 둔 채 고개를 숙이고 열심히 교안을 보는 척했다.만약 지금이라도 성연이 잘못을 인정한다면, 굳이 억지로라도 보호자에게 좋은 말을 해 줄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한참을 기다렸어도 송성연에게서 아무런 인기척도 나지 않았다.곁눈질로 쳐다보니, 송성연은 처음 그 자리에 건들거리며 서서는 옆 자리 선생님의 교안에 대해 중얼거리고 있었다.순간 기가 막혀 저도 모르게 손에 쥐고 있던 펜을 부러뜨릴 뻔했다.‘아, 가르쳐서 될 아이가 아니야!’약 20여 분이 지난 후, 문밖에서 소리가 들렸다.돌아본 성은의 눈동자가 수축했다. 송씨 집안에서 올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강무진이었다.손건호가 미는 휠체어에 단정히 앉은 강무진이 교무실로 들어왔다.이윤하도 강무진을 보았다.휠체어에 앉았어도 강무진이 내뿜는 기세는 여전했다.마주한 남자는 맑고 준수한 용모를 지녔다. 볼록한 눈썹 뼈 아래 자리한 두 눈동자는 얼음처럼 시리고 아름다웠으며, 얄팍한 입술은 냉기를 품은 듯 다물려 있었다. 온몸에서 발산되는 기운은 단지 저 휠체어에 앉아 있을 뿐임에도 강한 위압감을 주었다. 전신에서 고귀함이 흘러 넘쳤다.이윤하

최신 챕터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636화 무슨 약이 필요해?

    전용기에서 성연도 어렴풋이 눈을 떴다.쓰러지기 전에 정신이 혼미했기에 한동안은 몹시 혼란스러웠다.‘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어.’그러나 이제 눈을 떠서 무진의 모습을 보자, 성연은 순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무진 씨.” 힘겹게 입을 연 성연이 갈라진 목소리로 무진을 불렀다.무진은 바로 물 한 잔을 가져와서 성연의 입가에 가져다주었다.“먼저 물을 좀 마시고 목부터 축여.”물을 마시고 나자 성연은 비로소 좀 나아졌다고 느꼈다.다만 온몸에 난 상처와 마른 핏자국이 무진의 눈에 들어왔다.“괜찮아? 문제는 없는 거야?”성연을 잡고 있는 무진의 눈빛에는 걱정이 가득했다.자신이 도착하기 전에 캐서린이 도대체 성연에게 어떤 비인간적인 고문을 했는지도 알 수 없었다.만약 조금만 늦었다면 고문을 당한 성연이 떡이 되었을 거라고 생각하니 소름이 끼쳤다.게다가 캐서린에게 긁힌 그 긴 흉터는 보기만 해도 몸서리칠 정도였다.성연이 고개를 젓고 말했다.“괜찮아요, 좀 쉬면 돼요.”“무슨 약이 필요해? 비행기가 착륙하면 바로 치료할 수 있게 미리 준비하라고 할게.”무진은 성연을 바라보면서 어떤 말로 자신의 아픈 마음을 표현해야 할지 몰랐다.지금 비행기에는 단지 상비약 정도만 구비되어 있었다.성연 자신이 지혈하고 약도 하나 먹은 상태였다. ‘내가 잘 처리했으니까 구급약은 필요 없어.’“필요 없어요. 그런데 지금 어디로 가는 거예요?” 성연이 캐서린을 따라간 곳은 그다지 멀지 않았다.‘지금 왜 비행기에 있는지 모르겠어.’“우리는 지금 우선 샤넬 가문의 본부로 가고 있어. 거기에는 필요한 것들이 다 있으니까 우선 상처부터 치료하고 나서 이야기하자.” 무진이 성연의 머리카락을 어루만지면서 말했다.“그래요.” 성연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앞서 성연도 무진이 샤넬 가문과 협력하게 된 일을 알고 있었다.‘지금 유럽에서 적어도 강력하게 감싸줄 수 있는 곳이 있어서 그래도 다행이야.’‘캐서린도 샤넬 가문은 꺼릴 거야.’“캐서린 그쪽은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635화 정말 멍청이들이야

    통증 때문에 캐서린은 이를 악문 채 땅바닥에 무릎을 꿇었다.두 손도 떨면서. 몇몇 부하들은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 가만히 있으려고 하지 않았다.하지만 캐서린은 정말 버틸 수가 없었다.몸을 전혀 통제할 수가 없었다.“쫓지 마!” 캐서린은 최선을 다해서 이 말을 꺼냈다.다섯 명의 부하들은 좀 달갑지 않았지만 캐서린의 말을 듣고 멈추었다.캐서린은 이마에 식은땀을 흘리면서 성연에게 찔린 곳이 점점 더 아프다는 것만 느꼈다.‘송곳으로 심장을 찌르는 것처럼 아파.’이제서야 캐서린은 성연이 찌른 혈도가 심장으로 직통하는 것과 같아서 절대 침을 뽑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다.‘심장이 점점 더 아픈 것만 느껴져.’캐서린은 피를 토하는 것처럼 가슴을 부여잡았다.얼굴도 백지처럼 창백했다.‘내가 방심했어.’‘원래는 송성연과 그 패거리들을 뒤흔들 수 있다고 생각했어.’‘하지만 이렇게 여러 해가 지났는데, 그들은 실력을 숨기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송성연의 실력까지 강해졌어.’‘이번에 크게 한 방 먹은 거야.’캐서린은 옆에 있는 부하에게 지시했다. “당장 병원으로 가!” “네.” 다섯 명의 부하들은 캐서린이 그렇게 괴로워하는 것을 보자 감히 지체하지 못했다.캐서린을 바로 일으켜 세워서 병원으로 데려가려고 했다.하지만 캐서린은 심장만 심하게 아픈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다리에도 힘이 없었다.‘이건 처음에 성연이 은침으로 내 몸을 찔렀던 건데, 송성연은 나한테는 너무 벅찬 상대였어.’캐서린이 움직이기만 하면 심장을 마치 칼로 난도질하는 것처럼 아파서 참을 수가 없었다.부하들이 캐서린을 몇 번이나 끌어당겼지만 일어나지 못했다.캐서린의 위엄 때문에 부하들은 한동안 아무도 감히 손을 대지 못했다.캐서린은 머리가 터질 정도로 아팠다.그러나 앞에 있는 부하들은 여전히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또 한바탕 화가 나서 소리쳤다.“너희들 모두 목석이야? 내가 걸을 수 없는 걸 못 봤어? 좀 융통성 있게 할 수 없어?”캐서린이 이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634화 위험

    사태를 지켜보던 성연은 상황이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분명히 숫자는 우리가 많아.’‘그런데 오히려 열세에 몰렸어.’성연은 옷을 찢어서 피가 멈추지 않는 팔을 꽉 조였다.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 성연의 안색은 좀 창백했다.상처를 잘 싸맨 뒤에 성연은 무진을 돕기로 결정했다.‘무진 씨 혼자 고군분투하게 해서는 안 돼.’성연은 바로 옆에서 관찰하며 적당한 시기를 찾았다.매번 캐서린이 무진의 급소를 살짝 비켜가는 걸 볼 때마다 간담이 서늘해졌다.성연은 입술을 깨물고 무진을 바라보았다.이 부상 때문에 무진을 대신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웠다.캐서린이 무진의 가슴을 찌르려고 할 때 성연이 직접 빈틈을 찾았다.성연의 손끝에서 은침이 빠르게 날아왔다.은침 두 개가 연속해서 캐서린의 팔에 똑바로 꽂혔다.이 두 개의 은침에 성연은 남아 있던 모든 힘을 다했다고 말할 수 있다.캐서린은 성연에게 아직도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이 있을 줄은 몰랐다.크게 놀라서 고개를 숙인 채 자신의 팔을 힐끗 보았다.살을 파고든 은침이 거의 끝부분까지 박혀 있었다.캐서린은 아픔에 동작을 멈추었다.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무진이 손을 뒤집고서 캐서린의 몸통을 후려갈겼다.점점 수세에 몰린 캐서린은 팔을 가린 채 고통에 이를 악물었다.캐서린의 부하 다섯 명도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일제히 몰려와서 캐서린의 주변을 보호했다.그러나 성연은 모든 힘을 다한 이 두 은침을 뽑아내기도 쉽지 않았다.이 은침을 날리는 수법은 기껏해야 세 번밖에 쓸 수 없었다.한 번에 두 개를 써서 온몸의 힘을 모두 소진했기에, 성연은 기진맥진한 상태였다.무진은 그래도 캐서린을 물리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내심 쾌재를 불렀다.하지만 정신을 차려 보니, 성연의 안색이 창백한 데다가 얼굴에는 식은땀이 가득했다.몸도 약간 휘청거렸다.보자마자 성연의 몸이 이미 극한까지 도달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바로 다가가서 성연을 안고서는 부하들을 향해 말했다.“철수한다. 전투에 연연하지 마.”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633화 내가 방심했어

    캐서린의 동작은 정말 너무나 빨라서 누구도 반응할 겨를이 없었다.무진은 더욱 놀라서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그러나 재빨리 성연을 끌어당긴 뒤, 자신의 몸으로 보호했다.성연의 마음은 좀 괴로웠다. ‘캐서린이 이렇게 강할 줄은 몰랐어.’‘내가 이 은침을 찌르면, 보통 사람들은 전혀 견딜 수가 없어.’‘그러나 캐서린은 곧바로 일어섰고 비수로 내게 부상을 입혔어.’성연을 자신의 뒤로 보낸 뒤, 무진은 곧 캐서린과 맞붙었다.방금 전에 무진이 들어왔을 때 그 다섯 명은 문 앞에 없었다.이제 무진이 도착하자 비로소 숨어 있던 구석에서 나왔다.이 사실을 통해서 이것이 함정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캐서린의 다섯 부하들은 모두 살기를 드러내며 무진에게 돌진했다.눈 깜짝할 사이에 캐서린의 부하들과 무진 쪽 사람들이 싸우기 시작했다.그들의 수법은 더욱 지독했다.무진이 오면서 아무런 준비도 없이 온 것이 아니었다. 아수라문과 이터너티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사람들을 데리고 왔다.부하 두 명을 제거하려는 캐서린의 움직임은 더욱 강력해졌다.거의 이 부하들 사이에서 자유롭게 움직였다.무진은 지금 부하들의 뒤에서 성연을 보호하고 있었다.무진의 표정에는 초조한 기색이 가득했다.“성연아, 너 괜찮아? 아니면 일단 철수하고 너부터 치료하자.”성연은 고개를 저었다.“무진 씨가 가서 사람들을 도와줘요. 나를 상관할 필요 없어요.”‘캐서린은 이렇게 강해 보이는데, 우리가 먼저 떠난다면 이 부하들을 죽으라고 버리는 것과 같아.’성연은 그럴 수는 없었다.‘몇 년 전에 일어났던 그런 비극은 어쩔 수 없었지만.’‘그때의 일을 다시 반복할 수는 없어.’성연에게 있어서 그 일은 엄청난 비극이었기 때문이다.“정말 괜찮겠어?” 무진은 성연의 의견에 찬성하지 않았기에 성연을 바라보는 표정도 이렇게 어두웠다.하지만 그래도 성연의 결정을 따르기로 했다.“괜찮아요, 내 걱정은 하지 말아요.” 성연은 무진을 밀었다.이어진 장면은.성연의 예상을 완전히 빗나갔다.양대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632화 함정이 아닐까요?

    무진도 더 묻지 않고 즉시 사람들을 데리고 성연이 말한 주소로 갔다.무진이 황급히 나가는 걸 본 손건호가 곧바로 따라갔다.“보스, 무슨 일이 생겼습니까?”“성연이가 방금 나한테 전화해서 바로 와 달라고 했어.” 무진은 실력이 좋은 부하 두 명을 위주로 해서 부하들을 데리고 갈 생각이었다.무진의 앞에서 손건호가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보스 저희가 줄곧 사모님을 찾고 있었는데, 지금 사모님이 갑자기 전화를 하셨습니다. 혹시 함정이 아닐까요?”손건호를 보면서 무진의 마음도 좀 격해졌다.“하지만 성연이 전화를 했어. 성연이 내게 도움을 청하고 있는데, 내가 안심하고 여기에 앉아서 너희들이 위치를 확정하기만 기다려야 해? 이건 정말 중요한 기회야. 나는 성연의 목소리 속에 있는 두려움을 알 수 있었어. 설령 함정이라고 한들 또 어때? 성연이를 혼자 있게 둘 수는 없어.”말이 끝나자 무진은 부하들을 데리고 나갔다.입구에서 걸음을 멈춘 무진이 고개를 돌려 손건호에게 말했다.“너는 언제든지 지원할 준비를 갖추고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손건호도 다른 방법이 없어서 무진이 떠나는 뒷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부하들을 소집하고 무진의 명령만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무진은 부하들을 데리고 황급히 성연이 말한 그 장소로 왔다.도중에는 어떤 장애물이나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지하실로 가서 성연이 캐서린을 제압한 모습을 본 순간, 무진도 다소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성연의 몸에 난 피범벅이 된 상처를 보자 무진의 눈빛이 변했다.“성연아, 네 상처가...”무진이 캐서린을 차갑게 바라보며 말했다.“이 여자 짓이야?”성연은 무진을 보자 순간적으로 적잖게 안심이 되었다.“괜찮아요.”“이 여자가 왜 너를 잡아왔어?” 무진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성연은 캐서린의 신분을 밝힌 뒤에 비로소 말했다.“무진 씨가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예전에 국제적으로 잘 나갔던 실혼전이라는 조직이 있었어요. 저 캐서린은 실혼전을 만든 여자예요.”그 말을 들은 무진은 깊은 생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631화 누구세요?

    캐서린은 냉소하며 성연에게 다가갔다.캐서린이 보기에 성연은 지금 반격할 힘도 전혀 없어서 자신에게 위협이 되지 못했다.하지만 캐서린이 다가왔을 때.성연이 뒤로 묶여 있던 손가락을 움직이자 손끝에서 은침이 튀어나왔다.은침은 캐서린의 가슴에 그대로 박혔다.곧이어 성연의 손에서 잇달아 나타난 은침들이 계속 캐서린의 가슴을 찔렀다.캐서린이 방비하지 않았기 때문에, 바로 정통으로 찔렸다.알고 보니 성연은 벌써 몰래 묶인 걸 푼 상태였다.두 손은 이미 구속을 받지 않았다.성연은 여기서 마냥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계속 있다가는 캐서린의 고문으로 죽게 될 거야.’성연은 의자에서 일어섰다.성연의 몸은 온통 핏자국으로 뒤범벅이 되어 낭패한 모습이었다.그러나 눈빛은 놀라울 정도로 번뜩였다.캐서린이 움직이지 못하는 틈을 타서.성연은 혈자리마다 계속해서 은침을 찔러댔다.수십 개의 혈을 연속으로 찔렀고, 한 곳을 찌를 때마다 캐서린은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성연을 바라보는 캐서린의 눈빛에서는 절망감이 느껴졌다.‘송성연을 너무 얕본 거야.’‘송성연을 단지 어린 아가씨일 뿐이라고 생각했기에 모진 마음이 느슨해진 거지.’그러나 어떻든 간에 캐서린은 성연이 줄곧 아수라문의 보스였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안에서 비명 소리가 들려오자.캐서린을 구하려고 문 앞을 지키던 부하 다섯 명이 살기등등한 모습으로 들어왔다.성연은 그렇게 멍청하지 않았다.‘캐서린이 무진으로 나를 위협할 수 있다면, 나도 캐서린을 이용해서 다른 사람들을 위협할 수 있어.’‘방금 캐서린이 가했던 고문은 정말 너무나 심했어.’‘이 사람들은 실력이 대단한 게 분명해.다치기 전이라면 성연도 맞서 싸울 수 있었다.그러나 지금 성연은 이미 그럴 수가 없었다.‘다른 방법을 생각해 볼 수밖에 없어.’성연은 은침을 캐서린의 목에 들이댔다.그리고 캐서린의 부하들을 향해 호통을 쳤다.“너희들 보스가 죽는 걸 원한다면 얼마든지 와 봐.”부하들은 서로 얼굴만 쳐다보면서 누구도 감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630화 호기심

    캐서린 쪽에서도 연락을 받았다.그리고 두 조직이 자신들의 위치를 찾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캐서린은 그렇게 오랫동안 성연을 관찰했기에 성연의 신분도 잘 알고 있었다.감히 성연을 잡아온 이상 양대 조직과 대항하는 것도 걱정이 되지 않았다.이제 캐서린에게는 성연이 감추고 있는 정보가 중요했다.캐서린은 치밀한 계획을 세웠다.‘누구든 가장 빠르게 우리를 찾을 수는 없어.’소식을 들은 캐서린이 천천히 성연의 앞으로 걸어갔다.지금 성연은 이미 수없이 맞아서 숨이 간들간들한 상태였다.캐서린이 오는 것을 보고 또 새로 고문을 시작할 거라고 생각했다.성연은 차갑게 웃으며 캐서린을 바라보았다.“헛수고하는 거야. 나는 아무것도 몰라.”‘설사 안다 해도 캐서린한테는 말할 수 없어.’“내가 지금 말하려는 건 그 일이 아니야. 너하고의 연락이 끊어지자, 강무진이 즉시 A국에서 유럽으로 달려왔다는 거 알아?” 캐서린은 말하면서 혀를 내둘렀다.“네 약혼자가 너한테 정말 잘해 주네. 그러나 지금 네가 말하지 않는다면, 네 약혼자는 너를 찾는 도중에 죽게 될 거야. 내가 이미 사람을 배치해 뒀거든.”캐서린의 말투에는 강력한 위협의 의미가 담겨 있었다.무진이 자신을 찾으러 왔다는 걸 알게 된 성연은 마음이 훈훈해졌다.하지만 마음속으로는 걱정도 되었다.‘캐서린이 나를 미끼로 무진 씨를 유혹한다면, 무진 씨는 망설이지 않고 달려올 거야.’‘실혼전의 인간들은 모두 미친놈들이야.’‘만약 무진 씨가 위험에 부닥치게 된다면 정말 골치 아프게 돼.’성연은 마음속으로 걱정이 되었다.성연에게 중요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무진은 성연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이다.‘무진 씨에게 사고가 나게 할 수는 없어.’“어쩌면 내 사형한테 물어보면 알 지도 몰라.” 성연은 캐서린의 표정을 살피면서 말했다.‘이것도 자구책의 하나야.’‘캐서린의 정보만 전해지면, 현수 선배와 무진 씨가 틀림없이 방법을 강구할 거야.’그 말을 듣자 캐서린의 표정이 순식간에 싸늘해졌다.캐서린이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629화 그러길 바랄 뿐

    ‘성연이 영문도 모르게 실종될 리가 없어. 게다가 그렇게 총명한 성격인데 뜻밖에도 어떤 단서도 남기지 않았어.’‘성연이 위험에 처했다는 걸 말해주는 거야.’무진은 곧바로 성연을 찾기 위해서 양대 조직의 사람들을 소집했다.성연과 무진의 결혼식에 두 조직에서도 참석했다.두 사람이 결혼했다는 사실은 모두가 잘 알고 있었다.그리고 성연은 이터너티의 사람들을 무조건 도와주라고 아수라문의 부하들에게 일찌감치 말했었다.이번에 성연이 위험에 처했으니 모두들 도의상으로도 당연히 거절할 수 없었다.파견할 수 있는 사람들은 거의 모두를 파견했다.샤넬 가문의 사람들도 함께 수색하러 갔다.그러나 성연의 행방은 끝내 찾지 못했다.매번 성과가 없다는 소식에 상심만 더해갔다.무진은 절망으로 가득 차서 의자에 주저앉아 있었다.손에 낀 반지를 어루만지면서 마음도 멍한 상태였다.마음속으로는 끊임없이 성연을 생각하고 있었다. ‘성연아, 너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야? 제발 널 찾게 해줘.’한쪽 구석에 서 있던 손건호는 모든 기대가 무너진 듯한 무진의 표정을 보았다.손건호도 가슴이 아팠다.“보스, 사모님이 그렇게 좋은 분이시니 틀림없이 무사하실 겁니다.”“그러길 바랄 뿐이야.” 무진도 마음속으로는 당연히 성연에게 사고가 생기지 않기를 바랐다.“왜 이렇게 시간이 많이 지났는데도 아직 찾지 못한 거야? 너희들 도대체 진지하게 다시 찾아본 거야?” 무진도 몹시 흥분한 상태였다.손건호가 옆에서 위로했다.“보스, 모두 열심히 찾고 있습니다만 유럽은 정말 넓습니다. 만약 마음먹고 사모님을 숨긴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합니다.”고개를 숙인 채 이렇게 말했다.무진도 자신이 추태를 부렸다는 것을 깨닫고 곧바로 말했다.“미안해.”“괜찮습니다.” 손건호는 고개를 저으면서 손사래를 쳤다.‘보스에게 사모님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두가 잘 알고 있어.’‘게다가 두 분은 아직 신혼인데, 사모님이 이렇게 보스의 눈앞에서 사라졌으니 어떻게 걱정하지 않을 수 있겠어.’“어떻게

  •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제1628화 애타는 마음

    성연은 무진에게 졸업식이 끝나면 바로 귀국할 거라고 말했다.하지만, 물건을 정리해야 해서 내일 돌아올 수 있다고 했다.무진은 성연의 졸업식이 어땠는지 전화해 보고 싶었다.‘성연이 약속한 사진도 보내지 않았어.’무진이 줄곧 성연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무진은 상황이 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성연이 내게 전화를 걸었을 때 여전히 학교에 있었어. 30분밖에 안 되는 짧은 시간에는 어디에도 갈수 없어.’무진은 성연을 걱정하느라 애가 탔다.망설이지 않고 바로 샤넬 가문에 전화를 걸어서, 성연이 도대체 어디로 갔는지 좀 조사해 달라고 부탁했다.그리고 무진도 즉시 유럽으로 가는 비행기표를 예약했다.무진의 마음은 성연에 대한 미안함으로 몹시 혼란스러웠다.성연이 북성을 떠나 유럽으로 갔을 때 무진은 줄곧 불안했다.혹시나 성연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봐.‘그런데 지금 가장 걱정하던 일이 결국 발생했어.’‘성연에게 무슨 일이 생기지 않아야 하는데.’무진이 샤넬의 오빠와 통화할 때 샤넬과 목현수가 바로 옆에 있었다.오빠가 굳은 표정으로 전화를 끊는 것을 본 샤넬이 자기도 모르게 물었다.“오빠, 왜 그래요? 무슨 일이 생겼어요?”“미세스 송이 없어졌다는 거야.”샤넬의 오빠가 조용히 말했다.“어, 어떤 미세스 송인데요?” 샤넬은 한동안 여전히 반응이 없었다.목현수는 미세스 송이 바로 성연이라는 걸 알아차렸다.그는 의자에서 재빨리 일어섰다. “어떻게 된 일이에요?”상황이 좋지 않다는 걸 깨달은 샤넬도 오빠에게 물어보았다.“성연이에요?”샤넬의 오빠가 고개를 끄덕였다.“미세스 송이 갑자기 강 대표와 연락이 끊겼다고 해. 아무리 해도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거야. 게다가 미세스 송이 예약한 항공편도 없어. 강 대표가 걱정하면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우리 쪽에 조사를 도와달라고 했어. 지금 강 대표는 이미 A국에서 유럽으로 오고 있어.”“그럼 빨리 움직여야지요. 위험해지면 안 되잖아요.” 샤넬은 바로 오빠에게 조사를 재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