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퇴근 시간이 되었다.사람들이 모두 퇴근을 하고 사무실이 텅 비었을 때, 조수경이 갑자기 무진의 사무실로 찾아왔다.무진의 방 문 앞에서 조수경이 손을 들어 살짝 노크했다.“무진 오빠, 아직 있어요?”조수경의 음성을 들은 무진이 이마를 찡그렸지만, 이내 대답했다.“들어와.”조수경이 방 문을 열고 들어갔다. 무진이 창가를 등진 데스크에 앉아 있었다. 석양의 빛을 받은 그의 모습은 마치 천신처럼 아름다웠다.조수경이 천천히 눈길을 거두며 입을 열었다.“무진 오빠, 제가 콘서트 표 두 장을 샀어요. 소지한의 고별 콘서트라서 이런 기회가 앞으로 오기 힘들 거예요. 무진 오빠, 오빠와 함께 가고 싶어요.”무진은 소지한이라는 말에 자신도 모르게 성연을 생각했다. 은근히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조수경과 함께는 아니었다.그래서 무진이 바로 거절했다.“아니, 갈 생각이 들면 내가 표를 사면돼. 다른 사람에게 같이 가자고 해.”그 말은 조수경과 동행하고 싶지 않다는 뜻이 분명했다. 조수경은 속으로 무척 실망했다.자신이 강씨 집안에 온 이후, 무진은 이처럼 분명하게 자신을 거절한 것은 처음이었다.그러나 눈치가 빨라 상황 판단이 빠른 조수경은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물러섰다.“네, 그럼 나 혼자 가면 되죠, 뭐.”무진이 냉담하게 대답했다. “그래.”무진의 사무실을 나온 조수경은 하마터면 눈물이 날 뻔했다. 눈주위가 이미 불그레했다.자존심이 무척 강한 조수경은 무진이 콘서트에 같이 가자는 자신의 제안을 거절할 줄은 정말 몰랐다.더 이상 남아서 창피를 당하고 싶지 않았던 그녀는 손에 표를 쥔 채 황급히 자리를 떴다.조수경이 난감해서 어쩔 줄 몰라 하는 표정을 보았지만 무진은 개의치 않았다.자신이 조수경과 단둘이 함께 콘서트를 보러 간다면 그것이야 말로 비정상적인 일일 터.조수경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고택으로 돌아온 후에 곧바로 안금여를 찾아갔다.이 집안에서 안금여야 말로 자신의 든든한 후원자임을 잘 알고 있었다.안금여는 이 강씨 집안에서
최신 업데이트 : 2024-10-11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