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Chapter 1351 - Chapter 1360

1504 Chapters

제1351화 혼자?

금세 토요일 친목회 당일이 되었다.앨리스와 성연은 함께 출발하기로 했다.출발하기 직전, 앨리스가 눈썹을 찌푸리면서 성연을 바라보았다.“성연아, 너 이거 입고 갈 거야?”성연은 고개를 숙이고 자신을 바라보았다. 심플한 티셔츠와 긴 바지, 아주 정상적인 차림이다.“왜?”“이 중요한 친목회에 네가 그렇게 간단하게 입고 가면 분명히 그걸 빌미로 떠들어대는 사람들이 있을 거야. 적어도 그럴듯한 스커트로 갈아입고 가려면 어서 서둘러야 해.”앨리스는 성연을 다시 밀어내고 열심히 스커트를 골라주기 시작했다.성연은 고개를 숙인 채 수다를 떠는 앨리스를 보면서 마음이 따뜻해졌다.자신이 남들의 웃음거리가 될까 봐 앨리스가 걱정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그런 것들은 전혀 개의치 않는 자신이지만, 그래도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라야 하는 법.지난번에 성연과 앨리스가 백화점에서 이것저것 많이 사뒀던 옷들이 이번에 마침 쓸모가 있었다.“이거 한 번 입어 봐.” 앨리스가 스커트 하나를 골라 성연에게 건넸다.성연은 거절하지 않고 화장실에 가서 옷을 갈아입었다.나오자 앨리스가 바로 감탄하며 말했다.“성연아, 너 정말 예쁘다. 옷걸이가 타고 났네.”앨리스가 성연에게 골라준 것은 은은한 아이보리 색상의 트임 롱스커트였다.늘씬하고 하얀 긴 다리가 스커트의 트임을 통해 보일 듯 말 듯한 것이 무척 눈길을 끌었다.“너도 예뻐.” 성연은 앨리스의 손을 잡고 걸어갔다.앨리스는 성연을 따라 학교 강당으로 갔다.강당 구석구석이 아주 세심하게 장식되어 있었다. 알록달록한 조명과 무지개처럼 다양한 색상의 풍선들이 유럽식 강당에 어우러져서 아주 아름다웠다.앨리스는 세상 물정을 모르는 시골뜨기처럼 사방을 두리번거렸다.장식도 예쁠 뿐만 아니라 뷔페도 5성급이다.훑어보던 앨리스가 혀를 내두르며 말했다.“역시 명문대라 그런지 돈을 물쓰듯이 썼구만. 이 친목회에 한 번 참석한 것만으로도 이 학교에 들어오려고 그렇게 애를 쓴 게 전혀 억울하지 않네.”앨리스 옆에 함께 있던 성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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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2화 은침을 더럽히지 않아도 된다

그는 자신이 기품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아주 느끼했다.사실 남자의 생김새는 그런대로 괜찮은 편이었다. 다만 성연을 바라보는 눈빛이 너무 노골적이라는 것. 마음속의 생각이 그대로 얼굴에 드러나 있어서 몹시도 반감을 자아냈다.성연이 어찌 이 남자의 마음을 모를 수 있겠는가? 성연의 표정이 곧 싸늘해졌다.“미안하지만, 저는 춤을 출 줄 몰라요.”“출 줄 모르면 제가 가르쳐 줄게요.” 어렵사리 눈독을 들인 사냥감을 남자가 그냥 그대로 쉽게 포기할 리는 없을 터.“아니요, 춤출 생각은 없어요.” 남자를 똑바로 쳐다보는 성연의 차가운 눈빛에는 거절의 의미가 분명했다.그러나 남자는 보지 못한 듯했다. 아니 보고서도 못 본 척한 표정을 지었다.성연의 힘이 아주 약할 거라고 생각한 남자. 조금 전까지 지켜본 결과, 같이 온 친구는 앨리스 한 명뿐인 듯했다. 바로 자신이 손을 쓰기 좋은 절호의 기회.성연의 곁에 앉은 그는 바로 성연의 손을 잡았다.“이 친목회에 온 건 친구를 사귀기 위해서 아닌가?”그러나 남자가 손을 건드리는 순간 성연이 그의 손을 치면서 말했다.“무슨 짓이야!”의자에서 일어난 성연은 이 남자가 무슨 더러운 물건인 양 휴지로 손을 박박 닦았다.성연의 동작을 본 남자의 표정이 살짝 변했지만, 여전히 놀리는 듯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예쁜 아가씨, 우리 집은 F국의 갑부야. 나를 따라오기만 하면 절대 섭섭하게 하지 않을 거야. 지금까지 내 신분을 밝히지 않은 내 잘못이야. 아가씨 또한 무슨 말인지 잘 알 거라고 믿어. 그렇지?”성연은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눈에는 비웃음을 가득 담고.“집안 재력에나 기대 사는 백수 노릇이 뭐가 대단해서?”성연의 이 말을 듣고 화가 난 남자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그래서 내 호의를 무시하겠다는 거야! 얘들아, 이 여자애 끌고 가!”남자는 원하는 걸 손에 넣지 못하면 가만히 참지 못하는 성격이 분명했다.남자의 명령에 갑자기 사방에서 검은 정장을 입은 사람들이 우르르 나타나 성연을 향해 모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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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3화 내가 많이 걱정했다

심재환이 성연을 보호하는 모습이 분명해 보이자, 사람들은 두 사람이 무척 가까운 사이라고 생각했다.심재환은 유럽의 경제 신문에 자주 등장한다.공인된 권세를 가진 심재환이 지금 뜻밖에도 성연 옆에 등장하자, 심재환에게 잘 보이고 싶어하는 주변 여자들은 모두 부러움에 질투가 날 지경이었다.사람들이 주위에서 수근거렸다.“저 여학생과 미스터 심과는 대관절 무슨 관계일까? 무슨 사이이길래 미스터 심이 이렇게 저 아가씨를 위해서 나서게 됐을까?”“그러게, 내 기억에 미스터 심은 예전부터 다가가기 힘든 사람이야.”“말도 마. 내가 최근 몇 년 간 SNS 상으로, 또 친목회 때마다 안부를 물어도 아무런 여지도 주지 않던 미스터 심이야.”남자도 심재환을 알아보았지만, 성연이 심재환을 알고 있을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그는 더듬거리며 겨우 말했다. “미, 미스터 심.” 심재환은 아주 부드러워 보이는 사람이지만 사업가이기도 하다. 게다가 재력과 권세가 하늘을 찌를 듯해서 그의 카리스마 또한 당연히 장난 아니었다. 심재환이 고개를 돌려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는 남자를 향해 경고했다.“너, 성연 양에게서 멀리 떨어져. 그렇지 않으면 네 집안이 어느 나라 재벌이건 간에 유럽에서 사업을 계속하지 못하게 만들 테니까.”심재환의 표정을 보니 절대 농담으로 하는 것이 아니었다.남자가 F국 재벌이라고 해도 심재환처럼 유럽 대륙 전체에서 손가락 안에 드는 유명인과는 비교할 수가 없었다.남자도 앞뒤를 잴 줄 알기에 즉시 거만한 자세를 버리고 심재환에게 연이어 허리를 굽혔다.“죄송합니다. 미스터 심, 죄송합니다. 제가 눈이 삐어서 하마터면 미스터 선의 친구분에게 무례할 뻔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심재환은 그런 남자의 태도가 마음에 든 모양이다.적어도 눈치는 있었다. 성연이 있는 쪽을 힐끗 바라본 심재환이 말했다.“네가 사과할 대상은 내가 아니야.”바로 깨달은 남자는 성연에게 허리를 굽히고 정성을 다해서 사과했다.“죄송합니다, 아가씨. 정말 죄송합니다. 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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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4화 무척 눈길을 끌었다

성연이 눈을 흘기며 말했다.“심 선생님, 알고 계세요? 당신이 한 말은 쉽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답니다.”심재환은 그 말에 얼른 두 손을 들어 장담했다.“천지에 양심을 걸고 맹세하지. 내가 어떻게 감히 너에 대해 분수에 맞지 않는 생각을 하겠어? 만약 네가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을 알면서도 내가 도와주지 않은 것을 스승님이 아신다면 내 다리를 부러뜨리실 게 분명해.”성연은 고개를 저으며 심재환의 이미지가 완전히 망가진 것 같았다.‘여기 어디에 기업 대표의 모습이 있느냔 말이지.’두 사람이 말하는 사이에 분위기도 어느새 한결 가벼워졌다.마침 이때 피아노 음악이 울렸다.플로어 가운데에 있던 사람들이 춤을 추기 시작했다.허리를 살짝 숙인 심재환이 성연에게 손을 내밀면서 숙녀에게 춤을 청하는 신사 흉내를 냈다.“송성연 양, 숙녀분께 춤을 청해도 될까요?”심재환은 방금 전까지 긴장된 시간을 겪은 성연에게 춤을 청해 긴장을 풀어줄 생각이었다.성연은 즉각 손을 내밀지 않고 다소 궁색하게 말했다.“나 잘 못 춰요.”심재환이 부드럽게 말했다.“괜찮아, 내가 가르쳐 줄게.”성연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고 심재환의 몸에 손을 얹었다.두 사람은 음악을 따라 천천히 움직였다.성연은 처음에는 잘 따라다녔다.그러나 뒤로 갈수록 몸이 점점 더 긴장했다.그러다 결국 심재환의 구두를 바로 밟았다.바로 동작을 멈춘 성연이 미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며 말했다.“죄송해요. 제가 잘 못 춘다고 했잖아요? 그만 출래요.”성연은 심재환의 구두 위에 찍힌 자신의 구두 자국을 보았다. 바로 자신의 서투름을 증명하는 증거. 성연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심재환이 가볍게 성연의 손을 잡아 끌었다.“네가 이렇게 한 건 이미 잘 한 거야. 많은 초보자들은 여전히 너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으니 천천히 해. 넌 총명하니까 분명 빨리 배울 수 있을 거야.”그의 부드러운 음성에 성연이 금세 자신감을 회복했다. 이런 간단한 스텝에도 익숙하지 못한 자신이 믿기지 않았다.투지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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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5화 날개라도 있었다면

한 곡이 끝났다.더 이상 출 생각이 없었던 성연은 심재환의 손을 놓고 반대편의 휴식 공간에 가서 앉았다.심재환은 주스 두 잔을 들고 와서 성연에게 건네주었고, 자신은 성연의 맞은편에 앉았다.과일 주스를 살짝 한 모금 마신 성연은 실내 장식을 둘러볼 생각에 고개를 돌렸다.그런데 주변을 둘러보던 성연이 순간 멍한 표정을 지었다.이 곳에서 생각지도 못한 사람을 눈으로 본 탓.‘소지연도 여기에 왔어!’‘이번 친목회는 정말 요란스럽네. 와야 할 사람, 오지 말아야 할 사람이 모두 오다니.’소지연 옆에는 핑크색 원피스를 입은 여자아이가 서 있었다.바로 오웬의 여동생. 이번에 소지연과 함께 오늘 이 자리에 참석했다.소지연은 원래 오고 싶지 않았다.오웬의 여동생은 너무 어렸다. 자신에겐 어린아이와 함께 노닥거릴 시간이 없었다.그러나 오웬의 여동생은 찰거머리처럼 하루 종일 자신에게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마치 자신을 좋아하는 것처럼 보인다.하지만 소지연은 절대 동의하지 않았다.자신에게 부탁해도 안되자 결국 오웬의 여동생은 오빠 오웬이 자신을 찾아오게 만들었다.소지연은 오웬의 명령에 반항 한 번 못하고 올 수밖에 없었다. “언니, 나 저거 먹고 싶어.” 오웬의 여동생은 딸기 케이크를 가리키며 순진하게 눈을 깜박였다.소지연은 속으로 째려보았다. ‘분명히 성인인데도 내내 귀여운 척 하는 거 봐.’마음속은 불만으로 가득 차 있었지만, 겉으로는 인내심을 가지고 말했다.“너무 많이 먹으면 안 돼. 그렇지 않으면 충치가 생길 거야.”소지연의 말에 불만을 품은 오웬의 여동생이 소지연의 팔을 흔들면서 애교를 부렸다.“언니, 언니, 제발, 하나만 더 먹을게.”소지연은 이 여자애 역시 오빠 오웬처럼 사람을 못 살게 군다고 혼자 속으로 생각했다.“알았어, 하나만 더 먹어.” 결국 소지연은 오웬의 여동생에게 딸기 케이크를 다시 가져다주었다.그리고 몸을 돌리던 순간 송성연의 시선과 마주쳤다.소지연의 마음속에 당황스러움이 스쳤다. 송성연이 이 자리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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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6화 날 놔줘

성연이 계속 다른 쪽을 쳐다보는 것을 본 심재환은 궁금해져서 물었다.“성연아, 뭘 보고 있어?”“아는 사람요. 전화 좀 하고 올게요.”성연이 말하면서 일어섰다.심재환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여기서 기다릴게.”화장실에 도착한 성연은 무진에게 전화를 걸었다.성연의 전화를 받은 무진은 좀 의아했다.“오늘 저녁에 친목회가 있다고 하지 않았어? 어떻게 시간이 나서 내게 전화했어?”성연은 바로 말했다.“내가 친목회에서 소지연을 봤어요.”“정말이야? 정말 소지연이야?” 무진의 말투가 한결 심각해졌다.그들은 지금 전력을 다해 소지연을 찾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데 소지연이 감히 사람들의 시야에 드러난 것.“맞아요, 정말 그 여자예요.” 성연이 확실하게 대답했다.“좋아, 내가 바로 사람을 보낼게.”무진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가서 지켜보겠어요, 무슨 소식이 있으면 전화할게요.” 말을 마친 성연은 전화를 끊었다.예전이라면 그래도 자신이 손을 써서 도왔을 것이다.그러나 그녀는 무진이 이터너티의 보스라는 걸 알게 된 이후로는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사람 하나 잡는 일일 뿐이야. 무진 씨 그 정도 능력이 되니까.’성연이 돌아갔을 때 심재환은 여전히 그 자리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그리고 소지연도 옆에서 성연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었다.지금 나갔다가 들어온 성연을 보면서 아마도 자신의 행방을 전했을 지도 모른다고 예상했다. ‘더 이상 여기에 있을 수 없어.’마침 오웬의 여동생이 딸기 케이크를 다 먹자 그녀는 무거운 짐을 벗은 듯이 말했다.“딸기 케이크를 다 먹었네. 나는 갈게. 너 혼자 잘 놀아.”이번에도 오웬의 여동생은 마음에 안 든다는 듯이 말했다.“언니, 좀 더 나와 함께 있어줘요. 망고 케이크도 먹고 싶어요.”소지연은 마음이 초조해 죽을 지경이다.여기에 오래 있을수록 자신이 잡혀갈 위험은 커질 것이다지금 오웬의 여동생이 계속 여전히 매달리자, 소지연은 인내심을 완전히 잃었다.“먹어, 먹어. 네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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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7화 우리 집 질투쟁이

무진은 소지연을 잡았다는 수하들의 보고를 전해 들었다.무진은 조급하게 소지연을 찾는 것이 아니라 학교 밖에서 성연에게 연락해서 나오게 했다.연락을 받은 성연이 일어서서 나가려고 하는데 심재환도 따라서 일어섰다.“어디 가려고?”“잠깐 밖에 나갔다 오려고요.” 성연이 담담하게 말했다.“나하고 같이 가자.” 성연을 혼자 보내자니 심재환은 다소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그래요.” 성연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성연은 심재환을 따라 함께 학교 밖으로 나왔다.온화한 표정으로 학교 입구에 선 채 성연을 기다리고 있던 무진.다른 남자와 같이 나오는 성연을 보았다.무진의 얼굴이 순식간에 싸늘해졌다. 동시에 온몸에서 차디찬 기운을 내뿜었다.목현수가 등장한 이후 무진은 성연의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모두 민감했다.성연은 곧장 무진의 분위기가 변했음을 감지했다.그리고 이런 변화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차리고는 이마를 탁 쳤다.그녀는 이마를 짚었다. ‘우리 집 질투쟁이 때문에 골치가 아프네.’‘심재환 씨 때문에 무진 씨가 저러는 게 분명해.’‘그래도 조금 전에 심재환 씨가 나와 같이 나오길 잘했어.’‘그렇지 않았으면 나중에 가서 분명하게 설명하기도 힘들었을 테지.’성연은 두 사람 사이에 서서 양쪽을 소개했다.“무진 씨. 이쪽은 내 친구 심재환 씨예요, 이쪽은 제 약혼자인 강무진 씨이고요.”“강 대표님의 명성은 저도 들은 바가 있습니다. 비록 오늘 만나 뵈었지만 과연 대표님은 명불허전이시군요.”심재환이 먼저 손을 내밀었다.무진도 손을 내밀어 심재환과 악수를 했고 두 사람의 손은 닿자마자 떨어졌다.성연이 다른 사람 앞에서 자신의 약혼녀임을 인정하자 무진의 표정이 약간 풀렸다.“안녕하십니까?”심재환도 남자다. 무진의 표정을 보고 바로 대략적인 상황을 알아차렸다.“강 대표님, 오해하지 마세요. 저와 성연 양은 단지 친구입니다. 이번 친목회에서 마침 우연히 만나서 이야기만 나눴을 뿐입니다.”성연도 옆에서 맞장구를 쳤다.“그래요, 방금 심재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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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8화 온기를 거리낌없이 나누다

무진은 심재환을 훑어보면서 신비에 싸인 성연의 신분에 대해 감탄했다. 돈과 권력 모두 갖춘 이런 잘 생긴 킹카와도 안면이 있다니.‘비교가 되니 내가 더 노력해야겠군.’그는 성연이 자신을 떠날 수 없을 정도로 더 잘해야겠다고 속으로 다짐했다.심재환도 물러날 때를 알고 있다.원래 자신은 성연에게는 다른 뜻이 없었다.지금 무진이 왔으니 당연히 여기에서 훼방꾼 노릇을 할 수는 없었다.심재환은 핑계를 대고 떠났다.“강 대표님, 제가 오늘 학교에 온 것은 일이 좀 있어서입니다. 제가 너무 오래 자리를 비우면 교장이 저를 찾을 겁니다.”무진도 시원스럽게 말했다.“네, 그럼 심 선생님 다음에 만날 때는 제가 식사를 대접하겠습니다.”심재환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곧 입구에는 성연과 무진 두 사람만 남았다.다른 사람이 없자 무진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걱정이 되어 말했다.“내 약혼녀가 이렇게나 대단한 사람이었군. 내가 너한테 어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제야 깨달았어.”성연이 타박하며 말했다.“그게 무슨 말이에요? 어울리고 어울리지 않는 게 어디 있어요, 게다가 그 사람들은 모두 친구들이에요. 무진씨하고는 다른 개념이라고요.”“친구와 남자친구를 어떻게 비교할 수 있어요?”‘무진 씨처럼 자신의 모든 것을 내걸고 도울 수 있는 사람은 없어.’‘그러나 무진 씨는 내가 자기를 위해서 이미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는 걸 몰라.’‘됐어, 원래 내가 이렇게 한 건 단지 무진 씨를 더 잘되게 하려고 한 것일뿐이야.’‘무진 씨가 아는지 모르는지는 상관없어.’‘무진 씨가 나 때문에 희생한 것도 이미 많아.’“내가 네 마음속에서 가장 특별한 사람이야?” 무진은 다소 유치한 질문을 했다.성연은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무진 씨는 내 마음속에서 물론 가장 특별하고 대체할 수 없는 존재인 걸요.”그녀가 이렇게 말한 것은 거짓말이 아니었다. 확실히 사실이 그런 걸.성연의 말을 들은 무진은 마음이 홀가분해졌다. 사납게 들끓던 마음이 가라앉으며 위로를 받았다.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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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9화 네가 무엇을 하든 소용없어

소지연은 버려진 창고 안 어두컴컴한 공간에 앉아 있었다.사방에서 찍찍거리는 쥐 소리가 들려왔다.소지연은 몸과 마음이 다 움츠러든 채 약간 무너져서 울고 싶었다.그녀는 아직도 왜 무진과 자신이 지금 이 지경까지 됐는지 알 수 없었다.‘내 정조도 지키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길거리 쥐새끼처럼 숨어야 했어.’‘만약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송성연이 나타나지 않았던 때로 돌아갔으면 좋겠어.’얼마나 지났을까, 밖에서 말소리가 들려왔다.어두운 창고에 한줄기 빛이 쏟아져 들어왔다.고개를 쳐든 소지연은 무진이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것을 보았다.소지연의 눈에 황홀한 빛이 어렸다.“무진 오빠...”무진의 눈에는 냉소가 가득했다.“나에게 네가 이렇게 오빠라고 부를 만한 가치가 있을까?”소지연의 마음속을 한 가닥 아픔이 스쳐 지나갔다.‘이제 내가 순결하지 않기에, 무진 오빠가 나를 더 무시할 게 분명해.’고개를 숙인 무진은 차가운 눈빛으로 소지연의 눈을 마주하면서 물었다.“너는 도대체 성연이에 대해서 얼마나 많이 해코지를 한 거야? 지난 번에 킬러를 보낸 건 네가 맞지? 그리고 송아연의 일과 이번에 성연이 교통사고를 당할 뻔한 것도 모두 네가 꾸민 짓이야?”잡혔으니 소지연도 할 말이 없었다.아예 자포자기하고 말았다.“맞아, 모두 내가 한 거야. 걔가 나에게서 오빠를 빼앗으려고 했어, 오빠는 내 거야!”소지연이 무진 앞에서 자신의 속내를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그러나 이 시기는 아무리 봐도 옳지 않았다.소지연이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모습을 본 무진은 고개를 저었다.“나는 누구의 것도 아니야. 게다가 사람의 감정을 이렇게 억지로 할 수 없다는 걸 몰라?”그의 마음은 좀 복잡했다. 자신은 예전에 소지연을 정말 믿었다.두 사람에게 이런 상황이 닥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런데 십여 년 동안 함께한 우리 감정은? 송성연 한 사람보다 못한 거야?” 소지연은 무진을 향해 고함을 질렀다.그동안 느낀 억울한 마음이 전부 쏟아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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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0화 노심초사

무진은 소지연에게 아주 직설적으로 말했다.“네가 소씨 가문 사람만 아니었다면, 지금 너는 틀림없이 완전히 죽었어.”소지연은 그제야 무진의 마음에서 성연의 지위가 흔들릴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였다.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달갑지 않았다. 분명히 자신이 무진과 알고 지낸 시간이 더 길었다. 자신이 무진을 좋아할 때 송성연은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던 상태. 두 사람이 그렇게 잘 지냈는데, 왜 송성연이 먼저 목적을 달성하게 된 걸까?“무진 오빠, 내가 오빠를 그렇게 오래 좋아했는데 오빠도 나를 좀 좋아해 주면 안돼?” 소지연의 목소리는 정말 비천해지면서 차라리 기원하는 심정이었다.무진은 냉랭한 눈빛으로 그녀를 차갑게 바라보았다.“너는 더 이상 잘못을 고집하지 마. 이전에도 너에게 기회가 없었지만, 지금은 더 없어. 생각도 하지 마.” “무진 오빠, 나도 송성연에 못지 않아. 오빠가 나와 함께 하면, 걔가 할 수 있는 일들 내가 훨씬 더 잘할 수 있어.”말을 하던 소지연은 일어나서 무진의 손을 잡으려고 했다. 마치 지푸라기라도 잡기만 하면 자신도 구조될 수 있는 것처럼.그러나 그녀가 다가오는 순간, 무진이 갑자기 뒤로 물러섰다. 소지연은 비틀거리며 바로 바닥에 넘어졌다.소지연은 그런 모습도 아랑곳하지 않고 울기 시작했다.“무진 오빠, 무진 오빠, 누구도 될 수 있다면 왜 나는 안 되는 거야? 내가 도대체 뭐가 나빠서 걔하고 비교할 수 없는 거야?”소지연은 완전히 광적인 상태였다. 눈시울을 붉히면서 무진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편집증적인 기색마저 띠고 있었다. “그게 그렇게 알고 싶어? 그럼 내가 말해줄게. 너는 성연이의 손가락 하나에도 못 미쳐.” 무진이 입술을 꽉 다물었다. 눈에는 차갑고 딱딱한 기운이 돌았다.사실 소지연이 말한 것처럼 모든 사람이 다 가능한 것이 절대 아니다.성연을 만나기 전, 무진은 감정 같은 것은 못 느낄 거라고 내내 생각했다. 성연을 만난 후에야 비로소 노심초사하며 안달복달하는 느낌을 깨닫게 된 것이다.‘그러니 사람이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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