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경은 밤새도록 몸을 뒤척이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거의 새벽녘 날이 밝아오도록 뒤척이던 그녀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침실 밖으로 나갔다.아직 시간이 일러서인지 조용한 거실에는 아무도 나와 있지 않았다.조수경은 주방에 들어가 앞치마를 찾아 허리에 둘렀다. 냉장고와 펜트리에서 식재료를 꺼낸 후, 아침 식사를 준비하기 시작했다.자신을 구제하기 위해 밤새도록 생각해낸 유일한 방법이다.가장 먼저 아래층으로 내려온 사람은 성연이었다. 천천히 계단을 내려오는 성연의 온몸에서 자긍심이 흐르고 있었다. 저 위에서 내려다보는 듯한 오만함과 뒤섞여 마치 어느 누구도 안중에 두지 않는 모습처럼 보였다.겨우 시골에서 올라온 촌뜨기인 주제에...자신은 최고의 교육을 받지 않았나, 그런데 송성연은 무슨 자격으로?조수경은 접시를 쥐고 있던 손을 꼭 말아 쥐었다. 접시를 식탁 위에 올린 후,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성연에게 친근한 음성으로 말했다.“성연 씨, 제가 아침 식사 준비를 했어요. 당신이 한번 맛을 봐 줘, 입에 맞는지.”잠시 멈칫하던 성연은 조수경이 이러는 속셈이 한 눈에 보였다. 오로지 자신의 비위를 맞출 생각인 듯하다.싸늘한 시선으로 조수경을 흘겨본 후, 성연은 조수경을 무시한 채 거실에 가서 소파에 앉았다.원래 조깅하러 갈 생각에 일찍 내려왔다가 조수경을 보니 가기 싫어졌다.조수경 또 무슨 수작을 부리는지 두고 볼 셈이다.조수경은 비록 속으로 화가 났지만, 여전히 자신의 목적을 잊지 않았다.송성연에게 사과할 생각이다. 강씨 집안에 남을 수 있다면 향후의 일을 장기적으로 도모할 수 있을 터.주방에서 나온 조수경이 손에 묻은 물기를 닦은 후에 성연의 맞은편에 앉았다.조수경의 얼굴에 약간 구차한 표정이 떠올랐다. 밤새 잠을 자지 못해 창백한 혈색은 썩 보기 좋진 않지만 오히려 사람들의 동정심을 유발하기도 좋았다.한참을 망설이던 조수경이 간신히 입을 열었다.“성연 씨, 미안해요. 내가 잘못했어요. 어젯밤에는 기분이 좋아 무진 오빠와 와인을 좀 마셨
최신 업데이트 : 2024-10-19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