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혜선은 성연이 멍하니 있자 입꼬리를 당겨 올리면서 살짝 웃어 보였다.“생각해 보니, 당신은 아직 나에 대해 모르는 것 같군요. 내 소개를 하자면, 나는 진혜선이라고 해요. 다국적 무역을 하고 있어요. 나는 당신이 누군지 알고 있어요. 강무진 대표의 약혼녀지요?”성연은 의문이 들었다.“무진 씨를 아세요?”“그저 아는 사이가 아니라 아주 친한 걸요. 강무진 대표도 나를 누나라고 부르지요.”진혜선의 동작 하나하나에 성숙한 여인의 매력이 넘쳤다.‘엄청난 카리스마를 가졌으면서도 친화력이 좋아.’‘그러나 이런 친화력은 자신의 기세에 눌린 사람들이 우러러보는 상황 하에서 다른 사람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나오는 거야.’‘아주 교양이 있는 사람이야.’‘이 사람과 함께 있으면, 절도 있는 행동들이 사람을 아주 편안하게 해.’‘이 여자는 인간관계 처리가 아주 여유 있어.’이 모든 게 진혜선에 대한 성연의 첫인상이었다.게다가 방금 자신을 도와주었기에, 성연은 진혜선에 대한 호감도가 더 높아졌다.“안녕하세요, 여사님. 저는 송성연이라고 합니다.” 성연도 자기소개를 하며 대답했다.“당신도 나를 언니라고 불러요. 여사님이라고 부르면 어찌나 서먹한 기분이 드는지. 그렇지만 나는 성연 씨가 맘에 들어요.” 진혜선이 시원시원하게 말했다.성연을 본 진혜선은 첫눈에 성연이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원래는 강무진 때문이었지만, 성연과 얘기를 나누면서 성연을 여동생으로 대하려는 경향이 더욱 강해졌다.진혜선의 솔직하고 화통한 말이 성연을 좀 쑥스럽게 만들었다.“혜선 언니.”“자, 우선 이걸 걸쳐. 안 그러면 금세 추워질 거야.” 진혜선이 직원을 불러 성연이 걸칠 외투를 가져오게 했다.“괜찮아요, 숄로 가릴 수 있어요.” 성연은 진혜선이 자신에게 너무 잘해 주는 것 같아서 바로 잘 적응이 되지 않았다.“이제 밤이 깊어져서 이슬도 맺히고 꽤나 쌀쌀해. 나한테 사양할 필요 없어. 나를 언니라고 불렀으니 내가 도와주는 건 당연한 거야.”성연의 거절
Last Updated : 2024-10-3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