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의 모든 챕터: 챕터 1421 - 챕터 1430

1652 챕터

제1421화 분명히 나에게 감추는 게 있어

“나하고 혜선이는 어렸을 때 장난꾸러기였어. 혜선이는 아주 말괄량이었지. 고택 뒤쪽에 산이 하나 있는데, 혜선이는 늘 나를 데리고 산에 올라갔어. 산을 넘고 고개를 넘으면서 온갖 희한한 열매들을 수집하기도 했지.”“한번은 정원에 들어가서 풀을 뽑아서 할머니를 깜짝 놀라게 해드리고 싶었어. 그런데 뽑은 풀들이 모두 할머니가 키우시던 진귀한 꽃 모종이었던 거지. 엄청 화가 나신 할머니가 우리 두 사람을 사당 안에서 무릎을 꿇게 하셨는데, 몰래 빠져나간 혜선이가 먹을 걸 가지고 와서 내게 먹여 줬지.”어렸을 때의 일들을 언급하면서 무진이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진혜선과 함께 했던 추억 가득한 시간들이 정말 좋았던 모양이다.“어렸을 때 일인데 아직도 그렇게 똑똑히 기억하는 거예요?” 성연이 입술을 삐죽거렸다.‘무진 씨의 기억 가장 깊은 곳에는 진혜선이라는 여자의 이름이 새겨져 있어.’“잘 기억 안 나는 것도 있지만, 혜선이를 보니 자연히 기억이 나네.”“초등학교 때, 밝고 명랑한 성격인 혜선이는 학교에서 많은 친구들을 사귀었어. 내가 괴롭힘을 당할 때마다 혜선이가 마치 큰 누나 같은 기세로 나타나서 아래 학년인 나를 도와줬어.”당시 진혜선이 위세를 부리던 모습을 떠올리던 무진은 아직도 생생한 기억에 입꼬리가 올라가는 걸 멈출 수가 없었다.그때, 그의 부모님이 비행기 사고로 돌아가셨다.그 사람들이 어디서 소식을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당시 강씨 가문은 넋이 나간 상태였고, 무진 그는 원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정도로 거친 아이였다.성격이 내성적인 무진은 사람들을 상대하는 게 어려웠다.이전에 무진에게 아부하던 사람들이 하룻밤 사이에 변했다.가장 악랄한 말로 그를 공격했고, 화장실에 가두고 찬물을 끼얹기도 했었다.불쑥 앞에 나타난 진혜선이 무진에게 깨끗한 옷을 건네면서 따뜻하게 위로해 주기도 했었다.진혜선이 아니었다면 그 당시를 견딜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그래서 진혜선에 대해서는 줄곧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죽마고우인 진혜선이 강무진을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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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2화 제가 선을 넘었습니다

무진과 성연의 집, 엠파이어 하우스.무진이 성연을 가볍게 안아 침실로 들어가 침대에 내려놓은 후에 이불을 덮어주었다.‘성연이 처음에는 자는 척하더니 결국 진짜 잠이 들었군.’잠든 모습은 정신이 나갈 정도로 사랑스러웠다.무진의 손끝이 성연의 뺨을 가볍게 스쳐갔다.무진은 성연의 이마에 가볍게 키스를 한 뒤에 불을 끄고 나갔다.서재에 들어가니, 손건호가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수트 상의를 벗고 의자에 기대어 앉은 무진이 관자놀이를 가볍게 비비면서 눈을 가늘게 떴다.“보스, 적호의 행적이 다시 드러났습니다. 우리 수하들이 발견했습니다.”눈을 크게 뜬 무진이 몸을 곧게 펴고 손건호를 바라보았다.“어디에 있어?”손건호는 적호를 찾으려는 무진의 절박한 심정을 알기에 경고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보스, 이건 함정일 가능성이 높습니다.”적호는 국제적으로 유명한 킬러다.그들이 지난번에 적호의 행방을 발견한 지 며칠 지나지도 않았다.이는 절대 적호가 일하는 방식이 아니었다. 적호가 고의로 허점을 드러내면서 자신들을 끌어들이려는 가능성이 높았다.적호가 자신들을 데리고 놀고 있는 것이다.그런데 그는 왜 무진이 감히 맞서 싸우지 못할 거라 생각하는 것일까?무진의 눈에 노기가 잔뜩 들어차며, 싸늘한 기운이 감돌았다.‘지난번에 적호 그 놈이 내 수하들에게 큰 상처를 주었어.’‘이 원수는 반드시 갚아야 해.’이곳은 북성, 아무리 적호라고 해도 그는 혼자다.무진이 그를 겁낼 까닭이 없었다.“준비해, 내가 직접 적호를 만나러 갈 계획이야.”무진이 의자에서 일어났다.손건호가 만류했다.“보스, 그만두시는 게 어떻습니까? 적호의 이번 목적은 너무 확실합니다. 바로 우리를 나오게 하려는 겁니다. 우리는 다음 기회를 기다리면 됩니다.”“안 돼, 적호가 이 연막탄을 터뜨렸어. 나를 끌어들이려고 적호는 반드시 현장에 있을 거야. 그가 나타나기만 하면 우리는 이 기회에 제거할 수 있어.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기다리기만 하면 위험 요소만 한 층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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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3화 갈수록 재미있어지는 걸

무진은 사람들을 데리고 적호가 있다는 아파트 단지에 도착했다.이전과 달랐다.지금 적호가 기거하고 있는 곳은 빈민가로 복잡하고 지저분했다.마지막 동에 이르렀을 때, 앞에서 안내하던 수하가 동작을 멈추었다.무진이 고개를 들어 건물을 바라보았다.수리를 중단한 지 이미 오래되어 보였다. 자잘한 전구 몇 개가 깜박였다.가장자리의 창문도 곧 떨어질 것 같았다.“적호가 정말 여기에 살고 있을까?”누가 물었다.‘어떻게 말하든 적호는 어쨌든 최고의 킬러다. 임무 하나를 맡으면 바로 그 자리에서 수십억 원을 받는다. 그런 적호가 이런 곳에서 살 수 있을까?’무진은 오히려 적호의 이런 모습을 보면서 진짜 킬러라고 느꼈다.임무를 완수하기 위해서라면 어떤 환경, 조건에도 적응할 수 있다니.적호가 자신들의 적이라는 사실은 잠시 제쳐놓는다면, 무진은 그런 적호의 정신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조용히 해. 방심하지 말고 경계해야 해.” 무진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당부했다.그 사람이 바로 입을 다물었다.무진은 사람들을 데리고 천천히 복도에 접근했다.깜빡거리는 불빛이 그들의 얼굴을 비추었다.계단도 무거운 하중을 감당하지 못한 채 삐걱거리는 소리를 냈다.계단에 들어서자마자 정면에서 검은 모습이 나타났다.그의 얼굴은 어둠 속에 숨겨져 있었지만, 한순간 밝아진 불빛이 바로 그 사람의 얼굴을 똑똑히 비추었다.그의 얼굴에는 놀랍게도 흉악해 보이는 칼자국이 하나 있었다.‘저 놈이 바로 적호군!’정신을 차리자마자 날카로운 주먹이 무진을 향해 곧장 엄습했다.무진이 허리를 굽혀 적호의 동작을 피하면서 빠르게 맞이했다.그러나 이 주먹만으로도 무진의 적호에 대한 인식이 뒤집혔다.예전에 그들은 적호를 너무 얕보았다.‘방금 적호가 뻗은 주먹의 힘과 타격의 방향을 생각하면, 미처 피하지 못했다면 바로 즉사했을 가능성이 높겠군.’‘적호, 정말 강한 놈이군.’‘실력이 이전보다 많이 늘은 것 같아서 상대하기가 더 힘들겠어.’‘역시 킬러 차트에 오를 만한 놈이야.’킬러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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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4화 지금 쫓아가 봐야 이미 소용없어

수하들은 무진이 드러나지 않도록 주변을 에워싸듯이 보호하면서, 동시에 적호를 공격했다.뒤에 선 무진은 적호의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기회를 엿보았다.몇 몇이 적호와 뒤엉켜 싸웠다.고요한 복도에 근육이 부딪치는 소리들로 가득하다.이들은 조직에서 선발된 최정예 요원들이다.그러나 이들의 연합 공격에도 적호는 여유가 넘쳤다. 심지어 무진의 수하들이 점점 뒤로 밀려나는 상황.무진이 미간을 찌푸렸다.‘적호가 너무 강하군. 수하들은 적호의 반격을 전혀 못 받아내고 있어.’‘퍽’손건호가 돌려차기로 적호의 가슴을 걷어찼다.온몸이 뒤로 물러나면서 벽에 부딪친 적호가 윽, 하고 침음성을 냈다.‘바로 지금이야!’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내달린 무진이 적호에게 다시 한 번 발길질을 날렸다.맹렬한 무진의 공격에 좁은 구석으로 내몰린 적호는 도저히 당해낼 수가 없었다.두 손을 들어올려 머리를 감싸 안은 채 방어하기에 급급한 적호는 무진의 반격에 맞설 여력이 전혀 없었다.무진은 전력을 다해 적호를 공격했다.수하들도 가만히 있지 않고 모두 무진을 뒤따라서 적호를 바로 생포할 준비를 했다.적호가 처음으로 이렇게 패색을 드러내자 무진이 그를 바짝 쪼였다.적호 또한 자신이 이렇게 낭패스러운 일을 당하게 될 줄은 몰랐다.이미 주변 환경에 아주 익숙해진 적호.‘지금은 더 이상 남을 수 없게 된 게 분명해.’무진의 공격을 방어하면서 동시에 계단 모퉁이로 물러났다.마지막 힘을 다해 반격하자 무진이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그 틈을 탄 적호가 과감하게 몸을 돌려 2층 계단 입구로 숨었다.순간 적호의 모습이 금세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쫓아!”적호가 모습을 감추자 무진의 싸늘한 음성이 빠르게 울렸다.수하들은 바로 위층으로 올라가서 적호를 추적했다.그들은 꼭대기 층에서 적호를 따라잡았다.전체 층수는 다른 층에 비해 비교적 높아서 맨 위층까지 꼬박 6층이다.적호는 다음 순간 아래로 떨어지는 것처럼 가장자리에 서 있었다.무진의 수하들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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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5화 따뜻할 때 빨리 드세요

적호는 도망쳤지만, 그렇다고 무진이 포기한 건 아니었다.적호에 대한 추적은 계속되고 있었다.지난번에 성연과 함께 놀러 가면서 무진의 업무 시간을 많이 뺐었다.회사 대표실 데스크 위에는 처리해야 할 서류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다른 사람들이 결정할 수 없는 많은 서류들이 무진의 결재를 기다리고 있다.지금 회사는 또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중요한 시기였다. 무진도 며칠 동안 한가한 시간을 보냈지만, 다시 회사로 돌아온 후부터 바빠진 업무로 조금의 여유도 없었다.회사의 일이 쉴 틈이 없어서, 무진은 자연히 성연과 함께 할 시간을 만들 수가 없었다. 그저 성연이 집에서 잘 지내기만을 바랄 수밖에.성연은 놀기를 좋아하는 성격이다. 이처럼 긴 시간 동안 집에만 있자, 곧 답답해 죽을 것 같았다.그러나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무진을 볼 때마다 성연은 철 좀 들어, 라고 자신을 타이를 수밖에 없었다.줄곧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 열심히 뛰어다니고 있는 무진인데, 성연이 신경 쓰이게 할 수는 없었다.무진이 저렇게 피곤한데도 서재의 불빛이 밤새도록 밝게 켜져 있는 걸 보는 성연은 마음이 몹시 아팠다.무진이 저녁에 돌아왔을 때, 성연이 직접 몸에 좋은 보양식을 하나 만들었다.“무진 씨, 왜 그렇게 필사적인 거예요? 회사에 쓸만한 사람이 하나도 없어요?” 성연은 무진의 책상 위에 보양식을 올려놓았다.그녀의 말투는 약간 원망을 품고 있었지만, 무진이 수저를 잘 잡을 수 있게 세심하게 도와주었다.“따뜻할 때 빨리 드세요. 모두 무진 씨 몸에 좋은 거예요.”“아랫사람에게 맡기고 좀 쉬어요.” 무진은 국물을 그대로 들이켰다.성연이 무진의 어깨를 껴안았다.“나는 집에 이렇게 있으면서 진작에 충분히 쉬었어요. 무진 씨는 자신의 몸을 전혀 아낄 줄 몰라요.”무진이 성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계획으로야 줄곧 성연과 함께 할 수 있었다. 매일 함께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조금만 시간을 내면 성연 혼자 있게 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하지만 지금 적호가 등장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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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6화 스페어 타이어로 교체해 드릴까요

성연이 백화점에 거의 다 왔을 때, 갑자기 타이어가 미끄러지면서 차가 통제력을 잃었다.급히 핸들을 잡고 차의 방향을 제어하면서 브레이크를 세게 밟았다.끼익!차가 가드레일에 부딪히기 직전에 성연은 아슬아슬하게 차를 멈출 수 있었다.바로 차에서 내린 성연은 눈썹을 찌푸렸다.‘차에 도대체 무슨 문제가 생긴 거야?’‘내가 돌아온 다음에 처음 운전했는데, 설마 누가 차에 무슨 짓을 한 건 아니겠지?’성연은 허리를 굽히고 차 곳곳을 둘러보았다.그제서야 오른쪽 타이어가 움푹 들어갔고 바퀴에 압정이 붙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어느 빌어먹을 놈이 압정을 길에 놔 둔 거야?’‘다행히 이 구간에 차가 별로 없어서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위험했을 거야.’차가 이렇게 멈춘 데다가 근처에는 정비소도 없어서 성연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 “빵빵” 클랙슨 소리가 성연의 귓가에 울렸다.벤틀리 한 대가 서서히 다가왔다.성연이 고개를 돌려 쳐다보자 벤틀리의 차창이 천천히 내려갔다.“아가씨, 도움이 필요한가요?”성연은 손사래를 쳤다.“괜찮아요, 정비소에서 오는 사람을 기다리면 됩니다. 감사합니다.”성연은 생면부지의 낯선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기가 쑥스러웠다.말없이 성연의 앞에 차를 세운 남자가 차에서 내렸다.정장 차림에 금테 안경을 쓴 남자는 온화한 분위기에 아주 점잖아 보였다.남자가 몸을 숙여 성연의 차량을 살펴보았다.그리고 곧바로 몸을 일으킨 남자가 말했다.“아가씨, 차의 타이어에 펑크가 났군요.”난처해진 성연이 어색하게 대답했다.“맞아요, 언제 압정에 찔렸는지 모르겠어요.”“차에 스페어 타이어는 있겠지요? 타이어 교체해 본 적이 있어요. 스페어 타이어로 교체해 드릴까요? 이 구간은 최근에 개통되어서, 러시아워에는 차량이 많습니다. 여기에 차를 세워두는 건 별로 안전하지 않아요.”성연은 우호적인 남자의 태도가 마음에 들었다.오늘 한시가 바쁘다 보니 타이어를 교체하고 빨리 갈 수 있다면 당연히 좋을 것이다.러시아워에 묶여 멍청하게 도로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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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7화 커피 한 잔 사 주시죠

그렇다. 이렇게 성연을 도와 타이어를 교체하는 일은 오래 전에 이미 계획되었던 것.성연을 도와준 이 남자, 바로 안진검이다.전혀 경계하지 않는 성연의 모습을 보며 안진검은 만족했다. ‘이런 방식으로 송성연에게 접근할 수 있다니 다행이군.’‘앞서 오웬과 제이슨이 너무 멍청했어. 내가 적이오, 하는 식으로 광고해대며 나타났으니, 당연히 강무진에게 깨끗이 당한 거지.’지금 강무진이 적호를 탐색하는 과정을 통해서 한 가지 사실을 알 수 있었다.안진검은 무진이 그저 잘나가는 사업가의 신분만은 아닐 거라고 판단했다.‘어쩌면 강무진에게는 또 다른 신분이 있을지도 몰라.’‘구체적으로 어떤 신분인지는 알 수 없지만.’그래서 안진검은 직접 성연에게 접근해서 알아볼 작정이었다.‘어쩌면 송성연을 통해서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몰라.’‘어린 여자애들은 사람을 쉽게 믿기 마련이지.’펑크 난 타이어는 빠르게 스페어 타이어로 교체되었다.처음부터 끝까지 그 모습을 지켜본 성연이 다시 한 번 감사를 표했다.“오늘 정말 폐를 끼쳤습니다.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아주 매끈하고 잘생긴 용모를 가진 안진검은.처음 보면 절대 나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친근하고 호감이 가는 스타일.자신을 돕는 모습에 준수한 외모까지, 성연은 당연히 자신의 도움을 거절하지 못할 터.안진검의 머리속이 온통 나쁜 생각들 채워져 있다는 사실도 당연히 알 수 없을 터.안진검의 오늘 목적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그는 마치 놀리기라도 하듯이 가볍게 성연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고맙다는 인사를 말로만 하는 겁니까?”그 말에 성연의 눈에 좀 아연한 기색이 나타났다 사라지며 재빨리 대답했다.“죄송해요. 타이어 교체가 얼마나 하는지 생각 못했어요. 그리고 인건비도요. 제가 모두 드릴게요.”‘남자의 모습을 봐서, 돈이 부족해 보이지는 않아.’‘그렇다고 아무 대가 없이 도와달라고 할 수는 없지.’성연이 진짜 휴대폰을 꺼낸 금방이라도 계좌이체를 하려는 듯한 모습에,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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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8화 북성은 제가 잘 알거든요

백화점과 그리 멀지 않았던 터라 두 사람은 금세 목적지에 도착했다.안진검은 이미 슈트 상의를 다시 걸쳐 흰 와이셔츠에 묻은 얼룩을 가렸다.손바닥에 까만 기름 자국이 조금 남아 있어 좀 거슬렸지만, 그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개의치 않는 듯 성큼성큼 백화점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그리고 분위기도 괜찮고 보통 사람들이 감당할 수 있는 적당한 가격의 커피숍을 선택했다.종업원이 자리를 안내하자, 안진검은 신사답게 성연에게 먼저 의자를 권한 다음에 자신도 자리에 앉았다.이런 세심한 매너와 사용하는 언어를 통해 자신이 아주 친절한 사람임을 보여주었다.일부러 고급 레스토랑이 아닌 이 커피숍을 고른 까닭은 성연의 지갑이 곤란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기 때문이다.성연이 돈이 있든 없든, 이렇게 상대를 배려하는 듯한 안진검의 행동은 상대방에게 아주 편안한 느낌을 주었다.홀에 사람이 많아서 안진검이 불편해할까 봐 성연은 종업원에게 자리를 룸으로 바꿔달라고 했다.안진검은 좀 놀라면서도 흔쾌히 따라갔다.룸으로 들어가자 비로소 편안한 기분이 들었다.성연이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선생님이 주문하세요.”그리고 안진검에게 메뉴판을 건넸다.안진검은 사양하지 않고 블루마운틴을 주문했고, 성연은 과일주스 한 잔을 주문했다.“저를 도와주셨는데, 저는 아직 성함도 모르네요.”“저는 안진검이라고 합니다.”말을 하면서 안진검은 안주머니에서 명함 한 장을 꺼냈다.성연이 받은 명함을 들고 속으로 읽었다.‘안진검.’‘이 남자의 이름이구나.’성연도 자신을 소개했다.“안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는 송성연이라고 합니다.”“송성연 씨는 이름과 아주 잘 어울리는 것 같군요. 아주 듣기 좋은 이름이에요.”안진검이 좀 과장해서 말했다.“고맙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은 무슨 일을 하시는지 여쭤봐도 될까요?”궁금해진 성연이 물었다.“투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는데, 적당히 생활할 정도입니다.”안진검은 아주 겸손하게 대답했다.안진검의 옷차림을 살펴본 성연은 이 남자가 그저 겸손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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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9화 오늘 바쁘지 않아요?

시계를 본 안진검은 시간이 거진 됐다고 느꼈다.적당한 정도에서 그만둬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30분 동안 얘기를 나누면서 커피도 마침 다 마셨던 터.의자에서 일어선 안진검은 우아한 동작으로 옷 매무새를 정리했다.“송성연 씨,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아직 볼일이 남아있어서 먼저 가 봐야겠군요.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다시 만나지요.”성연도 따라서 일어섰다.“안 선생님, 그럼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고개를 살짝 끄덕인 안진검은 밖으로 나가서 바로 벤틀리에 올라 그곳을 떠났다.성연은 다시 자리에 앉았다.‘안진검, 저 사람에게서 보이는 것들을 모두 종합해 보면 아주 교양이 있는 남자야.’‘성공한 사람이지.’안진검은 아주 능력 있는 사람으로 보였다.그러나 성연이 인정하는 가장 능력 있는 사람은 바로 강무진.성연의 마음속에서 무진의 지위는 절대 흔들릴 수가 없었다.어쨌건 간에 성연도 능력이 탁월한 사람들을 많이 알고 있다.소지한, 심재환, 그래함 씨 같은 사람들...‘모두 명성이 자자한, 정말 대단한 인물들이지만.’남은 주스를 다 마신 성연은 계산을 마친 뒤에 백화점 식품 코너에서 간식을 샀다.무진이 왜 자신에게 외출하지 못하게 했는지 잘 알고 있는 성연.‘방금 길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지체했어.’‘내가 안 보이면 무진 씨가 걱정할 거야.’성연은 간식과 필요한 물건을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성연이 문에 들어서자마자 누군가 뒤에서 껴안았다.청신한 향이 코 안을 가득 채웠다.성연은 얌전히 안긴 채 깜짝 놀란 듯이 물었다.“오늘 바쁘지 않아요? 어떻게 이렇게 빨리 퇴근했어요.”무진은 그녀의 손에 든 쇼핑백을 받아 한쪽으로 던지고 바로 성연의 허리를 끌어안았다.성연이 부드럽게 무진의 목을 감싸 안았다.“나가지 말고 집에 있으라고 하지 않았어? 내 말을 안 들은 거야?”성연이 애교를 부리며 말했다.“무진 씨가 시간이 없어서 그런 거잖아요. 나가서 먹을 걸 좀 사 왔어요.”“말을 안 들었으니 벌을 받아야 해.” 무진이 성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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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0화 빨리 내 간식을 돌려줘요

무진은 성연에게서 명함을 받은 든 후에 중얼거렸다.“안진검? 들어본 것 같은데.”“아는 사람이에요?” 성연이 놀라면서 물었다.‘만약 무진 씨가 정말 안진검 씨를 알고 있다면, 진짜 신기한 우연인 걸.’“직접적으로 아는 건 아니지만,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아. 이런 이름의 뛰어난 투자자가 있는데, 외국에서 유학했고 또 수재라고 말이야.”안진검이라는 사람의 이력이 정말 대단했기 때문에, 무진은 아주 깊은 인상을 받았었다.‘하지만 안진검은 내내 서북지역에서 사업을 하지 않았었나?’‘어떻게 갑자기 북성에 왔지?’‘어쨌든 이런저런 일로 성연이 도움을 받았다니, 운이 좋았어.’무진이 성연을 향해 놀리듯이 말했다.“잘생겼어? 영웅이 아름다운 여성을 구한다? 마치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상황인데 말이야.”성연이 재빨리 대답했다.“그래도 우리 강 대표님만큼 멋지지는 않지요.”성연의 칭찬에 무진은 기분 좋은 웃음을 터트렸다.소파에 몸을 기댄 두 사람. 성연은 무진의 얼굴을 만지작거리며 장난을 쳤다.‘무진 씨는 평상시에는 차가운 표정인데 얼굴 피부는 정말 부드러워.’‘피부에 모공이 하나도 안 보일 정도로 매끄럽고 말이야.’‘그리고 평소에 피부관리를 거의 하지 않는 데도 이런 효과를 내다니, 윽!’‘정말 질투 나!’속으로 부러워하던 성연이 무진의 얼굴을 만지던 손에 저도 모르게 힘이 들어가자, 곧바로 무진의 볼이 빨개졌다.새하얀 피부에 붉은 자국이 아주 뚜렷하게 남았다.무진은 아무 말없이 성연의 허리를 감싼 채, 성연이 자신의 얼굴을 멋대로 주무르도록 내버려 두었다.무진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 순간 성연은 마음이 아파왔다.무진의 볼을 만지면서 물었다.“아파요?”“아니.” 무진이 고개를 저었다.성연이 살짝 코웃음을 쳤다.“무진 씨의 이 피부는 왜 두부처럼 빚을 수 없을까요.”무진이 저도 모르게 헛웃음을 터뜨렸다.‘송성연, 이렇게 적반하장으로 나오겠다 이거지?’무진을 밀치고 일어선 성연은 바닥에 떨어진 쇼핑백에서 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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