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 Chapter 1401 - Chapter 1410

1502 Chapters

제1401화 결혼을 재촉할 자격

두 사람은 저녁을 먹은 후 소화도 시킬 겸 밖에서 산책을 했다.소지한이 갑자기 성연에게 전화를 걸어서 오겠다고 했다.성연은 바로 승낙하지 않고 무진을 바라보았다.“소지한이 온다고 하는데 괜찮겠어요?”오늘은 성연과 무진의 두 사람만의 날이다. 성연은 방해를 받은 무진이 화를 낼까 봐 걱정했다.“오라고 그래.” 소지한이 위협이 안 된다고 생각한 무진이 승낙했다.성연은 주소를 말한 뒤 카페에 앉아서 소지한을 기다렸다.곧 소지한이 찾아왔다.원래 그는 성연과 무진 사이에 갈등이 생길까 봐 걱정했다. 그때의 일은 소지한 자신도 책임이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자신이 굳이 성연을 콘서트에 오게 하지 않았다면 성연이 그런 장면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그러나 그가 도착했을 때, 성연과 무진은 나란히 앉아서 꼭 붙어 있었다.아주 다정하고 달콤한 자태였다.그래서 소지한도 더 이상 묻지 않았다.괜히 지난 일을 다시 들추어서 일을 망칠 수도 있기 때문.소지한이 성연에게 웃으며 말했다.“성연 씨, 강 대표님. 아니 이렇게 두 분 사이가 좋은데 결혼은 언제 하실 겁니까?”“참견이 심하군요.” 성연이 아주 딱딱하게 말했지만 볼은 이미 살짝 붉어졌다.이 화제가 성연을 쑥스럽게 하는 게 분명했다.무진이 고개를 돌려 성연을 바라보았다.“나는 빨리 결혼하고 싶지만...”성연이 고개를 숙인 채 감히 무진을 바로 보지 못했다.소지한이 옆에서 무진을 부추기면서 다시 불을 지폈다.“성연씨, 강 대표님은 태도를 표명했는데, 성연씨는 하고 싶은 말이 없나요?”이미 나이가 찬 무진이 하루빨리 가정을 꾸리고 싶을 거라고 생각한 소지한이다.‘집안의 대를 이어야 한다는 부담감도 분명히 있겠지?’‘강무진은 성연을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참고 기다릴 수 있을 거야.’성연은 바로 고개를 들어 소지한을 향해 빈정거렸다.“어차피 우리 두 사람 항상 함께 할 건데, 결혼을 하든 안 하든 무슨 상관이에요? 소지한 씨부터 먼저 여자 친구를 찾은 뒤에 다시 얘기하는 게 좋겠네요.”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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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2화 너무 서둘러서는 안 됩니다

소지한을 이제 다 놀렸다고 생각한 성연은 본론으로 돌아갔다.“소지한 씨는 지금 정말 연예계에서 은퇴한 거예요?”소지한이 머리를 끄덕였다.“아직 몇 군데는 계약 해지와 관련해서 처리를 해야 하지만. 다른 건 이미 다 처리했어요.”“좋아하면서 왜 계속 하지 않는 거예요?” 성연은 좀 이해가 되지 않았다.소지한이 대답했다.“스타는 젊음과 매력을 무기로 돈을 벌지만 유통기한이 있어요. 그리고 아무리 좋아한다 해도, 나 나름의 책임감도 가지고 있어요. 가장 좋은 모습을 팬들에게 남기는 것도 나쁠 건 없지요.”성연은 알 듯 말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나 성연은 소지한의 콘서트에서 울부짖던 팬들을 떠올렸다.‘그 많은 사람들이 응원하는데도 소지한이 이렇게 은퇴한다고 생각하니, 그래도 좀 아쉽네.’소지한이 무진에게 시선을 돌렸다.“강 대표님, 사업과 관련해서 제가 좀 여쭤보고 싶은 게 많습니다.”“네, 말씀하세요.” 무진이 담담하게 대답했다.“지금 해외무역 쪽으로 발을 들여놓아도 되겠습니까? 해외무역 방면에 생각이 있습니다.”소지한 역시 시장 조사를 해 본 결과, 시장성이 상당히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러나 겉으로 아무리 좋아 보여도 경험이 있는 사람보다 더 잘 알 수는 없는 법.그래서 자신이 실패하기를 바라지 않는 강무진에게 제일 먼저 확인해 보고 싶었다.앞에 있는 강무진은 산전수전 다 겪은 최고의 스승이 분명했다.무진은 잠시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지금 시작해도 괜찮습니다. 물론 아프리카나 중동 일부 국가들 같은 경우는 리스크가 크다는 점도 고려하는 게 타당할 겁니다.”아무런 근거 없이 무작정 조언해 줄 수는 없었기에 확답은 일단 유보해 둔 채.‘지금 보기에는 아주 좋아 보여도, 시장 상황은 얼마든지 변할 수 있으니 다음 순간에 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누가 알겠어?’‘투자한다고 해서 반드시 큰 이익을 얻는 것도 아니고.’한번 그 길로 빠지면 한동안 나오지 못할 가능성도 꽤 높았다.‘역시 신중한 게 상책이야.’“강 대표님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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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3화 우스운 일

두 사람은 대화가 아주 잘 통했다.옆에 있던 성연은 끼어들 틈도 없었다.그래서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두 사람, 뭐 마실래요? 제가 커피를 좀 뽑아 올게요.”무진이 먼저 성연의 손을 가볍게 잡았다가 놓았다.“나는 다 괜찮아. 네가 원하는 걸로 가져다줘.”무진은 성연이 심심해할까 염려가 되었다.소지한도 옆에서 총알같이 대답했다.“저도 강 대표님과 같이요.”성연이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카운터로 다가갔다.성연이 점점 멀어지는 것을 보던 무진이 고개를 돌려 소지한을 똑바로 쳐다보며 기회를 포착한 듯이 다그쳐 묻기 시작했다.“소지한 씨, 혹시 목현수라는 사람에 대해 들어 본 적 있습니까?”소지한은 강무진이 왜 갑자기 목현수의 이름을 언급하는지 고개를 갸우뚱했다.그러나 조금 전 자신의 사업에 대해 무진이 기탄없이 조언해 준 걸 생각해서 소지한 역시 사실대로 말했다.“목현수에 대해서라면 잘 압니다. 왜 그러십니까? 강 대표님.”자신과 목현수의 사이를 말할라치면 아주 오래 전으로 거슬러가야 한다.“목현수 씨를 본 적이 있습니까?” 목현수라는 인물을 언급하면서부터 무진의 표정이 짐짓 굳어졌다.달리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무진의 기운이 싸늘하게 변하는 게 피부로 느껴졌다. 다시 성연을 떠올리던 소지한은 바로 간파했다. ‘이건 강무진이 목현수를 무척 의식하고 있다는 건데, 음, 연적이 될까 걱정하는 거지?그러나 목현수가 아주 강력한 상대인 건 분명했다. 성연의 마음속에 아주 큰 자리를 차지할 정도로.“만난 적이 있긴 한데, 강 대표님은 어떤 부분에 대해 알고 싶으신가요?” 소지한이 물었다.“성연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 알고 싶어요.” 무진은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목현수라는 인물의 존재를 알고 돌아온 후, 무진 역시 목현수에 대해 조사한 자료를 가지고 있었다.하지만 묵서한에 대한 것들은 대부분 최고의 보안등급으로 여겨져, 일부 기본적인 자료들 외에는 별다른 내용이 없었다.이른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 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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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4화 같이 영화를 보러 갈래요?

소지한은 곧 입을 열어 목현수에 대해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들을 말했다.“목현수는 아주 대단한 사람입니다. 성연이의 사형인데, 놀라운 의술을 가졌죠. 그런데 성연의 스승이 목현수를 사문에서 쫓아냈다고 합니다. 구체적인 사정은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나 묵현수는 예전부터 한결같이 암암리에 성연을 보호하고 있어요.”애초에 목현수가 사문을 떠났을 때, 상심한 성연이 한동안 자신을 찾아와서 울며불며 하소연하기도 했다.‘하지만 이런 얘기는 강무진 앞에서 할 필요가 없지.’성연이에게 있어서 목현수가 아주 좋은 사형인 것은 확실하다.자초지종을 듣고 난 무진은 마음이 좀 불편해졌다.목현수가 유럽에 출현하는 것에 그치지 않을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지난 시간, 무엇보다 자신이 아직 성연과 만나지 않았을 때에도 그는 계속 성연의 곁에 존재하고 있었다.무진은 자신의 능력이 부족하다고 여겨졌다.성연이에 충분히 잘해 주지도 못했다.성연의 주변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모두 자신이보다 더 오랜 시간 성연과 함께 했다. 심지어 자신은 성연이 위험할 때 옆에서 지켜보며 보호할 방법이 없었다.무진의 안색이 점점 침중해지자, 소지한은 속으로 기억을 떠올려 봤다.‘설마 내가 두 사람을 비교하는 말을 한 건 아니겠지?’이런 것들이 무진에게 있어서 무엇을 의미하는지 소지한은 영원히 모를 것이다.소지한은 자신이 한 말들 때문에 성연과 무진의 관계에 영향을 주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소지한이 슬쩍 웃으며 말했다.“하지만, 강 대표님, 너무 많이 걱정하지 마세요. 성연 씨가 진짜 강 대표님을 좋아한다는 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이것이야 말로 제일 중요한 거죠.”무진은 소지한의 말을 듣고 마음이 다소 안정되었다.커피를 뽑아 돌아온 성연의 눈에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는 두 사람이 들어왔다.‘분위기가 어째 상당히 진지한 것 같은데?’성연은 무진과 소지한의 테이블 위에 커피를 올려놓으며 물었다.“왜 그래요? 뭐가 그렇게 심각해 보여요?”소지한은 해명하고 나섰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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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5화 밀려드는 주문

“어디예요?” 호텔 로비에 선 여자가 수상쩍은 모습으로 부지런히 주변의 동향을 살피고 있다.“301호야, 올라와.” 휴대폰 건너편에서 남자의 음성이 들려왔다.어둠 속에 묻혀 있던 신형이 걸어나왔다. 바로 조수경이다.모자와 선글라스를 착용해서 얼굴을 철저하게 가린 상태.위층으로 올라간 조수경은 모자를 벗어 손에 들었다.똑, 똑, 똑.301호 안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방 문이 열렸다.그리고 조수경을 안으로 홱 끌어당기더니 곧바로 얼굴을 덮치며 입술을 부딪혀왔다.남자의 목을 반쯤 껴안은 조수경이 손으로 살짝 밀어내는 제스처를 취했다. 거부하는 듯하면서도 적극 입을 맞추는 태도였다.키스를 끝낸 후, 조수경이 손가락으로 남자의 이마를 살짝 짚으며 따졌다.“왜 이렇게 조급하게 굴어요?”조수경을 끌어안고 있는 손민철의 두 눈에 정욕이 끓어오르고 있었다.“그러는 넌?”조수경이 코웃음을 치며 먼저 키스를 시작했다.한밤중이 되어서야 비로소 잠잠해진 두 사람.손끝에 담배를 끼운 채 침대보드에 기댄 손민철. 사람의 어깨 위에 올라앉은 작은 새처럼 조수경이 손민철의 어깨에 기대어 있다.“지난번에 말했던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조수경의 손끝이 손민철의 가슴을 따라 가볍게 미끄러졌다.손민철이 끙 하는 신음소리를 내더니 몸을 돌려 조수경의 몸 위로 올라갔다.“오늘 밤 나를 찾아온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지?”조수경이 간드러지게 웃자 눈이 가느다랗게 접혔다.“당연히 당신이 그리웠기 때문이죠.”손민철이 조수경의 입술을 깊이 베어 물었다.“내가 널 도울 거야.”적극적인 조수경 앞에서 손민철은 저항 능력이 전혀 없었다.“역시 우리 민철 씨가 진짜 남자야.” 조수경은 능동적으로 손민철의 몸 위에 올라앉았다. 하지만 눈에는 혐오의 기색이 떠올랐다 사라졌다.송성연이 돌아오지 않았더라면, 손민철에게 이런 부탁을 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송성연은 시한폭탄과도 같은 존재. 언제든지 강씨 집안과 WS그룹에서 자신을 쫓아낼 수 있었다.지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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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6화 너무 겸손한 것도 좋지 않아요

며칠 동안 조사를 진행했지만, 손건호는 이상한 정황을 조금도 발견하지 못했다.사실대로 보스 무진에게 보고했지만, 여전히 수상한 점이 있는 것으로 보였다.잠시 생각에 잠겼던 무진이 말했다.“계속 관찰해 봐.”손건호가 나간 뒤, 대표실 밖에서 다시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다.“들어와.”들어온 사람은 사업부 팀장이었다. 그리고 그 뒤를 조수경이 따라 들어왔다.“대표님, 여기 저희 팀의 실적 보고서입니다.” 사업부 팀장이 관련 서류를 무진의 데스크 위에 올려놓았다.이런 현저한 실적이 있으면, 팀장의 말에 힘이 많이 실렸다.의심의 여지없이 조수경의 실적이 가장 높았다.혼자서 사업부의 실적을 이렇게 끌어올린 것이다.“훌륭하군요.” 무진이 보고서를 잠시 훑은 후에 데스크 위에 내려놓았다.사업부 팀장이 두 손을 비비면서 말했다.“그렇습니다, 대표님. 조수경 씨의 업무 능력은 저희 모두가 직접 눈으로 확인했습니다, 일개 직원으로 그냥 두기에는 실력을 너무 낭비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무진이 담담하게 말했다. “그냥 말씀하세요.”사업부 팀장은 슬쩍 조수경을 돌아본 후에 다시 말했다.“제 생각에는 조수경 씨를 끌어올려서 이 팀의 부팀장으로 삼고 싶습니다. 이렇게 하면, 밑의 직원들에게 좋은 본보기도 될 수 있을 겁니다. 조수경 씨의 실력이면 모두들 승복할 겁니다.”조수경의 마음은 당연히 즐거웠다.승진, 자신이 강무진에게 한 걸음 더 가까워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그러나 표면적으로는 계속 사양하면서 아울러 상당히 난감하다는 태도를 취했다.“대표님, 팀장님, 저는 진짜 그 직책을 감당하기엔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회사에 들어온 지도 얼마되지 않고요. 부팀장 자리는 경력이 더 있는 사람이 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 저는 아닌 것 같습니다.”조수경의 겸손한 모습을 보면서 팀장은 속으로 조수경이 더 마음에 들었다.‘조수경, 나이는 어리지만 교만하지도 성급하지도 않아. 앞으로 더 높이 올라갈 게 분명해.’팀장은 무진에게 더 강력하게 조수경을 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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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7화 좀 웃을 수 없어요?

무진은 잠시 한가한 틈을 빌어 성연과 내내 함께 시간을 보냈다. 산과 들로 쫓아다니면서.북성의 명소들과 주변의 놀이 기구들은 빠짐없이 모두 즐겼다.오늘 두 사람이 찾아온 곳은 한 고성.고성과 현지인들의 복식과 장신구는 농후한 고전 느낌을 간직하고 있어서 독특한 분위기를 풍겼다.나무로 지어진 집들과 글자를 새긴 상점 입구의 간판들은 이 지역의 독특한 문화와 고풍스럽고 신비한 환경을 더욱 음미하게 했다.성연은 이런 곳에 처음 와서인지 아주 신기했다.마음속으로 아주 깊이 공감하게 되었다.‘수천 년 이어진 우리 문화는 광대하고 심오해. 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건 너무 적어.’“먹을래?” 귓가에 매력적인 소리가 들려왔다.고개를 들자, 무진이 밝고 선명한 색의 탕후루 두 개를 들고서 그녀 앞에 놓았다.설탕 시럽을 듬뿍 바른 탕후루는 햇빛 아래서 매혹적인 광택을 빛내고 있었다.성연이 혀로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먹을래요!”그녀는 한 손에 하나씩 탕후루를 쥐었다. 무진은 시시때때로 냅킨으로 성연의 입술 주위에 묻은 설탕 얼룩을 닦아주었다.성연이 두 번째 탕후루를 먹으면서 무진의 입가에 탕후루 꼬치를 갖다 대었다.“아주 맛있어요.”성연의 빛나는 눈동자에 담긴 기대감에 무진은 차마 거절하지 못한 채 달짝지근해 보이는 탕후루를 힐끗 쳐다보았다.한 알을 먹은 그는 태연하게 말했다. “아주 맛있네.”“그렇죠?” 성연은 탕후루를 다시 그의 앞에 내밀었다. “더 먹을래요?”고개를 저은 무진은 한 걸음 뒤로 물러나며 작게 헛기침을 내뱉었다.“너 먹어.”무진을 보지 않은 채 몸을 돌린 성연은 다시 눈앞에 나타난 다른 새로운 것들에 빠져들었다.그 틈을 탄 무진이 한 번에 물을 반 병이나 비운 뒤에야 입안에 남은 달짝지근한 느낌을 씻을 수 있었다.“무진 씨, 자, 우리 사진 한 장 찍어요.” 일찌감치 탕후루를 다 먹어 치운 성연이 한쪽에 세워진 벽 앞에 섰다.벽에는 목을 맞댄 원앙 두 마리가 새겨져 있었다.휴대폰을 꺼낸 무진이 성연의 사진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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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8화 통쾌하게 죽이게 해줄게

성현과 무진의 뒤를 쫓던 인물은 고성 주변을 빠르게 누비고 있었다.이리저리 여러 차례 뱅뱅 돈 후에 사람들의 추적을 피해 한 찻집으로 들어왔다.찻집 안의 룸에는 훤칠한 체구의 남자가 꽃을 조각한 의자에 앉아 있었다. 차를 따르는 동작은 막힘이 없이 아주 자연스러웠다.“미스터 안, 두 사람을 바로 없애 버릴까?” 말하는 남자의 얼굴에는 턱에서 광대뼈까지 죽 그어진 칼자국이 있었고, 입에서 나오는 말도 잔인하기 그지없었다.안진검은 서두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적당한 동작으로 맞은편의 남자에게 차를 따라주며 말했다.“가볍게 보지 말고 계속 추적해.”적호의 온몸에서 살기가 넘쳐났다. 혈관 내에서는 피에 굶주린 흥분감이 흘러넘쳤다.그러나 일격에 죽이는 건 결코 안진검이 원하는 게 아니었다.안진검의 맞은편에 엉덩이를 깔고 앉아 차를 한 모금 들이켰다 금방 도로 토해냈다.“퉤퉤퉤, 이건 뭐야, 쓰고 떫은 이런 걸 어떻게 좋아하는지 모르겠군.”안진검은 찻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다.“차를 음미하면서 중시하는 건 인내심이야. 오직 한 겹 한 겹 음미해 나가야만 차의 달콤함을 맛볼 수 있지. 한번에 들이켜는 건 좋은 차를 낭비하는 것에 불과해. 우리 계획도 이와 같은 이치야. 그물을 넓게 펼쳐야 큰 물고기를 낚을 수 있듯이.”안진검의 품위 넘치는 말을 듣던 적호가 바로 손사래를 쳤다.“그래, 당신 말 대로 할 테니 계획이 있으면 얼른 말해. 나는 이미 기다릴 수 없을 지경이야.”“당신이 칼에 피를 공급하는 건 알고 있어. 기회가 있으면 통쾌하게 죽이게 해줄게.” 안진검은 잔에 든 차를 한 번에 다 마셨다.허허 웃는 적호의 눈에 핏발이 섰다.고성 주변의 오래된 마을은 북성에서 가깝지는 않았다.무진과 성연은 현지의 호텔에 바로 투숙했다.“오늘 우리를 미행하던 사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 성연은 침대에 다리를 꼬고 앉은 채 생각에 잠긴 듯했다.“프로였어.” 무진이 눈썹 앞머리를 치켜 세웠다.“그럼 당장 돌아가야 하는 거 아니에요?” 성연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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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9화 난 진심이야

밤의 장막이 내리자, 고성 안에서는 고개만 들면 밤하늘에 가득한 별을 볼 수 있었다.빽빽하게 빛나는 별들이 고성을 별빛으로 감싸면서 고성에 신비한 베일을 덧입혔다.성연은 식당 위쪽에 있어서 고성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다.둔치 옆에는 초롱이 걸려 있었고, 때때로 유람선이 물길을 천천히 가로질렀다.이런 평온하고 한적한 생활 스타일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성연은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저녁을 다 먹은 뒤, 무진은 성연의 손을 잡고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둔치를 따라 산책했다.한 집 건너 한 집 식으로 100% 수공예 노점들이 늘어져 있었다.종이우산과 여우 가면, 그리고 수제 자수를 놓은 향주머니도 보였다.성연은 붉은색 향주머니 두 개를 들어올렸다. 잉어 두 마리를 아주 정교하게 수를 놓은 향주머니는 생동감이 넘쳤다.향주머니를 산 성연은 무진에게 하나를 건넸다.“자, 우리 두 사람 각자 하나씩 가져요. 잃어버리면 안 돼요.”성연이 정식으로 무진에게 선물을 한 것은 이게 처음이다.하찮은 물건이지만 성연의 정성을 가득 담고 있었다.“그래.”무진은 향주머니를 양복의 안주머니에 넣어서 소중하게 지니겠다는 뜻을 표시했다.무진의 팔을 잡은 성연의 입꼬리가 멈추지 않고 계속 올라갔다.그들은 식당에서 호텔까지 걸어갔다.어두컴컴한 빛이 두 사람의 그림자를 길게 늘어뜨렸다.성연은 무진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평생 이렇게 지내면 좋겠어요.”“네가 바로 내 평생이야.” 다소 썰렁한 목소리였지만 더할 나위 없이 진지하고 정중하게 약속했다.코가 시큰거리자 성연이 무진의 팔을 콕 찔렀다.“왜 갑자기 그렇게 말해서 사람을 감동시키는 거예요?”“난 진심이야.”성연의 어깨를 붙잡은 무진. 아득할 정도로 깊고 검은 무진의 눈동자가 성연의 눈을 똑바로 비추었다.잠시 멍해 있던 성연은 점차 그의 눈에 비친 표정에 이끌리면서 천천히 눈을 감았다.두 사람은 온 하늘의 별빛 아래에 서 있었다.서로의 신념이 지척에 있었고 분위기도 딱 맞았다.무진이 천천히 다가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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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0화 유일한 약점

북성으로 돌아온 무진은 잠시도 쉬지 못한 채 바로 더 많은 수하들을 모았다.이터너티의 용병들까지 모두 출동했다.이터너티는 그들 조직에만 속하는 방대한 인맥을 가지고 있다.그 인맥으로 전국 구석구석까지도 침투할 수 있다.한밤중의 엠파이어 하우스. 사람들은 모두 잠들었고, 서재에만 불이 환하게 켜져 있다.돌아온 후 잠이 들었던 성연이 깼을 때까지도 무진은 계속 쉬지 못했다.아래층에 내려간 성연은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을 가지고 국수를 말아 무진에게 들고 갔다.얇은 옷을 걸친 채 데스크 앞의 의자에 앉아 있는 무진. 밤을 지새운 눈에는 핏발이 서 있어 몹시 피곤해 보였다.“어떻게 그렇게 얇게 입었어요? 자기 몸이 안 좋은 걸 알면서도 왜 몸을 아낄 줄 몰라요?” 책상 위에 국수를 놓고 돌아간 성연은 담요를 가져와서 무진의 몸을 덮었다.무진은 말없이 몸에 담요를 단단히 둘렀다.성연이 어쩌지 못하고 다시 잔소리하기도 했지만, 무진 역시 자신의 건강을 걱정하기 때문이다.성연은 국수를 테이블 위에 올린 후 앞으로 밀며 말했다.“국수가 아직 따뜻해요. 뜨거울 때 먹어요. 보니까 무진 씨 저녁도 별로 안 먹은 것 같던데, 또 이렇게 밤을 샌 거예요?”성연은 입으로는 잔소리투성이지만, 구구절절 관심과 애정이 듬뿍 담긴 말이었다.또 무진이 너무 짜게 먹지 않도록 따뜻한 물을 한쪽에 따라주었다. ‘성연이, 말투는 날카로운 듯해도 역시 마음은 부드러워.’무진의 마음도 따뜻해져서 국수를 들고 먹기 시작했다.“수고했어.”가볍게 한숨을 쉰 성연이 턱을 괸 채 무진의 곁에 앉았다.“일이 진짜 그렇게 까다로워요?”“까다로운 편은 아니야. 조사해 보면 아무래도 좀 안심이 되겠지.”‘미행한 대상은 나와 성연이야.’‘목표는 우리 두 사람, 또는 두 사람 중 한 명이야.’누가 목표이든 그들은 아주 위험한 상황에 처했었다.’누군지 빨리 알아내야지 좀더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을 것.성연은 확실하게 깨달았다.“내가 여기 있어 줄게요.” 성연은 무진이 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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