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지한이 이 멘트를 날리며 웃는 표정을 짓자, 무대 아래의 팬들이 바로 웃음을 터뜨리며 고조되었던 분위기가 다소 느슨하게 바뀌었다.무진도 자리에서 일어나 가벼운 목례로 소지한에게 화답했다.이때 소지한은 무진의 곁에 앉아 있는 여자를 보는 순간, 가슴이 덜컹했다.자신이 성연을 위해 준비한 좌석에서는 사람들 시선을 끄는 강무진 일행을 볼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이런, 큰일 났군.’자신이 사고를 친 것 같았다.강무진이 오늘 자신의 가족들뿐만 아니라 성연이 아닌 여자도 데리고 올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초조한 마음이 들었지만, 공연 중에 이런 저런 것들을 생각할 수가 없었다.결국 아무 일도 없는 척 공연을 시작할 수밖에 없는 소지한이다.첫 번째 곡은 부드러운 발라드. 데뷔 이후 늘 함께 해 준 팬들을 위해 소지한 본인이 직접 작곡한 곡이었다.소지한이 무진의 이름을 언급하자, 조수경은 그걸로 무진과 대화를 나눌 화제를 삼았다.“무진 오빠, 소지한이 오빠를 알고 있네요.”아주 편안한 자세로 좌석에 앉아 있는 무진은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기운을 풍겼다.“예전에 같이 컬래버한 적이 있어.”조수경이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몹시 놀란 표정을 지었다.“아, 아쉽네요. 좀더 일찍 WS그룹에 왔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럼 내 우상을 가까이서 만나볼 수도 있었을 텐데.”조수경이 방금 한 이 말은 거짓말이었다.소지한, 딱히 좋아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이번 콘서트를 이용해서 무진과의 거리를 좁히고 싶었을 뿐.“기회가 있겠지.”간단히 대답한 무진이 무대를 향해 바라보자, 더 이상 말을 잇기 어려웠던 조수경 역시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돌려 열심히 공연을 보는 척했다.그들 뒤에 앉아 있던 성연은 무진 쪽의 상황을 잊지 않고 관찰했다.무진의 뒷모습을 바라보자, 대화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성연의 눈에 들어왔다.가까이 앉은 두 사람, 아주 다정해 보였다.그때, 성연의 이상한 점이 눈에 띄었다.자신의 자리에 앉은 무진의 몸은 전혀 움직임이 없다
최신 업데이트 : 2024-10-14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