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사모님의 좌충우돌 신혼 일기의 모든 챕터: 챕터 1381 - 챕터 1390

1504 챕터

제1381화 다같이 가서 즐겨 보자구나

무진은 직접 운전해서 할머니 안금여를 데리러 고택으로 향했다.조수경은 무진이 온다는 소식에 속으로 기뻐서 어쩔 줄을 몰랐다.얼른 위층 침실로 올라가서 입고 있던 평상복에서 흰색 원피스로 갈아입었다.허리 부분에 펀칭이 들어간 원피스는 일견 청순해 보이면서도 맨살이 살짝 비칠 때면 섹시함을 더했다. 순수한 듯 요염한 자태가 사람들의 시선을 확 끌어당겼다.조수경이 야심만만하게 준비한 원피스였다.마지막으로 입술에 립스틱을 바른 후에 아래층으로 내려간 조수경은 다소곳하니 안금여의 앞에 앉았다.조수경의 분위기가 조금 바뀐 것 같다고 생각하는 안금여. 하지만 젊은 여자아이들이야 예쁘게 꾸미는 걸 좋아하는 게 정상이니까 하며 조수경을 놀렸다.“수경아, 갑자기 왜 이렇게 예쁘게 치장한 거야?”침실에서 나올 때 이미 말을 할 준비해 두었던 조수경은 조금도 긴장한 기색도 없이, 하지만 좀 부끄럽다는 듯이 대답했다. “할머니, 스타를 만나러 가는데 당연히 예쁘게 보이도록 하고 가야죠.”안금여가 웃으며 동의했다. “그건 또 그렇네.”현관문 바깥에서 자동차 엔진 소리가 들렸다. 안금여가 반응하기도 전에 먼저 일어나 현관을 나서는 조수경의 동작에 감추지 못한 조급함이 묻어났다.“제가 가서 무진 오빠가 도착한 건지 살펴볼게요.”안금여 또한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저 자신의 우상을 만난다는 생각에 무척 흥분했나 보다 여겼을 뿐.무진이 맞았다. 출근할 때 입었던 슈트 차림의 무진은 금욕적이면서 시크해 보였다.보는 순간 강렬한 정복욕을 불러일으켰다. 조수경은 마음속으로 무진에게 어울리는 여자는 자신뿐이라고 생각했다.스커트 밑단을 쥔 채 무진 앞으로 총총 뛰어간 조수경은 애교가 똑똑 떨어질 듯한 음성으로 무진을 맞았다.“무진 오빠, 왔군요.”조수경을 한 차례 일별한 무진은 바로 시선을 돌리며 그녀를 지나쳐 거실 안으로 들어갔다.“할머니는?”조수경은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얼마나 오랜 시간 공들여 치장을 했는데, 강무진은 자신을 거들떠도 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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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2화 친밀한 자세

“강 대표님, 오셨습니까? 이쪽으로 오시죠.” 백스테이지에 있던 사람이 강무진이 표를 예매해서 입장했다는 소식에 특별히 사람을 보내 안내했다.무진이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한 걸음 비켜섰다.“할머니, 고모, 고모부, 먼저 들어가시죠.”조수경이 안금여를 부축해서 먼저 지나간 후에 강운경과 조승호가 뒤따라 들어갔다. 그리고 무진이 마지막으로 공연장에 들어섰다.공연장에 들어서자 귀청이 터질 듯한 함성이 귓가를 울렸다.“소지한!”“소지한!”“와아아!!!”엄청난 함성에 무대가 떠나갈 것 같았다.이렇게 소란스러운 장소를 좋아하지 않았던 무진은 눈살을 찌푸린 채 할머니 안금여를 돌아보았다. 다행히 안금여의 얼굴에 불편한 기색이 보이지 않자 안심했다.공연장을 꽉 채운 팬들이 화려한 LED 조명으로 빛나는 응원봉을 무대 아래에서 열정적으로 흔들어댔다.무진이 예매한 좌석은 VIP석.무대와 가깝고 시야가 가장 좋은 위치였다. 주위의 일반 관객들과 따로 구분된 위치가 아주 눈에 띄었다.무진 일행이 착석하자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그들에게 쏠렸다.북성에서 너무나 잘 알려진 무진이다 보니 곧바로 그들을 알아보는 사람이 생겼다.많은 사람들이 휴대폰을 들고 무진 일행을 촬영하기 시작했다.관객들 속에서 놀라 숨을 들이켜는 소리와 감탄의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왔다.“와, 북성 제일의 셀럽과 함께 공연을 관람하는 날이 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어.”“역시 우리 스타야. 영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세상에 강무진도 공연 보러 왔어.”“...”대형 음향기기에서 울리는 소리, 관객들의 함성 등으로 인해 주변에서 떠드는 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하지만 이런 장소에 오게 되면 대중의 시선에 노출되는 건 불가피한 일.차분한 표정을 한 무진은 안금여의 곁으로 다가가 한쪽 무릎을 살짝 굽히며 말했다.“할머니, 조용한 발라드만 들을 수 있어요. 뒤로 가면 모두 템포가 빠른 곡들이라 격렬한 안무에 맞춰 공연할 거예요. 그 전에 우리는 돌아가도록 하죠. 음향이 너무 세서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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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3화 우리는 한가족이야

강운경과 조승호도 안금여의 옆 자리에 앉았다. 강운경 역시 공연장 내 분위기에 영향을 받아 조금씩 흥분되기 시작했다.온 가족이 함께 이런 공연을 관람하고, 이것도 꽤 신기한 경험인 것 같았다.조승호도 얼굴에 엷은 미소를 띈 채 시시때때로 강운경이 건네는 말을 받아주고 있었다.“당신과 결혼하고 그 많은 세월이 지났지만, 당신 날 콘서트에 초대한 적은 없었어요. 오늘 관람도 수경이 덕분이에요.” 강운경이 조승호에게 투덜대기 시작했다.조승호가 계면쩍게 웃으며 변명했다.“그 동안 일이 바빴잖아? 봐 줘.”강운경이 자신의 이름을 언급하자 조승호의 얼굴에 난처한 기색이 어렸다. 옆에 있던 조수경이 얼른 조승호를 거들며 끼어들었다.“고모님, 마음에 드시면 앞으로 우리 자주 와요.”구명줄이 내려왔다 싶은 조승호는 감동한 눈빛으로 조수경을 쳐다본 후 맞장구를 쳤다.“그래, 우리 가족 앞으로 자주 오도록 하자.”두 사람의 맞장구에 흥하고 콧방귀를 뀌었지만, 강운경의 얼굴 표정은 많이 누그러져 있었다.강운경의 호감을 산 조수경은 일부러 안금여의 곁에 앉았다.자리에 앉은 후에 고개를 옆으로 돌려 나긋나긋한 음성으로 무진에게 말했다.“무진 오빠, 매일 업무로 바쁘니 공연을 보며 좀 쉬도록 해요. 공연을 보면서 스트레스를 줄일 수도 있잖아요. 내가 여기서 할머니를 돌볼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말고요.”모든 사람들의 감정을 하나하나 살피는 듯한 모습이 조수경을 아주 세심한 사람으로 보이게 했다.조금전까지 무진은 속으로 할머니를 이곳까지 데려온 조수경을 원망하고 있었다. 그러나 가족들을 생각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 무진은 조수경을 냉담하게 대하기가 힘들었다.그다지 친절한 음성은 아니었지만 무진은 예의상 말했다. “번거롭게 해서 미안하군.”조수경이 입술을 오물거리며 말했다.“번거롭지 않아요. 할머니가 즐거우시면 돼요.”무진과 이야기를 끝낸 조수경은 다시 고개를 돌려 안금여와 대화를 나누며 음성을 살짝 키워 무진이 들을 수 있게 했다.“할머니,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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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4화 어린 여자아이일 뿐

콘서트가 막 시작되려던 참에 성연도 공연이 열리는 경기장에 도착했다.비교적 앞에 위치한 성연의 자리는 소지한이 준비한 것. 당연히 공연 관람하기 아주 좋은 위치였다.자리에 앉던 성연의 눈에 VIP석에 앉아 있는 무진을 비롯한 강씨 집안 사람들과 조수경이 들어왔다.그 순간 그들 뒤에 앉아 있는 자신이 마치 외부인처럼 느껴졌다.순식간에 성연의 마음이 온갖 감정들로 들끓었다.속으로 오만 생각들이 들었다.‘무진 씨는 왜 자신과는 같이 콘서트를 보러 오지 않았지? 그리고 저 두 사람 왜 저렇게 가까이 앉은 건데?’성연은 즐거웠던 마음이 순식간에 산산이 찢어졌다.혼자 속으로 어떻게 무진 씨를 놀라게 해줄까 생각하며 천리길을 달려왔던 성연. 수업을 조기 이수하며 제일 먼저 생각한 이도 무진이었다.그런데 지금 저런 장면을 눈에 담게 되다니.입술을 꽉 깨문 성연은 마음이 아팠다. 아무리 강인하다고 해도 성연은 아직 어린 여자아이일 뿐이었다.이렇게 좋아하게 된 사람은 처음이었다.가슴 가득 기쁜 마음을 품고 왔는데,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가 다른 여자와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어떻게 괜찮을 수 있겠는가?성연은 돌연 가슴이 답답해졌다. 서로 완전히 믿기만 한다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을 줄 알았다.그러나 자신도 결국은 보통 사람이었다. 이런 상황을 대범하게 넘길 수가 없는.두 사람 사이에 아무것도 없음을 알면서도 저런 모습을 보는 순간 무심히 넘길 수가 없었다.공연장 내 여기저기서 갑자기 비명이 울렸다.성연이 앞을 쳐다보니 소지한이 등장했다.화이트 셔츠에 품이 넉넉한 슬랙스 차림의 소지한. 어린 나이도 아니었지만 아주 보이시한 느낌이 물씬 풍기는 스타일링이다.몸을 살짝 굽힌 소지한이 무대 아래의 관중들을 향해 양쪽 발을 꼰 채 한 팔은 허리 뒤로 한 팔은 넓게 벌리며 인사했다.“여러분, 반가워요!”“와아, 반가워요...”성연을 둘러싼 어린 여자 팬들이 거의 고함을 지르다시피 하며 함성을 외쳤다. 성연은 그들의 목이 상하지나 않을까 진심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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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5화 기회가 있겠지

소지한이 이 멘트를 날리며 웃는 표정을 짓자, 무대 아래의 팬들이 바로 웃음을 터뜨리며 고조되었던 분위기가 다소 느슨하게 바뀌었다.무진도 자리에서 일어나 가벼운 목례로 소지한에게 화답했다.이때 소지한은 무진의 곁에 앉아 있는 여자를 보는 순간, 가슴이 덜컹했다.자신이 성연을 위해 준비한 좌석에서는 사람들 시선을 끄는 강무진 일행을 볼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이런, 큰일 났군.’자신이 사고를 친 것 같았다.강무진이 오늘 자신의 가족들뿐만 아니라 성연이 아닌 여자도 데리고 올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초조한 마음이 들었지만, 공연 중에 이런 저런 것들을 생각할 수가 없었다.결국 아무 일도 없는 척 공연을 시작할 수밖에 없는 소지한이다.첫 번째 곡은 부드러운 발라드. 데뷔 이후 늘 함께 해 준 팬들을 위해 소지한 본인이 직접 작곡한 곡이었다.소지한이 무진의 이름을 언급하자, 조수경은 그걸로 무진과 대화를 나눌 화제를 삼았다.“무진 오빠, 소지한이 오빠를 알고 있네요.”아주 편안한 자세로 좌석에 앉아 있는 무진은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기운을 풍겼다.“예전에 같이 컬래버한 적이 있어.”조수경이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몹시 놀란 표정을 지었다.“아, 아쉽네요. 좀더 일찍 WS그룹에 왔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럼 내 우상을 가까이서 만나볼 수도 있었을 텐데.”조수경이 방금 한 이 말은 거짓말이었다.소지한, 딱히 좋아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이번 콘서트를 이용해서 무진과의 거리를 좁히고 싶었을 뿐.“기회가 있겠지.”간단히 대답한 무진이 무대를 향해 바라보자, 더 이상 말을 잇기 어려웠던 조수경 역시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돌려 열심히 공연을 보는 척했다.그들 뒤에 앉아 있던 성연은 무진 쪽의 상황을 잊지 않고 관찰했다.무진의 뒷모습을 바라보자, 대화하는 두 사람의 모습이 성연의 눈에 들어왔다.가까이 앉은 두 사람, 아주 다정해 보였다.그때, 성연의 이상한 점이 눈에 띄었다.자신의 자리에 앉은 무진의 몸은 전혀 움직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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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6화 같이 한 잔 해요

콘서트가 끝날 때까지 무진은 가까이서 콘서트를 관람하고 있던 성연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렇게 가까이 있었음에도.공연이 끝나고 여운이 남았던 안금여 일행은 기회가 되면 다시 이런 시간을 함께 가지자고 말했다.무진은 할머니 안금여와 조수경, 고모 강운경과 고모부 조승호를 고택까지 배웅했다.늦은 시간이 되어서야 집에 도착했다.평소 아주 규칙적인 일과 시간을 보내다가 오늘 늦은 시간까지 깨어 있었던 안금여는 이미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다.즉시 강운경의 부축 하에 안금여가 침실로 들어가자 조승호도 자신의 침실로 올라갔다.거실에는 곧 무진과 조수경 두 사람만 남았다.조수경은 무진의 맞은편에 앉았다.“무진 오빠, 오늘 정말 즐거웠어요. 소지한의 콘서트를 직접 보게 되다니. 너무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무진 오빠, 정말 고마워요. 제 꿈을 이루어 줘서.”조수경의 눈이 감동의 빛으로 가득했다. 이어 새까만 두 눈이 무진을 담았다.조수경은 남자의 마음을 제대로 주무를 줄 알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손민철이 그녀 주변을 뱅뱅 맴돌지 않을 것이다.남자는 자고로 남성성이 강한 존재라, 여자가 숭배와 의존의 감정을 조금만 드러내도 쉽게 동정했다.그러나 강무진은 예외였다.무진이 다소 무덤덤하게 대답했다.“별 대단한 일도 아니야. 할머니가 즐거워하셨으니 됐어.”무진의 뜻은 아주 명확하다. 가족을 위해서였지, 조수경과는 관계가 없다는 의미.무진의 말에 조수경의 얼굴이 순간 굳어지며 미소 또한 부자연스러웠다. 하지만 다음 계획을 생각하는 조수경의 눈동자가 잠시 어두운 빛을 띄었다. 그리고 금세 평소의 표정으로 되돌아왔다.조수경이 고개를 숙였다. 조명을 받은 그녀의 옆얼굴은 더 연약해 보였다.“가족을 제외하고, 이 집안 분들이 저에게 가장 좋은 분들이에요. 집에 그런 일이 있고 난 다음부터...”잠시 말을 멈추고 무진을 바라보는 조수경의 눈에 물빛이 어른거렸다.“제가 따뜻함을 느낀 유일한 분들이에요. 정말 고맙습니다, 무진 오빠.”무진은 조수경이 상당히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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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7화 지금 무슨 짓이야?

조수경은 대화를 통해 자신에 대한 무진의 호감도를 한 단계 더 높이려 시도했다.그러나 무진의 마음을 차지한 사람이 있음을, 그래서 무진이 다른 마음을 품을 여지가 없음을 생각지 못했다.조수경에 대해 가진 감정은 기껏해야 동정심, 또 할머니 옛 지인의 손녀에 대한 존중일 뿐이었다.말이 별로 없는 무진은 조수경과 대화를 할 때에도 정신을 딴 데 팔고 있었다.늘 조수경이 서너 마디 하면 무진은 겨우 한마디 하는 정도.당연히 조수경 역시 무진이 아무런 관심이 없음을 눈치챘지만 전혀 상관없었다.그녀의 주 목적은 대화가 아니라, 무진이 와인을 마시게 하는 것이었으니까.조수경이 준비한 와인은 처음 마실 때는 아무렇지 않지만, 마시고 난 후의 뒤끝이 강했다. 머리가 어지러워지며 심하면 사고 능력을 잃거나 의식을 잃을 수도 있었다.미리 준비된 조수경의 계획이었다.아직 의식이 명료한 무진을 본 조수경이 무진의 잔에 다시 와인을 부었다.“무진 오빠, 모처럼 스트레스도 풀 겸 좀 더 마셔요. 와인에는 수면을 돕는 작용도 있대요.”와인 몇 잔에 취할 무진이 아니었기에 조수경의 속셈을 모른 채 와인을 마셨다.조수경은 재빨리 무진의 잔을 다시 채웠다.와인 병 절반 정도를 비웠다. 그 중 대부분이 무진의 식도로 넘어갔고, 조수경은 거의 마시지 않은 채 시늉만 했다.조수경은 속으로 몰래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이 정도 마셨으면 됐겠지?’‘강무진의 주량이 아무리 세도 이 와인을 이기지는 못할 거야.’잠시 상황을 지켜보던 조수경은 드디어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무진에게 더 가까이 다가갔다.그러나 무진의 몸에 점점 가까이 다가갈 때, 갑자기 무진이 벌떡 일어서며 소리쳤다.“지금 무슨 짓이야?”무진의 음성에서 매서운 한기가 느껴졌고, 얼굴 표정도 굳어 있었다.만약 조수경이 가까이 다가오지 않았다면 좋았을 터. 하지만 조수경의 동작과 행동은 정말이지 사람들의 오해를 사기 딱 좋았다.성연 외의 사람들이 자신에게 호의를 표시해 오면 무진은 자동적으로 반감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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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8화 그 여자 조심해

무진의 눈이 점점 내려오다 완전히 감기며 소파에 기댄 몸이 살짝 늘어졌다.앞에서 지켜보던 조수경은 손에 쥐고 있던 와인 잔을 내려놓았다.이번에는 경솔하게 무작정 다가가지 않은 채 맞은편에서 작은 소리로 무진의 이름을 부르며 확인했다. “무진 오빠, 괜찮아요? 취했어요?”무진의 귀에 누군가 부르는 음성이 들렸다.머리가 어질어질한 통에 일순 자신을 부르는 이가 누구인지 식별이 되지 않았다.무진이 고개를 드니 흐릿한 시야에 자신의 눈앞에 서 있는 성연이 들어왔다.알코올에 잠식된 무진의 뇌는 이미 제대로 된 사고가 불가능했다.인과 관계를 따질 수가 없었다. 그저 마음 깊이 그리던 이가 자신의 눈앞에 서 있는 것만 보일 뿐. 결국 자신의 감정을 누를 수 없었던 무진의 눈빛과 말투가 점점 부드러워지며 이름을 불렀다.“성연아.”조수경의 안색이 변했다. 이런 모습의 강무진은 처음 보았다. 마치 송성연이라는 여자만이 강무진의 모든 감정의 근원인 듯하다.조수경은 질투에 사로잡혔다.‘송성연이 진짜 그렇게나 대단해?’‘강무진이 오매불방 그리워할 정도로?’술에 취해서도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이 바로 송성연이라니.조수경은 무진을 바라보며 속에서 올라오는 쓴 맛을 억지로 밀어내렸다. ‘괜찮아.’‘아무리 사이가 좋으면 뭐해,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데.’‘아무튼 오늘 밤 역사가 일어나는 거야.’...콘서트는 대성공이었다.관객이 모두 떠난 후에야 소지한은 공연이 열렸던 경기장 백스테이지에서 편한 옷으로 갈아입었다.성연은 내내 공연장 입구의 카페에서 소지한을 기다리고 있다.밖으로 나온 소모한이 성연과 합류했다.물론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도록 머리에 비니를 푹 눌러쓴 상태.성연은 소모한에게 줄 선물로 유럽의 백화점에서 최신 이어폰을 골랐다.아무리 소지한과 친한 사이라 해도 빈손으로 올 수는 없었다.소지한에게 선물을 건네며 성연이 공연의 성공을 축하했다. “축하해.”선물이 중요한 게 아니라, 준비한 마음이 중요한 법.북성 나아가 전세계를 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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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9화 계략에 놀아나다

소지한이 피식하고 웃었다. ‘앞으로 은퇴할 테니 배워 둬야 할 것들이 많군.’‘앞으로 지금처럼 얘기할 기회가 없을지도 몰라.’소지한은 진지한 모습으로 말했다.“앞으로 관심이 있으면 같이 투자할 수도 있어.”성연은 웃음 띤 얼굴로 거절하지 않았다.소지한이라면 주변에서 서로 같이 합작하려고 혈안이 될 터. 굳이 성연 자신과 합작할 필요가 없다.단지 친구로서 성의 표시일 뿐. “참, 너 귀국했다는 소식, 아직 강씨 집안에 알리지 않았니?” 소지한이 궁금해서 물었다.성연이 있다면 그 여자가 무슨 대수겠는가. ‘사람들 정말 음흉해. 성연의 부재를 틈타 파고 들어가려 하다니.’그러나 잘 생긴 외모에, 북성 제일의 명문가라는 강무진의 조건은 사람들에게 너무 매력적이다.‘어쩐지 그렇게 많은 벌과 나비들을 끌어 들이더라니.’ “아니.” 성연이 고개를 저었다. “내가 보기에, 강 대표는 그 여자에게 별 관심 없어. 그러니 그 여자 때문에 다툴 필요 없어. 서로 감정만 상해. 그러면 그 여자의 계략에 놀아나는 거야.”성연이 아직 어리다고 생각한 소지한은 무진과 갈등을 빚을까 걱정했다.성연은 좀 마음에 안 든다는 듯이 말했다.“네 눈에 내가 그렇게 멍청해 보여?”“그런 뜻이 아니야. 그 여자, 고단수로 보여서 네가 속 상할까 걱정이야.” 소지한이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소지한의 말을 듣던 성연은 실눈을 뜬 채 입 꼬리를 올렸다. 입가에는 냉소가 넘쳐흘렀다.“만나면 그 여자에게 똑똑히 알려 줄 거야. 자신의 것이 아닌 것들은 어떤 계략을 쓴다 한들 절대 뺏어갈 수 없다는 걸.”순간 성연의 음성에 패기가 실리자 소지한이 박수를 쳤다.“맞아, 바깥의 저 사람들이 어떻게 너와 비교가 되겠니?”성연은 실소를 금치 못했다.“너 진짜...”커피를 거의 다 마셨을 때, 마침 소지한의 에이전시에서 전화를 해서 온 사방에서 소지한을 찾았다.에이전시가 소지한에게 한바탕 잔소리를 늘어놓았다.결국 참지 못한 소지한이 낮게 혀를 찼다.성연이 입을 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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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0화 절대적인 믿음

성연이 자신의 눈앞에 나타난 성연을 본 무진은 더 이상 감정을 억누를 수가 없어 비척비척 흔들리는 몸으로 소파에서 일어섰다.이것이 무진의 몸 안에 들어간 알코올이 일으킨 작용이라는 걸 조수경은 이미 잘 알고 있다.자리에서 일어난 조수경은 일부러 무진에게 가까이 다가가 비틀비틀 넘어지려는 무진을 부축했다.자신을 부축하는 사람이 성연이라고 생각한 무진은 거부하지 않은 채 몸을 맡기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성연아, 돌아왔어?”평소 무진은 잘 웃지 않는다.웃는다 해도 옅은 웃음만 지을 뿐.그러나 지금 강무진의 얼굴에 핀 웃음은 마치 녹아 흐르는 북극의 얼음 같았다.그윽한 눈동자가 순식간에 부드러워지니 부지불식간에 그 안으로 뛰어들고 싶게 한다.강무진이 송성연 앞에 보이는 모습은 모두 자신이 처음 보는 것들이다.무진의 깎은 듯이 잘생긴 옆모습에 조수경은 흠뻑 빠진 눈을 하고 있었다.‘이런 부드러운 표정은 내 것이어야 해.’‘오래지 않아 금세 내 바램을 이룰 수 있을 거야.’무진을 부축한 조수경은 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강한 페로몬에 다리가 풀리려고 했다.곧 있을 일을 생각하자 심장이 쿵쿵거리기 시작하는 조수경.참지 못한 그녀가 무진에게 속삭였다.“무진 오빠, 취했어요. 내가 부축해 줄게요.”“그래.” 성연의 곁에 있을 때면 착하게 말 잘 듣던 무진의 모습 그대로.앞에 있는 사람이 성연이라면 뭐든지 할 태세다.성연은 가족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자신이 믿을 수 있는 사람이다.무진은 지금 성연이 먼저 자신에게 다가왔다는 기쁨에 이미 정신이 혼미해진 상태다.게다가 알코올의 작용으로 사고력도 잃은 상태.조수경은 속셈이 있었다.무진이 자러 가게 도와준다고 해놓고는 무진을 자신의 침실로 데려갔다.조수경의 침실에는 짙은 향수 냄새가 풍겼다.로즈마리 향을 베이스노트로 한 향수는 조수경이 침실에 들어오면서 뿌린 것.지금 온 방 안이 로즈마리 향으로 진동을 했다.조수경의 체취와 뒤섞인 향은 무척 뇌쇄적이었다.그 향내가 무진의 코를 찌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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