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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끝 연애 시작의 모든 챕터: 챕터 461 - 챕터 470

658 챕터

제461화 욕심은 크네

의사가 떠난 후, 이건은 이진이 누운 침대 앞에 앉아 깊이 잠든 이진을 쳐다보았다.이진의 부드럽고 긴 머리는 볼 옆으로 흘러내려, 뽀얀 이마를 그대로 드러냈다.이때 이진의 이마에는 멍이 몇 개 있었고, 어떤 곳은 심지어 살이 약간 벗겨져 상처가 나기도 했다.이건은 이진의 깊이 잠든 얼굴을 보면서 입술을 오므렸는데, 한껏 기가 죽은 이건의 모습은 마치 이 모든 것들의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는 것 같았다.‘역시 내 탓이야. 우리가 공항을 나서기 전에 미리 대비책을 세웠어야 했어. 이진이 바로 내 옆에 있었는데 내가 제대로 보호하지 못했다니.’이런 생각을 하자 이건은 가슴이 답답했다.그 후 이건은 줄곧 이진의 침대 옆에 앉아 묵묵히 잠이 든 이진을 지키며, 한 걸음도 떠나지 않은 채 이진이 깨어나기를 기다렸다.이진은 눈을 뜨자마자 이건이 절박한 표정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이건의 눈동자에는 온통 걱정스러운 마음이 가득 차 있었다.이건은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 입을 살짝 벌렸는데, 그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이진이 먼저 입을 열었다.“괜찮아요, 이런 멍들은 뜨거운 수선으로 찜질하면 바로 나아질 거예요. 모두 작은 상처일 뿐이라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이진은 말하면서 일어나 침대 옆에 기대었는데, 한잠 자고 난 탓인지 이진의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이 많이 사라졌고, 방금처럼 허약해 보이지도 않았다.이건이 여전히 걱정하는 모습을 보이자, 이진은 침대에 앉은 채 두 발을 흔들며 활기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이건은 이진의 익살스러운 모습에 웃음을 터뜨리더니, 입꼬리를 올리며 손을 내밀어 이진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정말 괜찮은 가 보네. 배고프지? 내가 먹을 것 좀 가져다줄게.”이건은 말을 마친 후 몸을 돌려 방을 나섰다.바로 이때, 이진의 핸드폰이 울렸는데, 정희가 걸어온 전화였다.전화가 연결되자마자 정희의 맑고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좀 어때? 괜찮아진 거야? 어디 더 아픈 데는 없어?”“괜찮아, 그냥 이마가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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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2화 대시를 하다

이진이 국수를 다 먹은 후, 이건은 휴지 한 장을 꺼내 그녀의 입가를 닦아주며 말했다.“금요일 오전 10시, HP 그룹에서 신제품 발표회가 열리는데, 주최 측에서 나한테 초대장을 두 장이나 보냈어. 나랑 함께 가보지 않을래?”“HP 그룹? 후계자가 얼마 전에 외국 연수를 다녀온, 그 HP 그룹인 가요?”HP 그룹에서 후계자에 관한 소식들을 모두 감췄기에, 일주일 전에 돌아온 후계자는 아직까지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진도 그 후계자가 누군지 궁금했는데, 그 사람의 이름이 ‘하정수’인 것만 알고 있었다. 이건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응, 이번 발표회를 빌어 후계자가 모습을 드러낸다고 들었어.”이진은 마침 금요일에 별일이 없었기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같이 참여하기로 했다.눈 깜짝할 사이에 HP 그룹의 신제품 발표회 날이 다가왔다.아침 9시 반, 이진과 이건은 제시간에 발표회 현장에 도착했다.두 사람은 출중한 외모를 가진 것도 모자라 화려한 옷차림을 하였기에, 나타나자마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그 사람들 중에는, 구석에 잠복해 있던 발표회의 주인공인 하정수도 있었다.정수는 이진을 처음 본 순간부터 시선을 옮기지 못했다.이진은 오늘 청색의 보헤미안 스타일의 긴 치마를 입었다. 하이웨이스트 디자인은 이진의 늘씬한 몸매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고, 그 위의 무늬들은 청신하고 우아하여 이진에게 차분한 느낌을 더해줬다.‘이런 여자는 조용히 구석에서 피어나더라도 아주 눈부신 꽃이 되었을 거야. 어쩐지 윤이건의 마음을 독차지하더라니.’이런 생각을 하던 정수는, 이진의 가냘픈 뒷모습을 보고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였다. 정수는 뭔가 생각난 듯이 갑자기 입꼬리를 올리더니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이진의 곁에 있던 이건이 잠시 자리를 비우자, 정수는 웨이터를 불러 와인 한 잔을 가지고는 이진 쪽으로 걸어갔다.이건은 잠시 볼 일이 있어 자리를 비운 것이라, 떠나기 전에 이진더러 제자리에서 자신을 기다리라고 당부했다.이건의 모습이 사라진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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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3화 시험하다

이진은 뭔가 생각난 듯 다시 입을 열어 말을 이어갔다.“전 이미 결혼했기 때문에, 당신의 대시는 반드시 실패할 것이에요. 하지만 전 하정수 씨와 친구로 지내는 건 괜찮을 것 같네요.” 이 말을 듣자 정수는 눈살을 찌푸리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전 이진 씨가 솔로 일 줄 알았는데, 이미 결혼하셨다니 너무 아쉽네요.”이진은 눈썹을 찡긋거리며 웃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러나 정수는 눈 깜짝할 사이에 태도를 바꾸더니,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구처럼 이진에게 농담을 했다.“그럼 이진 씨를 훔쳐 간 ‘도둑’이 누구인지 말해줄 수 있나요? 정말 엄청 궁금하네요. 이진 씨는 어떤 남자를 좋아하시나요? 당신의 남편분은 당연히 이진 씨처럼 훌륭하고 눈부신 분이시겠죠?”누군가가 이건을 칭찬하는 말을 꺼내자, 이진은 매우 기쁜 마음에 눈을 반짝였다.이진이 정수의 질문에 대답하려던 찰나, 이건이 그들 방향으로 걸어오고 있었다.이진은 곧 눈썹을 찡긋거리며 이건의 방향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저 사람이 바로 제 남편이에요.”말을 하던 이진의 목소리는 은근히 자랑스러워 보였다.정수가 이진의 눈빛을 따라 고개를 돌리자, 이건이 다가오는 것을 보게 되었다.사실 정수는 진작에 이건이 돌아오는 것을 보았지만, 일부러 못 본 척했을 뿐이다.이건은 빠른 걸음으로 재빨리 이진에게 다가왔다.“자기야, 이 분은?”이진은 웃으며 일어서고는 이건의 팔을 잡고 그에게 소개해 주었다.“이건 씨, 이 분이 바로 PH 그룹의 후계자인 하정수 씨에요. 제가 방금 알게 된 친구이기도 해요.”이진이 자신의 이름을 소개하자, 정수는 슈트를 정리한 뒤 손에 든 술잔을 살짝 들어 예의를 갖췄다. “안녕하세요.”이건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여전히 차가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정수는 이건의 태도에 신경 쓰지 않는 듯 와인을 마시며 말했다.“방금 아름다운 이진 씨가 혼자 이곳에 외롭게 앉아있으셔서, 당연히 솔로인 줄 알았거든요. 한창 이진 씨와 이야기를 나누던 참에 남편분이 오게 될 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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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4화 행방을 알리다

이진과 이건은 발표회가 끝난 후 바로 집으로 돌아갔다.그들은 익숙한 실루엣이, 그들의 집 앞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을 보았는데, 가까이 가서 보니 그 사람은 시우였다.오랜만에 만난 시우는 엄청 피곤해 보였고, 눈 가에 진한 다크서클이 있었는데 며칠 동안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모습이었다.이진과 이건은 이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정희가 이미 돌아온 사실을 아무도 시우에게 이야기해 주지 않았기에, 시우는 아직 정희의 행방을 알지 못해 걱정하고 있었던 것이다.시우에게 있어서 정희는 실종된 상태나 다름없기에, 그는 며칠 동안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두 사람이 돌아오는 것을 본 시우는, 한숨을 돌리고는 곧장 그들에게 물었다.“정희 씨한테서 연락 오셨나요?”이진과 이건은 서로 마주 보더니 조금 망설이는 모습을 보였다.시우가 자신의 행방을 묻는다면 비밀로 해달라고 정희가 부탁을 했었고, 결국 정희와 약속을 하고 나서야 그녀가 돌아온 거였다.그때 두 사람은 그저 정희의 안전이 걱정되어 약속을 한 것이었기에, 시우가 얼마나 괴로울지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되지.’시우는 두 사람의 표정을 살펴보더니 한숨을 쉬었다.“됐어, 두 사람의 모습을 봐서는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을 것 같네. 이만 가볼 게.”시우는 말을 마치고는 몸을 돌려 밖으로 걸어 나갔다.늘 활기가 넘쳤던 친구가 지금은 지쳐 걸을 힘조차 없어 보이자, 지켜보던 두 사람은 차마 사실을 말해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때 이건이 그를 불러 세웠다.“정희 씨는 이미 돌아오셨어. 얼마 전부터 ‘음악 행성’이라는 프로그램에 특별 멘토로 출연하신다고 들었어.”행방을 알려줬으니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말지는 시우에게 달려 있다.시우는 이 말을 듣자 정신을 차리고는 허리를 곧게 폈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두 사람에게 손키스를 날리고는 흥분한 채 떠났다.이진은 시우가 떠나는 모습을 보더니 깊은 한숨을 쉬었다.“정말 시우 씨한테 말해줘도 괜찮을까요?”이건은 위로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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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5화 본인들만 모르는 일

이진의 말을 들은 이건은 얇은 입술을 오므리고는 트렁크를 닫았다.그리고 자상하게 이진을 촬영장에 가는 차에 태우고는 말했다.“도착하면 바로 연락 줘야 돼. 촬영하면서도 꼭 몸조심하고,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나한테 전화해.”“네, 알겠어요.” 차가 대략 서너 시간을 계속해서 달리자, 이진은 드디어 촬영장에 도착했다.이진은 챙겨온 짐들을 여인숙에 놓은 후, 바로 이건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전했다. 그리고 무대 뒤로 가서 정희를 찾았다.어젯밤부터 지금까지, 이진은 이미 수차례 정희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계속 연결이 되지 않았다. 심지어 이진이 보낸 메시지들도 답장이 없었기에 그녀는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이진은 수소문을 거쳐, 정희가 지금 백스테이지의 27호 대기실에서 메이크업을 지우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27호.”이진은 번호를 따라 찾기 시작했다.이진은 27호 대기실의 문 앞에 도착하자마자, 남녀가 서로 껴안은 채 키스를 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그들의 숨결은 이미 뒤섞여졌고, 대기실 안은 두 사람으로 인한 뜨거운 열기가 뿜어져 나왔다.그 남녀는 이진이 엄청나게 잘 아는 사람들이었다.바로 정희와 시우다.이진은 이런 경험을 수없이 해왔지만, 직접 보게 되자 여전히 낯부끄러워 어쩔 줄 몰랐다.하지만 그동안 걱정했던 마음이 조금 가라앉게 되어, 이진은 두 사람이 눈치채기 전에 조용히 그곳을 떠났다.이진이 그곳을 떠나려는 순간, 대기실 안에 있던 정희는 갑자기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이와 동시에 정희는 문 앞을 스쳐 지나간 익숙한 실루엣을 보게 되었다.그 사람이 누군지 알아차린 정희는 단번에 정신을 차릴 수 있었는데, 정희의 아름답고 작은 얼굴에는 놀라움과 수줍음이 스쳤다.“이진아!”이진의 모습이 사라지려고 하자, 정희는 급한 마음에 얼른 두 손을 뻗어 시우를 힘껏 밀어버렸다.“비키세요!”정희는 말을 마치고는 몸을 돌려 이진을 찾으러 가려고 했다.시우는 정희의 행동에 기분이 좀 언짢아졌다.‘아무 말도 없이 그렇게 오랫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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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6화 허무하다

이런 생각에 이진은 무심코 정희가 사라진 후에 일어났던 일을 이야기했다.“네가 말도 없이 사라져 시우 씨가 얼마나 널 걱정했는지 알아? 며칠 사이에 살이 엄청 빠진 것 같지 않아? 눈 밑의 진한 다크서클과 부어오른 얼굴을 보고 판다인 줄 알았어. 나와 이건 씨가 그 모습을 보고 얼마나 놀랐는데, 우리를 보자마자 꺼낸 첫 마디가 네가 어디 있는지 물어보는 거였어.”전엔 정희의 기분을 고려하여, 이진과 이건은 시우에 관한 이야기를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오늘 전부 말해주는 것은, 정희가 시우의 마음을 제대로 알아주길 바랐기 때문이다.이진의 예상했던 대로, 정희는 이 말을 듣자 짐을 정리하던 동작을 늦추더니, 혹시라도 중요한 이야기를 빠뜨릴까 봐 귀를 쫑긋 세우고 있었다.이때 이진은 가장 중요한 이야기를 꺼냈다.“시우 씨는 분명 널 엄청 좋아하고 있을 거야. 그저 너한테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몰라 망설이는 것뿐이야.”정희는 사실 시우의 마음에 대해 어느 정도 짐작이 갔었다.“그렇다고 해도, 난 시우 씨를 못 받아들이겠어.”정희는 눈살을 찌푸리고 잠시 망설이더니, 마침내 이진에게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았다.“이런 감정은 너무 허무해서 도저히 확신이 생기지 않아. 시우 씨는 엄청나게 좋은 분인데, 이렇게 좋은 남자가 내 곁을 둘러싸주고 있으니, 정말 꿈을 꾸는 것만 같아.”정희는 이 달콤한 꿈에서 깨어나게 될까 봐 두려웠던 것이다. 그때가 되면 정희는 틀림없이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충격을 견딜 수 없을 것이다.차라리 지금처럼 그 선을 넘지 않는다면, 각자 잘 지낼 수는 있을 것이다.이진은 정희의 마음이 이해되었기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더 이상 시우를 언급하지 않기로 했다.“그럼 당분간 너무 많은 생각은 하지 말고, 모두 시간에게 맡기는 게 좋을 거야.”“응!”정희는 심호흡을 하고 빠르게 마음을 가다듬었다.눈길을 돌리자 정희는 책상 위에 놓여 있는 기획서를 보게 되었다. 그 위에는 ‘음악 행성’ 네 글자가 크게 적혀 있었기에, 정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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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7화 따지다

“당신이 이진이에요?”문혁은 뻔히 알면서도 일부러 물었다.이진이 고개를 돌리자 문혁은 도발하는 듯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돈을 얼마나 들여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신 거죠?”이진은 문혁의 터무니없는 도발과 모욕에 전혀 신경 쓰지 않고는, 아무 자리나 찾아 앉았다. 그리고 차가운 눈빛으로 휴게실 안을 둘러보고는, 정희가 돌아오기를 기다렸다.이진이 자신의 말에 대답하지 않자, 문혁은 오히려 득의양양하더니 더욱 비꼬듯이 말하기 시작했다.“참, 돈 주고 들어온 거면서 잘난 척하기는.”문혁은 자기가 이진보다 잘났을 것이라고 확신하고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어차피 나중에 무대에 올라가면 다 들통나겠죠, 그 정도 재능으로는 이곳에서 오래 버티지 못하실 거예요.”바로 이때, 정희가 안으로 뛰어들어오면서 큰 소리로 말했다.“방금 뭐라고 하신 거죠?”정희의 얼굴은 화가 나다 못해 빨갛게 달아올랐고, 두 눈은 세게 찌푸려졌다. 그녀는 분명 문혁이 한 말을 모두 들었기 때문에 이렇게 화가 난 것이다.정희는 누군가가 근거 없이 이진을 비꼬는 것을, 절대로 보고만 있을 수 없었기에 눈을 부릅뜨고 물었다.“얘가 누군지 제대로 알고 말씀하신 거예요? 제가 보기에, 당신은 우리 이진이가 당신보다 더 주목을 받을까 봐 두려워하는 것 같아 보이는데요?”“당신!”문혁은 정희의 말에 말문이 막혔다. 그리고 줄곧 옆에 앉아 침묵하고 있던 이진을 차갑게 노려보더니, 이를 악물고 입을 열었다.“당신 배후에 있는 사람이 누군지 반드시 알아낼 거야! 다신 내 눈에 띄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안 그러면 내가 널 이 바닥에서 없애 버릴 거야!”문혁은 이 말을 마치고는 화가 난 표정으로 휴게실을 나섰다.“당신이야말로 이 바닥에서 사라지고 싶지 않으면 그 입 다무는 게 좋을 거야!”정희는 화가 나서 따라가 따지려고 했지만 이진이 그녀를 막았다.정희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이진을 쳐다보았다.“이진아, 저 사람한테 본때를 보여줘야겠어! 팬들 앞에서는 착한 척하더니, 뒤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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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8화 잘못한 놈이 먼저 고자질하다

이진의 말이 끝나자마자 그녀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핸드폰 스크린을 보더니, 이진은 얼른 핸드폰을 들고 옆으로 걸어가 수신 버튼을 누르고는 부드러운 말투로 물었다.“이건 씨? 무슨 일 있어요?”전화 너머의 사람은 잠시 망설이더니 작은 소리로 말했다.“아니, 그냥 보고 싶어서 전화했어.”“저도요, 금방 돌아갈 테니 집에서 밥 잘 먹고 일찍 자야 돼요!”“응.”두 사람 모두 표현이 서툴렀기에 몇 마디 말도 없이 전화를 끊었다.이진이 핸드폰을 거두고 고개를 들자, 정희가 히죽거리며 웃는 얼굴로 물었다.“이건 씨인가 보네? 아이고, 정말 한시도 너와 떨어지기 싫으신 가 보네. 정말 부러워 죽겠어!”정희는 부러워하는 말투로 말했지만, 히죽거리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그나저나 네가 떠난 지 하루밖에 안 됐는데, 벌써 보고 싶다고 하는 거야? 보고 싶다는 이유로 연락을 하시다니!”정희는 말하면서 손으로 눈을 가리더니 계속 고개를 저었다.“정말 못 봐주겠네!”이진은 정희의 이런 모습을 보자 웃음을 터뜨렸고, 곧 곁눈질로 그녀를 흘겨보며 말했다.“왜? 부부끼리 그런 말도 못 해?”“쳇, 재미없어!”한편 진 감독은 연습생들을 열심히 훈련시키고 있는 문혁을 찾으러 갔다.“밥은 제대로 먹은 거야? 이 다리와 허리를 곧게 펴라고 말했잖아!”진 감독이 들어섰을 때, 문혁은 마침 한 남자 연습생을 엄하게 훈계하고 있었다.그 남자 연습생은 고개를 숙인 채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다행히 진 감독이 제때에 나타나 그 연습생을 구한 셈이다.“사 선생님! 드릴 말씀이 있는데, 잠시 나와주실래요?”문혁은 그 남자 연습생을 매섭게 노려보고는, 연습실을 나서며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진 감독을 보았다.“무슨 일이죠?”문혁의 이런 태도에 진 감독은 어이가 없었지만, 전혀 내색하지 않고는 그의 비위를 맞춰가며 미소를 지었다.“방금 이 선생님과 트러블이 있었다고 들었는데, 지금은 괜찮은 건가요?”이진을 언급하자 문혁의 안색은 더욱 보기 흉해졌다.“저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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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9화 멍청한 놈

녹화실에 앉아 있던 진 감독은 이 장면을 보자 어이가 없어 이마를 짚었다.‘역시 저 새끼는 내 말을 귀 등으로 들었네. 그분이 알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진 감독은 그저 지켜보기만 할 뿐 나서서 막지 않았다.하나는 프로그램 효과를 위해서고, 다른 하나는 그도 문혁이 엄청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이진은 고개를 돌려 무례하게 자신을 가리키는 문혁을 조용히 쳐다보았다.모두들 이진이 화를 내며 대꾸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을 때, 이진은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제작진분들이 절 이 자리에 앉히신 건, 적어도 저한테 의견을 발표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겠죠.”“참나, 무슨 수단을 통해 들어온 건지 내가 어떻게 알아?”문혁은 이진이 화를 내지 않자 그녀를 더욱 얕보고는 말을 이어갔다.“당신 같은 사람이 무대를 볼 줄 알기나 해? 네까짓 게 뭔데 내가 준비한 무대에 함부로 평가를 해?”이 말을 듣자 이진의 눈빛이 조금씩 차가워졌다.이진이 노래를 배우고 있을 때 문혁은 유치원도 다니지 않았을 것이다.‘방송 중이라 그냥 넘어가 주려고 했는데, 이렇게 뻔뻔한 인간일 줄이야.’“일단 당신 팀의 선보인 곡은 전체적으로 너무 평범해요. 게다가 선택하신 주제와 관련된 것이 하나도 없어요.”이진을 책상 위의 대본을 들고 말했다.“심지어 가사는 엉망진창이네요. 점수를 드릴만 한 점이 하나도 없는데, 어떻게 높은 점수를 드리죠?”이진은 입가에 매혹적인 미소를 보였다.“당신!”문혁은 이진이 감히 이렇게 말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가장 중요한 것은, 확실히 좋은 공연 효과를 얻기 위해 그는 주목받을 단어들만 가득 써넣었던 것이다.문혁은 순식간에 화가 치밀어 올랐는데, 그가 입을 열기도 전에 이진이 말했다.“당신이 꽤나 괜찮은 가수인 줄 알았는데, 이번 상황은 왠지.”이진은 잠시 멈추고는 말을 이어갔다.“이 곡은 당신이 만든 게 아닌 거죠? 설마 자기가 맡은 팀이라고 부정행위를 하신 건 아니죠?”이진의 얼굴에는 ‘자애로운’ 미소가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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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0화 고찰

이때 엄청나게 잘생긴 남자가 전국에서 가장 큰 빌딩의 꼭대기 층에 앉아 회사일을 처리하고 있었다. 비서 에밀리가 업무를 보고한 후 말을 할까 말까 망설이고 있을 때, 이건은 깊은 눈동자를 들어 그녀를 쳐다보았다.“말해 봐, 또 무슨 일이야? 아무 일도 없으면, 이만 나가 봐.”이건은 꽃처럼 아름다운 비서에게도 차가운 모습을 보이기만 했다.“대표님, 최근 인터넷에서 안 좋은 이야기가 떠돌고 있어요. 작은 사모님이 같은 프로그램에 참가한 게스트와 불화설이 떴거든요.”이건은 만년필을 들고 있던 손을 잠시 멈추더니, 계속해서 글을 써갔다.“그래, 알겠으니 이만 나가 봐.”에밀리가 나간 후, 이건은 바로 핸드폰을 꺼냈다.일벌레로 상업계에 유명한 윤 대표가 뜻밖에도 아내가 걱정된다는 이유로 하던 일을 멈출 줄이야.그러나 이진의 일이라면 이건에게 있어서 무엇보다도 중요했다.전화가 곧 연결되었고 익숙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이건 씨, 이 시간엔 어쩐 일로 전화하셨어요?”이진은 조금 놀라며 시계를 보았는데, 지금은 출근시간이라 평소대로라면 이건은 바쁘게 일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혹시 촬영장에서 누가 괴롭혔어?”이진은 그 말을 듣고 잠시 멍하니 있었다. 이건이 이렇게 작은 일마저 신경 써주자 감동되기도 했다.“아니요.”이진의 간단하게 얼버무리는 대답을 듣자, 이건은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무슨 일이 생긴다면 바로 나한테 말해야 돼! 널 건드리는 놈들을 내가 대신 혼내 줄게!”이진은 그의 말에 웃음을 터뜨리더니 말했다.“진짜 아무 일도 없어요. 무슨 생각을 하시는 거예요? 그리고 괴롭혀도 제가 남을 괴롭히죠!”이건은 이 말을 듣자 그제야 마음이 놓였는지 미소를 지었다.이진이 아무리 우수하고 강해도, 이건은 평생 그녀를 보호해 줄 것이다.두 사람은 한바탕 이야기를 나눈 후 전화를 끊었다.이건은 전화를 끊은 후, 핸드폰을 보며 한참 동안 미소를 지었다.오랫동안 이진을 보지 못했기에 정말 보고 싶기도 해, 이건은 즉시 일어나 자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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