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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2화 대시를 하다

이진이 국수를 다 먹은 후, 이건은 휴지 한 장을 꺼내 그녀의 입가를 닦아주며 말했다.

“금요일 오전 10시, HP 그룹에서 신제품 발표회가 열리는데, 주최 측에서 나한테 초대장을 두 장이나 보냈어. 나랑 함께 가보지 않을래?”

“HP 그룹? 후계자가 얼마 전에 외국 연수를 다녀온, 그 HP 그룹인 가요?”

HP 그룹에서 후계자에 관한 소식들을 모두 감췄기에, 일주일 전에 돌아온 후계자는 아직까지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진도 그 후계자가 누군지 궁금했는데, 그 사람의 이름이 ‘하정수’인 것만 알고 있었다.

이건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응, 이번 발표회를 빌어 후계자가 모습을 드러낸다고 들었어.”

이진은 마침 금요일에 별일이 없었기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같이 참여하기로 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HP 그룹의 신제품 발표회 날이 다가왔다.

아침 9시 반, 이진과 이건은 제시간에 발표회 현장에 도착했다.

두 사람은 출중한 외모를 가진 것도 모자라 화려한 옷차림을 하였기에, 나타나자마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 사람들 중에는, 구석에 잠복해 있던 발표회의 주인공인 하정수도 있었다.

정수는 이진을 처음 본 순간부터 시선을 옮기지 못했다.

이진은 오늘 청색의 보헤미안 스타일의 긴 치마를 입었다. 하이웨이스트 디자인은 이진의 늘씬한 몸매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고, 그 위의 무늬들은 청신하고 우아하여 이진에게 차분한 느낌을 더해줬다.

‘이런 여자는 조용히 구석에서 피어나더라도 아주 눈부신 꽃이 되었을 거야. 어쩐지 윤이건의 마음을 독차지하더라니.’

이런 생각을 하던 정수는, 이진의 가냘픈 뒷모습을 보고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였다. 정수는 뭔가 생각난 듯이 갑자기 입꼬리를 올리더니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이진의 곁에 있던 이건이 잠시 자리를 비우자, 정수는 웨이터를 불러 와인 한 잔을 가지고는 이진 쪽으로 걸어갔다.

이건은 잠시 볼 일이 있어 자리를 비운 것이라, 떠나기 전에 이진더러 제자리에서 자신을 기다리라고 당부했다.

이건의 모습이 사라진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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