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아빠는 대체 어떻게 돌아가신 거야?” 이승우가 동생의 이름을 부르기도 전에 권하윤은 이런 질문부터 던졌다. “왜 또 그걸 묻는 건데?” 하윤은 이미 이런 질문을 여러 번 한 적 있는데 승우는 매번 말을 피했었다. 예전에는 이게 모두 오빠가 자기를 생각해서 그러는 거라고 생각해 오빠를 난처하게 하지 않았지만 이제 하윤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그 때문인지 목이 쉬도록 외쳤다. “오빠, 나 이제 어린 애 아니야. 나도 아빠가 어떻게 돌아가신 건지 알 권리가 있다고!” 승우는 눈살을 찌푸리며 뭐라 말하려 했는데 전화 건너편에서 들려오는 흐느낌 소리에 이내 걱정스레 물었다. “시윤아?” 승우는 당황함을 감출 수 없었다. “윤아, 왜 그래?” “오빠, 시윤이라는 내 이름, 타고난 재능과 지혜로 매사에 결실과 다복이 함께 하는 삶을 살라는 뜻에서 지어줬다고 했잖아. 그런데…….” 하윤은 끝내 눈물을 참지 못하고 울부짖었다. “나 지금 바보가 된 느낌이야. 하나도 행복하지도 않고…….” 완전히 무너진 듯한 흐느낌 소리는 전류를 통해 수만리 밖에 전해졌다. “오빠, 제발 알려줘. 아빠가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알려줘. 오빠 제발…….” 동생의 울음소리를 듣자 승우는 마음이 미어질 듯 아팠다. 그 순간 어릴 적 동생이 넘어져 무릎에 피가 흘렀을 때 의사가 상처를 소독해주는 사이 자기를 꼭 안고 울던 모습이 떠올랐다. 그때 승우는 자기를 탓하며 아프면 자기를 물라고 했었다. 그랬더니 시윤은 울면서 오빠가 치킨보다 맛없다고 차라리 치킨을 먹겠다며 울음을 뚝 그쳤다. 한참 어린 그때도 지금처럼 이렇게 울지는 않았었는데 지금 이토록 서글피 우는 동생의 목소리를 듣자 승우는 동생이 얼마나 괴로울지 상상이 갔다. 결국 모든 이성을 뒤로한 채 승우는 동의했다. “그래, 알려줄게. 그러면 너부터 오빠한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 하윤이 하는 얘기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한 남자의 이름만 언급됐다. “오빠, 나 너무 무서워. 그 사람이 아
Last Updated : 2023-12-02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