บททั้งหมดของ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บทที่ 81 - บทที่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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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화 이익의 산물

하진희의 목청은 아주 컸고 전혀 줄일 생각이 없어 보였다.반승제는 발걸음을 멈칫하며 덤덤한 눈빛으로 피식 비웃었다. 성혜인은 그에게 남편과 아주 사이 좋다고 말한 적 있었다. 하지만 인제 보니 현실은 완전히 딴판이었다.부부 사이가 좋지 못하면 이혼하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여태껏 이혼하지 않은 걸 보면...‘남편을 그 정도로 좋아하나?’성혜인은 억지를 부리는 하진희 때문에 약간 짜증이 나서 휴대전화를 꺼내 임동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그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성혜인은 슬슬 걱정되기 시작했다. 지금의 실외 온도는 36도에 달했고 지나다니는 사람 한 명 찾기 어려웠다. 이런 날씨에 걸어 다니다가 길가에서 쓰러져도 발견할 사람이 없을 것이다.“우리 일단 외삼촌부터 찾으러 가자.”하진희는 눈을 부라리며 말했다.“싫어. 갈려면 나한테 2000만 원을 주고 가.”성혜인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낯짝 두꺼운 것도 도가 있어야지, 도대체 얼마나 멍청해야 이런 말을 한단 말인가. 그녀는 예리한 시선을 물었다.“뭐라고?”하진희는 머리를 쳐들며 다시 한번 말하려다가 성혜인의 싸늘한 시선과 마주치고 금세 움츠러들었다. 그녀는 몸을 흠칫 떨더니 말을 얼버무렸다.“사, 사람을 왜 그렇게 쳐다봐?”성혜인은 하진희처럼 뻔뻔한 사람은 처음 봤다.“외삼촌이랑 외숙모가 너를 내버려 둔다고 해서 나도 마찬가지인 건 아니야. 경고하는데 앞으로 내 앞에서 알짱거리지 않는 게 좋을 거야.”하진희는 약간 풀이 죽었지만 그래도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며 말했다.“날 협박할 생각이라면 그만둬. 네 집안사람 때문에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데? 괜히 네 사촌 오빠한테 시집갔다가 버림받고 평생 책임져 주겠다는 말 하나 믿고 기다렸는데... 퉤, 네 집안사람은 평생 나한테 속죄하며 살아야 해!”성혜인은 더 이상 하진희를 상종하지 않고 차에 타서는 임동원을 찾으러 나섰다. 그녀는 도로를 따라 천천히 운전하며 계속 임동원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여전히 통하지 않았다. 그렇게 반 시간 정도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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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화 따듯함을 느끼다

임동원이 더위 먹은 마당에 따져봤자 소용없었기에, 성혜인은 그저 머리를 끄덕이며 답했다.“알겠어요, 외삼촌.”임동원은 미안한 듯 미소를 지어 보였다.“네 외숙모가 얼마 전 소시지를 만들었는데 좀 가져가려무나. 물론 김치도 있다. 네가 가장 좋아하던 것들 말이야.”“네.”성혜인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병원으로 향했다. 이때 외숙모 이소애가 왜 아직도 안 돌아오는지 묻기 위해 전화를 걸어왔다.“외삼촌이 더위 먹어서 지금 병원으로 가고 있어요. 아마 좀 늦게 돌아갈 것 같아요.”이소애는 다급한 말투로 물었다.“어느 병원이니? 나도 바로 출발할게.”성혜인은 병원 이름을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또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여보세요? 성혜인 씨가 내놓으신 매물이 금방 팔렸는데 직접 와서 계약서에 사인해야 해요. 혹시 언제쯤 시간이 되실까요?”‘그 집이 팔렸다고? 다행이네... 그럼 일단 선불로 낼 돈은 생기겠어.’성혜인은 이렇게 생각하며 답했다.“제가 지금 지방에 내려와서요. 돌아가자마자 연락드릴게요.”“네. 저번에 돈이 급하다고 그러셨죠? 계약서에 사인하고 은행 수속도 해야 하니까 시간이 적어도 반 달은 걸릴 거예요. 그러니 최대한 빨리 연락해 주세요.”“네, 알겠습니다.”한 가지 일을 해결하고 난 성혜인은 드디어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덕분에 할아버지가 돌아온 후, 포레스트 펜션에서 반승제와 만날 일은 없을 것이다.성혜인은 생각 정리를 끝내고 임동원이 있는 병실로 들어가려고 했는데, 임동원이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혜인아, 나 이제 괜찮아진 것 같으니 입원할 필요 없어. 병원에 있어봤자 돈만 낭비하지 않나. 집에서 며칠 쉬는 편이 훨씬 좋으니 집으로 데려다주려무나.”“입원비는 제가 낼 테니 돈 걱정 하지 마세요.”성혜인의 설득에도 임동원은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고집을 부렸기에,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약을 받고 집까지 데려다줬다.집에서 이소애는 함께 저녁 식사를 하자고 초대했다. 하지만 성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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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화 대표님, 사실...

반승제는 저도 모르게 마음이 약해져서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들어와.”성혜인은 혹시라도 반승제가 말을 바꿀까 봐 후다닥 그의 방으로 따라 들어갔다. 반 안에는 커다란 테이블이 있었는데 열려 있는 노트북과 서류 더미가 한눈에 들어왔다.성혜인은 문득 반승제가 BH그룹 후계자로 선택받은 이유가 어쩌면 재능이 아닌 노력 덕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도 커다란 책임을 짊어질 수 있는 능력을 타고나지는 않는다.성혜인은 일부러 테이블 근처로 가지 않고 의자를 찾아 앉았다. 반승제는 테이블 앞으로 가서 펜과 서류를 들더니 결재를 시작했다. 일에 집중한 반승제의 모습은 아주 차가웠고 함부로 가까이하지 못할 기운을 갖고 있었다. 그의 등 뒤로 창밖의 가로등이 비췄고 바닥에 희미한 그림자를 남겼다. 그의 머리카락은 웜톤 불빛에 의해 금빛으로 물들었다.손이 근질근질했던 성혜인은 펜과 종이를 찾아와서 반승제의 모습을 그리기 시작했다. 한데 어우러진 그의 선, 빛, 기운, 그림자는 통증을 잊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이게 바로 보고만 있어도 배가 부르다는 말인가 싶기도 했다.성혜인이 관찰을 넘어 감상하고 있을 때, 누군가가 노크하고 반승제가 짧게 답했다.“들어와요.”심인우는 포장된 음식을 잔뜩 들고 들어왔다. 그는 성혜인도 함께 있는 것을 보고 잠깐 멈칫하다가 다시 안으로 들어왔다.“대표님, 일단 저녁부터 드세요. 8시부터 한 시간 동안 회의를 하고, 9시 반부터 또 해외 회의를 해야 하잖아요.”반승제는 서류를 내려놓으며 말했다.“수저 세트를 하나 더 챙겨줘요.”심인우는 반찬을 내려놓다 말고 전화를 걸어 수저 세트를 갖고 오라고 지시하고는 조용히 밖으로 나갔다.배가 너무 고팠던 성혜인은 반승제가 말하기도 전에 먼저 음식 앞으로 왔다. 그녀는 냄새만 맡아도 벌써 군침이 돌았고 배에서 우렁찬 꼬르륵 소리가 났다. 그녀는 순간 얼굴이 빨개졌고 반승제는 그저 피식 웃기만 했다. 비록 반승제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그녀는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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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화 미움을 넘은 증오

성혜인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심인우가 밖에서 걸어들어오더니 반승제의 곁으로 와서 말했다.“대표님, 성씨 집안에서 함께 식사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습니다.”‘식사?’반승제는 언짢은 표정을 지었다. 반태승이 돌아온다는 소식을 듣고 자신을 더 꽉 붙잡기 위해 얕을 수를 쓰는 성씨 가문을 그는 미움을 넘어 증오했다.“거절해요.” 심인우는 머리를 끄덕이다가 한 마디 보탰다.“성휘 씨는 성혜인 씨가 대표님과의 만남을 기대하고 있대요. 대표님을 위해 요리 연습도 하고 계신답니다.”이 대화의 주인공인 성혜인은 반승제의 앞에 앉아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딸을 이용해 반승제의 환심을 사려는 아버지가 너무나도 실망스러웠다. 그리고 그의 방식은 반승제의 혐오만 일으킬 뿐이었다.역시 반승제는 성혜인의 예상대로 단호하게 답했다.“계약서에 적힌 조항 외에는 꿈도 꾸지 말라고 전해줘요.”심인우는 머리를 끄덕이고 조용히 밖으로 나갔다.반승제는 성혜인을 바라보며 물었다.“방금 뭐라고 했어?”성혜인이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저는 배가 불렀다고 말하려고 했어요. 대표님은 계속 드실래요?”반태승에 성씨 집안까지 더 해져 방승제는 완전히 입맛을 잃었다. 성혜인은 그가 대답 없는 것을 보고 말없이 정리를 하기 시작했다.성혜인은 반승제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지는 상관없었다. 두 사람은 어차피 일 적으로만 연결된 낯선 사람이니 말이다. 하지만 그녀는 반승제와 한 번 만나보겠다고 성묘를 위해 지방으로 내려온 딸을 이용해 먹으려는 아버지의 방식이 너무 우스웠다.예전의 성혜인은 단 한 번도 아버지가 누군가를 편애한다는 생각을 한 적 없었다. 예전에는 또 그녀를 위해 소윤 일가를 집에 들이지 않기도 했고 말이다.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두 사람 사이의 감정은 변하기 시작했다.이때 반승제의 목소리가 성혜인의 생각을 끊었다.“정리할 사람은 따로 있으니까, 넌 이만 돌아가.”성혜인은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네. 대표님은 모레 제원으로 돌아가요?”“내일.”반승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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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화 후폭풍

이소애는 어색한 표정을 지었고, 임동원은 곁에서 어쩔 줄을 몰라 했다.성혜인은 하진희를 보는 체도 하지 않았다.“그럼 저는 이만 가볼게요.”임동원과 이소애는 그녀를 큰길까지 데려다주려고 나섰다.성혜인은 잠깐 고민하다가 임동원에게 물었다.“외삼촌, 서천이 재개발한다는 소식이 있다면서요? 만약 인화동을 철거한다면 그 돈은 어떻게 쓸 거예요?”작은 도시는 집값이 쌌기에 2억 원쯤만 있으면 세 사람이 살기에도 넓은 집을 살 수 있었다.철거 얘기가 나오자 임동원은 기쁜 표정으로 말했다.“네 사촌 오빠가 빌린 사채 2000만 원을 갚고 더 좋은 집을 사야지. 혜인아, 혹시 무슨 소식을 들은 게냐?”임동현은 성혜인이 재개발을 하는 사람과 같은 차에 올라탄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아직 확실하지는 않아요. 그래도 두 분 잘 상의해 보세요. 두 분도 나이가 많은데 모든 돈을 다 하진희한테 주면 안 되죠.”임동원이 마른기침을 하며 말했다.“진희가... 사람은 참 좋아. 조금 게을러서 그렇지.”“그래, 너무 신경 쓰지 마.”더 이상 말해 봤자 그들이 들을 것 같지 않았기에 성혜인은 인사치레 말만 하다가 차에 올라탔다.임동원은 상기된 표정으로 주먹을 꼭 쥐고 말했다.“혜인이 말을 들어보니 무조건 철거가 될 것 같군. 여보, 우리 돈 좀 빌려서 집을 사는 건 어떻겠소? 만약 철거된다면 하루아침에 부자가 될 거요!”이소애는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인화동에는 나이 많은 어르신이 아주 많았다. 대부분 자식을 큰 도시로 보내고 따로 사는 노인이 아니면, 한 식구가 전부 한 집에 모여 사는 가난한 사람들이었다. 만약 지금 집을 샀다가 철거 소식이 퍼지면 전 집주인과 원수를 지을 게 뻔했다.“아무래도 진희랑 얘기를 해봐야겠소. 내가 어제 혜인이 비싼 차에 타는 걸 봤는데, 그 사장이 분명 알려준 게 있을 거요. 이건 틀림없이 돈을 벌 중요한 기회니까 일단 차랑 땅을 팔고 돈을 좀 빌려서 집 두 채 정도 사면 몇억 원이 몇십억으로 불어날 거요!”고민하고 있던 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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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화 사고를 쳤으면 감당할 줄도 알아야죠

성혜인은 심호흡하며 반승제를 바라봤다.“대표님, 만약 제원으로 돌아가야 한다면 제 차를 타세요.”하진희는 눈을 희번덕거리며 초조해졌다. 그녀는 성혜인을 라이벌로 인식했다.“네년이 감히 남편을 두고 다른 남자를 유혹해? 어쩐지 인사까지 다 하고 다시 돌아왔다 했네. 이 차도 네가 부순 거지? 곁에서 쭉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지?! 너처럼 뻔뻔한 사람은 처음 봤어! 대학도 나왔다는 사람이 어쩌면 이렇게 낯짝이 두꺼워?”고요한 하늘에 리조트에는 하진희의 목소리만 들렸다. 그녀의 고함에 구경꾼은 점점 더 많이 모였다.성혜인은 화를 참기 위해 입술을 꼭 깨물었다. 만약 하진희가 사촌 형수가 아니었더라면 진작에 뺨을 후려갈기고도 남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임동원과 이소애를 봐서라도 꾹 참고 하진희가 행패를 부리도록 내버려 뒀다.성혜인이 가만히 있는 것을 보고 하진희는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계속 떠들어댔다.“학력이 높으면 뭐 해. 남편 몰래 다른 남자한테 꼬리 흔드는 건 똑같은데. 네 남편은 자기 몰래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기나 해? 왜 대답이 없어? 내가 정곡을 찔렀지?”하진희는 또 미소를 지으며 반승제를 바라봤다.“대표님~ 이 년이 이런 사람이에요~ 이번에도 대표님을 미행해 서천까지 왔을 거예요.”성혜인은 어이가 없었다. 누구보다 그녀가 성묘하러 왔다는 것을 잘 아는 사람이 입만 열면 헛소리를 지껄이니 말이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지능이 떨어지는 사람과는 말해 봤자 통하지 않을 것이다.하진희가 또 뭐라 말하려고 할 때, 반승제가 옆 사람에게 말했다.“CCTV를 확인하죠.”이번 사달 때문에 일정이 지연되어서 심인우는 잔뜩 화난 표정으로 서 있다가 말했다.“이 차는 가격이 30억쯤 됩니다. 사고를 낸 분은 감옥에 가고도 남겠죠. BH그룹 변호사가 제원에서 오고 있으니 다들 떠나지 말고 기다려 주시길 바랍니다. 피해 배상은 적어도 15억 원이 될 것이고 협상은 없습니다.”심인우의 말이 바로 반승제의 뜻이었다.반승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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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화 여보라고 부르라고 강요하다

성혜인은 하진희의 성질이 거슬린지 한참 되었다. 하지만 임동원과 이소애는 양보하고 보듬을 줄밖에 몰랐다.성혜인의 단호한 대답에도 임동원은 계속 설득하려 했다.“진희가 일부로 그랬다고 해도 사정을 설명할 수는 있잖니. 우리 집안이 죄가 커, 만약 진희가 이혼을 요구한다면 네 사촌 오빠는 아내도 못 찾게 생겼어. 회삿돈을 횡령해서 도박한다는 소문이 서천에 자자하게 났는데 어느 딸내미가 우리 집에 시집을 오겠냐. 네 사촌 오빠를 받아줄 수 있는 사람은 진희뿐인데 우리가 어찌 해결할 능력이 없구나...”성혜인은 무기력감에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그녀는 임동원 부부가 힘들게 번 돈을 전부 아들과 며느리에게 뜯긴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도 그녀는 단호한 태도로 말했다.“외삼촌, 제가 말해도 쓸모없다고 했잖아요. 대표님이 협상은 없다고 이미 말씀하셨어요. 그러니 수리비를 배상하든, 감옥에 가든 알아서 하세요.”“그래도 일단 말은 꺼내보면 안 되겠냐? 혹시... 배상금을 조금 깎아줄 지도 모르잖아...”울분이 치밀어 올랐던 성혜인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이미 말해봤는데 안 된대요. 저 운전해야 하니까 이만 끊어요.”성혜인은 임동원의 대답을 듣지도 않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녀는 처음으로 임동원에게 이토록 차갑게 대했다. 예전에 서천에서 지낼 때, 두 사람은 그녀에게 아주 잘 대해줬다. 하지만 과하게 부드러운 성격 탓에 하진희에게 주도권을 뺏기게 된 것이다.반승제는 곁에 앉아 조용히 성혜인의 통화내용을 듣고 있었다. 그리고 통화가 끝난 다음에야 한마디 했다.“그 여자가 네 친척이야?”성혜인은 어쩐지 약간 낯부끄러운 느낌이 들었다.“네, 사촌 형수예요.”반승제는 알 수 없는 눈빛으로 물었다.“네 사촌 오빠가 어디로 갔다고 했나?”“사채를 쓰고 도망갔어요.”“그런데 왜 이혼을 안 하지?”반승제의 말은 이런 일을 당하고도 시집에서 사는 것을 왜 처가 쪽에서는 상관 안 하냐는 뜻이었다.성혜인은 더 부끄러워졌다. 임동원은 아직도 아들이 돌아와 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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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화 왜 긴장하는 거지?

성혜인은 긴장한 모습으로 주변을 훑어봤다. 만약 유경아가 그녀의 차를 보고 데리러 나온다면 반승제에게 완전히 들켜버리고 말 것이다.개털 알레르기가 있는 반승제는 집에 들어가자마자 영문도 모르고 쓰러질 수도 있었기에, 그녀는 얼른 유경아에게 전화해 겨울이를 숨겨달라고 하려고 했다. 반승제가 겨울이를 만난 적 있어서 숨기지 않으면 또 정체를 들킬지도 몰랐다.성혜인이 휴대전화를 꺼낼 때, 심인우가 반승제에게 물었다.“대표님, 회장님께서 준비하신 신혼집에 곧 도착합니다. 회장님께서 오시자마자 신혼집부터 검사 하신다고 했습니다.”반승제 뿐만 아니라, 심인우도 성혜인을 그다지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성씨 집안사람은 혼약을 맺은 순간부터 난감한 일만 만들었기 때문이다. 만약 성혜인이 반태승을 구하지 못했다면 그들은 이런 행패를 부릴 기회도 없었을 것이다.첫 번째 융자도 BH그룹의 도움을 받고, 두 번째 융자도 BH그룹에게 6000억이나 받았다. 게다가 그들은 돈으로 만족하지 않고 얼굴도 모르는 성혜인으로 반승제를 묶어두려고까지 했다.또 반태승은 성혜인에게 무슨 짓을 당했는지 두 사람의 혼인에 아주 진심이었다. 귀국하자마자 신혼집으로 와서 생활의 흔적을 검사하려니 말이다. 부부 사이의 감정은 연기로 때울 수 있지만, 생활의 흔적은 어찌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반승제는 지금껏 단 한 번도 포레스트 별장에 가본 적 없었고, 그의 물건 또한 하나도 없었다. 이런 상황을 반태승에게 보인다면 모든 사실을 들켜버리고 만다.심인우는 반승제에게 포레스트 별장의 위치라도 알려주려고 이곳까지 왔다. 안 그러면 그는 평생 자신의 신혼집 위치조차 모르고 살 것이다. 심인우의 설명을 듣고 난 반승제는 역시 표정이 어두워졌다.약 200m 밖에서 포레스트 별장의 외관이 보이기 시작했다. 포레스트 별장은 위치, 디자인, 주변 환경까지 단점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한 곳이었다. 그만큼 반태승은 성혜인을 예뻐했고, 그녀에게 선물하는 모든 것을 신경 써 골랐다.반승제와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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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화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 준비하는 집

성혜인은 금방 표정 관리를 하고 태연한 미소를 지었다.“어쩐지 대표님의 사생활을 엿들은 것 같아 당황해서요.”만약 이런 소식을 기자에게 알려주면 반승제가 며칠 동안이나 뉴스 타이틀을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기자들도 한창 그의 결혼 소식을 노리고 있으니 말이다.반승제는 BH그룹의 후계자로 가장 젊은 상업 귀재로 평가받는다. 그는 어린 나이에 실리콘밸리에서 이름을 날리고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 반태승이 늘 흐뭇해했다. 그의 사생활은 단언컨대 모든 이의 주목을 받고 있다.반승제는 서류를 덮으며 말했다.“당신은 입이 무거운 사람이라고 믿어.”반승제는 덤덤한 말투로 말하며 창밖의 포레스트 펜션을 바라봤다. 심인우는 그가 들어가려는 줄 알았지만 그는 짧게 한마디만 했다.“최대한 빨리 내 옷을 이곳에 가져다 놔요.”심인우는 머리를 끄덕이고 유턴하더니 성혜인에게 말했다.“혜인 씨, 이제는 댁으로 모셔다드릴게요.”성혜인의 집은 이미 팔렸기에 들어갈 수는 없겠지만 이 참에 계약서에 사인이나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그녀는 답했다.“네, 감사합니다.”“감사 인사는 제가 해야죠.”차 안은 아주 조용했다. 성혜인의 집 아래에 도착했을 때, 반승제의 차는 이미 와서 대기하고 있었다.반승제와 심인우는 빠른 걸음으로 떠나갔다. 성혜인은 그들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생긴 후에야 계약서에 사인하기 위해 부동산에 전화 걸었다. 부동산에서도 그녀의 연락만 기다려 왔기에 반 시간도 채 되지 않아 금방 사인을 끝냈다. 이제는 은행에서 돈을 보내주기만을 기다리면 되었다.성혜인은 운전해서 포레스트 펜션으로 돌아왔고 유경아는 불안한 표정으로 밖에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아주머니.”유경아는 성혜인의 뒤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한시름 놓았다.“사모님, 이게 무슨 일이에요?”“대표님이 들어갈까 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그냥 돌아가셨네요. 제 차 안에 음식이 조금 있는데 집으로 들여가 줘요.”사실 유경아도 반승제를 만난 적 없었기에 아주 긴장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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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화 만약 반승제를 좋아하게 된다면

성혜인은 답답한 마음에 전화를 걸었다.“대표님, 설계도가 마음에 드시면 바로 인테리어를 시작하게 되는데 다른 분한테 보여주지 않아도 되나요? 임 사장님 말로는 좋아하는 분을 위해 준비하는 집이라면서요. 그 분한테도 물어보시는 게 어떨까요?”반승제는 잠깐 침묵하다가 말했다.“됐어.”성혜인은 급기야 반승제가 윤단미를 기다리고 있다는 소문이 가짜는 아닌지 의심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두 사람이 만난 첫날 밤 윤단미의 이름을 부른 걸 봐서는 틀림없을 것이다. 지금은 잠깐 다투거나 했을 수도 있었다.성혜인은 아내로서의 자각은커녕, 반승제의 감정사를 흥미진진하게 추측하기나 했다.“알겠습니다. 그럼 저는 필요할 때 다시 연락드릴게요.”성혜인이 전화를 끊고 다시 휴식하려 했을 때, 유경아가 와서 노크했다.“사모님, 회장님께서 방금 전화 왔는데 내일 저녁 6시 비행기로 도착하신답니다. 그리고 사모님한테 대표님과 함께 공항에 나오라고 하셨습니다.”‘대표님과 함께...?’성혜인은 심장이 덜컹 내려앉는 것만 같았고 가지 않을 핑곗거리를 찾고 싶었다. 하지만 반태승은 그녀를 가장 아껴줬던 사람이고 최근 몇 년 동안에도 친할아버지처럼 지극정성으로 돌봐줬다.성혜인은 심호흡하며 말했다.“알겠어요.”반태승은 아무래도 점심에 터널을 지나고 있을 때 연락한 듯했다. 휴대전화에 신호가 없어서 집으로 전화한 모양인데 지금쯤이면 아마 비행기를 탔을 것이다.반승제와는 어차피 만나야 할 사이이니 어찌 되든 상관없었다. 그나마 준비할 시간이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이튿날 아침, 성혜인은 세수하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평소와 달리 유난히 조용한 거실에 머리를 드니 소파에 앉아있는 백연서가 보였다.백연서는 온 지 한참 되었는지 차를 마시고 있었다. 어제 금방 서천에서 돌아와 피곤했던 성혜인은 오래간만에 늦잠을 잤는데 이렇게 딱 마주치게 될 줄은 몰랐다.  성혜인을 발견한 백연서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승제는 회의 세 개를 하고도 남을 시간에 넌 이제야 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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