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Chapter 101 - Chapter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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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화 서수연 아가씨는 안 타세요?

더 이상 거절할 수가 없었다. “신 대표님, 주소 알려주실래요? 이렇게 된 이상 꼭 가야죠.”신이한의 눈가에 미소가 걸렸다. 신이한은 성혜인의 이런 점이 좋았다. 눈치가 빠른 점. 이승주를 손에서 가지고 논 이 여자는 반승제와도 오묘한 사이였다. 이런 여자를 정복하는 것이야말로 재미있었다. “제가 차를 보낼게요, 페니 씨.”한정 빌딩. 차에서 내린 성혜인은 신이한이 흰 정장을 입고 꽃다발을 들고 서 있는 것을 보았다. 먼 데서 보아도 귀티가 흘러넘쳤다. 성혜인의 두 발이 땅에 닿자 신이한은 꽃다발을 안고 그녀에게로 다가왔다. “페니 씨, 받아요.”성혜인은 일단 받지 않고 웃으며 물었다. “신 대표님은 항상 사업 파트너를 이렇게 대하시나요?”“페니 씨는 사업 파트너 그 이상인걸요. 따라와요. 제가 가장 큰 방을 예약했거든요. 그곳에서 제원의 풍경을 다 볼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거절당했지만 신이한은 전혀 무안해하지 않았다. 홀로 들어설 때 자연스레 꽃다발을 카운터 직원에게 건네 카운터 직원은 아무것도 모르고 얼굴을 붉혔다. 한정 빌딩은 제원에서 아주 유명한 곳이다. 많은 사업가가 사업에 관한 얘기를 할 때 이곳에 자주 모이기도 한다. 게다가 가장 높은 층의 방들은 확실히 제원의 모든 곳을 볼 수 있었다. 돈 많은 사람들은 이런 사소한 것들까지 신경 쓰는 듯했다. 신이한의 시선이 성혜인의 몸매를 슬쩍 훑었다. 뿜어져 나오는 아우라가 차갑지만 매력적이었는데 전혀 모순되지 않았다. 오히려 잘 어우러져 독특한 기품이 있었다. 신이한의 입꼬리가 둥글게 휘었다. 두 사람이 엘리베이터를 기다릴 때, 마침 다른 사람들도 다가왔다. 가장 앞에 서 있는 사람은 반승제였다. 그 옆에는 서주혁과 서수연, 그리고 도박장에서 봤었던 온시환이었다. 보아하니 그들도 이곳에서 저녁을 먹기로 약속한 모양이었다. 반승제는 여전히 고고하고 우아한 귀족 같은 자태였다. 그의 시선이 잠시 성혜인에게로 향했다. 그 찰나의 시선이 조용히 사람을 옥죄고 차갑게 깊숙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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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화 저랑 반승제 씨는 부부 사이예요

서수연의 낯빛이 붉으락푸르락했다. 저번의 일이 가장 창피한 일인 줄 알았는데 지금이 더욱 창피했다. 눈물이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 같았다. 신이한을 본 서수연은 자존심이 바닥까지 떨어져 참아왔던 눈물이 그대로 터져버렸다. 성혜인은 미동 없이 눈물이 터져 도망친 서수연을 보며 닫힘 버튼을 눌렀다. 여러모로 유명한 이 남자들과 한 엘리베이터에 앉은 그녀는 긴장한 기색 하나 없었다. 이번에 신이한과 사업에 관해 얘기하기 위해 왔으니 성혜인은 만반의 준비를 하고 왔다. 신이한은 성혜인의 곁에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얘기했다. “페니 씨, 오늘 밤 제원에서 엄청나게 큰 불꽃 축제가 있는데 마침 우리 방에서 볼 수 있어요.”성혜인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불꽃 축제라니? 확실히 해마다 제원에서는 설날에 불꽃 축제를 하긴 했었다. 온 도시 곳곳에서 불꽃을 볼 수 있을 정도여서 다른 도시에서도 사람이 몰려오곤 했다. 하지만 그 외의 날에 불꽃 축제를 한다는 것은 듣도 보도 못한 소리였다. 꽃다발부터 불꽃까지. 아마도 신이한이 여자의 마음을 얻기 위한 수단인 듯했다. 성혜인은 웃으며 얘기했다. “괜찮습니다, 신 대표님. 저는 오늘 조 대표님 회사의 일에 관해 얘기하려고 온 것이니까요.”신이한은 또 거절 당했지만 전혀 화를 내지 않았다. 쉽게 가질 수 있는 것은 재미없었다. “조 대표님 얘기라, 페니 씨랑 앉아서 천천히 얘기해 보고 싶네요.” 신이한은 얼굴에 미소를 띠고 얘기했다. 마침 엘리베이터가 최고층에 도착했다. 이 세 남자도 여기가 목적지였다. 성혜인은 저도 모르게 그들을 향해 시선을 돌렸지만 반승제는 이미 먼저 걸어 나갔다. 복도에는 웨이터들이 서서 예의 바르게 그들을 이미 예약해 놓은 방으로 안내했다. 성혜인 쪽에도 웨이터가 다가왔다. 성혜인의 방 바로 옆이 반승제의 방이었다. 성혜인이 방에 들어서자 입구부터 테이블까지 바닥에 장미가 놓어져 있었다. 이런 뻔한 수작 앞에서 성혜인의 입가가 움찔거렸다. 너무도 뻔했다. 진짜 사업 때문이 아니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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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화 혹시 새 사랑을 찾아 떠난 거 아닐까?

반 회장은 아직 신기섭이 해온 더러운 일들을 몰랐다. 만약 알았다면 신씨 가문을 없애려 들 것이다. 게다가 신기섭은 성혜인을 건드리려 했으니. 신이한 이마에는 어느새 땀이 고이기 시작했다. 성혜인이 그대로 얘기하지 않았지만 그는 알았다. 이건 성혜인의 협박이라는 것을. 만약 신이한이 계속해서 성혜인과 맞서서 반승제의 일을 지연시키면 성혜인은 반 회장한테 가서 신기섭이 성혜인을 덮치려 했던 일을 얘기할지도 몰랐다. 그때가 되면 신씨 가문은 가루가 되어 사라질 것이었다. 신이한은 성혜인이 이런 패를 숨기고 있을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열린 입술 사이로 겨우 말 한마디를 뱉어냈다. “제가 페니 씨를 너무 얕잡아 봤네요.”그저 고고한 척하는 여자인 줄 알았더니만 진짜로 뒷배가 있는 사람일 줄은 몰랐다. 신이한은 반승제가 3년 전 결혼했다는 사실을 들었었다. 하지만 그 소문 중의 부인이 지금 신이한 눈앞에 있다니, 게다가 신이한과 신기섭은 이미 그녀에게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질렀다. 신이한은 지금까지 해온 일들이 어리석게 느껴져 속이 좋지 않았다. 미간을 문지른 그가 얘기했다. “페니 씨 뒤에 반 회장님이 계시니 저도 이젠 몸 좀 사려야겠군요. 그나저나 남편이 바로 옆 방에 있는데 저랑 단둘이 이곳에 들어오다니, 담도 크네요.”성혜인은 그제야 와인을 한 입 마시고는 입술을 앙다물었다. “저한테 반승제 씨는 그저 반 대표님일 뿐이에요, 모르는 사람처럼 지내기로 계약했으니까요. 저는 먼저 계약을 깨지 않습니다.”대화 도중 웨이터가 노크하고 그들의 저녁을 가져왔다. 신이한이 오늘 시킨 건 커플 세트였다. 게다가 아주 예쁜 선물까지 준비했다. 원래 오늘 밤 성혜인을 가지려고 했는데 그 위험한 생각은 접어야 할 것 같았다. “페니 씨, 오늘 시킨 음식은 다 여기 셰프의 신상 메뉴예요. 옆방에 어떤 사람들인지 봤죠? 이런 음식 먹을 기회 흔치 않으니 다 먹고 가요.”성혜인은 더 이상 따지고 싶지 않았다. 어차피 신이한의 바람기는 그녀와 상관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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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화 질투라도 나나 봐?

신이한의 방과는 달리 이 방의 분위기는 다소 사무적이었다. 게다가 늘 그들을 위해 남겨놓은 방이라서 그런지 인테리어마저 반승제의 스타일이었다. 이 빌딩은 반씨 가문의 것이었다. 제원에서 유명한 건물들은 거의 다 반씨 가문의 것이었다. 성혜인의 마음이 다른 사람에게로 향한다니, 반승제는 고개를 돌려 창밖을 내다보았다. 미간을 살짝 찌푸린 그가 생각했다. ‘여자들이 이런 것을 좋아한다고?’온시환은 서주혁의 어깨를 툭툭 치며 말했다. “주혁아, 너는 모르겠지만 페니 씨가 승제를 좋아하거든. 저번에 도박장에서도 200억을 나한테 주면서 승제 앞에서 잘 보이려고 애쓰더라. 쯧, 자그마치 200억인데 눈 한번 깜빡하지 않고 주더라니까.” 반승제는 여전히 미간을 찌푸린 채 눈짓으로 온시환의 말을 막았다. “밥이나 먹어.”온시환의 말 몇 마디가 반승제의 평정심을 깨뜨렸다. “왜, 널 좋아하는 여자가 다른 사람이랑 있으니까 질투라도 나나봐?”온시환은 은근히 성혜인이 마음에 들었다. 그 얼굴이며 몸매 하며 제원에서 놓고 얘기해도 손에 꼽힐 정도였다. 윤씨 가문의 윤단미라는 사람보다 몇 배는 나았다. “승제야, 너 어차피 집에 있는 그 사람이랑 이혼할 거라면 페니 씨는 어때? 아니면 진짜 윤단미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릴 거야? 그애는 이미 꿈을 좇으러 멀리 떠났고 그때의 너희들은 너무 어렸었어.”서주혁이 작게 마른기침을 해서 온시환에게 신호를 주었다. 온시환도 자기가 쓸데없는 얘기까지 꺼냈다는 것을 깨닫고 얼른 술잔을 들고 한입 마셨다. 마침 반승제의 핸드폰이 울렸다. 그리고 옆방에서 성혜인의 핸드폰도 울렸다. 성혜인은 핸드폰의 이름을 보고 신이한에게 얘기했다. “죄송해요, 일이 생겨서 먼저 가봐야 할 것 같아요. 저랑 반승제 씨의 사이는 비밀로 해주셨으면 해요. 어차피 이혼할 거니까 많은 사람이 알면 안 좋거든요.”신이한은 그렇게 입이 가벼운 사람이 아니었다. 성혜인의 말투에는 반승제에 대한 미련이 전혀 없었다. 신이한은 그런 점이 신기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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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화 싫어하다 못해 증오한다

반승제의 가슴에 성혜인의 등이 붙어있었고 한 손으로는 성혜인의 허리를 감쌌다. 엘리베이터가 멈춰있으니 구조대원이 올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반승제는 성혜인을 놓아줄 수 있었지만 두 사람 모두 굳어버린 채 움직이지 않았다. 성혜인은 두 사람의 자세가 다소 야릇하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다. 그저 이곳에 그들뿐이니 이렇게 붙어있는 것이 안전하다고 생각할 뿐이었다. 심지어 더 뒤로 붙어서 반승제와 가까이에 서면 안전할 것 같았다. 그러다가 반승제의 숨결이 자기 귓가에 닿자 두 사람의 사이가 얼마나 가까운지 의식하고 말았다. 그는 성혜인은 완벽히 품에 안고 있었다. 성혜인이 조금 떨어지려고 꼼지락거리자 반승제는 뇌를 거치지도 않고 말했다. “움직이지 마, 사람이 올 때까지 기다려.”성혜인은 눈을 지그시 감고 천천히 숨을 돌리며 두 사람 사이의 거리에 신경 쓰지 않으려 했다. 반승제가 이미 내부의 긴급 호출 버튼을 눌렀으니 빌딩측에서도 연락을 받았을 것이다. 엘리베이터 고장은 흔한 일이 아니었다. 반승제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성혜인을 만나면 잘되는 일이 없었다. 성혜인은 반승제를 등지고 있어서 그녀의 새하얀 목덜미가 그대로 드러났다. 사람은 원래 목덜미가 예민하다. 반승제의 숨결이 그 위에 닿자 모공을 타고 신경을 건드려 온몸이 간지러운 기분이 들었다. 이런 생각이 들지 않게 하려고 온갖 슬픈 생각을 다 해보았지만 그와 함께 보냈던 밤만 생생하게 떠올라버렸다. 그건 반승제도 마찬가지였다. 밀폐된 공간, 두 남녀의 심장 소리, 맞닿은 피부. 하지만 그는 이성을 지키려고 애썼다. 이건 '흔들다리 효과'라고. 흔들다리 효과는 흔들리는 다리 위에서는 심장이 더 빨리 뛰어서 이때 이성을 만나면 이성 때문에 심장이 빨리 뛴다고 착각해 호감이 생기는 반응이었다. 방금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고 그가 성혜인을 끌어당긴 순간의 떨림이 바로 이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고 나니 반승제는 한결 편해져서 두 사람 사이 거리를 살짝 넓혔다. 성혜인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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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화 부부 같지 않았다

그녀가 여러 복잡한 생각에 잠겨 있을 때 반승제의 핸드폰이 울렸다. 심인우가 걸어온 것이었다. 반승제는 해외에서 걸려 온 긴급회의 때문에 나온 것이었지만 지금은 엘리베이터에 갇혀있으니 소용이 없었다. 그저 심인우더러 자기를 대신하여 회의를 하라고 할 수밖에. 심인우는 반승제의 오른팔과도 같았다. 그를 대신해서 회의에 참여하는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니 재빨리 준비를 마쳤다. 반승제는 이 작은 공간에 갇혔지만 아무런 미동도 없었다. 마치 뒤뜰에 산책 나온 것처럼 담담했다. “대표님, 성휘 쪽은 제가 말해 놓았습니다. 그저 혜인 아가씨가 다른 일을 벌이지만 않으면 됩니다.”반승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여자가 반 회장한테 아이를 낳겠다는 둥 소리를 해서 심경이 복잡해진 터였다.“성씨네 프로젝트는 막으라고 했나요?”옆에 있던 성혜인은 잘 못 들은 줄 알고 그만 굳어버렸다.엘리베이터의 거울면을 통해 본 반승제의 눈에는 증오가 가득했다. 성혜인은 어렴풋이 아버지가 왜 감정이 격해졌는지 알 것 같았다. 아마도 반승제의 비서가 뭐라고 얘기한 데다가 성씨 가문의 프로젝트도 진행하지 못해서 화가 나 구급실로 간 모양이었다. 딸로서 성휘가 걱정되는 그녀였다.하지만 성씨 가문의 사업은 확실히 반씨 가문의 인맥에 많이 의지하고 있었다. 성혜인은 진작에 성휘한테 반씨 가문에만 의지하지 말라고 했었다. 회사가 은행과 밀접한 연계를 가지면 빚이 더욱 많아질 것이고 파산하는 것은 순식간의 일이었다. 이 바닥은 전쟁터와 같았다. 큰 회사일수록 현금 유통에 주의해야 했다. 현금이 적어지면 회사는 파산의 길로 접어들 것이다. 성씨 가문은 원래도 현금이 얼마 남지 않았다. 긴급한 일을 처리할 때마다 자를 사람은 자르며 힘들게 버텨왔다. 하지만 성휘도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일해왔던 터라 그와 평생을 같이 하며 온 직원들은 여전히 자르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성씨 가문의 고위층들은 대부분 돈만 벌고 일은 하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이 사람들의 아래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하루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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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화 좋아할수록 다가가기 어려워하는 거

신이한은 반승제의 눈길에서 어딘가 불편함을 느꼈다. 그래서 일부러 부드러운 어조로 물었다. “페니 씨, 많이 놀라셨을 텐데 제가 병원까지 모셔다드릴까요?”“낯빛이 좋지 않은데 약이라도 사 올까요?”신이한의 관심에 성혜인은 거절하기도 어려워졌다. 이미 신이한은 그녀에게 손을 대지 않기로 약속했고 또 비밀도 지켜주겠다고 했었으니. “신 대표님, 전 괜찮아요.”반승제의 숨소리가 더욱 차가워졌지만 뭐라고 입을 열지도 않았다.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자 성혜인이 먼저 걸어 나왔다. 반승제는 그 뒤에서 걸어 나오며 신이한을 그대로 지나쳤다. 신이한도 반승제와 스쳐 지나가 와 성혜인 앞에 왔다. “이것 봐요, 낯빛이 창백해져서 뭐가 괜찮다는 거예요.”성혜인은 신이한이 왜 갑자기 이러는지 몰랐다. 옆의 반승제야 말로 눈썹을 찌푸렸지만 흔들다리 효과라고 생각하며 돌아섰다. 온시환은 반승제의 어깨를 툭툭 치며 얘기했다. “놀라라, 엘리베이터는 왜 갑자기 오늘 밤에 고장이 나서... 가자, 옆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자.”그리고 또 옆의 성혜인을 보며 얘기했다. “페니 씨도 괜찮으니 다행이에요.”성혜인은 겨우 미소를 띠며 고개를 끄덕였다. “걱정해 주셔서 고마워요, 전 괜찮아요.”그들은 옆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갔다. 신이한은 그녀를 기쁘게 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 “저와 조희준의 사업을 취소했어요. 아마도 다시 페니 씨를 찾아올 겁니다.”하지만 성혜인은 더 이상 조희준과 함께 사업하기 싫었다. 만약 조희준이 다음 사람을 찾은 후 그녀에게 원인을 알려줬었으면 그녀가 이렇게 매달릴 일도 없었을 것이다. 사업을 하면서 적자생존의 룰에 대해 모르는 것이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조희준은 HS그룹과도 한배를 타고 싶었고 성혜인한테는 계속 감추기만 했다. 두 사람은 3년이나 같이 일해왔는데 성혜인은 인제야 조희준이 어떤 사람인지 알았다. “네, 저는 조 대표님하고는 다시 사업하지 않을 겁니다. 다른 회사를 알아볼 거예요.”엘리베이터는 1층에 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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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화 날 미행했어요?

성혜원은 더욱 긴장했다. 아주 오래전에 반승제를 만난 적이 있었다. 그때 반승제는 사람들 사이에 서있었는데 길게 뻗은 눈썹 아래 두 눈이 아름답게 휘어졌었다. 옆의 사람과 얘기하던 중이었는데 몸에 딱 맞게 수선된 정장과 그의 자태에서 기품이 흘러넘쳤다. 지금 성혜원은 처음으로 그의 앞에 나섰다. 너무 긴장되어서 온몸이 떨리고 있었다. 3년보다 더 긴 시간 동안 이 사람을 좋아했다. 그녀는 재경 신문에서 그의 이름을 알았다. 반승제. 그 후에는 어쩌다 보니 성혜원의 형부가 되었지만 괜찮았다. 두 사람은 이혼할 사이니까. 반승제는 성혜원을 쳐다보다가 시선을 거두었다. “왜 저를 찾아온 거죠?”성혜원은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다 못해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았다. 불안함에 두 손을 가만두지 못했다. “그저 반 대표님이 여기 계신다고 하니...”반승제의 낯빛이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날 미행했어요?”성혜원의 눈에 담은 감정이 너무도 분명해서 무시하기도 힘들었다. “이미 아버님께 말을 전했으니 다른 일에 관여하지 마세요.”성혜원은 그 자리에 선 채 낯빛이 파리해졌다. 하지만 또 기뻐하며 생각했다. 반승제는 성혜인을 좋아하지 않는다. 만약 좋아한다면 성씨 가문을 이렇게 대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둘이 같은 침대에서 밤을 보냈다고 해도 반승제는 성혜인을 마음에 담아두지 않은 것이었다. 성혜인은 시선을 내리고 호흡이 거칠어졌다. 질투심에 심장이 아파졌다. 오랫동안 짝사랑 해온 사람이 성혜인과 관계를 했었다니. 하지만 괜찮다, 성혜원에게도 기회가 있었다. 반승제는 이미 차에 탔고 온시환은 같이 그 차에 타서 고개를 저었다. “혹시 이분이 성씨 그분?”보통 사람들은 다 그쪽으로 생각할 것이었다. 성혜원이 나타난 시기가 딱 맞춤했을뿐더러 다른 말도 하지 않았으니. 도대체 그 여자가 할아버지한테 무슨 짓을 해서 아무것도 아닌 사람을 대단하게 포장하여 칭찬하는 것인지. 온시환은 눈썹을 까딱거리며 곧이곧대로 얘기했다. “윤단미보다 많이 떨어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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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화 죽어도 눈을 감지 못할 게다

성혜인은 이곳에서 밤새워 기다렸다. 그런데 돌아오는 질문이 이런 것이라니. 그녀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마음 한편이 시큰거리는 게 반박하고 싶었지만 성휘의 연이은 기침 때문에 말하지 못했다. 성휘의 기침이 점점 심해졌다. 성혜인이 종이를 건네주자 하얀 종이에 피가 살짝 튀어있었다. 성휘 본인도 보고 놀란 모양인지 미간이 좁혀졌다. 하지만 신경 쓰지 않고 감정이 격해져서 그런 것으로 생각했다. “혜인아, 네가 반승제를 좋아하지 않는 것은 알아. 예전에 대학에 있을 때 남친이 있지 않았던가?”성혜인은 머릿속에 핏자국 생각으로 가득해서 성휘의 말에 반응하지 못했다. 의사도 성휘한테 비밀로 하고 있으니 성휘는 계속 자신이 회사에 돌아와서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성휘는 성혜인이 대답하지 않자 살짝 후회되는 마음으로 얘기했다. “다 내 탓이다. 회사는 내가 하나하나 쌓아 올린 것인데 지금 이 지경까지 왔으니 손을 놓기도 어려워서 반승제와 혼인을 맺게 했다. 게다가 반 회장님이 너를 꽤 좋아하는 눈치길래 시집가도 괜찮을 줄 알았다. 제원에서 얼마나 많은 여자가 반승제와 엮이려고 노력하는지 너도 알잖냐. 반승제가 내 사위라니, 난 죽어도 눈을 감지 못할 게다.”“아빠!”성혜인은 그의 말을 막고 싶었다. '죽는다'는 단어를 듣고 싶지 않았다. “내가 어느 날 버티지 못해서 회사가 망하더라도 너는 뒷배가 있으니 괜찮을 거다. 요 며칠 사람을 시켜 10%의 지분을 네게로 넘기마. 소윤 이모와 더 이상 이걸로 싸우지 말거라.”병 주고 약 주는 것이 바로 성휘가 자주 쓰는 방법이었다. 성혜인은 성휘를 완전히 미워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그는 남은 날이 얼마 없었으니. “혜인아, 반승제와 잘 지내려고 해봐라. 네 대학 때의 남자친구는 어디 출신인지도 얘기해주지 않았으니 그게 어떻게 진심으로 널 좋아한 것이겠니.”성혜인은 그저 피곤함을 느껴 대답하고 그대로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옆의 허진이 가만히 서 있다가 빗소리를 듣고 물었다. “혜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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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화

반승제에게 실례가 될까 봐 몸을 돌려 재채기한 성혜인의 어깨가 바르르 떨렸다. 비에 젖어서 얼굴이 더욱 창백해졌고 빗물에 젖은 머리카락이 얼굴에 붙었으며 속눈썹에도 물방울이 맺혀있었다. 얇게 입은 옷이 다 젖어 몸에 붙는 바람에 몸매가 그대로 드러났다. 성혜인은 눈물이 날 것만 같은 눈을 비볐다. 반승제의 차가 아직도 출발하지 않자 예의상 말을 건넸다. “반 대표님, 야근하세요?”반승제는 확실히 야근 중이었다. 내일 큰 저택에서 연회가 있었기에 무조건 참가해야 했다. 그래서 회의를 앞당겨서 방금 끝냈다. 그는 성혜인인 주동적으로 차에 타도 되냐고 물을 줄 알았다. 이곳에선 택시를 잡기도 어렵고 그녀는 가방과 핸드폰도 못 챙긴 상태니까. 반승제의 차가 2분간 그녀 앞에 서 있었다. 뒤의 차들이 조급해서 클락션을 울릴 때도 그는 입을 열지 않았다. 성혜인도 그저 웃으며 고객을 대하듯 그를 보았다. 반승제는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왜 그런지는 자기도 몰랐다. “집이 어딘데.”딱딱한 말투와 표정에서 냉랭함이 느껴졌다. 성혜인은 성씨 저택에 가서 서류를 챙겨야 한다. 만약 반승제가 그녀를 태워서 성씨 저택에 도착한다면 그녀가 누구인지를 알게 될 것이다. 게다가 성혜인은 이미 몸이 다 젖어서 차에 탄다면 차를 더럽힐 것이었다. “가까운 곳에 있어요.”반승제의 심경이 복잡해졌다. 처음으로 여자한테 데려다주겠다는 말을 꺼낸 것인데 그마저도 거절당했다. 진짜 온시환의 말대로 밀당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무엇인지. 반승제는 알 수가 없었다. 그는 차 문을 열었다. 성혜인은 반승제가 차에 타라는 뜻인 줄 알고 덜컥 겁이 났다. 거절할 핑곗거리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차 문에서 은색의 손잡이가 튀어나왔다. “우산이다. 쓰고 가.”성혜인은 그 말을 듣고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은색 손잡이를 건네받았다.“감사합니다, 반 대표님. 나중에 꼭 돌려드리겠습니다.”반승제는 그제야 성혜인이 지금까지 그를 '반 대표님'이라고 불러왔다는 것이 떠올랐다. 예의 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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