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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화 부부 같지 않았다

그녀가 여러 복잡한 생각에 잠겨 있을 때 반승제의 핸드폰이 울렸다. 심인우가 걸어온 것이었다.

반승제는 해외에서 걸려 온 긴급회의 때문에 나온 것이었지만 지금은 엘리베이터에 갇혀있으니 소용이 없었다. 그저 심인우더러 자기를 대신하여 회의를 하라고 할 수밖에.

심인우는 반승제의 오른팔과도 같았다. 그를 대신해서 회의에 참여하는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니 재빨리 준비를 마쳤다.

반승제는 이 작은 공간에 갇혔지만 아무런 미동도 없었다. 마치 뒤뜰에 산책 나온 것처럼 담담했다.

“대표님, 성휘 쪽은 제가 말해 놓았습니다. 그저 혜인 아가씨가 다른 일을 벌이지만 않으면 됩니다.”

반승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여자가 반 회장한테 아이를 낳겠다는 둥 소리를 해서 심경이 복잡해진 터였다.

“성씨네 프로젝트는 막으라고 했나요?”

옆에 있던 성혜인은 잘 못 들은 줄 알고 그만 굳어버렸다.

엘리베이터의 거울면을 통해 본 반승제의 눈에는 증오가 가득했다.

성혜인은 어렴풋이 아버지가 왜 감정이 격해졌는지 알 것 같았다. 아마도 반승제의 비서가 뭐라고 얘기한 데다가 성씨 가문의 프로젝트도 진행하지 못해서 화가 나 구급실로 간 모양이었다.

딸로서 성휘가 걱정되는 그녀였다.

하지만 성씨 가문의 사업은 확실히 반씨 가문의 인맥에 많이 의지하고 있었다.

성혜인은 진작에 성휘한테 반씨 가문에만 의지하지 말라고 했었다.

회사가 은행과 밀접한 연계를 가지면 빚이 더욱 많아질 것이고 파산하는 것은 순식간의 일이었다.

이 바닥은 전쟁터와 같았다. 큰 회사일수록 현금 유통에 주의해야 했다.

현금이 적어지면 회사는 파산의 길로 접어들 것이다.

성씨 가문은 원래도 현금이 얼마 남지 않았다. 긴급한 일을 처리할 때마다 자를 사람은 자르며 힘들게 버텨왔다.

하지만 성휘도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일해왔던 터라 그와 평생을 같이 하며 온 직원들은 여전히 자르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성씨 가문의 고위층들은 대부분 돈만 벌고 일은 하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이 사람들의 아래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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