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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화 수많은 거짓말을 낳기 마련이다

“사모님, 혹시 사라진 물건이라도 있어요?”

유경아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침실을 두리번거렸다.

“아니에요, 그냥 책 위치가 달라져서요.”

성혜인의 말을 들은 유경아는 드디어 한시름 놓고 식사를 차리러 갔다.

성혜인은 반승제가 갖고 왔다는 선물상자를 열어봤다. 상자 안에는 옥으로 만든 팔찌가 들어 있었다. 반태승이 준비한 물건이니 당연히 비쌀 것 같아서 그녀는 휴대전화를 꺼내 반태승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가 연결되고 휴대전화 건너편에서는 반태승의 기침 소리가 들려왔다.

“혜인아, 네 아버지는 좀 어떻냐?”

반태승은 성혜인에게 진심으로 잘해 줬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이 했던 거짓말과 사인했던 계약서만 생각하면 죄책감이 들었다.

“아버지는 많이 좋아졌어요. 저 방금 할아버지께서 주신 선물을 봤어요. 비싼 팔찌 같은데 정말 고마워요.”

“내가 승제 놈한테 문병을 가라고 이르기는 했지만 갔는지 모르겠구나.”

반태승은 반승제의 말을 믿을 수 없어 성혜인에게 간접적으로 물었다.

“갔었어요. 승제 씨가 많이 도와주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만족스러운 대답에 반태승은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 오늘 밤 팔찌를 끼고 나오거라, 내 잘 어울리는지 직접 확인하고 싶구나. 그리고 너를 사람들한테 소개해 줘야겠다. 무식한 놈들이 유언비어를 퍼뜨리지 못하게끔 말이다.”

반태승의 말에 감동한 성혜인은 눈물을 글썽였다.

“알겠어요.”

“그리고 두 사람 꼭 잘 지내야 한다. 내가 증손주를 볼 날만을 기다리고 있어.”

“저랑 대...”

성혜인은 무의식적으로 대표님이라고 하려다 말고 말을 고쳤다.

“저희도 노력하고 있어요. 근데 제가 어릴 적부터 몸이 약해서 시간이 조금 걸리네요.”

하나의 거짓말은 수많은 거짓말을 낳기 마련이다.

“괜찮아, 나도 그리 급한 것은 아니니. 둘이 노력만 하고 있으면 됐지.”

성혜인은 안부의 말을 몇 마디 더 하다가 전화를 끊었다. 그녀는 무거운 마음으로 팔찌를 바라봤다. 이는 임경헌의 어머니가 선물했던 팔찌와 똑같은 의미를 담고 있을 것이다.

성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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