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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화 반승제의 분노

성혜인은 문틀을 짚고 겨우 차에 올라탔다. 무릎 통증과 발목 통증이 심하기는 했지만 반승제도 함께 있었기에 그녀는 작게 미소를 짓기만 했다.

“고마워요, 대표님.”

공기 중에는 피비린내가 서서히 퍼져나갔다.

성혜인은 반승제에게 방해가 될까 봐 말없이 조용히 구석에 앉아있었다. 하지만 반승제의 시선은 차에 올라타서부터 그녀의 무릎에 집중되어 있었다.

성혜인의 무릎에서는 여전히 피가 흐르고 있었고 발목은 퉁퉁 부어있었다. 다른 여자라면 진작에 울고불고 난리를 쳤을 테지만 그녀는 인상만 찡그릴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때 차는 반승혜의 집을 지나쳐 갔다. 겨울이의 존재감은 아주 강했고 차로 지나가면서도 반승혜와 놀고 있는 그가 한눈에 보였다.

반승제가 돌연 물었다.

“아까는 어디로 그렇게 달려가고 있었던 거지?”

반승제는 강아지와 산책하고 있던 성혜인이 왜 갑자기 강아지를 반승혜에게 맡기고 자신이 있는 쪽으로 달려왔는지 의아했다. 그리고 그녀는 아직도 그의 첫 번째 질문에 답을 주지 않았다.

‘페니의 집은 꽤 먼 곳에 있지 않았나?’

반승제의 의아함을 눈치챘는지, 성혜인은 차분한 말투로 늘 그랬듯이 에둘러 설명했다.

“이 동네 산책로가 너무 아름다운 것 같아요. 강아지를 키우기도 너무 좋고요. 저는 이 근처의 윌셋집에 살고 있어요. 비록 금방 또 이사하겠지만.”

‘월세?’

반승제는 눈살을 찌푸렸다. 성혜인의 의뢰비는 건당 몇억 원은 했다. 제원의 집값이 아무리 비싸다고 해도 월셋집에 살 정도는 아니라는 말이다. 게다가 그녀는 결혼도 했기에 아직도 내 집 마련을 못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됐다.

“저 방금 전에 대표님이 오는 것을 봤어요. 이곳에서 다 만나게 될 줄은 몰랐네요.”

성혜인은 교묘하게 화제를 돌려 주도권을 잡았다.

“그러게.”

반승제는 짧게 답했다. 그녀는 포레스트펜션에 살고 있는 여자를 입에 담고 싶지 않았다.

얼마 후, 병원 앞에 도착한 성혜인은 절뚝거리며 혼자 차에서 내려왔다. 한쪽 다리 전체가 고통에 휩싸인 채로 중심을 잡기는 어려웠다. 그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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