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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화 아무 일에나 끼어드는 성격

처치를 마친 의사는 몇 가지 주의사항을 일러준 후 자리를 떠났다.

성혜인은 깊은숨을 들이마셨다. 임남호를 더 이상 상대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반승제에게 향했다.

“대표님. 자동차를 파손한 그 여자, 기억하시나요? 제 올케언니요.”

반승제는 머릿속에 심술 가득한 여자의 얼굴이 떠오르자 미간이 절로 좁아졌다.

“응.”

성혜인은 순간 입이 떨어지지 않아 시선을 떨궜다.

“16억은 제가 갚을게요.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많은 돈을 가지고 있지 않은데 일단 제 인건비에서 공제해 주시겠어요? 부족한 부분은 천천히 나눠서 갚을게요. 가능할까요?”

이번 사업 건의 디자인 비용은 분명 수억 원일 것이다. 반승제가 통 크게 준다면 10억까지도 받을 수 있다.

네이처빌리지의 별장은 그렇게까지 크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프리미엄식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거주하기 편한 곳이다.

반승제가 그곳에서 장기적으로 거주할 생각이 있는 것 같았다. 그만큼 성혜인도 더욱 심혈을 기울이고 있기에 반승제도 디자인 비용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반승제가 기꺼이 바가지를 쓰겠다고 나서지 않는 이상 16억까지는 무리다.

반승제는 한동안 성혜인을 위아래로 훑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성혜인도 난처했다. 지난번에는 하진희가 꼴사나운 짓을 한 게 사실이었으니 말이다.

“대표님, 이자 더해서 갚겠습니다.”

반승제는 손바닥에 난 상처를 바라보며 차분히 입을 열었다.

“16억이면, 하루 이자가 얼마인지 알아?”

결코 적지 않다는 건 성혜인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으로서 다른 방법이 없었다.

성휘가 준 카드가 있기는 했지만, 그 안에는 용돈으로 넣어준 2억 밖에 없었다. 게다가 성휘가 입원해 있을 때 가지고 있던 카드를 성혜인에게 건넨 것이었다. 그러니 한도 높은 카드는 분명 아니었을 것이다.

“알아요.”

“원래 이렇게 다른 사람이 사고 친 일 수습하는 게 취미인가?”

반승제는 병상에서 벗어나 몸을 일으키며 다친 손을 움직였다. 아직 통증이 있는지 미간에 반응이 있었다.

성혜인의 행동이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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