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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화 육두문자 없는 욕

무슨 일이든 다 한다?

언제든지?

하루 세 끼 식사를 BH그룹으로 갖다준다?

어느 것 하나 반승제에게 낯선 말은 없었다.

하지만 곁눈질로 본 성혜인의 얼굴에는 난처함이 역력했다. 어떻게든 보상하겠다는 생각으로 한 말이 분명했다.

문 앞에 서 있던 임남호는 그런 비굴한 성혜인의 모습을 봐줄 수 없었다.

성혜인은 제원대학을 졸업한 인재다. 남자가 아무리 부자라 해도 이렇게 굴욕적으로 대할 수는 없지 않은가.

“혜인아, 뭐 하는 거야? 최고 명문대까지 나온 애가 가정부를 자처하겠다고?”

뇌를 거치지 않고 말을 뱉는 임남호에 성혜인은 관자놀이가 지끈거렸다.

반승제는 임남호가 저렇게 성을 내며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굴욕’이라는 단어는 정확히 들었다.

애초에 성혜인이 제시한 조건에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 하지만 임남호의 말을 듣고 난 후, 반승제는 다친 손목을 돌리며 입을 열었다.

“어느 호텔인지 알고 있지?”

호텔에서 마주친 적이 있으니 모를 리 만무했다.

성혜인은 지난번 호텔에서 있었던 일이 떠오르자 얼굴을 붉혔다.

그때 일이 다시 생각나니 당장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다.

성혜인은 차마 반승제의 얼굴을 쳐다보지 못하고 고개를 떨궜다.

“네.”

“BH그룹으로 올 것 없어. 밤 9시에 호텔로 가져다줘.”

성혜인은 사실 의구심이 들었다. 반태승이 언제 찾아올지 몰라 포레스트에서 지내고 있는 사람이 왜 또 호텔로 가려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물어볼 입장이 되지 않으니 고개를 끄덕이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었다.

“알겠습니다, 대표님.”

임남호는 어금니를 꾹 깨물며 성혜인을 자신에게 끌어당겼다. 그러고는 고개를 들어 반승제를 직시했다.

하지만 180cm인 임남호가 187cm인 반승제와 눈을 맞추려면 조금은 고개를 들어야만 했다. 이미 기 싸움으로 반은 지고 들어가는 셈이다.

“명심해. 아무리 회사 대표라고 해도 혜인이를 괴롭힐 수는 없어. 우리 집에서 가장 성공한 아이라고! 제원대학에 입학했을 때는 잔치까지 벌일 정도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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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
goodnovel comment avatar
김우성비타민
혜인이사촌오빠라고 말해주는데. 왜 못알아쳐먹냐고... 작가왜저래
goodnovel comment avatar
김우성비타민
별그지같은... 지때메사단났는데, 뭐라는건지..억지그만부리고 만나게하지... 돈벌려고 별그지같이 질질 끌고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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