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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화 울화가 치밀어 오르다

성혜인은 애초에 반승제의 답장을 기대하지 않았기에 문자를 보내자마자 바로 샤워하러 갔다. 얼마 후, 욕실에서 나와 휴대전화를 확인하니 반승제는 말도 없이 2천만 원을 돌려줬다.

‘이건 배상이 필요 없다는 뜻인가?’

반승제는 언제나 성혜인을 차갑게 대했다, 정확히는 서로 차갑게 대했다. 2천만 원을 주고받기도 껄끄러울 정도로 말이다.

성혜인은 반승제의 생각을 도무지 읽을 수 없었다. 심지어 그와 함께했던 식사 자리가 아직도 기억에 남을 정도였다.

성혜인은 잠깐 고민하다가 망가진 우산을 사진 찍어 반승제에게 보내줬다. 그러고는 부동산에 연락해 은행 절차가 언제쯤 끝나는지 물어봤다. 그녀는 하루빨리 포레스트 펜션에서 나오고 싶었다. 언제까지 지금처럼 반승제를 피해 가며 살 수는 없었다.

반승제도 성혜인의 두 가지 정체를 알게 된다면 빨리 쫓아내려 할 것이다. 그녀는 그래도 이 정도의 양심은 있었다.

머리를 말리고 나서 사진을 확인한 반승제는 이번에도 역시 단답으로 답장했다.

「그래.」

「이건 혹시 배상이 필요 없다는 뜻인가요?」

「응.」

반승제의 차가운 태도에 성혜인도 길게 말하지 않았다.

「감사합니다.」

지루하기 그지없는 채팅 내용에 성혜인은 휴대전화를 한쪽에 놓고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

반승제는 노트북을 열고 서류를 결재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그의 눈빛은 테이블 위에 놓여있는 선물상자로 향했다. 이건 반태승이 성혜인에게 전해 주라고 했던 선물이다.

반승제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더니 선물 상자를 들고 밖으로 나갔다.

청소하고 있던 유경아는 반승제가 걸어오는 것을 보고 걸레를 내려놓았다.

“대표님, 혹시 필요한 게 있으세요?”

유경아는 혹시라도 백연서가 트집을 잡지는 않을까 걱정되어 깍듯한 태도로 말했다.

“그 여자는 아직도 안 돌아왔어요?”

반승제는 복도 끝에 있는 방을 바라보며 물었다.

“네.”

“이걸 전해줘요.”

반승제는 길게 말하고 싶지 않은 듯 차가운 말투를 일관했다.

유경아는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아무래도 비싼 물건 같은데 대표님이 직접 사모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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