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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화 질투라도 나나 봐?

신이한의 방과는 달리 이 방의 분위기는 다소 사무적이었다. 게다가 늘 그들을 위해 남겨놓은 방이라서 그런지 인테리어마저 반승제의 스타일이었다.

이 빌딩은 반씨 가문의 것이었다. 제원에서 유명한 건물들은 거의 다 반씨 가문의 것이었다.

성혜인의 마음이 다른 사람에게로 향한다니, 반승제는 고개를 돌려 창밖을 내다보았다.

미간을 살짝 찌푸린 그가 생각했다.

‘여자들이 이런 것을 좋아한다고?’

온시환은 서주혁의 어깨를 툭툭 치며 말했다.

“주혁아, 너는 모르겠지만 페니 씨가 승제를 좋아하거든. 저번에 도박장에서도 200억을 나한테 주면서 승제 앞에서 잘 보이려고 애쓰더라. 쯧, 자그마치 200억인데 눈 한번 깜빡하지 않고 주더라니까.”

반승제는 여전히 미간을 찌푸린 채 눈짓으로 온시환의 말을 막았다.

“밥이나 먹어.”

온시환의 말 몇 마디가 반승제의 평정심을 깨뜨렸다.

“왜, 널 좋아하는 여자가 다른 사람이랑 있으니까 질투라도 나나봐?”

온시환은 은근히 성혜인이 마음에 들었다. 그 얼굴이며 몸매 하며 제원에서 놓고 얘기해도 손에 꼽힐 정도였다.

윤씨 가문의 윤단미라는 사람보다 몇 배는 나았다.

“승제야, 너 어차피 집에 있는 그 사람이랑 이혼할 거라면 페니 씨는 어때? 아니면 진짜 윤단미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릴 거야? 그애는 이미 꿈을 좇으러 멀리 떠났고 그때의 너희들은 너무 어렸었어.”

서주혁이 작게 마른기침을 해서 온시환에게 신호를 주었다.

온시환도 자기가 쓸데없는 얘기까지 꺼냈다는 것을 깨닫고 얼른 술잔을 들고 한입 마셨다.

마침 반승제의 핸드폰이 울렸다. 그리고 옆방에서 성혜인의 핸드폰도 울렸다.

성혜인은 핸드폰의 이름을 보고 신이한에게 얘기했다.

“죄송해요, 일이 생겨서 먼저 가봐야 할 것 같아요. 저랑 반승제 씨의 사이는 비밀로 해주셨으면 해요. 어차피 이혼할 거니까 많은 사람이 알면 안 좋거든요.”

신이한은 그렇게 입이 가벼운 사람이 아니었다. 성혜인의 말투에는 반승제에 대한 미련이 전혀 없었다. 신이한은 그런 점이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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