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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화 사고를 쳤으면 감당할 줄도 알아야죠

성혜인은 심호흡하며 반승제를 바라봤다.

“대표님, 만약 제원으로 돌아가야 한다면 제 차를 타세요.”

하진희는 눈을 희번덕거리며 초조해졌다. 그녀는 성혜인을 라이벌로 인식했다.

“네년이 감히 남편을 두고 다른 남자를 유혹해? 어쩐지 인사까지 다 하고 다시 돌아왔다 했네. 이 차도 네가 부순 거지? 곁에서 쭉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지?! 너처럼 뻔뻔한 사람은 처음 봤어! 대학도 나왔다는 사람이 어쩌면 이렇게 낯짝이 두꺼워?”

고요한 하늘에 리조트에는 하진희의 목소리만 들렸다. 그녀의 고함에 구경꾼은 점점 더 많이 모였다.

성혜인은 화를 참기 위해 입술을 꼭 깨물었다. 만약 하진희가 사촌 형수가 아니었더라면 진작에 뺨을 후려갈기고도 남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임동원과 이소애를 봐서라도 꾹 참고 하진희가 행패를 부리도록 내버려 뒀다.

성혜인이 가만히 있는 것을 보고 하진희는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계속 떠들어댔다.

“학력이 높으면 뭐 해. 남편 몰래 다른 남자한테 꼬리 흔드는 건 똑같은데. 네 남편은 자기 몰래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기나 해? 왜 대답이 없어? 내가 정곡을 찔렀지?”

하진희는 또 미소를 지으며 반승제를 바라봤다.

“대표님~ 이 년이 이런 사람이에요~ 이번에도 대표님을 미행해 서천까지 왔을 거예요.”

성혜인은 어이가 없었다. 누구보다 그녀가 성묘하러 왔다는 것을 잘 아는 사람이 입만 열면 헛소리를 지껄이니 말이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지능이 떨어지는 사람과는 말해 봤자 통하지 않을 것이다.

하진희가 또 뭐라 말하려고 할 때, 반승제가 옆 사람에게 말했다.

“CCTV를 확인하죠.”

이번 사달 때문에 일정이 지연되어서 심인우는 잔뜩 화난 표정으로 서 있다가 말했다.

“이 차는 가격이 30억쯤 됩니다. 사고를 낸 분은 감옥에 가고도 남겠죠. BH그룹 변호사가 제원에서 오고 있으니 다들 떠나지 말고 기다려 주시길 바랍니다. 피해 배상은 적어도 15억 원이 될 것이고 협상은 없습니다.”

심인우의 말이 바로 반승제의 뜻이었다.

반승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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