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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화 미움을 넘은 증오

성혜인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심인우가 밖에서 걸어들어오더니 반승제의 곁으로 와서 말했다.

“대표님, 성씨 집안에서 함께 식사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식사?’

반승제는 언짢은 표정을 지었다. 반태승이 돌아온다는 소식을 듣고 자신을 더 꽉 붙잡기 위해 얕을 수를 쓰는 성씨 가문을 그는 미움을 넘어 증오했다.

“거절해요.”

심인우는 머리를 끄덕이다가 한 마디 보탰다.

“성휘 씨는 성혜인 씨가 대표님과의 만남을 기대하고 있대요. 대표님을 위해 요리 연습도 하고 계신답니다.”

이 대화의 주인공인 성혜인은 반승제의 앞에 앉아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딸을 이용해 반승제의 환심을 사려는 아버지가 너무나도 실망스러웠다. 그리고 그의 방식은 반승제의 혐오만 일으킬 뿐이었다.

역시 반승제는 성혜인의 예상대로 단호하게 답했다.

“계약서에 적힌 조항 외에는 꿈도 꾸지 말라고 전해줘요.”

심인우는 머리를 끄덕이고 조용히 밖으로 나갔다.

반승제는 성혜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방금 뭐라고 했어?”

성혜인이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저는 배가 불렀다고 말하려고 했어요. 대표님은 계속 드실래요?”

반태승에 성씨 집안까지 더 해져 방승제는 완전히 입맛을 잃었다. 성혜인은 그가 대답 없는 것을 보고 말없이 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성혜인은 반승제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지는 상관없었다. 두 사람은 어차피 일 적으로만 연결된 낯선 사람이니 말이다. 하지만 그녀는 반승제와 한 번 만나보겠다고 성묘를 위해 지방으로 내려온 딸을 이용해 먹으려는 아버지의 방식이 너무 우스웠다.

예전의 성혜인은 단 한 번도 아버지가 누군가를 편애한다는 생각을 한 적 없었다. 예전에는 또 그녀를 위해 소윤 일가를 집에 들이지 않기도 했고 말이다.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두 사람 사이의 감정은 변하기 시작했다.

이때 반승제의 목소리가 성혜인의 생각을 끊었다.

“정리할 사람은 따로 있으니까, 넌 이만 돌아가.”

성혜인은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네. 대표님은 모레 제원으로 돌아가요?”

“내일.”

반승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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