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Chapter 511 - Chapter 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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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1화 손안의 칼

반재인의 수단은 예전부터 깨끗하지 않았다. 일찍이 그는 일을 크게 쳐 난리를 피운 적이 있었는데, 다행히 반씨 집안에서 돈을 써서 논란을 잠재우는 데 성공했고, 반재인은 반태승의 채찍질에 하마터면 맞아 죽을 뻔했다.이런 사람은, 그녀 손안의 칼이 되기에 충분했다.그녀가 어디를 가리키면 반재인은 어디를 벨 것이었다.“되지, 우리 오래 못 봤잖아.”통화를 끊은 윤단미의 얼굴에는 음흉한 미소가 번졌다.‘페니가 이번엔 어떻게 피할까? 승제한테 꼬리를 치다니, 자기 목숨이 몇 개인지도 모르고!’한편, 성혜인은 이런 윤단미의 계획을 전혀 알지 못했다. 그녀는 온수빈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이 투자자가 되었다고 알려주었다.이미 짐을 싸기 시작해 TJ엔터로 갈 준비를 하던 온수빈은 그 말을 듣고 조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온수빈 씨, 제가 온시환 씨랑 협력하기로 했어요. 그래서 남자주인공은 계속 온수빈 씨로 할거예요.”온수빈은 순간 아무 말도 하지 못하며 손에 들고 있던 주머니마저 땅에 떨어뜨렸다.그러자 안에 있던 수면제가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이건 그가 세운 자기 자신에게 할 최악의 계획이었다. 만약 도송애가 그런 수단을 자신에게 사용한다면, 온수빈은 인터넷에 그녀의 실체를 까발리고, 수면제를 먹어 자신의 삶을 끝내려 했다.그러나 그는 성혜인이 자신을 구해줄 줄은 생각지 못했다.온수빈은 한바탕 감동을 한 한편, 동시에 마음속으로 약간의 기쁨을 느꼈다.“페니 씨, 시간 있으시면 제가 밥이라도 사드리고 싶네요. 페니 씨는 이 일이 저한테 얼마나 큰 의미인지 모르실 거예요.”남자주인공 역할을 얻으면, 온수빈은 계속해서 원래의 회사에 남을 수 있었다.비록 원래의 회사 역시 쓰레기이긴 마찬가지였지만, 이 영화로 돈을 벌면 그의 합의는 끝나게 된다. 그러면 온수빈은 자유의 몸이 되어 더는 계약에 얽매이지 않을 수 있다.당시에 맺은 합의는 정식적인 합의가 아닌 일종의 약속에 가까운 것이었다. 하지만 그 합의 안에는, 일단 그가 남자주인공 역할을 맡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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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2화 그 자식이 마음이 독해서

성혜인은 반태승의 상태가 정말 좋지 않은 것을 보고 그의 곁에 가 어깨와 목을 마사지 해주었다.“할아버지, 제가 인터넷에서 마사지하는 법을 배웠거든요? 한번 그대로 해드릴게요, 뼈와 근육이 한껏 풀리는 기분이 드실 거예요.”반태승이 가장 좋아하는 게 바로 성혜인의 이런 점이었다. 그녀는 무슨 일을 하든지 늘 대범하고 어떠한 다른 목적을 품지 않았다.반태승은 손에 들고 있던 바둑을 내려놓으며 말했다.“그래, 혜인아. 승제가 언젠가 너만큼 철이 들게 된다면 참 만족스러울 텐데 말이야.”반승제는 쭉 반태승의 곁에서 자라온지라, 그는 반승제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열 몇 살 때 이미 큰 공을 세울 뻔했던 아이라 반승제는 심기가 드높고 독했다.성혜인은 반태승의 뒤에 서서 손가락으로 천천히 또 가볍게 마사지를 시작했다.그때, 반태승이 한숨을 내쉬었다.“승제는 성격이 모났어. 말하기 좋아하지는 않지만 일단 자기가 심하게 압박을 받으면 무슨 일이든 해내고야 말지.”성혜인은 순간 손을 멈칫했다. 그녀는 그가 말하는 “무슨 일이든지 해내고야 말지.”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뜻하는지 알지 못했다.반태승은 손을 들어 그녀의 손등을 자상하게 쓰다듬었다.“다음에 또 그런 억울한 일을 당하거든, 잊지 말고 저번처럼 꼭 나에게 말하렴. 그 자식이 마음이 독해서 너를 난처하게 만들지는 않는지 모르겠구나.”“아니에요.”성혜인은 이곳에서 반태승과 두 시간 가까이 함께 있어 줬다. 금방 차를 타고 떠나 신호등을 기다리고 있는데, 그녀는 한눈에 택시에 앉아있는 강민지를 발견했다.강민지의 곁에는 신예준이 있었고 그녀의 손에는 붕대가 감겨있었다.성혜인이 경적을 두 번 울리자 강민지는 고개를 돌렸다. 그러고는 성혜인을 발견하자 기쁘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건넸다.그녀는 앞을 가리키며 택시를 세웠다.두 대의 자동차는 전부 앞에 멈춰 섰고 강민지는 택시에서 내렸다.“혜인아.”성혜인은 그녀의 곁에 서 있는 신예준을 한번 힐끗 바라보고는 물었다.“너 손은 왜 그래?”강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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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3화 그녀의 불륜남

차를 몰고 포레스트로 돌아간 그녀는 일주일 동안 이곳에서 휴식하기로 마음 먹었다.SY그룹에는 장하리가 있어 조금이라도 문제점이 보이면 그녀에게 바로 보고를 할 것이었다. 그리고 온시환의 드라마에 투자하려면 아직 더 시간이 걸려야 하므로 그녀는 잠시 먼저 몸을 회복할 수 있었다....스카이웨어.온시환은 진세운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가십을 늘어놓았다.“승제가 오늘밤은 안 온대.”진세운은 조금 의아했다. 분명 귀국 한 달 전에 미리 사람들에게 통지했는데 말이다. 그러므로 아무리 큰일이 있다 해도 모두 내려놓고 와야 하는 게 맞았다.“왜?”온시환은 순간 흥미진진해져서는 말을 이어갔다.“너는 아마 해외에 있어서 몰랐을 거야. 최근 승제가 유부녀를 눈에 들여가지고, 넘버투 행세를 하고 있지 뭐냐. 근데 그 여자는 이혼할 생각이 없나 봐.”진세운은 눈썹을 추켜올렸다. 그러고는 온시환을 아래 우로 훑어보았다.모두가 알다시피 온시환은 극작가였다. 그 때문에 그가 가장 잘하는 건 말에 MSG를 치는 것이었다.“반승제? 우리가 몇 년 동안 친구로 지낸 반승제?”조금 전 온시환이 폭로한 일은 그와 몇 년 동안 알고 지낸 반승제와 전혀 매치되지 않았다.그러자 온시환은 입을 삐죽이며 곁에 있는 서주혁에게 말을 보태라고 손짓했다.곁에서 침묵을 지키며 앉아있던 서주혁은 그를 휙 째려보더니 적당히 하라는 눈치를 보냈다.하지만 온시환은 그러지 않았다.“그 여자는 승제 집 인테리어를 맡은 디자이너야. 페니라고, 확실히 예쁘게 생겼긴 했어. 근데 이 여자 쪽이 말이야, 승제 하나만 있는 게 아닌 것 같더라고. 신이한하고도 뭔가 있는 것 같고, 또 최근에는 한 남자 연예인한테 빠졌더라. 그래서 어떻게 했게? 승제가 바로 300억을 주면서 원래 내 시나리오에 남자주인공 역할이었던 그 연예인을 자르는 거 있지? 역시, 큰일 하는 사람 아니랄까 봐.”진세운은 손에 들려 있는 술을 뚫어져라 바라보며 물었다.“진짜야?”어불성설 그 자체라, 그는 정말 믿을 수 없었다.온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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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4화 남편이랑 뭐해?

통화를 종료한 후, 그는 앞에 쌓인 서류들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그러나 한 글자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그는 오늘 밤 그녀의 곁에 또 다른 남자가 있다는 생각이 들자 갑자기 견디기 힘들어졌다.호텔로 돌아와 침대에 누운 그는 이불에서 그녀의 향기를 맡을 수 있었다.사면팔방에서 그 향기가 퍼져와 모공을 타고 몸속으로 번지는 것 같았다.반승제는 도저히 잠이 들 수 없어 잠옷을 걸치고 일어나 창문 앞에서 담배를 피웠다.구석에 있는 창문은 열려있었고 바깥에서 바람이 불어와 그의 머리카락이 미세하게 흔들렸다.그는 손가락으로 담배를 쥐고 있었다. 어쩐지 불어오는 바람에도 그녀의 향기가 스며있는 것 같았다.성혜인을 창문 앞에 밀어붙였을 때 그녀는 놀란 나머지 그에게 완전히 의지할 수밖에 없는 모습을 보였는데, 그 모습이 반승제를 더욱 끌어당겼다.반승제는 순식간에 눈빛을 바꿨다. 얇은 입술로 담배를 물고 있던 그는 어느새 씹고 있는 지경에 이르렀다. 마치 무언가라도 해야 몸 안에서 솟구치는 것을 잠재울 수 있는 듯 말이다.그는 핸드폰을 꺼내 성혜인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자?」사실 반승제를 잘 아는 사람들은 그가 SNS를 잘 올리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다. 가끔 누군가는 SNS를 올리고 그에게 '좋아요'를 눌러 달라고 부탁하기도 하는데, 이건 하늘에 별 따기보다 어려운 일이었다.또 그가 직접 밤에 사람을 찾아가 문자를 나누는 일은 극히 드물었는데, 하물며 이성에게는 더욱 그러했다.그에게도 성혜인이 처음이었다.「남편이랑 뭐해?」성혜인이 답장하지 않았기 때문에, 반승제는 한마디 더 보냈다.그녀는 원래 다시 잠이 든 것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악몽을 꾸고 말았다.이번 꿈에서는 임지연이 아닌, 유산한 아이가 나왔다. 꿈에서 그녀는 병원 쓰레기통에 아기의 시체가 있는걸 발견했다. 심지어 이미 작디작은 손이 형성된 채로 죽은 시신을 말이다.그녀는 놀라 깨어났고 이마에는 온통 식은땀이 맺혀있었다.그러고는 천장을 바라보며 크게 숨을 몰아쉬었다.성혜인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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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5화 그녀의 반목숨을 망가뜨리는 것

그녀는 매우 빠르게 호흡하고 있었지만, 머릿속은 이상하리만치 냉정했다.‘손에 문제라도 생기면, 정말 더는 살지 않을 거야...’“빵빵.”누군가 두 번 경적을 울렸다. 너무 아파 온몸을 떨고 있던 성혜인은 누군가 자신에게로 걸어오는 것을 발견했다. 강민지였다.이윽고 강민지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혜인아!”강민지는 놀라 반쯤 죽을 뻔했다. 성혜인이 두 손가락을 본 그녀는 갑자기 눈시울이 붉어졌고 아무런 욕조차 뱉지 못했다.그림을 그리는 사람에게 있어서 손은 생명과도 같다. 대체 누가 그녀에게 이런 짓을 한 것일까.“병원 가자! 내가 병원 데려다줄게! 진씨 집안 진세운이 돌아왔어. 의사야. 아주 대단한 외과 의사. 거기 가면 아마 방법이 있을 거야.”손가락이 벌써 이 정도로 휘어졌으니 완전히 회복하려면 반드시 가장 좋은 의사를 찾아가야만 했다.강민지는 온몸을 벌벌 떨고 있었다. 오직 그녀만이 성혜인에게 그림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성혜인의 손을 망가뜨린다는 건, 그녀의 반목숨을 망가뜨리는 거나 다름없었다.성혜인은 줄곧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부축을 받아 차에 올라탈 때까지도 계속 침묵을 지켰다.이마에 맺힌 땀들은 줄줄 흘러내렸고 오른쪽 손에 있는 두 손가락은 여전히 괴이한 모습으로 휘어져 보는 강민지가 다 아파 날 지경이었다.강민지는 떨리는 손으로 핸드폰을 꺼내 자기 할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진씨 집안의 진세운은 어젯밤에 돌아왔는데, 그는 현재 국내에 있는 의사 중 가장 어리고, 가장 대단한 외과 의사였다. 그러므로 그에게 분명 방법이 있을 것이었다.한편, 윤씨 저택에 있던 윤단미는 반재인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단미야, 성공했어, 그 여자 두 손가락을 못 쓰게 됐어.”흥분한 윤단미는 얼굴이 벌게져 입꼬리를 씩 올렸다.“확실히 이제 못 쓰는 거야?”“손가락뼈가 다 으스러졌대. 내가 찾은 사람이 원래는 더 심하게 하려고 했는데, 자꾸 누가 그 여자한테 전화를 거는 바람에 두 손가락만 부러뜨렸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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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6화 그런 남자랑 같이 안 있는 게 가장 좋아

성혜인은 아파 온몸을 덜덜 떨었다. 강민지는 복도에서 자신의 아버지에게 빨리 진세운쪽에 연락을 해달라고 빌고 있었다.그녀는 진세운과 친하지 않았기 때문에, 직접 찾아가면 그가 체면을 봐주지 않을 게 뻔했다. 이건 오직 그녀의 아버지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었다.이미 그에게 전화를 걸어본 강민지의 아버지는 뜻밖의 소식을 그녀에게 전했다.“아마도 윤씨 집안의 윤단미도 다친 것 같구나. 그래서 먼저 그쪽에 가보고 일이 완료되면 우리 쪽으로 온다네.”강민지는 화가 나 반쯤 죽어버릴 것 같았다.“윤단미가 아무리 다쳤다고 한들 우리 혜인이보다 심하겠어요?! 빌어먹을 년, 딱 봐도 일부러 꾸민 거라고요!”그녀가 욕을 다 내뱉자 아버지의 꾸짖음이 시작됐다.“일찍이 말하지 않았니? 그 성질머리 좀 고쳐야 한다고. 온종일 밖에서 미쳐 날뛰더니 이젠 말하는 게 더더욱 거리낌이 없구나.”강민지의 눈에서 순간 눈물이 흘러내렸다.“아빠, 혜인이 저 손으로 그림 그려야 해요, 예전처럼 돌리지 않으면 혜인이 재능이 망가져 버리는 거라고요.”“기다려봐, 진세운이 반드시 와야만 하는 거라면, 우리도 그가 윤씨 집안의 일을 끝내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어.”강민지는 이를 악물며 하는 수 없이 먼저 이 병원에 있는 의사에게 붕대를 감아달라고 했다.비록 하나병원의 의사들도 모두 좋은 의사들이긴 했지만, 일단 어떤 문제라도 생기면 성혜인의 삶은 망가져 버릴 것이었다.그러나 그녀도 별다른 선택이 없었다.의사는 성혜인의 손가락을 검사해보기 시작했다.만약 보통사람이 이렇게 다쳤다면 일찍이 무서워 눈물을 터뜨렸을 테지만, 성혜인은 새까만 눈빛으로 입술을 꽉 깨물고는 처음부터 끝까지 조용하게 있었다.그녀는 여전히 땀을 뻘뻘 흘리며 냉정하게 의사에게 물었다.“제 손이 원래 상태로 회복될 수 있을까요?”의사는 조금씩 조금씩 검사를 이어나갔다. 이 과정은 성혜인에게 있어 매운 고통스러웠다.그녀는 살며시 눈을 감았다. 눈초리마저 땀에 젖어있었다.강민지는 옆에서 욕을 하며 나섰다.“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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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7화 그래도 네가 나를 아껴주는구나

윤단미는 조금 감동한 듯 반승제를 바라보며 그의 마음속에 여전히 자신이 남아있다고 생각했다.“승제야, 그래도 네가 나를 아껴주는구나.”반승제는 소파에 앉아 그녀의 말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진세운은 하는 수 없이 윤단미의 손가락을 검사하기 시작했다. 검사를 마치고 그가 떠나려는데 그녀가 또 다른 손을 꺼내 보였다.“진 선생님, 이쪽 손도 조금 불편한 것 같아요.”진세운이 아무리 둔하다 할지라도 이제는 윤단미가 그를 일부러 이곳에 남기려 한다는 것을 알아챌 수 있었다.‘왜 날 남기려고 하지?’그는 무의식중에 반승제를 힐끗 쳐다보았다.그러나 반승제는 그를 발견하지 못했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진세운은 어젯밤 반승제가 불륜남 노릇을 한다고 온시환에게 세뇌를 당했었다.하지만 반승제가 지금 이렇게 윤단미가 소란 피우는 것을 가만히 놔두는 걸 보면 그의 마음속에 아직도 그녀가 자리 잡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진세운은 반승제가 불륜남 노릇을 한다는 말이 아마 온시환의 꾸민 이야기라고 여겼다.그는 귀찮아하는 기색 없이 다른 한쪽 손을 자세히 검사해보더니 웃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윤단미 씨, 저는 그럼 이제 가봐도 될까요?”앞뒤로 총 40분이라는 시간이 지체되었다. 윤단미는 입꼬리를 씩 올렸다.“음식이 다 준비됐으니 진 선생님도 남아서 같이 식사하시죠.”진세운은 고개를 저으며 손목에 찬 시계를 바라보았다.“아니요, 제가 일이 있어서요.”어차피 시간은 많이 지체되었고, 윤단미도 이제는 더 다른 변명거리를 찾을 수 없어 그냥 떠나도록 내버려 뒀다.그 사이 진세운은 강씨 집안에서 오는 전화를 세 통이나 받았다. 모두 빨리 와서 봐달라는 것이었다.그는 윤씨 저택에서 떠나 곧바로 병원으로 향했다.한편, 성혜인의 이마는 온통 땀으로 젖어있었고 입술은 창백해졌다. 그러고는 몇 번이나 자신의 손이 확실히 나을 수 없는지 의사에게 물었다.의사는 만약 자신이 안 된다는 대답을 하게 되면 그녀가 반드시 무너지지는 않을까 하고 의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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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8화 윤단미가 의지하는 사람

성혜인은 병원에 3일 동안 머물렀다. 그녀는 줄곧 자신의 손가락을 주의하며 감히 움직이지도 못했다.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손가락이 회복하지 못할까 봐서이었다.강민지도 3일 내내 그녀의 곁에 같이 있어 주었다. 성혜인이 다른 건 무엇도 신경 쓰지 않고 오직 자신의 손가락에만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걸 그녀도 일찍이 알아챘다.성혜인의 앞에서 반승제를 언급해도 눈 하나 깜빡이지 않았으니까 말이다.3일째가 되던 날, 의사는 성혜인에게 이제 떠나도 되지만 손가락은 계속 잘 보살펴야 한다고 말해주었다.요 며칠, 성혜인은 사실 반승제의 메시지를 받긴 했었지만 아무런 답장도 하지 않았다.지금은 반승제도 더는 메시지를 보내지 않았다.퇴원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예전에 같이 협력한 적 있었던 별장 주인의 초대를 받았다. 오늘 밤 술 시음회에 오지 않겠냐는 것이었다.그것은 그녀가 전에 꾸몄던 집에서 열리는 작은 내부 연회였다. 그래서 주인이 그녀를 초대한 것이었다.초대자는 정운테크의 지형오였는데 성혜인은 그를 제원대에 다닐 때 만난 적이 있었다.게다가 지형오는 그녀와 신이한에게 다리를 놔주기도 했었다. 신이한은 그를 삼촌이라고 불렀다.성혜인은 그와 줄곧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사장님, 제가 손을 다쳐서요. 아마 그림은 못 그릴 것 같습니다.”“그림 그릴 필요 없어요. 어쨌든 페니 씨가 설계한 집이잖아요. 와서 한번 봐봐요.”성혜인은 거절하기 어려웠다.술 시음회는 일반 연회만큼 성대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모두 편한 옷차림을 하고 왔고 정원의 곳곳에는 포도주 선반이 있었으며 화원은 온통 향긋한 술 내음으로 가득 차 있었다.그곳에 도착한 성혜인은 단번에 지형오를 발견했다. 정운테크는 주로 전자제품 방면의 연구와 가전제품을 팔았는데,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등등은 거의 국내의 3분의 1의 가전제품 시장을 독차지하고 있었다. 성혜인이 예전에 몇몇 집의 인테리어를 맡을 때 사용한 가전제품은 모두 정운테크의 것이었다. 이번의 네이처 빌리지도, 지형오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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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9화 미움

두 책임자는 성혜인을 보자 순간 눈빛이 밝아졌다. 누구도 주영훈의 제자가 이렇게 젊고 예쁠지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다.“페니 씨, 안녕하세요. 우리 미술관은 페니 씨의 작품이라면 언제든지 환영할 겁니다.”“저희 미술관도요.”두 사람은 앞다투어 자신들의 명함을 건네며 다소 흥분한듯한 모습을 보였다.성혜인은 이전부터 줄곧 바쁜 일들을 모두 끝마치면 자신만의 화실을 열고 전시회를 진행할 생각을 해왔었다.그러나 현재 SY그룹의 일이 전부 끝난 게 아니었기 때문에, 그녀도 그들의 제안에 혹하긴 했으나 잠시 에둘러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감사합니다. 나중에 꼭 같이 협력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네요.”하물며 그녀의 손도 이 모양이라 짧은 시간 내에는 다시 붓을 들기 어려웠다.반승제의 시선은 그녀의 몸에 떨어졌다. 목에 하얀 붕대를 감고 있는걸 발견해서부터 그는 미간을 찌푸렸다.“손은 왜 그래?”윤단미도 손을 다치긴 했지만 뼈가 살짝 어긋난 가벼운 부상이라 이틀 정도면 낫는 것이었다.성혜인은 깁스까지 하고 있어서 더욱 부상 정도가 심해 보였다.그녀는 반승제를 아랑곳하지 않고 지형오를 바라보았다.지형오는 두 사람 사이의 미묘한 기류를 알아채지 못하고 계속해서 두 전시회 책임자에게 성혜인을 소개해주었다.“페니 씨는 한 번도 먼저 주영훈 선생님과의 관계를 밝히지 않았어요. 주영훈 선생님도 제자를 끔찍이 보호하시고요. 그러니 앞으로 페니 씨가 다시 그림을 그리게 된다면 여러분들께서 도와주셔야 할 겁니다.”이름 있는 지형오도 성혜인의 곁에 서서 이렇게 말하지, 심지어 주영훈이 그녀의 뒤를 봐준다고 하지, 두 책임자는 감히 그녀에게 미움을 살 엄두를 내지 못했다.누군가에게 미움을 사더라도 예술가에게는 미움을 사지 말라는 말이 있다.이런 예술가에게는 지지해주는 사람들이 많다. 게다가 적지 않은 지지자들은 거의 소위 말하는 윗계급의 사람들이었다. 주영훈은 한국화의 대표적인 화가로서 사람들은 그의 작품을 사들이는 것만으로도 영광으로 여긴다. 그러니 그의 제자에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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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0화 두 사람 사이의 경계

그 시각 성혜인은 이미 밖에 도착했다. 멀지 않은 곳에 서민규의 차가 주차되어있었는데 조금 전 그녀가 메시지를 보내 불러온 것이었다.아직 서민규에게 월급을 주고 있으니, 그가 서천에 돌아가지 않은 틈을 타 쓸 수 있을 때 써야 했다.성혜인은 모퉁이를 돌아 서민규의 차로 향하려 했다.그때, 반승제가 그녀의 멀쩡한 손을 확 잡아 끌어당겼다.밖이라 해도 아직 정원을 완전히 떠난 게 아니었기 때문에 주변에는 드문드문 사람들이 서 있었다. 사람들은 반승제를 보자 일제히 시선을 그에게 돌렸다.성혜인은 고개를 숙이고 그의 기다란 손가락을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렸다.“대표님, 무슨 일이라도 있으세요?”반승제는 그녀의 손목을 놓아주며 말했다.“요 며칠 계속 메시지 보냈는데, 답장 안 하더라?”“네이처 빌리지와 관련된 일이 아니라, 굳이 답장할 필요가 없는것 같아서요.”“조금 전 너를 대신해 술도 마셔줬는데, 왜 아는 체도 하지 않았지?”“대표님, 대표님은 제 고객이십니다. 고객에게 술을 대신 마시게 하는 도리가 어디 있나요?”고객이라는 한마디로 그녀는 두 사람 사이의 경계를 철저히 그었다.반승제는 순간 무언가에 가슴이 찔린 것 같았다. 그러나 아직 밖이라 화는 내지 않았고 무거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기만 했다.“손은 어쩌다 다친 거야?”그녀는 조금 짜증 난다는 듯한 기색을 보였다. 그와 이런 얘기를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반승제는 처음으로 자신이 이렇게 환영받지 못한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그는 아래 우로 그녀를 훑어보았는데 여전히 차갑고 흔들림 없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반승제는 몸을 기울여 자세히 그녀의 눈을 바라보았다.두 사람 사이의 거리가 가까워지자 그가 물었다.“페니야, 정말 좋고 나쁜 게 뭔지 모르는 거야?”성혜인은 순간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녀는 옆에 웨이터가 주는 술을 건네받으며 입꼬리를 씩 올렸다.“대표님, 혹시 여태 한 번도 여자한테 거절당한 적 없으신 거예요? 호의를 제대로 안 받아줬다고 제가 좋고 나쁨을 모르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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