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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0화 두 사람 사이의 경계

그 시각 성혜인은 이미 밖에 도착했다. 멀지 않은 곳에 서민규의 차가 주차되어있었는데 조금 전 그녀가 메시지를 보내 불러온 것이었다.

아직 서민규에게 월급을 주고 있으니, 그가 서천에 돌아가지 않은 틈을 타 쓸 수 있을 때 써야 했다.

성혜인은 모퉁이를 돌아 서민규의 차로 향하려 했다.

그때, 반승제가 그녀의 멀쩡한 손을 확 잡아 끌어당겼다.

밖이라 해도 아직 정원을 완전히 떠난 게 아니었기 때문에 주변에는 드문드문 사람들이 서 있었다. 사람들은 반승제를 보자 일제히 시선을 그에게 돌렸다.

성혜인은 고개를 숙이고 그의 기다란 손가락을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대표님, 무슨 일이라도 있으세요?”

반승제는 그녀의 손목을 놓아주며 말했다.

“요 며칠 계속 메시지 보냈는데, 답장 안 하더라?”

“네이처 빌리지와 관련된 일이 아니라, 굳이 답장할 필요가 없는것 같아서요.”

“조금 전 너를 대신해 술도 마셔줬는데, 왜 아는 체도 하지 않았지?”

“대표님, 대표님은 제 고객이십니다. 고객에게 술을 대신 마시게 하는 도리가 어디 있나요?”

고객이라는 한마디로 그녀는 두 사람 사이의 경계를 철저히 그었다.

반승제는 순간 무언가에 가슴이 찔린 것 같았다. 그러나 아직 밖이라 화는 내지 않았고 무거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기만 했다.

“손은 어쩌다 다친 거야?”

그녀는 조금 짜증 난다는 듯한 기색을 보였다. 그와 이런 얘기를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승제는 처음으로 자신이 이렇게 환영받지 못한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그는 아래 우로 그녀를 훑어보았는데 여전히 차갑고 흔들림 없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반승제는 몸을 기울여 자세히 그녀의 눈을 바라보았다.

두 사람 사이의 거리가 가까워지자 그가 물었다.

“페니야, 정말 좋고 나쁜 게 뭔지 모르는 거야?”

성혜인은 순간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녀는 옆에 웨이터가 주는 술을 건네받으며 입꼬리를 씩 올렸다.

“대표님, 혹시 여태 한 번도 여자한테 거절당한 적 없으신 거예요? 호의를 제대로 안 받아줬다고 제가 좋고 나쁨을 모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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