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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4화 얼굴이 다 빨개졌어

식탁보에 가려서 사람들이 발견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성혜인은 몹시 수치스러웠다.

그러나 한 손은 다쳤지, 한 손으로는 국을 마시고 있지 해서 도무지 그를 막을 수 없었다.

게다가 성혜인이 조금 전 술까지 뿌려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반승제의 체면을 구겼으니 절대 그녀를 놓아주지 않을 것 같았다.

‘이건 분명 복수하려는 걸 거야.’

성혜인은 다른 사람들에게 테이블 아래의 광경을 들킬까 봐 두려워 숟가락을 꽉 쥐고 국을 마시지도 못했다.

맞은 편에 있는 서민규는 그녀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것을 보고는 서둘러 물었다.

“페니야, 열나는 거 아니야? 얼굴이 다 빨개졌어.”

성혜인은 입술을 꽉 깨물어 고개를 저었다.

반승제는 그녀의 오른편에 앉아 오른손으로는 국을 마시고, 왼손은 성혜인의 다리 위에 올려놓았다.

밖에서 보기에 두 사람은 아무런 문제도 없어 보였다. 성혜인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것만 빼면 말이다.

국을 한입 떠 마신 반승제는 미간을 찌푸렸다. 혀가 너무 아팠기 때문이다.

조금 전 성혜인이 깨문 건 절대 장난으로 한 게 아니었다. 국을 마시니 혀는 마치 무언가에 찔린 듯 아파져 왔다.

그는 무심코 왼손으로 그녀의 다리를 움켜잡더니 뒤로 기댔다.

그러고는 가볍게 물었다.

“서천에서의 일은 다 해결됐나요, 민규 씨?”

서민규는 반승제가 직접 먼저 물어봐 올 줄을 예상치 못했다.

“아니요, 최근에는 저를 필요로 하는 일이 없어서, 모레쯤이면 다시 돌아갈 것 같습니다.”

“그쪽 공사장 사람들하고 지내는 게 많이 힘드시죠?”

반승제는 담담한 말투로 말하면서 성혜인의 다리에 있는 손을 거두지 않았다.

상사의 물음에 서민규는 자세를 바로 고쳐잡으며 대답했다.

“괜찮습니다. 진짜 공사장에 있는 사람들은 사실 다들 너무 바빠서 교류할 시간이 별로 없거든요.”

반승제는 눈썹을 추켜올리며 더욱 깊숙한 곳으로 손을 뻗어 넣었다.

“제가 듣기로 공사장에 일하는 많은 분들이 사생활이 깨끗하지 못하다고 하던데, 장기간 밖에 있다 보니 바람피울 확률이 높다고 하더라고요. 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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