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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0화 고귀하신 윤단미 씨

성혜인의 안색은 좋지 못했다. 마치 영혼을 잃은 것처럼 초점이 흐릿하기도 했다. 아무래도 붕대가 뜨거운 물에 닿아 상처가 심해졌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반승제는 성혜인을 끌어당기면서 그녀가 들고 있던 유리 파편을 빼앗아 던졌다. 다행히 다른 한쪽 손이 유리 파편에 베지는 않은 듯했다.

“붕대가 약간 젖었을 뿐이니까 새 걸로 바꾸면 괜찮을 거야.”

반승제는 성혜인이 걱정할까 봐 좋은 뜻으로 한 말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다르게 이해했는지 피식 웃으면서 반승제를 밀어냈다.

“약간 젖었을 뿐이라고요? 대표님이 보기에는 간단한 문제일 수도 있겠죠. 제 한쪽 손 따위가 고귀하신 윤단미 씨의 얼굴보다 중요할 리는 없을 테니까요.”

성혜인의 오해에 반승제는 미간을 찌푸렸다. 하지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를 몰랐다.

반대로 윤단미는 반승제가 성혜인부터 걱정하는 것을 보고 화가 나서 돌아버릴 지경이었다. 그래서 더욱 서럽게 울면서 말했다.

“승제야, 봤지? 저 여자가 내 얼굴을 그어버리려고 했어. 사람이 어떻게 이 정도로 악독할 수가 있어?”

윤단미의 말에 성혜인은 속이 다 메슥거렸다.

“악독이요? 윤단미 씨, 제를 평가하기 전에 일단 정리해야 할 일이 있는 것 같은데요. 제가 손을 다친 날 왜 윤단미 씨도 마침 손을 다치고, 또 마침 의사를 차지했죠? 저는 윤단미 씨의 얼굴을 다치게 하지 못했지만, 윤단미 씨는 제 손을 다치게 했으니 악독이라는 말은 윤단미 씨에게 더 어울리는 것 같은데요.”

성혜인의 눈빛에는 반승제와 윤단미에 대한 증오로 가득했다.

“저와 대표님은 그냥 거래하는 사이일 뿐이에요. 그러니 윤단미 씨의 질투는 대표님한테 직접 얘기해요. 뭐든 저를 골탕 먹이는 것으로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요.”

반승제는 어두운 눈빛으로 윤단미를 힐끗 봤다. 그러자 윤단미는 겁먹다 못해 입술이 다 파르르 떨렸다.

“나... 나 아니야. 승제야, 믿어줘.”

성혜인은 더 이상 이곳에 남아 있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빨리 진세운을 만나 상처를 봐달라고 해야 했다. 하지만 그녀가 떠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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