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37화 반태승의 호출

반승제는 성혜인의 말을 무조건 신뢰했다. 그래서 그녀가 꽤 훌륭한 거래를 제안했다고 생각했다. 만약 손을 쓰지 않는다면 성씨 가문에서 갖은 수를 써가며 질척댈 것이기 때문이다.

“너 성씨 집안이랑도 인연이 있었어?”

“네.”

반승제는 눈살을 찌푸렸다. 성혜인을 잡고 있는 손에는 힘이 더해졌다.

“너...”

반승제가 말을 마저 하기도 전에 핸드폰이 울렸다. 반태승에게서 온 전화였다. 아무래도 반재인 때문에 전화를 건 듯했다.

반승제는 성혜인을 풀어주더니 정장 외투를 챙겨 들고 몸을 일으켰다.

“네가 원하는 대로 일단 단미한테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을게.”

핸드폰은 반승제가 받을 때까지 걸 기세로 끊임없이 울려댔다. 그가 바빠 보이기에 성혜인은 따라 일어나면서 말했다.

“바쁘신 것 같으니 저도 같이 나가요.”

엘리베이터가 내려가는 동안 반승제는 성혜인의 뒤통수를 잡고 집요하게 입을 맞췄다. 마치 그녀의 영혼까지 빨아들일 것처럼 말이다.

‘오늘따라 사형장에 끌려가는 사람처럼 왜 이래?’

성혜인은 다리에 힘이 풀려서 반승제에게 기대어 있을 수밖에 없었다. 지하 주차장에 도착한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가 다시 닫혔지만 반승제는 떨어질 생각이 없어 보였다.

이 엘리베이터는 반승제의 전용 엘리베이터였기 때문에 따로 사용하는 사람이 없이 계속 제자리에 멈춰 있었다. 밀폐된 공간에서 반승제의 몸에서 나는 옅은 향수 냄새는 성혜인의 코끝에서 맴돌았다.

반승제는 한참 후에야 성혜인을 놓아주면서 나지막하게 말했다.

“심 비서를 따라 집에 돌아가.”

“택시가 편해요.”

성혜인은 원래 반승제에게 어디에 가냐고 묻고 싶었다. 하지만 입 밖으로 나온 말은 생각과 완전히 달랐다.

반승제의 핸드폰은 지금도 끈질기게 울려대고 있었다. 전화를 거는 사람이 여간 급한 것이 아닌 것 같았다. 그래서 성혜인은 그를 오래 잡아두고 있을 수가 없었다.

“대표님 먼저 일 보러 가세요.”

반승제는 차에 올라타다 말고 머리를 돌려 성혜인을 바라봤다. 어쩐지 평소와 달리 깊은 눈빛이었다.

...

반씨 저택에 도착한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