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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2화 다른 사람이 잔 데서는 안 자

로즈가든에서 반승제를 기다릴 때, 성혜인은 바깥의 풍경을 보며 멍을 때렸다.

초인종이 울리자 그녀는 가서 문을 열어주었다.

이미 샤워를 마친 그녀는 반승제의 머리카락이 물기를 머금고 있는걸 발견했다. 그도 금방 샤워를 마치고 온 모양이었다.

지난번 곧 떠난다는 서민규의 말을 반승제는 기억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이번 장소를 로즈가든으로 정했다.

다른 뜻은 없었고, 반승제는 그저 이 공간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고 싶었다.

“시트는 바꿨어?”

그는 성혜인의 허리를 감싸며 물었다.

“나는 다른 사람이 잔 데서는 안 자.”

“바꿨어요.”

“소독은 했어?”

성혜인은 그가 참 까탈스럽다고 생각했다.

“네.”

반승제는 그제야 만족했다는 듯 그녀를 안았다.

공주님 안기가 아니라 그녀의 엉덩이를 잡고 두 다리로 자신의 허리를 감싸게 하는 자세로 말이다.

조금 전의 수많은 질문 때문에 성혜인은 그가 당연히 침실로 향하는 줄 알았지만, 뜻밖에도 반승제는 그녀를 안고 부엌으로 향했다.

부엌에는 네모반듯한 식탁이 있었는데 평소 그 위는 주로 반찬들을 놓은 곳이었다.

그곳에 누운 성혜인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불 꺼요.”

다른 곳이면 몰라도 성혜인에게 부엌은 매우 부끄러운 곳이었다. 비록 그녀는 이곳에서 전등을 사용한 적이 몇 번밖에 없긴 했지만, 부엌의 전등 빛은 매우 밝았다.

저녁이라 바깥이 어둑어둑해지는 반면 부엌이 너무 환하면, 밖에서도 다 비치지 않을까 싶어 두려웠다.

반승제는 피식 웃으며 그녀의 귀를 깨물며 물었다.

“스위치는 어디 있어?”

성혜인은 숨을 한번 몰아쉬며 대답했다.

“문 앞에요.”

그러자 그는 몸을 돌려 곧장 문 앞으로 걸어가 불을 껐다.

그때, 성혜인이 또 한마디 덧붙였다.

“거실 불도 꺼요.”

어차피 바깥이 완전히 어두워진 게 아니라, 불을 꺼도 볼 수는 있었다.

그래서 반승제는 그녀의 말에 따라 거실의 불도 껐다.

불이 꺼지는 순간, 성혜인은 부끄러운 감정이 많이 줄어드는 것 같았다.

그제야 그녀는 한숨을 돌렸다. 반승제는 그녀에게 다가가며 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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