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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7화 쉽게 그에게 빠질 수 있다

성혜인은 흠칫 놀라 굳어버렸고 그는 손을 거뒀다. 다시 정신을 잃은 모양이었다.

밖에는 여전히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는데 이런 날씨에 산은 보통 심한 안개가 낀다.

때문에 사람들이 그들을 찾는 데에는 아마도 조금 시간이 걸릴 게 뻔했다.

성혜인은 불에 마른 장작을 더 넣었다.

‘이 근처에 마을이 있다고 해도 먼데 있는 곳이겠지? 아니면 주민들이 이곳에 와 일을 하며 마른 장작을 갖춰둘 필요는 없을 테니까.’

그녀는 반승제의 이마에 손바닥을 갖다 댔다. 아직도 열이 펄펄 끓고 있었다.

성혜인은 조심스레 몸을 움직여 이미 마른 외투를 말아 그의 머리 아래에 대고 벽에 기대게 했다.

그러고는 이미 마른 그의 셔츠를 벗겨냈다. 셔츠의 뒤는 이미 피범벅이 되어있었고 퉁퉁 부은 등에는 여전히 피가 흐르고 있었다.

성혜인은 감히 다른 무언가를 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이곳에는 약재도 없고 물 안에는 세균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그의 셔츠를 벗겨내 찢어 상처를 감았다.

그녀는 또 그의 입술을 축이기 위해 절벽에 가서 샘물을 떠 왔다.

반승제의 곁에 돌아오자 그는 인기척을 느끼기라도 한 듯 그녀의 어깨에 기댔다.

성혜인은 타닥거리는 불꽃을 보며 다리를 오므려 그가 좀 더 편하게 기댈 수 있도록 했다.

마치 지난번 서천에 단둘이 남았을 때로 돌아온 기분이었다. 그때 밖에는 모래바람이, 지금은 큰비가.

다른 점이라면, 현재 그는 정신을 잃고 강인한 반승제의 모습이 아니라 나약한 반승제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성혜인은 불에 장작을 더 넣었고, 그렇게 어느새 몇 시간 동안이나 이곳에 머무르게 됐다.

바깥의 안개는 더욱 짙게 내려앉았고 이런 날씨라면 헬리콥터도 뜰 수 없었다.

성혜인은 불씨가 꺼지지 않게 주의하며 그의 머리 아래에 작은 베개를 받쳐 똑바로 눕혔다.

하지만 그는 그녀가 도망이라도 갈까 봐 걱정됐는지, 그녀의 손목을 꽉 붙잡고 있었다.

성혜인은 옆에서 사람을 무는 동물이라도 나타날까 봐 무서워 감히 잠이 들지도 못했다.

몸을 일으켜 불을 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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