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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3화 벌써 네 적을 알아보기 시작한 거야?

성혜인은 힘이 빠진 나머지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었다. 그러던 와중 그녀는 그가 정장 바지만 입은 채 손에 셔츠를 들고 있는 걸 발견했다.

셔츠에는 주름이 잡혀 있었고, 그의 등에는 온통 그녀의 손자국들로 가득했다.

바깥은 어느새 날이 밝아지는 중이었다. 반승제는 뒤돌아 그녀를 바라보더니 뭐라 한마디 건넸다.

회의하러 간다는 것인지 무엇인지 사실 그녀는 정확히 알아듣지 못했다.

성혜인은 그가 셔츠를 벗어 던지고 다시 들어올 때 말끔한 차림을 하고 온 것을 발견했다. 아마도 심인우가 그에게 보내준 모양이었다.

반승제가 집 아래에 차를 타러 갔을 때 심인우는 이미 그곳에서 그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그는 만족스러운 듯 미간을 꿈틀거리며 심인우에게 지시를 내렸다.

“여성용 하이힐 몇 켤레 골라줘요. 230mm 사이즈 정도로요.”

심인우는 한 번도 이런 물건을 골라본 적이 없었다. 게다가 그는 여자친구도 없었으니 말이다.

또 하이힐은 커튼 힐, 콘 힐, 스트랩 힐 등등 종류도 아주 다양했다.

차를 몰아 BH그룹으로 향하고, 사무실에 도착해서야 그는 사진 몇 장을 골라 반승제에게 물었다.

“대표님, 대충 어떤 스타일을 원하십니까?”

그제야 반승제는 하이힐에 여러 가지 디자인이 있다는 걸 알아챘다. 왜냐하면 그도 여태껏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어젯밤 그녀가 신은 하이힐이 자신에게 엄청난 시각적 충격을 준 일이 생각나자, 반승제는 망설임 없이 앞이 뾰족한 스트랩 힐을 골랐다.

“이런 거로 해요.”

심인우는 그를 묵묵히 쳐다보며 대표님이 어딘가 답답한 면이 있다고 느꼈다.

그러다 가볍게 기침을 하며 물었다.

“몇 켤레 준비할까요?”

“일단 두 켤레요. 이런 은색 힐로 준비해줘요. 끈은 되도록 부드러운 게 좋아요. 힐 바닥도 단단해야 하고 색은 꼭 밝아야 해요. 블랙은 이런 거로 부탁해요, 깔끔하고 정교한 게 피부가 더 하얗게 돋보일 수 있겠어요.”

듣고 있던 심인우는 얼굴이 다 빨개졌다.

‘참 많이도 알고 계시네.’

심인우는 물론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지만 애써 감추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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