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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1화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

성혜인이 차에 올라탄 다음 반승제는 바로 출발하는 것이 아닌 그녀를 바라보면서 물었다.

“손은 좀 어때?”

성혜인은 이미 스스로 젖은 붕대를 풀고 상처를 드러냈다. 반승제는 뒷좌석에 있던 약품 상자에서 붕대를 꺼내더니 그녀의 손을 잡고 한층 한층 감아줬다. 지금도 이렇게 심각한 상처가 다쳤을 때는 얼마나 아팠을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반승제는 비수에 심장이 찔린 것만 같았다. 요즘 들어 이런 기분이 더욱 자주 느껴지는 것 같았다. 반대로 성혜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조금 전의 감정에서 아직도 깨어나지 못한 듯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붕대를 제대로 감고 난 반승제는 머리를 들어 성혜인을 바라봤다.

“이번 일이 단미가 주도한 것이라고 해도 나는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

성혜인은 아예 눈을 감아 버렸다. 그녀의 반응에 반승제는 또다시 열이 솟구치는 것 같았다. 그래서 그냥 붕대를 뒷좌석으로 휙 던지고는 빠르게 출발했다.

잠시 후 한 별장 앞에 도착해서 안으로 들어가니 밧줄에 칭칭 묶인 남자가 보였다. 그가 바로 자기 손을 다치게 한 사람이라는 것을 성혜인은 한눈에 알아봤다. 비록 얼굴을 본 시간은 짧았지만 그 정도로 큰 고통을 준 사람을 쉽게 잊을 수는 없었다.

오늘 다시 남자와 마주하게 되자 상대가 아무리 밧줄에 묶여 있다고 해도 성혜인은 심장이 벌렁거렸다. 그녀의 어두운 안색에 반승제는 바로 사람을 제대로 찾아왔음을 직감했다.

“저 사람 맞아?”

“네.”

성혜인이 대답하자마자 남자는 방안으로 끌려갔다. 그리고 곧바로 문을 사이 두고 처참한 비명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반승제는 담배 한 대를 꺼냈다. 고귀한 귀공자가 동네 양아치와 어울리는 듯한 불편한 조합이었다. 담배에 불을 붙이고 난 그는 성혜인은 물끄러미 바라봤다.

“저 사람은 반재인이라고 해. 내 사촌 형이야. 혹시 둘이 아는 사이인가?”

‘만약 둘이 모르는 사이라면 이런 일이 일어날 리도 없었겠지. 아니면 혹시 나한테 특별한 존재라는 것을 발견하고 가문에서 손을 쓴 건가? 그렇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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