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33화 내 첫 여자야

반승제의 키스는 다정함이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격렬했다. 성혜인은 숨이 막혀 히끅거리다가 무의식적으로 그의 팔을 꽉 잡았다. 근육이 붙어 있는 팔은 한 손에 잡히지도 않았다.

키스를 끝낸 반승제는 진득한 눈빛으로 성혜인을 바라봤다. 그렇게 그가 아직도 여운에 잠겨 있을 때 성혜인의 냉정한 목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졌다.

“반재인 씨랑 윤단미 씨가 혹시 아는 사이인가요? 그것 외에는 반재인 씨가 저를 갑자기 찾아올 이유가 떠오르지 않네요. 그리고 반희월 여사님이 갑자기 전화 온 것도 이상해요. 그 새로 고자질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

성혜인은 머리를 들어 반승제를 바라봤다. 그녀의 볼은 조금 전의 키스로 인해 발그레해져 있었다. 하지만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도 이성적이었다.

“대표님, 조사는 이 세 사람의 관계부터 하면 되겠네요. 혹시 윤단미 씨가 임신했다고 마음이 약해진 건 아니시죠?”

조금 전 차 안에서만 해도 반승제는 절대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했지만, 정작 반재인 앞에서는 윤단미의 ‘윤’ 자도 꺼내지 않았다. 그녀는 바보가 아니었다. 반승제가 범인을 찾아준 건 고맙지만, 윤단미가 연루되어 있을 가능성을 일부러 외면하는 것도 사실이었다.

반승제는 아직도 한 손으로 벽을 짚은 채로 성혜인을 품에 가두고 있었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성혜인의 다치지 않은 쪽 손을 잡고 끈질기게 시선을 마주칠 뿐이었다.

이때 성혜인은 갑자기 손을 거두면서 말했다.

“만약 윤단미 씨의 책임을 묻지 않을 생각이라면 이번 일은 이쯤에서 끝내죠. 어차피 저는 윤단미 씨를 이길 능력이 없으니까요.”

“복수라면 네가 이미 직접 했잖아. 근데 뭘 더 원하는 거야?”

성혜인은 고개를 떨궜다. 조금 전 그가 반재인을 대하는 태도에서 얻은 얄팍한 감동은 흔적 없이 사라져 버렸다.

“제가 너무 큰 걸 원했나 보네요. 이만 돌아가시죠.”

“화났어?”

성혜인은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녀에게는 화를 낼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반승제는 원래부터 이런 사람이었다. 반승제에게 윤단미보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