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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7화 두 가지 단점

“대답해.”

성혜인이 대답을 주지 않자, 반승제는 더욱 힘을 더했다. 그 와중에도 손은 건드리지 않도록 한 손으로 받쳐주고 있었다.

“페니 넌 다 좋은데 안목이 나쁜 것이 문제야.”

성혜인은 아예 눈을 꼭 감았다. 반승제가 빨리 끝낼 수 있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그래도 이번에는 다쳤다고 봐주는 것인지 오래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끝난 다음 땀을 닦아주기도 했다.

상처를 건드리는 것은 큰일이었기 때문에 반승제는 크게 움직이지도 못했다. 비록 반승제는 만족하지 못했지만, 성혜인은 한 번을 쉽게 덜어냈으니 이득인 셈이다. 이렇게 8번째를 끝내고 그녀는 핸드폰을 힐끗 봤다. 시간은 아직 새벽 두 시였다.

“네 개인 번호 진짜 안 알려줄 거야?”

반승제가 또다시 손을 뻗어 자신의 핸드폰을 잡으려고 하자 성혜인은 아예 핸드폰을 가방 속으로 넣어버렸다.

반승제의 얼굴에 피어올랐던 만족스러운 표정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어쩐지 거리감이 느껴지는 것 같아서 속상하기도 했다. 만약 그가 원한다면 손쉽게 성혜인의 번호를 얻을 수 있었지만, 그래도 그는 성혜인이 먼저 알려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기분 좋게 끝내 놓고 왜 갑자기 차갑게 구는 건데?’

반승제는 짜증 나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하지만 성혜인은 그의 마음을 알기나 하는지 무책임한 바람둥이처럼 침대에서 내리더니 바지를 입기 시작했다.

바지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빠르게 입었다. 하지만 속옷 후크는 어떻게 해도 잠기지 않았다. 한 손으로 풀 수 있는 속옷 후크를 한 손으로 잠글 수 없다는 것이 처음으로 슬픈 순간이었다.

성혜인은 몇 번이나 시도했지만 결국 성공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한쪽에서 흥미진진하게 구경하고 있는 반승제에게 부탁하고 싶지는 않았다.

반승제는 성혜인이 먼저 부탁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끝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원래 구경만 하려 했던 반승제도 결국 상처만 받고 말았다.

성혜인이 여섯 번째 시도에도 실패했을 때 차가운 손가락이 등에 닿고 후크가 잠겼다. 그녀는 말없이 옷을 마저 입으려고 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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