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Chapter 481 - Chapter 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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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1화 널 좋아한다고 얘기한 적 있니?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반태승에게 전화를 해달라고 백연서에게 빌어봤자 절대 동의하지 않을 거라는 걸 말이다.그러나 만약 반승제에게 전화를 걸어 연유를 잘 설명한다면 그가 아이를 지키기를 희망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아무리 희박하다 해도 가능성이 있긴 있었다.백연서가 미간을 찌푸리며 턱을 들어 올렸다.“사람 들고 들어가요, 수술은 이미 예약해놨으니.”“어머님...”백연서의 말투가 매우 담담했다.“성혜인, 승제에게 전화를 걸면 걔가 아이를 지키라고 할 것 같아? 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 걔가 널 좋아한다고 얘기한 적 있니?”성혜인은 갑자기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그녀는 현재 반박할 기력조차 없었다. 온몸이 나른해져 서 있기조차 힘들었다.백연서는 반씨 가문의 힘을 빌려 곧바로 비밀통로를 통해 성혜인을 수술실로 옮겼다.그녀는 성혜인이 난리를 칠 게 두려워 의사에게 전신마취를 해줄 것을 부탁했다.의사도 몇 년 동안 반씨 가문과 합작한 적이 있는지라 순순히 백연서의 말을 들었다.“여사님, 제가 검사를 좀 해보려고 하는데, 정말 아이를 원하지 않으십니까?”“당연하죠.”백연서는 성혜인을 극히 싫어하고 있었다.게다가 반승제가 제 아들이었기 때문에, 어찌 됐든 간에 그의 체면을 잃게 하고 싶지도 않았다.의사는 백연서의 뜻을 확인하고는 곧장 수술실의 문을 닫았다.하지만 반 시간이 지나자 수술실 문은 다시 열렸다. 그러고는 의사가 나오며 백연서에게 말했다.“여사님, 검사를 해봤는데 정말 임신을 한 게 맞습니다. 하지만 자궁외임신이라 반드시 유산을 시켜야 합니다.”백연서는 어리둥절해 하더니 이내 코웃음을 쳤다.‘성혜인, 이게 네 업보인가?’아이는 본래 태어날 수 없는 운명이었다.“그럼 수술 해주세요.”의사는 고개를 끄덕였다.“임신 기간이 짧으니 무통 유산을 추천해 드립니다. 전혀 아프지가 않아요. 이미 정맥에 마취를 주사했으니 그럼 수술을 진행하겠습니다.”백연서에게 그런 건 전혀 상관이 없었다. 중요한 것은 어차피 자궁외임신이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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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2화 너무나도 많은 눈물

포레스트로 돌아온 그녀는 자신이 어떻게 이곳으로 왔는지도 몰랐다. 침대에 엎드리자,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 베개가 전부 젖어버렸고 그녀의 몸은 미세하게 떨렸다.그녀는 침대 시트를 꽉 쥐고 입술을 꽉 깨물고 울음소리가 새어나가지 않게 안간힘을 썼다.그때, 유경아가 문을 두드렸다.“사모님, 국을 끓여왔는데 이거라도 좀 드세요.”유경아는 그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지 못했다. 단지, 마치 수면 부족인 마냥 요 며칠 성혜인의 안색이 좋지 않다는 것만 느낄 수 있었다.그녀의 말소리를 들은 성혜인은 침대에 엎드려 이를 악물고 감정을 추슬렀다.“저 안 먹어요, 아주머니.”그녀가 기분이 좋지 않은 거라고 여긴 유경아는 한숨을 내쉬었다.“그럼 국을 보온시켜둘 테니 혹시라도 밤에 드시고 싶으면 주방으로 가세요.”“네.”성혜인은 그저 목이 아플 뿐이었다. 잠시 엎드려 있던 그녀는 문득 또 그 편지와 반지가 떠올랐다.그녀는 조심스럽게 상자를 꺼내와 편지를 보며 눈물을 흘렸다.편지는 어느새 손에서 젖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차마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눈물이 너무나도 많았기 때문이다.그렇게 성혜인은 울며 잠이 들었다.새벽 두 시쯤, 그녀는 갑자기 속이 울렁거려 일어나 구토를 했다.위가 너무 아파 몸을 부들부들 떨며 겨우 위약을 찾아냈고, 성혜인은 즉시 입안에 넣어 씹어먹었다. 그러고는 수면을 돕는 약까지 한 알 먹고 나서야 다시 침대로 돌아가 엎드려 누웠다.그녀가 몽롱해 있는데 갑자기 핸드폰이 울렸다. 강민지한테서 걸려온 전화였다.그 시각, 강민지는 병원에 있었다. 신예준의 사촌 여동생 상태가 갑자기 악화하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그녀가 수술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모든 수술에는 리스크가 존재한다. 특히 머리를 여는 수술은 그중에서도 가장 리스크가 크다.신예준의 사촌 여동생은 수술이 실패할까 봐 걱정했다.다행히 오늘 밤 응급처치를 받아 회복되었지만, 여전히 기분이 좋지 않아 보였다.꽃을 한 아름 안고 병원에 온 강민지는 비로소 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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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3화 계속 내 옆에 있어 줬으면 좋겠어

한편, 전화를 끊은 강민지는 신예준이 의사의 진료실에서 나오는 것을 발견했다.이 의사는 강민지가 강씨 집안의 인맥을 통해 초청해온 국제적으로 이름난 전문가였다.오늘 밤 의사를 비롯한 모두는 조희서와 실랑이를 벌이느라 잠을 자지 못했다.강민지는 이미 의사로부터 가능한 한 빨리 조희서의 수술을 진행해야 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다행인 것은 만약 수술할 시 그가 집도한다는 것이었다. 다른 사람이 집도하면 성공률이 30%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가 집도를 하면 70%는 보장한다고 했다.그러나 조희서는 일단 수술 성공 가능성이 100%가 되지 않는다고 하자 두려워했다.“예준 씨.”강민지는 서둘러 그에게 다가가 안으려고 했다.하지만 신예준은 되려 옆으로 한 발짝 비키며 손을 들어 눈썹을 어루만졌다.“미안해, 민지야. 내가 지금 기분이 좋지 않아서. 밖에서 좀 기다리고 있을래? 들어가서 희서 좀 설득하려고. 희서가 지금 다른 사람은 만나고 싶지 않아 하는 것 같아.”강민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얗게 씻겨진 그의 청바지를 보자 마음이 약해지는 것 같았다.“알겠어, 그러면 여기 앉아있을게.”그녀는 복도의 의자에 앉아 신예준이 멀지 않은 병실로 들어가는 것을 묵묵히 바라보았다.병실 침대에 앉아있던 조희서는 신예준이 들어오는 것을 보자 순식간에 눈시울을 붉혔다.“오빠.”소리 내 그를 한번 불렀을 뿐인데 조희서는 머리가 어지러워 났다.신예준은 얼른 다가가 따뜻한 물을 건네주었다.“이 의사 선생님은 해외에서 청해온 전문가야. 수술 성공률이 굉장히 높대. 그러니까 그만 떼쓰면 안 될까, 희서야?”조희서는 무서워 그의 옷 소매를 꼭 쥐었다.“난 그냥 죽을까 봐 무서운 거야. 나는 오빠 곁에 계속 같이 있어 주고 싶다고.”신예준은 컵을 앞에 놓고 조희서의 한쪽 손을 꼭 잡았다.“의사 선생님께서 아무 일도 없을 거라고 나한테 말씀하셨어. 만약 계속 수술을 미룬다면 의사 선생님도 더는 방법이 없으시대. 희서야, 나도 네가 계속 내 옆에 있어 줬으면 좋겠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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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4화 여자를 옭아매는 수단

해외의 회의실.몇 시간만 하기로 예정되어있던 회의는 또 세 시간이나 연장되었다.자리에 함께 있던 임원들은 반승제의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회의 내내 그가 차가운 표정을 하고 있어 모두들 함부로 말을 하지 못했다.반승제도 왠지 모르게 불안한 감정이 순간 솟구쳐 올라와 전의 냉정함을 잃어버렸다.그러나 그는 계속 의연하게 앉아 PPT를 바라보았고 한참이 지나서야 말을 꺼냈다.“회의는 이만 끝내죠. 두 사람을 파견해 그쪽 회사와 이야기를 나누게 하시고요.”현장에 있던 임원들은 그제야 한숨을 돌리고 전부 이마의 땀을 닦아냈다.반승제는 자리에서 일어나 성큼성큼 밖을 향해 걸어 나갔다.심인우도 그의 뒤를 바짝 따라나섰다.해외에 도착하자마자 반승제는 시차 적응을 할 새도 없이 곧장 회의실로 향해 여태까지 회의를 진행했다.그런데도 아직 해외의 일이 끝나지 않아 그의 눈에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심인우가 건네준 핸드폰을 받아들고는 전원을 켰다.“대표님, 뭐라도 드시겠습니까?”반승제는 머리를 저으며 손을 들어 눈썹을 어루만졌다.“심 비서도 돌아가서 쉬어요. 깨어나면 내일 필요한 자료들 정리해주시고요. 귀국 날짜는 일주일 미루는 게 좋겠어요.”“알겠습니다.”심인우가 돌아가자 반승제는 들어가 샤워를 했다. 샤워를 마친 그는 한 손으로는 수건으로 머리카락을 털고, 다른 한 손으로는 핸드폰을 하며 나왔다.하지만 또다시 왠지 모를 불안감이 온몸을 휘감아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핸드폰을 던져버리고는 드라이기를 들어 머리를 말렸다.그리고 드라이기를 보자 갑자기 성혜인이 자신의 머리를 말려주던 장면과 더불어 끈을 묶던 장면까지 떠올랐다.그는 손을 멈추고 드라이기마저 던져버리고는 침대에 누웠다.그렇게 반승제는 젖은 머리를 한 채 잠이 들어버렸다. 수면이 부족한 탓이었는지 깨어났을 때 그는 머리가 몹시 무거운 느낌이 들었다.오늘 회의에 필요한 자료들을 들고 온 심인우는 그의 안색을 보자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대표님, 어디 불편하십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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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5화 잠깐의 설렘

아직 그를 확실히 좋아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성혜인에게도 잠깐의 설렘이 있긴 있었다. 그가 몸에 올라타 정복의 뜻으로 가득 찬 눈빛을 하고 그녀를 바라볼 때, 그녀도 마음이 흔들리기는 했다.여자는 감정의 동물이다. 특히 성적인 일에 대해서는 더욱 그러하다.여자는 마음이 끌려야지만 할 수 있지만 남자는 다르다. 남자는 장소만 적합하다면 언제든지 할 수 있다.이렇게 생각이 되자 성혜인은 갑자기 조용해졌다.그리고 그녀는 방에서 나와 현관으로 돌아왔는데 그때, 백연서가 온 것을 발견했다.백연서는 시종일관 고고한 자태로 성혜인을 아래 우로 훑어보았다.“회복이 꽤 괜찮은가 보네? 너한테 제일 좋은 기술, 제일 좋은 마취약을 썼거든.”그 말인즉슨 자신에게 감사해야 한다는 뜻이었다.포레스트에는 반태승의 사람이 많았기 때문에 백연서는 확실하게 말을 하지 않았다.누가 반태승의 앞에 가서 입이라도 놀리면 자신이 성혜인에게 한 짓도 숨길 수 없기 때문이다.성혜인은 한쪽 손을 꽉 움켜쥐더니 옆에 가서 앉았다.그러자 백연서가 피식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오직 승제가 좋아하는 사람만이 승제에게 아이를 낳아줄 수 있어. 다시 한번 경고하지만, 헛된 망상 같은 건 하지 마.”성혜인은 찻잔을 손에 들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사실 백연서는 오늘 그녀를 한껏 비웃고 조롱하기 위해 온 것이었는데 그녀가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걸 보자 기분이 좋지 않았다. 마치 주먹으로 솜을 때리는 것 같았다.“승제한테 가서도 불쌍한 척하지 말렴. 네가 옷을 다 벗고 걔 앞에 선다 해도, 너한테 흥미 따위는 전혀 느끼지 않을 테니까.”백연서가 말을 끝내자, 성혜인은 곧바로 자신의 손에 들려있던 차를 휙 던져버렸다.그녀가 감히 이런 행동을 하리라 생각하지 못했던 백연서는 미처 피하지도 못했다.찻물이 볼을 타고 주르륵 흘러내리는 바람에 가슴 앞도 전부 젖어버리고 말았다. 백연서는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성혜인을 바라보았다.“네가 대체 무슨 짓을 한 것인지 알아?!”그녀는 소리를 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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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6화 페니가 좋아하겠지?

이런 색깔의 팔찌는 여자들이 보면 발걸음을 옮길 수 없다.“심 비서.”그가 심인우를 불렀다.그러자 심인우는 급히 수표를 건네주었다.반승제가 물었다.“얼마인가요?”“400억입니다.”반승제는 눈 한번 깜짝하지 않은 채 수표를 적어나갔다.판매원은 기쁜 마음으로 후다닥 매우 정교한 상자에 팔찌를 포장했다.이건 반승제가 처음으로 자신이 직접 물건을 사는 순간이었다. 전에는 전부 심인우에게 맡겨 그가 준비해줬기 때문이다.그래서 심인우는 참지 못하고 반승제에게 물었다.“대표님, 페니 씨에게 주려고 준비하시는 겁니까?”비록 아주 쉽게 돈을 내긴 했지만, 이건 사실 제원의 별장 한 채 값과 맞먹는 것이었다.예상치 못한 물음에 반승제는 얼어붙더니 무언가를 감추려는 듯 고개를 휙 돌렸다.“아니요.”심인우는 더 꼬치꼬치 캐묻지 않고 그저 묵묵히 그를 바라보았다.그는 선물을 손에 들고 여전히 그곳에 남아 수표의 뒷일을 처리했고 반승제는 임원들과 함께 2층으로 올라갔다.임원들도 그제야 한숨을 돌리고 조금 전의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선물을 산 뒤 반승제의 표정은 침울해 보였던 이전과 다르게 선명히 좋아졌다.일주일 뒤, 그는 제원으로 돌아왔다.선물을 들고 비행기에서 내려 그는 핸드폰을 켰다.일주일 사이, 몇 명의 친구와 협력업체를 제외하고는 누구도 반승제에게 전화를 건 사람이 없었다.중간에 백연서도 전화를 걸어오긴 했으나 이상한 말을 하는 바람에 그저 끊어버리고 말았었다.반승제는 몇 번이나 메시지를 올려보았다. 그는 혹시 자신의 부주의로 사람을 차단하진 않았는지 의심하기까지 했다.하지만 그런 적은 없었다.그렇게 BH그룹 사무실로 돌아가 의자에 앉을 때까지 그는 계속 미간을 약간 찌푸린 상태로 있었다.그는 성혜인에게 메시지 한 통을 보냈다.「저번에 네이처 빌리지에 화실 만들 필요 없냐고 물어봤었지?」이건 성혜인이 아주 오래전에 물어봤던 일이다.메시지를 확인할 당시 성혜인은 SY그룹 임원들 일을 처리하는 중이었다.이미 일주일이나 지났지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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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7화 자기 아내를 못 알아볼 만도 하지!

메시지를 확인한 성혜인은 자신의 책상 위에 쌓인 처리해야 할 서류들을 바라보더니 이내 답장을 보냈다.「조금 늦어야 도착할 수 있을 거예요.」「응.」성혜인은 반승제의 답장을 확인하고는 핸드폰을 한편에 놓아두고 다시 열심히 손에 든 서류들을 처리하기 시작했다.일을 전부 끝내고 고개를 들어 밖을 내다보니 하늘은 어느새 어두워지고 있었다.시간이 많이 늦었다는 걸 깨달은 그녀는 서둘러 핸드폰을 갖고 와 확인했다.반승제와 마지막 문자를 나눈 후 이미 4시간이나 지나있었다.그녀는 미간을 찌푸렸다.‘설마 아직도 나 기다리고 있는 건 아니겠지?’「대표님, 어디 계세요?」「회사.」반승제는 아직 사무실에 있었는데 내부의 공기는 사뭇 무거웠다. 저녁에 그에게 상황을 보고하러 온 한 임원은 반승제의 기분이 좋지 않다는 걸 날카롭게 알아차렸다.사무실 문을 나설 때 그는 놀라 다리가 다 후들거릴 정도였다. 그러고는 서둘러 곧 들어갈 동료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대표님 기분이 안 좋으신가 봐, 조심해.”그러자 오늘 밤 보고하러 가려던 사람들은 전부 겁을 먹고 누구도 감히 반승제의 사무실에 가지 못했다.그렇게 장장 네 시간을, 반승제는 그 여자가 늦어진다는 사실에 쉽사리 기분을 풀지 못했다.원래 이렇게 오래 기다리는 법이 없었던 그는 시간개념도 잊은 모양이었다.그러나 그녀가 보내온 메시지를 바라보자 금세 화가 조금 사라졌다. 그는 애써 감정을 컨트롤 하며 자신이 있는 장소를 알려주었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성혜인이 또 한 통의 메시지를 보내왔다.「오늘은 많이 늦었으니, 내일 대표님 뵈러 가는 건 어떨까요?」반승제는 문자를 보자마자 마음 깊숙이 있던 분노가 치밀어올랐다.「지금, 당장 와.」이렇게 다섯 글자를 썼지만, 그는 또 천천히 지웠다.「마음대로 해.」답장을 마친 그는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책상 위에 놓인 선물에는 눈길도 주지 않은 채 사무실을 떠났다.호텔에 돌아와서까지도 반승제는 내면의 화가 사라지는 것 같지 않았다.그러나 원래의 그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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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8화 침대 위에서의 만족

스카이웨어에 들어서 머리 위에 티타늄 불빛이 비치자, 반승제는 그제야 자신이 조금 전 신이한 같은 사람과 레이스를 펼쳤다는 걸 깨달았다.그가 눈살을 찌푸리며 서 있는데 신이한이 때마침 성혜인과 통화를 하며 걸어들어왔다.“페니 씨, 주소 보냈으니까 얼른 와요.”신이한은 SY그룹의 일에 관련해 성혜인을 크게 도운 대가로 그림 두 점을 그려줄 것을 부탁했었다. 그리고 그 장소는 신이한 본인이 정하는 거로 말이다.성혜인도 마음 깊이 그에게 감사함을 느끼고 있었다. 신이한이 아니었다면 회사는 윤단미의 손에 넘어갔을 테니까.그래서 그의 전화를 받았을 때, 성혜인은 곧바로 자신의 미술 도구들을 챙겨 길을 떠났다.한편, 통화를 마친 신이한은 반승제가 제자리에서 가만히 서 있는 것을 발견하고 눈썹을 추켜올리며 말했다.“반 대표님 혹시 오늘 밤 저랑 같은 모임에 참석하는 건 아니시죠?”이런 무리 내의 모임은 서로 마주치기 십상이었다.그러나 반승제는 그중에서도 특별한 사람이라 누구도 감히 그에게 술을 권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는 매번 온시환의 옆자리에 앉았고 나머지 사람들은 할 말이 있으면 늘 자신들의 동료와 얘기를 나눴다.반승제는 몇 년 동안이나 제원을 떠나있었다. 그 때문에 온시환과 서주혁 그리고 또 한 명 잘 어울리는 사람을 빼고, 나머지 사람들과는 그저 평범하게 알고 지냈다.신이한은 가볍게 웃어 보이며 ‘안으로 모신다.’라는 동작을 취해 보였다.어딘지 모르게 반승제는 신이한의 그 눈웃음이 항상 눈에 거슬려 한 대 때리고 싶을 정도였다.게다가 그가 성혜인과 침대에서 뒹굴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이 들자 반승제는 내면의 화를 더는 참을 수 없었다.그러나 그 화를 폭발시키지 않았다. 불빛 아래에서의 그는 매우 냉정해 보였다. 다만 눈썹 사이에 약간의 날카로움이 묻어있어 신이한이 흠칫 놀랐을 뿐이다.신이한은 조금 전 레이스에서 진 일로 일부로 성혜인을 불러 반승제를 골탕 먹이려고 했다.두 사람은 앞뒤로 서서 차례대로 룸 안으로 들어갔다.룸 안에는 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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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9화 질투

그는 마침내 신이한을 만났을 때부터 자신의 마음속에 차오르던 분노가 무엇인지 알았다.그건 질투였다.사람들이 모여 앉아 흥미진진하게 자신들이 침대에서 여자의 혼을 어떻게 빼놓았는지 말하는 걸 듣던 반승제는 이곳의 공기가 너무 답답하다고 느껴졌다.온시환은 그의 기분이 심상치 않은 것을 느끼고는 어깨를 툭 치며 물었다.“우리 먼저 갈까?”온시환은 이미 그들의 방식에 익숙해져 있었다. 모두가 이 무리에 속해있는 그들은 평소에는 주식이나 비즈니스에 관해 얘기를 나눴지만, 일단 엘리트 가면을 벗고 나면 입에 담기도 부끄러운 말들을 꺼냈다.이건 누구를 헐뜯는 얘기가 아니다. 집안, 학력과 무관하게 이건 인간의 본성이다.그러나 온시환의 물음에 반승제는 되려 요지부동으로 앉아있었다.온시환은 조금 궁금해 그에게 무슨 일이냐 물어보려 했는데 그때, 룸 문이 열리며 성혜인이 캠퍼스를 들고 들어왔다.신이한은 그녀를 보더니 벌떡 몸을 일으켜 세웠다.“페니 씨.”그는 소리 내어 이름을 부르며 그녀에게로 다가갔다.“오셨군요. 혹시 여기는 너무 시끄러운가요?”성혜인은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서 곁눈질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반승제를 발견하고 그녀는 단번에 신이한의 속셈을 알아차렸다.“아뇨. 제가 말했잖아요. 장소는 신 대표님이 정하시기로 하자고.”신이한은 내뱉은 말은 그대로 실행하는 성혜인의 이런 점이 마음에 들었다. 그는 그녀에게 의자와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공간을 내어주었다.“복잡하게 할 필요 없어요. 스케치면 돼요.”성혜인 같은 실력에 스케치는 가장 기초적인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아무리 신경을 써서 한다 해도 1시간 안에는 끝낼 수 있었다.신이한은 그녀가 이런 분위기를 불편해할까 봐 한 발자국 물러선 것이었다.성혜인은 한숨을 내뱉더니 그를 향해 웃어 보였다.“고마워요, 신 대표님.”그녀는 반승제에게 가 인사를 나누지 않고 곧바로 의자에 앉아 열심히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나머지 사람들은 먼저 몇 분간 침묵하더니 신이한을 놀렸다.“신 대표, 이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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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0화 5번의 빚

반승제가 너무 진지하게 말하는 바람에 온시환은 순간 의심이 들었다.‘내가 너무 많이 생각한 건가? 승제는 진짜 그 여자를 아예 상관도 안 하는 건데.’“좋아, 그냥 노는 거라고 하니 됐어. 그럼 술 좀 답답하게 마시지 말지 그래?”“안 그랬어.”반승제는 온시환에게 반박하며 또 성혜인을 힐끗 쳐다보았다.조금 멀리 떨어져 있는 탓에 마치 주변의 소란스러움은 자신과 상관이 없다는 듯이 그녀가 고개를 푹 숙이고 열심히 그림을 그리는 모습밖에 보이지 않았다. 마음은 또다시 꽉 막힌 듯 답답해 났다.“사실 페니도 그저 그래.”온시환은 그의 말이 웃겨 조용히 고개를 돌리고 입꼬리를 씩 올렸다.감정을 잘 정리한 다음에야 그는 다시 원래대로 머리를 돌려 대답했다.“맞아, 제원에 페니 씨보다 예쁘고 재능 있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응.”반승제는 속이 더욱 답답해졌다.그래서 손에 들고 있던 잔을 내려놓고 등을 뒤로 기대 더는 성혜인을 바라보지 않았다.그렇게 성혜인은 그림을 완성할 때까지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았고 완성한 뒤에 그림판을 거뒀다.신이한은 머리를 휙 들이밀었다. 그 때문에 두 사람 머리 사이의 거리가 매우 가깝게 됐다.“다 그렸어요?”“네.”신이한은 그림을 한번 보더니 조금 놀랐다는 듯이 눈썹을 추켜올렸다.비록 그녀의 그림 실력이 뛰어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잘 그릴 줄은 그도 예상치 못했다.생동감 넘치는 그림에는 신이한만의 특유의 분위기마저 가미되어있었다.“정말 잘 그리셨네요.”“신 대표님께서 만족스러워하시면 됐어요.”“페니 씨, 제가 그렇게 큰일을 도와드렸는데, 고작 그림 두 점이 다라면 제가 손해 보는 게 아닐까요?”사실 성혜인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당장에서 그에게 약속했다.“신 대표님께서 제 그림을 원하기만 하시면 저는 절대 미루지 않겠습니다.”신이한은 억지를 부리지 않는 성혜인의 모습이 좋았고 이내 그녀를 자신의 품에 끌어왔다.“그럼 그렇게 하기로 합시다. 데려다줄게요.”“괜찮아요, 대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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