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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9화 질투

그는 마침내 신이한을 만났을 때부터 자신의 마음속에 차오르던 분노가 무엇인지 알았다.

그건 질투였다.

사람들이 모여 앉아 흥미진진하게 자신들이 침대에서 여자의 혼을 어떻게 빼놓았는지 말하는 걸 듣던 반승제는 이곳의 공기가 너무 답답하다고 느껴졌다.

온시환은 그의 기분이 심상치 않은 것을 느끼고는 어깨를 툭 치며 물었다.

“우리 먼저 갈까?”

온시환은 이미 그들의 방식에 익숙해져 있었다. 모두가 이 무리에 속해있는 그들은 평소에는 주식이나 비즈니스에 관해 얘기를 나눴지만, 일단 엘리트 가면을 벗고 나면 입에 담기도 부끄러운 말들을 꺼냈다.

이건 누구를 헐뜯는 얘기가 아니다. 집안, 학력과 무관하게 이건 인간의 본성이다.

그러나 온시환의 물음에 반승제는 되려 요지부동으로 앉아있었다.

온시환은 조금 궁금해 그에게 무슨 일이냐 물어보려 했는데 그때, 룸 문이 열리며 성혜인이 캠퍼스를 들고 들어왔다.

신이한은 그녀를 보더니 벌떡 몸을 일으켜 세웠다.

“페니 씨.”

그는 소리 내어 이름을 부르며 그녀에게로 다가갔다.

“오셨군요. 혹시 여기는 너무 시끄러운가요?”

성혜인은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서 곁눈질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반승제를 발견하고 그녀는 단번에 신이한의 속셈을 알아차렸다.

“아뇨. 제가 말했잖아요. 장소는 신 대표님이 정하시기로 하자고.”

신이한은 내뱉은 말은 그대로 실행하는 성혜인의 이런 점이 마음에 들었다. 그는 그녀에게 의자와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공간을 내어주었다.

“복잡하게 할 필요 없어요. 스케치면 돼요.”

성혜인 같은 실력에 스케치는 가장 기초적인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아무리 신경을 써서 한다 해도 1시간 안에는 끝낼 수 있었다.

신이한은 그녀가 이런 분위기를 불편해할까 봐 한 발자국 물러선 것이었다.

성혜인은 한숨을 내뱉더니 그를 향해 웃어 보였다.

“고마워요, 신 대표님.”

그녀는 반승제에게 가 인사를 나누지 않고 곧바로 의자에 앉아 열심히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나머지 사람들은 먼저 몇 분간 침묵하더니 신이한을 놀렸다.

“신 대표, 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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