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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2화 여자는 말이야, 달래야 하는 거야

그는 옆에 있는 샤워기를 가져와 그녀의 머리를 적신 다음 자신의 가슴에 기대게 하고 머리를 감겨주었다.

성혜인은 피곤해 눈꺼풀조차 뜰 수 없었다. 정신을 잃을 때 그녀는 반승제를 토막 내 죽이고 싶었지만, 지금 깊은 잠이 드는 바람에 그의 이런 부드러운 모습을 보지 못했다.

반승제는 누군가의 시중을 든 적이 없어서 매우 서툴렀다. 그는 샴푸를 여러 번 짜고 천천히 그녀의 머리카락을 문지르기 시작했다.

그러자 바로 거품이 일기 시작했고 그는 혹여라도 그녀를 아프게 할까 봐 자신의 힘을 컨트롤 하며 계속 이어갔다.

그렇게 마사지를 한 지 반 시간쯤 지났을까, 그제야 깨끗이 씻었다고 확신하고 샤워기를 갖고 와 거품을 씻어냈다.

성혜인은 계속 그의 가슴에 기댄 자세를 한 채 깊은 잠을 잤다.

다 씻기고 나서 반승제는 그녀를 안아 들어 곁에 있는 의자에 앉혔다.

너무 깊게 잠든 탓에 의자에 앉히자 그녀는 스르륵 아래로 미끄러지고 말았다.

하는 수 없이 반승제는 직접 의자에 앉아 그녀를 자신의 품에서 자게 한 뒤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려주었다.

아무리 좋은 드라이기라도 작지 않은 소리가 났다.

한참 단잠에 빠져있던 성혜인은 자꾸 귓가에서 “웡웡”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시끄러워.”

그녀는 목이 다 쉬어버렸음에도 참지 못하겠다는 듯이 한마디 쥐어짰다.

해외에 있을 때, 머리를 감지 않고 자서 이틀 동안 머리가 아픈 적이 있었던 반승제는 성혜인이 머리를 말리기 싫어하는 것을 보자 미간을 구기며 말했다.

“움직이지 마.”

그러자 성혜인은 움직이지 않았고 다시 그의 품에서 고이 잠들었다.

그녀는 단발로 머리를 잘랐지만, 여전히 숱이 많았고 머릿결이 부드러웠다. 반승제는 20분 정도가 지나고 나서야 겨우 다 말릴 수 있었다.

그는 성혜인을 안고 침실로 들어갔고 그녀의 아래를 확인해 보았다. 그러고는 상처가 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이불을 끌어 그녀에게 덮어주었다.

모든 것을 끝내자 시간은 어느새 아침 8시가 다 되어갔다. 출근할 시간은 이미 지난 지 오랐다.

그때, 때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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