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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7화 반승우를 이용하다

윤단미는 반승제가 반승우의 사인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에게 반승우에게서 받은 물건은 없는지 물었던 것도 기억하고 있었다.

사실 윤단미는 반승우에게서 아무것도 받지 못했다. 반승우는 다정한 가면을 쓰고 있었을 뿐, 그녀와 별로 친하지 않았다. 그녀가 쫓아다니지 않았다면 진작 어색한 사이로 끝났을 관계였다.

오래전 우연한 기회로 김경자와 인연을 맺은 후로부터 윤씨 집안에서는 꼭 그녀에게 잘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자에게는 천재 손자가 두 명이나 있었는데 그중 한 명이 윤단미의 미래 남편이 될 수도 있다면서 말이다.

반승우가 김경자의 최애 손자라는 이유 하나로 윤단미는 그를 쫓아다니며 이것저것 묻고는 했다. 반승우는 반승제와 달랐다. 그녀를 보고도 말 한마디 없이 무시하는 반승제와 달리, 반승우는 대답도 해주고 태도도 좋았다.

하지만 둘 중에서 더 잘생긴 쪽을 꼽으라고 하면 단연 반승제였다. 그는 태어난 순간부터 눈으로 빚은 인형처럼 차갑고도 아름다웠다.

10대 때부터 수많은 사람의 마음을 훔친 반승제에게 윤단미도 관심이 갈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반승우와 만남을 이어가는 와중에도 그를 관찰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러다가 그가 반승우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알게 되었다.

반승우는 줄곧 만인의 사랑을 받으며 자랐다. 반승제도 똑같이 훌륭하기는 했지만 반승우의 그림자에 가려져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후에는 반태승을 따라 일찍 군 입대를 하기도 했다.

제원의 대부분 사람이 반씨 집안의 두 형제가 원수지간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윤단미는 알고 있었다. 두 사람은 서로 둘도 없는 친한 형제 사이라는 것을 말이다.

반승제는 반승우의 죽음을 모르는 척 지나갈 사람이 아니었다. 역시나 그녀의 예상대로 반승제는 잠깐 침묵하다가 곧바로 긍정적인 대답을 줬다.

“나 지금 호텔에 있어.”

그 말인즉슨 윤단미에게 찾아오라는 뜻이었다.

윤단미는 감정을 추스르기 시작했다. 앞으로도 성혜인을 상대할 때처럼 성급하게 굴어서는 안 될 것이다. 성급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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