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의 모든 챕터: 챕터 221 - 챕터 230

2202 챕터

제221화 반 대표님, 귤 하나 드실래요

“외숙모, 시간도 늦었는데 집에 들어가시지 않고 뭐 하세요? 오빠는 뭐 하는데 도와주지도 않아요?”임남호가 있었다면 이소애가 이런 일을 당하지 않았으리라 생각하며 성혜인이 말하자 이소애는 얼굴을 붉히며 급히 성혜인의 손을 잡았다.“혜인아, 나랑 돌아가자. 네 방 아직도 그대로야. 이전에 너한테 신세를 이미 많이 졌어. 이번에 남호를 데리고 온 것도 말이야.”대답하지 않고 화제를 돌리는 이소애를 보며 성혜인은 한숨을 쉬었다.“오빠가 돌아오고 나서 진희랑은 화해했어요?”“아니, 크게 싸웠지. 확실히 남호가 잘못했으니 반성문을 쓰라고 하더라. 아마도 용서해 주겠다는 뜻인 것 같아.”아무 말도 하지 않고 리어카를 끌고 하늘에 리조트를 지나던 성혜인은 마침 계단 앞에서 반승제를 만났다.반승제는 정장 대신 흰 와이셔츠만 입고 심인우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두 사람은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마침 저녁 모임에 참가할 예정이었다.지금 시각은 이미 여덟 시였다. 모임은 이곳의 임원들도 참가하는 것이었는데 모두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성혜인은 이소애를 도와 카트를 밀고 있었는데 고개를 돌리자마자 그와 시선이 마주쳤다.반승제는 눈썹을 까딱거리더니 카트 안의 과일들로 시선을 돌렸다.오렌지에, 포도에, 바나나까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성혜인은 당연히 자기가 잘못 본 줄 알았다. 그도 그럴 것이 반승제가 서천에 나타날 리가 없었으니까.허리를 꼿꼿이 편 성혜인은 하늘에 리조트의 조명 아래에 우뚝 서 있는 반승제를 보았다. 조각 같은 얼굴의 날카로운 선들이 달빛에 융합되는 것 같았다.BH그룹에서 볼 때는 항상 엄숙하고 냉랭한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셔츠 소매도 걷어 올린 상태여서인지 평소와 달라 보였다. 보아하니 잠시 후 있을 모임이 어려운 자리가 아니라서 다소 편하게 입은 모양이었다.“반 대표님?”성혜인이 긴가민가하면서 불렀다.계단 위에 선 반승제를 보며 계단 앞에 선 성혜인은 한참 동안 생각하다가 겨우 한마디 내뱉었다.“반 대표님, 귤 하나 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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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2화 달 것 같습니다

이번 비즈니스에 과일 관련한 것도 있었기 때문이었다.반승제는 가볍게 웃었다.“보기에도 괜찮아 보이네요. 달 것 같습니다.”“맞습니다. 이런 귤은 다들 좋아합니다. 작년 이맘때에 한창 잘 팔렸었죠.”사람들이 멀어져갔다.반승제 뒤의 심인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표님은 이런 과일을 좋아하지 않았다. 제원에 있을 때도 해외에서 공수해 온 과일만 입에 댔었다.......성혜인은 이소애를 도와 리어카를 밀었다. 거의 집에 도착하는데 이소애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혜인아, 아까 그 사람과 아는 사이라면, 네가 리어카를 미는 모습을 보이면 안 되는 것 아니야? 네 체면도 있는데...”리어카는 너무 허름했다. 게다가 과일을 팔고 있었으니 하진희는 나이도 많은 이소애가 창피한 짓만 골라 한다고 했다.이소애가 길에서 이렇게 돈을 벌고 있을 때면 하진희는 친구랑 나가 놀면서도 이소애 앞은 얼씬도 하지 않았다.그래서 이소애는 성혜인에게 미안하다고 생각했다.“외숙모, 직접 일해서 돈을 버는 게 왜 체면이 떨어지는 일이에요? 반 대표님은 그런 걸로 사람을 평가하지 않아요.”이소애는 할 말이 없었다.리어카가 좁은 골목길로 들어섰다. 집에 들어서지도 못했는데 성혜인은 안에서 임남호의 목소리를 들었다.“아버지, 저 배고파 죽을 것 같아요. 그냥 어머니 몫을 남기고 우리끼리 먼저 먹어요.”그 뒤에는 하진희의 목소리였다.“그러게 말이에요. 그 쥐꼬리만 한 돈이라도 벌겠다고 매일 이렇게 늦게 나가시는 걸 보면 제가 다 창피해요. 마주칠까 봐 친구랑 나가놀지도 못하겠다고요.”이소애와 성혜인은 밖에 서서 두 귀로 똑똑히 들었다.성혜인이 화가 날까 봐 걱정된 이소애는 급히 목소리를 높였다.“여보, 빨리 나와. 혜인이가 왔어.”안에서 반찬을 데우고 있던 임동원은 이소애의 목소리를 듣고 급히 뛰쳐나왔다.임남호는 성혜인이 왔다는 소리에 몸이 굳어버려 나가지도 못했다.하진희는 그저 옆에서 코웃음을 치고 젓가락을 가져가 혼자 식사를 시작했다.이소애를 도와 리어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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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3화 마치 꽃향기가 주위를 감싼 것처럼

“혜인아, 걱정하지 마. 다시는 그럴 일 없을 거야.”성혜인은 고개를 끄덕이고 고민하다가 다시 물었다.“유창목 바닥채 파는 사장님, 그 회사에 혹시 아는 사람 있어요?”임동원의 직업은 그래도 나쁘지 않은 직업이었다. 월급이 높지는 않아도 인맥은 꽤 넓었다.“조금 이따 물어볼게. 그리고 문자 보내마.”성혜인은 그제야 시름을 놓고 호텔로 돌아왔다.그녀는 샤워를 하고 바로 잠자리에 들려고 했다.하지만 샤워를 마치고 나오니 침대에 커다란 검은 벌레가 있어서 침대에서 잠을 청하기 무서워졌다. 성혜인은 옷을 입은 채 의자에 앉아 하룻밤을 보냈다. 자고 일어나니 목이 아팠다.이튿날 아침 깨어났을 때 임동원이 그녀에게 문자를 보냈다. 이 씨 아저씨가 오늘 밤 마침 그곳에 간다는 소리였다.「내가 이 씨한테 얘기해 놨어. 데리러 올 거야.」성혜인은 간단하게 죽과 옥수수를 먹고 호텔 입구에서 기다렸다.먼저 들어온 것은 제네시스 브랜드의 차량이었는데 가장 기본 디자인이어서 4천만 원이 조금 안 되는 차였다.그 뒤로는 롤스로이스가 들어왔다. 성혜인은 바로 반승제의 차라는 것을 알아차렸다.설마? 생각하고 있는데 이 씨가 먼저 내렸다. 그리고 성혜인을 데리고 롤스로이스 옆으로 갔다.이전에 성혜인의 그림이 반 대표님의 마음에 들었었다. 게다가 성혜인은 반 대표님의 차도 타보지 않았던가.차 창문이 내려가고 반승제가 얼굴을 드러냈다.이곳에서도 반승제의 무릎 위에는 여전히 서류가 많았다.손목에는 비싼 파텍필립 시계가 있었고 손톱은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었으며 손가락 마디마디는 정교한 조각 같았다. 게다가 손목은 어찌나 하얀지, 손등의 핏줄이 선명하게 보였다.손은 그의 얼굴처럼 매력 있었다.“반 대표님, 이쪽은 그림을 그렸던 그 친구입니다. 마침 현장에 가서 시찰하는데 이 아이도 그 근처에 가거든요. 저희 차량에는 죄다 늙은이에다 담배까지 피워서 이 친구가 힘들어할 것 같은데, 반 대표님의 차에 태워주시면 안 될까요?”이 씨는 예의를 갖추어 물으며 순수한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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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4화 거절당하면

반승제가 진지한 표정으로 서류를 보고 있었기에 성혜인은 방해하지 않고 침묵을 지키며 목적지에 도착했다. 이 씨는 롤스로이스 옆에 와서 일단 반승제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그리고 먼 곳에 있는 별장을 가리켰다. “저곳에 네가 찾는 사람이 있어. 우리는 일단 반 대표님을 모시고 아래에서 시찰할 테니 먼저 가 있어. 네 외삼촌의 부탁은 다 들어줬어.”성혜인은 반승제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또 이 씨 아저씨에게도 감사를 드렸다. 그러고는 크게 발걸음을 떼어 별장으로 걸어갔다. 몇 걸음 가지 않았는데 반승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만약 거절당하면 내 이름을 대.”성혜인은 살짝 의외라는 듯 놀랐다. ‘이곳의 사장과 아는 사이인가?’그렇다면 일이 쉬워지기 마련이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눈도 초롱초롱해졌다. “감사합니다, 반 대표님.”점심의 태양은 살짝 강렬해서 성혜인에게 쏟아지는 빛이 반승제에게는 눈부셨다. 그는 시선을 거두고 옆의 임원들과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성혜인은 이 별장에 도착해 초인종을 눌렀다. 별장은 동양풍의 별장이었는데 높은 담장 너머로 심어놓은 나무들이 보였다. 이곳의 사장님의 취향도 독특한 모양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고용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나타났다. 그리고 성혜인을 보고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누구를 찾으시나요?”“안녕하세요, 방 사장님을 만나 뵙고 싶어서 왔습니다. 오늘 집에 계시죠?”고용인은 잠시 망설이더니 문을 열었다. “방 선생님께서 오늘 집에 계신 것은 맞지만 미리 약속을 잡지 않으면 만나주시지 않습니다. 일단 들어오셔서 기다려 주세요. 방 선생님께서 만나 뵙고 싶어 하실지 여쭈어보고 오겠습니다.”성혜인이 단정하고 바르게 생겼기에 고용인은 그녀를 위해 문을 열어주었다. 안에 들어선 성혜인은 정원을 보자마자 공들여 가꾼 정성이 느껴졌다. 동양풍도 있었고 풍수에 관한 아이디어도 있었다. 스승인 주영훈이 대표적인 한국화 화가였기 때문에 유일한 제자인 성혜인도 이쪽에 관심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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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5화 하루종일 기다렸어요

“지금 와서 나를 찾는 것을 보아하니 그 전에 목제 타일을 예약한 것이 아닌가 보군. 내 물론 그대를 좋아하기도 하고 주영훈 화가의 얼굴을 봐서라도 그대에게 조금 나눠줄 수 있지만, 우리 회사의 타일은 3년 전에 예약해야 하기에 지금 당장 나눠주기엔 나도 힘들어.”방태주의 말은 가식 하나 없는 진심이었다. 그 얘기에 성혜인은 웃음을 지었다.“방 사장님, 제가 듣기론 몇 년 전에 고객의 예상 날짜가 틀렸다거나 혹은 문제가 생겨서 어쩔 수 없이 취소하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어요. 다른 사람의 몫을 나누어 주시는 것까지는 바라지 않습니다. 다만 취소되는 경우가 있다면 그 몫을 제게 먼저 주실 수 있으실까요? 가격은 섭섭지 않게 해드릴게요.”방태주는 고민하지 않고 바도 대답했다.“이름이 뭐라고 했지?”“페니라고 부르시면 됩니다. 제 스승님도 이렇게 불러주셨거든요.”방태주는 작게 웃었다.“그의 제자이기도 하고 내게 빚도 졌으니 남아서 그림을 한 폭 그려주게나. 이후에 누가 취소하게 되면 내 바로 연락하지.”“그렇다면 먼저 고맙다는 인사를 드리겠습니다, 방 사장님.”방태주가 그녀한테 그려달라고 한 것은 어려운 그림이 아니었다. 원래 그리던 사람이 절반을 그렸는데 왜서인지 멈춰버려서 성혜인이 계속 그려야 했다. 하지만 원래 주인의 생각을 알 수 없으니 살짝 난이도가 있었다.하지만 성혜인의 머릿속에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성혜인은 클리셰같은 그림 속에 생동한 포인트들을 넣어 이 그림이 더욱 진짜 같게 했다.세 시간이 지나서야 이 그림을 완성했다. 중간에 고용인이 그녀를 위해 차를 가져왔다.방태주는 차에 있어서도 매우 견해가 깊었다. 아주 급이 높은 대홍포였다.성혜인이 손을 내밀어 차를 들자마자 밖에서 발랄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아빠, 오늘 승제 씨 온다면서요? 오전 내내 기다렸는데 왜 안 오는 거예요?!”그대고 굳은 성혜인이 소리가 나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문밖에는 예쁘게 치장한 20대로 보이는 여자가 서 있었다.여자는 성혜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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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6화 물에 녹은 솜사탕처럼

반승제는 팔을 꺼내면서 방태주를 보며 고개를 숙였다.“태주 아저씨, 오랜만입니다.”방태주는 이미 일어나 웃으며 그의 어깨를 툭툭 쳤다.“너 이 자식, 3년 동안 찾아오지도 않고.”보아하니 반승제가 3년 전의 혼인 때문에 해외로 나간 후 다시는 오지 않은 모양이었다.성혜인은 반승제와 방태주의 관계성을 떠올리지 못했다. 아마도 방태주와 반 회장님이 아는 사이여서 반승제가 그를 아저씨라고 부르는 것 같았다.방이서가 옆에서 끼어들었다.“나여도 도망갔어요. 모르는 여자랑 결혼하라니 회장님은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어요.”방태주는 방이서를 노려보았다.“남의 일에 네가 왜 끼어들어. 승제야, 앉아. 마침 여기 주영훈 화가님의 제자가 있는데 소개해 줄게, 다 젊은 사람들끼리.”성혜인은 그 혼인의 당사자로서 이곳에 있는 것이 어색했다.그녀는 원래 이곳의 사람과 잘 아는 사이가 아니었고 실망 같은 것도 없었다. 그저 방태주가 소개할 때 예의상 고개를 끄덕였다.“방 사장님, 전 이미 반 대표님과 아는 사이입니다.”반승제는 성혜인의 말을 듣고 성혜인이 방태주에게 그 집이 반승제를 위해 설계한 집이라고 말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하지만 그는 성혜인이 주영훈의 제자인 줄은 몰랐다.방태주는 성혜인의 말을 듣고 살짝 놀랐다.“어떻게 아는 사이인가?”굳이 따진다면 침대에서 안 사이이긴 했다. 그 후에야 교류가 생긴 것이니까.성혜인이 대답하려는데 옆의 방이서가 과장하며 소리를 질렀다.“승제 씨, 바지 끝이 왜 이렇게 더러워졌어요? 산에 가신 거예요?”성혜인이 고개를 숙이자 그제야 반승제의 비싼 바지에 흙이 조금 묻어있는 것을 보았다. 아마도 아까 이 씨 아저씨를 따라가 직접 산을 시찰하고 온 모양이었다.아마도 그곳의 길이 좋지 않아 바지가 더러워진 모양이었다.“괜찮아.”그의 목소리는 차가웠다. 방이서가 물티슈를 가져와 쪼그려 앉아 닦아주자 그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방태주는 자기 딸이 이렇게 급히 호감을 사려고 행동하는 것을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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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화 애교를 부렸다

성혜인이 왔을 때 반승제의 차를 타고 왔으니 반승제가 오지 않았다면 성혜인은 돌아가는 방법을 몰랐을 것이다. 그래서 이 말을 듣고는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방이서는 두 사람이 그녀의 앞에서 가까이 붙어 대화를 나누는 것을 보고 바로 그 둘 사이에 끼어들어 성혜인을 밀어냈다. 성혜인은 그저 밀려나는 수밖에 없었다. 고개를 든 방이서가 반승제의 손에서 그림을 가져갔다. “사실 그냥 그래요. 이 정도 실력은 우리 미대에서 아무것도 아니거든요. 선생님이 오늘 기분이 좋으셨나 봐요, 만점을 다 주시네.”방이서의 이런 행동은 매우 무례한 것이었다. 게다가 성혜인의 앞에서 바로 그녀를 까 내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성혜인은 아직 방태주와 거래가 있기에 방이서의 무례함에도 그저 꾹 참고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미묘한 기 싸움이 벌어지는 가운데 반승제가 방이서의 말에 대답했다. “페니는 네 선배야.”그 말에 방이서를 둘러싼 공기가 어색해진 기분이었다. 이 여자도 제원 대학교 미술 카데미 출신이라니, 생각지도 못한 것이었다. 방이서 얼굴의 미소가 살짝 굳었다. 완전히 기분이 차갑게 식은 방이서였다. “승제 씨, 왜 이래요, 진짜. 우리 못 본 지 3년이 다 되는데 제삼자나 데려오고.”방이서가 그의 팔을 흔들며 애교를 부렸다. 반승제는 표정의 변화도 없었다. 그저 눈썹을 까딱이며 신경 쓰지 않았다. 방이서한테 뭐라고 할 생각도 없어 보였다. 방태주는 그 모습을 보고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었다. “애가 계속 이렇게 철이 없다니까. 이러다가 큰코다치면 어떡하려고. 승제야, 네가 결혼했으니 다행이지 아니면 이서가 계속해서 매달려서 골치만 아팠을 거야.” “뭐예요, 승제 씨 결혼은 안 한 거랑 같아요. 그 여자를 진짜 좋아했다면 3년 동안 왜 해외에 있었겠어요? 내가 만약 그 여자였다면 제 주제를 알고 먼저 이혼 얘기를 꺼낼 거예요. 쓸데없이 남의 남자나 넘보기는.”성혜인은 그 말을 듣고 입꼬리가 굳었다. 화가 나서가 아니라 웃겨서였다. 남의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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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8화 지켜주고 싶은 생각

성혜인의 말이 끝나자마자 밖에서 빗소리가 들려왔다.방태주는 금방 주방에서 나오다가 비를 보고는 웃으며 얘기했다.“이 비가 그치면 오늘 밤에 또 많은 버섯이 자라나겠군.”방태주는 진짜 이 산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 그는 소파 앞에 걸어와 앉은 후 산에서 캘 수 있는 것들에 관해 얘기했다. 그 덕분에 아까의 미묘한 분위기는 사라졌다.하지만 그동안 밖의 비가 점점 거세졌다. 보슬비는 점점 소나기로 되었고 온도마저 뚝 떨어진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하늘도 꽤 어두워졌다.이런 산속에서 폭우를 만나는 건 무서운 일이었다.방태주가 입을 열었다.“사용인들더러 방을 준비하라고 할 테니 오늘은 다 여기 남도록 하게. 이런 날씨에 운전은 위험해. 게다가 길이 미끄러울 수도 있으니까.”그리고 특별히 성혜인을 보며 말했다.“페니, 승제랑 같이 왔으니 같이 여기 남게. 차를 타고 가는 건 안전하지 않아.”성혜인은 거절할 권리도 없었다. 그녀가 가겠다고 해도 반승제는 남을 테니 그러면 성혜인 혼자 깊은 산길을 걸어 내려 가야 했다.그래서 그녀는 반승제를 바라보았다.반승제는 손으로 미간을 꾹 누르며 어쩔 수 없이 대답했다.“그럼 오늘만 실례하겠습니다.”“실례라고 할 게 뭐가 있나. 예전에도 잘 묵었잖아.”옆의 방이서의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드디어 자기가 끼어들 수 있는 화제를 찾아 입을 열었다.“그러게요! 그때 승제 씨는 엄청 어렸는데, 반 회장님이랑 왔잖아요. 서천에는 그때 제대로 된 큰길도 없었어요. 두 분이 산에서 힐링을 하고 계실 때 마침 저희랑 마주쳤죠.”옆의 방태주는 또 참지 못하고 얘기했다.“계속 그렇게 예의 없이 굴래? 승제 오빠라고 부르라고 했지, 이름만 덜컥 부르지 말고.”방이서는 입술을 비죽 내밀었다.“이래야 애 취급을 안 당하죠.”성혜인은 그제야 알았다. 반태승이 아프기 전에 방태주처럼 산을 좋아했다.아마도 매년 산에서 버섯을 캘 때 오다가 미성년자인 반승제를 데려왔을 것이다. 그래서 방태주랑 알게 되었고 여태까지 연락을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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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9화 성인 남녀 사이에 일어나는

성혜인은 이런 모습을 보인 것이 매우 부끄러웠다. 수건만 걸친 상태라 안에 옷도 없었고 아래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모습으로 반승제와 마주치다니 온몸이 화끈거렸다.반승제의 손에는 약이 들려져 있었고 와이셔츠만 입은 채 단추는 몇 개 풀어놓아 쇄골이 드러났다.그 아래로 붕대가 보일락 말락 했다.성혜인은 그제야 알아차렸다. 아마도 약을 발라달라고 온 듯했다.그들의 방도 가까웠고 저번에도 성혜인이 붕대를 감아줬었으니.게다가 심인우의 방은 어디인지 몰랐기에 반승제는 그저 가까운 성혜인을 찾아왔다.반승제가 그녀를 쓱 훑어보았다가 몸을 돌려 자기의 방으로 들어가려고 했다.하지만 성혜인은 약을 바르지 않으면 그의 상처가 깊어질까 봐 약을 발라주고 싶었다.채찍질을 당한 데에는 성혜인의 이유가 적지 않으니까.“약을 발라 드릴까요? 들어오세요.”성혜인은 옆으로 비켜섰다.반승제는 발걸음을 멈추었다가 미간을 찌푸렸다.만약 다른 여자가 이런 차림을 하고 그더러 들어오라고 했다면 그는 그런 뜻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성인 남녀사이에 일어나는, 뭐 그러한 일들 말이다.하지만 상대는 성혜인이었다. 그날 그녀에게 넘어간 것도 그녀의 눈망울이 너무 순수해 보여서였다.이렇게 자기한테 들어오라고 얘기하는 것은 그저 그의 상처가 걱정되어서일 것이다.반승제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멀지 않은 곳에서 발걸음 소리를 들었다. 아마도 누군가가 이쪽으로 걸어오는 듯했다.“승제 씨!”방이서의 목소리를 들은 반승제는 미간을 팍 찌푸리고 바로 성혜인의 방으로 들어갔다.문이 닫히자 밖의 발걸음 소리가 더 가까워졌다. 누군가가 그의 문밖에 우뚝 멈춰 섰다.“승제 씨, 과일 먹을래요? 우리 아빠가 직접 심은 딸기인데, 엄청 커요.”이렇게 늦은 시간에 고작 딸기 때문에 온 건 아닐 것이었다.성혜인도 알고 있었다. 반승제의 아름다운 외모와 그의 고귀한 신분 때문에 거의 모든 여자가 반승제에게 호감을 느끼고 잘 대해준다는 것을.하지만 서류상 부부인 그녀는 반승제를 피하기만 급급했고 게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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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0화 수건이 그대로 풀려버렸다

그녀의 손가락이 닿은 곳의 피부가 뜨겁게 느껴졌다.반승제의 호흡마저 흐트러지는 순간이었다.성혜인은 그저 열심히 약을 바르고 빠뜨린 부분이 있는지 확인한 후 붕대를 가져와 다시 감으려고 했다.하지만 이 붕대를 감아주는 동작이, 그전에도 그랬지만, 몸을 숙여야만 할 수 있었다. 그래서 두 사람의 거리가 또 어쩔 수 없이 좁혀졌다. 숨결이 얽혀들었다.반승제는 고개를 돌리고서 미간에 힘을 주었다.그가 이성과의 접촉을 싫어하는 것을 아는 성혜인은 빨리 붕대를 감기 위해 노력했다.마지막 바퀴를 다 감고 나서 그녀는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그 숨이 반승제의 피부에 닿아 반승제는 저도 모르게 손으로 주먹을 꽉 쥐었다.“반 대표님, 다 되었습니다.”성혜인은 어색함에 빨리 뒤로 물러나려고 했다. 하지만 꽉 쥔 반승제의 주먹 속에 성혜인의 몸을 감고 있던 수건의 한 귀퉁이가 들어갔다. 그래서 그녀가 뒤로 물러나자 수건이 그대로 풀려버렸다.반승제가 고개를 돌렸을 때는 그저 수건 한 장이 그의 머리를 덮은 후였다.성혜인은 놀라서 어찌할지를 몰랐다. 일단은 수건으로 그의 시선을 가릴 생각이었다.반승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목울대를 움직였다.“페니, 이게 뭐 하는 짓이야.”성혜인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상태였다. 다행히 수건이 반승제의 눈을 가려서 최악의 상황까지는 가지 않았다.하지만 반승제의 물음에 그녀는 몸이 확 뜨거워지는 기분이었다.그래서 최대한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수건을 잡고 계셔서...”급한 마음에 수건으로 그의 눈을 가렸다.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생각해 보니 자기의 몸을 감쌌던 수건으로 그의 얼굴을 가리다니 무례했다.하지만 그녀의 옷은 씻기 위해 불려놨었다. 전혀 입을 옷이 없어 성혜인은 쥐구멍이라도 찾아 숨고 싶었다.반승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자기 머리 위의 수건을 걷어냈다.“반 대표님, 안...”성혜인이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을 때 그가 눈을 감고 수건을 건넸다.굳어버린 성혜인의 귀에 반승제의 목소리가 들렸다.“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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