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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4화 거절당하면

반승제가 진지한 표정으로 서류를 보고 있었기에 성혜인은 방해하지 않고 침묵을 지키며 목적지에 도착했다.

이 씨는 롤스로이스 옆에 와서 일단 반승제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그리고 먼 곳에 있는 별장을 가리켰다.

“저곳에 네가 찾는 사람이 있어. 우리는 일단 반 대표님을 모시고 아래에서 시찰할 테니 먼저 가 있어. 네 외삼촌의 부탁은 다 들어줬어.”

성혜인은 반승제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또 이 씨 아저씨에게도 감사를 드렸다. 그러고는 크게 발걸음을 떼어 별장으로 걸어갔다.

몇 걸음 가지 않았는데 반승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만약 거절당하면 내 이름을 대.”

성혜인은 살짝 의외라는 듯 놀랐다.

‘이곳의 사장과 아는 사이인가?’

그렇다면 일이 쉬워지기 마련이었다.

그녀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눈도 초롱초롱해졌다.

“감사합니다, 반 대표님.”

점심의 태양은 살짝 강렬해서 성혜인에게 쏟아지는 빛이 반승제에게는 눈부셨다.

그는 시선을 거두고 옆의 임원들과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성혜인은 이 별장에 도착해 초인종을 눌렀다.

별장은 동양풍의 별장이었는데 높은 담장 너머로 심어놓은 나무들이 보였다.

이곳의 사장님의 취향도 독특한 모양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고용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나타났다. 그리고 성혜인을 보고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누구를 찾으시나요?”

“안녕하세요, 방 사장님을 만나 뵙고 싶어서 왔습니다. 오늘 집에 계시죠?”

고용인은 잠시 망설이더니 문을 열었다.

“방 선생님께서 오늘 집에 계신 것은 맞지만 미리 약속을 잡지 않으면 만나주시지 않습니다. 일단 들어오셔서 기다려 주세요. 방 선생님께서 만나 뵙고 싶어 하실지 여쭈어보고 오겠습니다.”

성혜인이 단정하고 바르게 생겼기에 고용인은 그녀를 위해 문을 열어주었다.

안에 들어선 성혜인은 정원을 보자마자 공들여 가꾼 정성이 느껴졌다. 동양풍도 있었고 풍수에 관한 아이디어도 있었다.

스승인 주영훈이 대표적인 한국화 화가였기 때문에 유일한 제자인 성혜인도 이쪽에 관심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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