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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0화 수건이 그대로 풀려버렸다

그녀의 손가락이 닿은 곳의 피부가 뜨겁게 느껴졌다.

반승제의 호흡마저 흐트러지는 순간이었다.

성혜인은 그저 열심히 약을 바르고 빠뜨린 부분이 있는지 확인한 후 붕대를 가져와 다시 감으려고 했다.

하지만 이 붕대를 감아주는 동작이, 그전에도 그랬지만, 몸을 숙여야만 할 수 있었다. 그래서 두 사람의 거리가 또 어쩔 수 없이 좁혀졌다. 숨결이 얽혀들었다.

반승제는 고개를 돌리고서 미간에 힘을 주었다.

그가 이성과의 접촉을 싫어하는 것을 아는 성혜인은 빨리 붕대를 감기 위해 노력했다.

마지막 바퀴를 다 감고 나서 그녀는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그 숨이 반승제의 피부에 닿아 반승제는 저도 모르게 손으로 주먹을 꽉 쥐었다.

“반 대표님, 다 되었습니다.”

성혜인은 어색함에 빨리 뒤로 물러나려고 했다. 하지만 꽉 쥔 반승제의 주먹 속에 성혜인의 몸을 감고 있던 수건의 한 귀퉁이가 들어갔다. 그래서 그녀가 뒤로 물러나자 수건이 그대로 풀려버렸다.

반승제가 고개를 돌렸을 때는 그저 수건 한 장이 그의 머리를 덮은 후였다.

성혜인은 놀라서 어찌할지를 몰랐다. 일단은 수건으로 그의 시선을 가릴 생각이었다.

반승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목울대를 움직였다.

“페니, 이게 뭐 하는 짓이야.”

성혜인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상태였다. 다행히 수건이 반승제의 눈을 가려서 최악의 상황까지는 가지 않았다.

하지만 반승제의 물음에 그녀는 몸이 확 뜨거워지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최대한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수건을 잡고 계셔서...”

급한 마음에 수건으로 그의 눈을 가렸다.

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생각해 보니 자기의 몸을 감쌌던 수건으로 그의 얼굴을 가리다니 무례했다.

하지만 그녀의 옷은 씻기 위해 불려놨었다. 전혀 입을 옷이 없어 성혜인은 쥐구멍이라도 찾아 숨고 싶었다.

반승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자기 머리 위의 수건을 걷어냈다.

“반 대표님, 안...”

성혜인이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을 때 그가 눈을 감고 수건을 건넸다.

굳어버린 성혜인의 귀에 반승제의 목소리가 들렸다.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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