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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1화 반 대표님, 귤 하나 드실래요

“외숙모, 시간도 늦었는데 집에 들어가시지 않고 뭐 하세요? 오빠는 뭐 하는데 도와주지도 않아요?”

임남호가 있었다면 이소애가 이런 일을 당하지 않았으리라 생각하며 성혜인이 말하자 이소애는 얼굴을 붉히며 급히 성혜인의 손을 잡았다.

“혜인아, 나랑 돌아가자. 네 방 아직도 그대로야. 이전에 너한테 신세를 이미 많이 졌어. 이번에 남호를 데리고 온 것도 말이야.”

대답하지 않고 화제를 돌리는 이소애를 보며 성혜인은 한숨을 쉬었다.

“오빠가 돌아오고 나서 진희랑은 화해했어요?”

“아니, 크게 싸웠지. 확실히 남호가 잘못했으니 반성문을 쓰라고 하더라. 아마도 용서해 주겠다는 뜻인 것 같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리어카를 끌고 하늘에 리조트를 지나던 성혜인은 마침 계단 앞에서 반승제를 만났다.

반승제는 정장 대신 흰 와이셔츠만 입고 심인우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두 사람은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마침 저녁 모임에 참가할 예정이었다.

지금 시각은 이미 여덟 시였다. 모임은 이곳의 임원들도 참가하는 것이었는데 모두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성혜인은 이소애를 도와 카트를 밀고 있었는데 고개를 돌리자마자 그와 시선이 마주쳤다.

반승제는 눈썹을 까딱거리더니 카트 안의 과일들로 시선을 돌렸다.

오렌지에, 포도에, 바나나까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성혜인은 당연히 자기가 잘못 본 줄 알았다. 그도 그럴 것이 반승제가 서천에 나타날 리가 없었으니까.

허리를 꼿꼿이 편 성혜인은 하늘에 리조트의 조명 아래에 우뚝 서 있는 반승제를 보았다. 조각 같은 얼굴의 날카로운 선들이 달빛에 융합되는 것 같았다.

BH그룹에서 볼 때는 항상 엄숙하고 냉랭한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셔츠 소매도 걷어 올린 상태여서인지 평소와 달라 보였다. 보아하니 잠시 후 있을 모임이 어려운 자리가 아니라서 다소 편하게 입은 모양이었다.

“반 대표님?”

성혜인이 긴가민가하면서 불렀다.

계단 위에 선 반승제를 보며 계단 앞에 선 성혜인은 한참 동안 생각하다가 겨우 한마디 내뱉었다.

“반 대표님, 귤 하나 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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