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의 모든 챕터: 챕터 131 - 챕터 140

2198 챕터

제131화 사람을 꼬실 생각밖에 안 하지

반승제는 손에 붕대를 감은 채로 BH그룹에 도착하자마자 윤선미를 만나게 되었다. 예전에는 안하무인이던 윤선미가 사뭇 달라진 태도로 반승제의 손을 바라보았다. “반 대표님, 손은 어쩌다가...”반승제는 미간을 찌푸리고 대충 대답했다. “다쳤어.”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는 그대로 사무실로 들어갔다. 윤선미의 표정이 살짝 일그러졌다. 마침 이때 카운터에서 사람이 올라와 사무실의 문을 두드리려고 했다. 윤선미는 급하게 다가가 문을 두드리려는 사람을 막아 나섰다. “예약은 하고 들어가려는 거예요?”카운터의 여직원은 확실히 예뻤다. BH그룹의 직원답게 뭐 하나 빠지는 부분이 없었다. “선미 아가씨, 대표님 앞으로 선물이 도착해서 가져다드리는 참이었습니다.”그 말에 윤선미의 표정은 더욱 굳어져 바로 그 선물을 빼앗아 들었다. “내가 가져다드리면 돼요. 내려가서 카운터나 봐요.”살짝 조롱이 섞인 말이었지만 윤선미가 이러는 것이 하루 이틀이 아니었기에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고위층 사람들은 카운터를 지날 때 가끔 미소를 지어주곤 했다. 유독 윤선미만이 일반 직원임에도 불구하고 콧대를 세우며 지나가곤 했다. 카운터의 직원은 어쩔 수 없었다. 그저 말 한마디 더 붙일 뿐이었다. “대표님의 디자이너가 보낸 선물입니다. 어제 호텔에서의 실수를 만회하고 싶다네요.”윤선미는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뭐? 호텔이요?”카운터의 직원은 귀청이 찢어질 것만 같은 윤선미의 목소리에 흠칫 놀랐지만 굳은 표정의 윤선미를 보니 속은 통쾌해졌다. 사실 그녀도 제대로 된 속사정을 모르지만 일부러 말을 보탰다. “디자이너분이 대표님 방에서 무슨 물건을 망가뜨렸나 봐요, 어제 두 사람이 같은 방을 썼나 보죠.” 아무렇게나 뱉은 말이 진실이라는 것은 둘 중 아무도 몰랐다. 윤선미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서 이를 갈았다. “저급한 년! 사람을 꼬실 생각밖에 안 하지.”윤선미는 손안의 커프스가 더럽게 느껴져 확 던져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반승제의 물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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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화 괜히 화만 사다

성휘는 임남호를 증오했다. 이전에 임남호가 몇천만이나 되는 거래를 망쳐버릴 뻔했다. 그때의 성휘는 임남호가 저지른 일을 처리하느라 바빴다. 돌아간 전처의 동생을 도와주려 했는데 상대가 은혜를 원수로 갚을 줄은 몰랐다. 성혜인이 임동원과 연락을 주고받는 것까지는 백번 양보해서 이해할 수 있다고 쳐도 임남호와 연락하는 것은 눈에 흙이 들어가도 안 됐다. 성휘는 그저 성혜인에게 크게 실망했다. 성혜인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게다가 성혜인은 성휘 앞에서 거짓말을 할 줄 몰랐다. 성휘가 이 일에 대해 알았으니 성휘에게서 돈을 빌리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자기의 아버지였지만 성혜인은 돈이라는 단어를 꺼내기 어려웠다. 그리고 성휘의 간암을 떠올리니 힘이 탁 풀렸다. “아빠, 제가 그날 파티에 못 간 이유는 임남호 때문이 아니라 반승제 씨가 다쳐서 병원에 다녀오느라고 그랬어요.”성휘의 눈이 길게 찢어졌다. 반승제가 그날 밤 참가하지 않았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 성혜인이 이런 일로 그를 속일 사람은 아니었다. 이런 거짓말은 건너 물어보기만 하면 탄로되기 쉬웠으니.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 마음속이 나아진 느낌이었다. “임남호 때문이 아니라니 괜찮다. 그런 자식과 어울리지 말거라. 네 삼촌과도 적게 연락하고. 그 하진희도 썩 좋은 사람은 아니고, 임동원과 이소애는 또 그 애를 감싸기만 하니 언젠가는 기필코 일이 터지고 말 것이다.”성혜인도 그 관점에 대해서는 동의했다. 하지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그 16억이었다. 성휘의 기분이 좋아 보이니 이 김에 반승제의 선물을 사려고 하면 승낙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성혜인이 입을 열기 전에 성휘의 핸드폰이 울렸다. 걸려 온 번호를 본 그의 눈에 싫증이 서렸지만 그대로 전화를 받았다. “무슨 일인가.”핸드폰 한쪽의 이소애는 말을 더듬더니 겨우 입을 뗐다. “예전의 일 때문에 우리 집사람들을 싫어하는 것을 알지만... 방법이 없어서 연락드렸어요. 진희가 저번에 남의 차를 박는 바람에 16억을 배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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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화 서로를 엄청나게 사랑해요

최근 몇 년 들어 성혜인은 한 번도 성휘를 찾아 돈을 요구하지 않았다. 성휘도 계속 바빴기에 극히 드물게 이 일을 생각했다. 하긴 그의 곁에는 소윤, 성혜원, 그리고 성한이 있으니까.성혜인은 혼자서 일을 잘하고 있었다. 외숙모네의 16억만 아니면 그녀가 돈이 모자랄 일은 없었다.그녀는 단지 지난번 곤경에 처했을 때 성휘에게 요구한 돈이 회수될 줄은 몰랐다.그녀는 입술을 달싹였다.“아빠, 몸 잘 챙기세요. 전 오늘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볼게요.”“그래, 가보거라. 네가 여기에 오면 나를 화나게만 할 거야. 결혼했으면 결혼을 한 사람답게 행동해야지.”성혜인은 아무 말도 없이 그냥 “네.”라고만 대답하고 나간 뒤 병실의 문을 닫았다.엘레베이터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그녀는 성휘를 보러온 성혜원과 마주쳤다.성혜원의 낯빛은 좋아 보이지 않았지만 그녀를 보자마자 눈빛에 생기가 보였다.“언니.”성혜인는 방금 성휘가 한 말이 떠올랐고 이 여동생이 분명히 성휘의 앞에서 쓸데없는 말을 많이 했다는 것을 떠올렸다.그녀는 그저 고개를 끄덕이고 물었다. “몸은 좀 괜찮아졌어?”“많이 좋아졌어, 언니. 아빠랑 또 싸운 거야? 안색이 안 좋은 거 같은데.”성혜인은 더 이상 이 주제를 말하고 싶지 않았다. “난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볼게. 나 대신 아빠랑 많이 얘기해줘.”성혜원은 얼굴이 굳어져 이내 대답했다. “응.”성혜인이 가고 그녀의 눈에는 웃음기가 사라지고 눈썹이 살짝 찌푸려졌다. 그녀는 약간 내키지 않았다.원래는 파티에서 반승제와 더 가까워지고 싶었지만 그는 파티에 나타나지 않았다.그녀는 밤새 실망하고 결국 또 병원에 와서 쉬게 되었다.그녀는 겨우 컨디션을 조절하고 그날 밤 제일 예쁜 드레스를 입었다.눈가에는 서운함이 드리워졌다. 서두르지 말아야 했다. 이후에도 기회가 있을 것이다.성혜인은 차에 탑승한 뒤 머리가 아파져 부동산 쪽에 연락해 전에 집을 구매하기 위해 마련했던 돈을 다시 환급할 수 있는지 물어보았다. 하지만 상대방은 정중한 말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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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화 승제야, 보고 싶어

하지만 거리가 멀지 않았기에 성혜인의 말을 다 들었을게 뻔하다. 그녀는 갑자기 어색해졌다. 하지만 반승제는 그녀가 얘기하는 남편이라는 사람이 본인인 줄 모를 테니, 성혜인은 한숨을 돌리고 반승제의 상처를 관찰했다. 그래도 그녀를 위해 나서다가 칼을 맞은 것이니 예의상으로라도 안부를 물어야 했다. “반 대표님, 상처는 어떻게 되었나요?”그녀는 핸드폰을 거두고 급히 다가갔다. 임경헌이 반승제의 뒤에 서서 성혜인의 말투를 따라 했다. “저희는 연애결혼이라 서로를 엄청나게 사랑해요... 풉.”임경헌은 성혜인을 따라 하더니 그녀를 보고 웃음을 지었다. 성혜인은 자기가 한 낯간지러운 말이 이미 두 사람의 귀에 들어갔다는 것을 알았다. “못 볼 꼴을 보였군요.”임경헌은 성혜인의 혼인 여부에 관심이 없었다. 그저 고고한 성혜인도 이런 얘기를 한다니 그녀의 남편을 확실히 사랑하는 모양이었다. 이전에 성혜인에게 여자친구 행세를 해달라고 부탁했던 것을 떠올리니 마음속으로 죄책감이 들었다. “페니 씨, 저번에 여자친구 역할을 부탁한 거, 남편분이 화내지는 않겠죠?”성혜인의 입가가 바르르 떨렸다. 그 말이 웃기기도 하고 다른 마음이 있는 것도 같아서 그저 웃음을 지었다. “그럴 리가요, 그렇게 속 좁은 사람 아니에요.”임경헌은 눈썹을 까딱거렸다. “그건 또 모르죠. 남자는 의외로 이런 거에 잘 삐져요.”성혜인은 작게 마른기침을 했다. 이 화제를 더 이상 이어 나가고 싶지 않았다. 또 반승제의 손을 보며 물었다. “상처는 왜 또 벌어졌어요?”반승제의 시선이 그녀에게 닿았다. 좁혀진 그녀의 미간은 반승제에 대한 걱정을 보여주는 듯했다. 성혜인은 그가 대답하지 않는 것을 보고 멋쩍게 혼잣말을 이어갔다. “오늘 저녁은 뼈해장국이라도 드셔야 겠어요.”임경헌은 의문스럽다는 듯 반승제와 성혜인을 번갈아 보았다. “무슨 국이요? 페니 씨, 제 사촌 형한테 끓여주실 것처럼 얘기하네요?”성혜인은 간단하게 사건들을 설명했다. 임경헌의 눈빛이 의미심장하게 바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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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화 여우짓 같은 문자

성혜인은 눈썹을 까딱거렸다. 더 보고 싶었지만 반승제는 사생활을 침범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게 뻔했기에 화면을 꺼버렸다. 하지만 윤단미는 또 문자를 보내왔다. 「승혜한테서 들었어, 결혼했다며. 네 아내한테는 정말 고마워. 내가 없을 때 널 챙겨주고 있으니까.」참 여우짓 같은 문자였다. 성혜인은 반승제를 크게 신경 쓰지는 않았다. 하지만 여자는 직감적으로 여우짓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대다수 여자는 이런 여우짓을 좋아하지 않지만 남자들은 달랐다. 반승제가 좋아하는 스타일도 이런 사람이었다니. 성혜인은 머릿속에서 스치듯 지나간 생각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차 키와 핸드폰을 든 채 엘리베이터를 탔다. 반승제는 1층의 홀에서 성혜인을 기다리다 커다란 통유리 앞에 와서 섰다. 성혜인이 내려올 때 중간에 있는 커다란 기둥 때문에 반승제를 단번에 발견하지는 못했다. 게다가 반승제의 핸드폰이 자기 손에 있으니 그녀는 그저 습관적으로 밖으로 나갔다. 하지만 반승제는 한 번에 엘리베이터에 탄 성혜인을 발견했다. 이미 10분 정도 기다린 그는 살짝 따분해져서 그녀의 방향으로 걸어갔다. 하지만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자마자 그는 안에 있던 성혜원을 발견했다. 성혜원은 자신의 감정을 숨길 생각이 없는 모양이었다.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한 그녀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반승제는 이러한 노골적인 시선을 싫어했기에 저도 모르게 얼굴을 굳혔다. 성혜원은 성휘가 배고프다는 얘기에 몸도 회복됐으니 내려와서 밥을 사려고 했다. 그리고 그곳에 남아서 성휘가 성혜인의 얘기를 하는 것도 듣기 싫었다. 하지만 신이 그녀에게 이러한 서프라이즈 선물을 주다니. 나가려던 그녀는 발이 바닥에 붙은 것처럼 움직이지를 않았다. 반승제가 미간을 좁히며 물었다. “나가려는 게 아닌가?” 반승제의 눈에 성혜원이 바로 그의 아내 성혜인이었다. 그래서 말투도 낯선 사람을 대하는 것처럼 딱딱했다. 성혜원의 눈에 실망이 어렸다. 하지만 이내 천천히 다가가며 물었다. “반승제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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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화 역시 첫사랑인가

차에 오른 그녀는 운전석에 앉았다.발목의 상처가 아직 조금 아프긴 했지만 거의 다 나았다.두 사람 모두 아무 말도 없었다. 그로 인해 차 안의 분위기도 더 답답해지는 것 같았다.성혜인도 액셀을 밟지 않고 백미러로 그를 바라보았다.포레스트 펜션에 가는 걸까, BH그룹에 가는 걸까, 아니면 호텔로 가는 걸까?그녀는 확신할 수 없었다.“여기 휴대폰입니다.”그녀는 반승제에게 핸드폰을 건넸다.반승제는 핸드폰을 받아 들고 핸드폰 화면에 뜬 두 개의 새 알람 소식을 보고는 미간을 찌푸렸다.성혜인은 그가 메시지를 확인했는지는 보지 못했지만 반승제의 기분이 더 안 좋아진 것은 알 수 있었다.그와 직접 대화를 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그런 짜증.평소 반승제는 감정 기복이 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윤단미의 문자 하나로 그가 이렇게 감정을 드러내게 하다니.성혜인은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역시 첫사랑인가.“BH그룹으로 돌아가지.”그는 핸드폰을 옆에 간단히 던져놓고는 답장하지 않았다.성혜인도 애써 끼어들려 하지 않았다. 차를 몰고 BH그룹으로 가려고 하는데 핸드폰이 울렸다. 아주머니한테서 연락이 온 것이다.“혜인 아가씨, 반 회장님께서 갑자기 포레스트 펜션으로 오셨는데 지금 당장 반 대표님과 오시라고 합니다.”성혜인은 자신이 스피커폰을 안 켠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말을 듣고 눈에 놀라움이 서렸다.반 회장님께서 포레스트 펜션에 가셨다니!그녀는 백미러로 또 한 번 반승제를 보았다. 반승제의 핸드폰도 울린 걸 보니 반 회장님께서 직접 그에게 전화를 거신 모양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반승제는 발신자를 보고는 기분이 더 안 좋아졌다.“할아버지.”“승제야, 나 지금 포레스트 펜션에 있다. 너 손을 다쳤다고 하던데 좀 와서 보자꾸나.”“할아버지, 저 지금 BH그룹 긴급회의에 참석해야 해요. 아마 늦게 돌아갈 것 같습니다.”“급하지 않아, 기다리마.”반 회장님과의 전화를 끊은 후, 곧바로 아주머니 쪽에서도 전화를 끊었다.그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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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화 감사합니다, 승제 씨

“반 회장님, 저랑 승제 씨 잘 지내고 있어요.”그녀는 나긋나긋한 말투로 얘기하며 차를 한잔 건넸다. “그것보다, 네 몸을 걱정해야 할 텐데.”반태승의 얼굴에 화색이 돌며 입가의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반승제가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사람 보는 눈은 있는 모양이었다. 두 사람 다 노력한다더니 진짜인 모양이었다. 알콩달콩한 부부를 생각하며 그는 그만 떠보고 차를 마셨다. “혜인아, 만약 겁도 없는 것들이 널 건드리면 봐줄 필요 없다. 승제한테 해결해달라고 하면 된다.”성혜인은 이 화제에 대해 더 말하기 어려웠다. 이러다가 거짓말이 탄로 날까 봐서였다. 한 시간 후, 그녀는 몸을 일으켜 국을 끓이러 갔다. “혜인아, 이런 일은 다른 사람을 시키면 된다. 왜 직접 하려고 하니.”“회장님, 이건 제가 승제 씨랑 약속한 것이라서...”그 말을 들은 반태승은 더욱 기뻐서 입을 다물지도 못한 채 웃었다. 그리고는 반승제가 돌아오는 것을 기다리지도 않고 떠났다. 성혜인은 직접 그를 배웅하고 차가 떠나는 것을 확인하고 그 자리에 선 채 멍을 때렸다. 유경아가 옆에서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성혜인은 유경아가 반태승의 앞에서 진실을 얘기하지 않은 것이 고마웠다. 유경아는 그것보다는 반태승의 건강을 더욱 걱정했다. 반태승은 돌아가는 길에 반승제에게 전화를 걸어 칭찬을 쏟아부었다. 이때의 반태승은 회의에 참여 중인 터라 미간을 살짝 좁혔다. 저번과 같이 칭찬받았다. 저번에는 큰 거래를 성사해서였지만 지금은 왜 칭찬을 받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승제야, 그럼 나는 먼저 돌아가마. 너희 사이를 방해하면 안 되지. 하지만 너 너무 바쁘다고 해서 혜인이를 챙겨주지 못하면 안 된다. 혜인이는 널 좋아해, 아니면 왜 너한테 자기를 바치겠어.”반태승은 말을 마치고 나서 홀로 웃더니 또 말을 이어갔다. “너 이 자식, 잘하고 있어.”반승제는 얼굴이 삽시에 굳었다. 도대체 그 여자가 반태승 앞에서 뭐라고 지껄인 것인지. 자기를 나한테 바치다니?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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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화 승제, 너도 참가할 거지?

대답을 마친 성혜인은 반승제가 대답하지 않을 것을 알고 자기가 일할 때 쓰는 번호로 또 문자를 보냈다. 「반 대표님, 배상하는 돈은 그냥 계좌로 보내드리면 되나요? 계좌번호 좀 주실래요?」1분 전에 그한테서 돈을 빌리고 지금은 또 빚을 갚는데 성혜인은 하나도 어렵지 않았다. 반승제는 그 문자를 보고 미간을 좁혔다. 그녀에게 이렇게 많은 돈이 있었던가? 남편과 세를 들어 산다고 하지 않았던가? 망가진 차는 보험처리 할 수 있었지만 하진희더러 배상하라고 한 것은 하진희를 난처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성혜인이 나서서 배상할 줄은, 게다가 그녀가 16억이라는 돈을 갚을 수 있을 줄은 몰랐다.모든 일을 혼자 짊어지는 스타일이라... 그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마침 대답하려는데 온시환이 전화를 걸어 술을 마시러 가지 않겠냐고 물었다. 반승제는 옆의 외투를 들고 홀로 운전하여 바에 도착했다. 성혜인은 강민지와 돈을 빌리는 것 때문에 만난 것이었는데 생각보다 일이 빨리 해결되었다. 그 후에 성혜인은 반승제의 집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아직 인테리어 시공 팀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마침 강민지가 전화를 받더니 신예준을 보러 간다고 했다. 성혜인도 더 머무르기 싫어 몸을 일으키려는데 누군가가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눌렀다. “페니 씨, 반가워요.”성혜인은 이 목소리를 듣자마자 고개를 돌려 신이한을 보았다. 신이한은 오늘도 플레이보이처럼 입고 있었다. “듣자 하니 조희준과 마찰이 있었다면서요?”“알면서 물으시는 거죠?”신이한은 가볍게 웃더니 주변을 돌아보았다. 이곳은 라운지라서 조금 시끄러웠다. “저랑 룸으로 갈래요? 우리가 해야 할 얘기가 남은 것 같은데.”신이한은 끊임없이 눈빛으로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진심으로 성혜인과 엮이고 싶었지만 반승제의 아내라서 어떻게 손을 쓸 수가 없었다. 성혜인도 이미 그에게 말해놓았으니 신이한이 막무가내로 행동하지 않으리라 생각해서 고개를 끄덕였다. 인테리어 시공 팀에 관해서는 확실히 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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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화 일부러 그의 체면을 깎아내리다

다들 반승제가 참여하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왜냐하면 그는 남녀 간에 기묘한 기류가 오가는 게임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으니까. 게다가 온시환은 호들갑을 잘 떠는 편이었으니. 그래서 반승제가 게임에 참여하겠다는 소리에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솔로인 여성들은 게임을 통해서라도 반승제와 썸을 타고 싶었다. 이곳의 사람들은 다 알고 있었다, 반승제가 이전에 윤단미와 사귀었고 지금까지 그녀를 기다리며 솔로로 남아 온 것을. 그래서 BH그룹의 며느리가 되고 싶었던 사람들은 모두 이미 마음을 접었다. 하지만 반승제의 얼굴만 보고도 그와 웃기고 싶은 여자들이 꽤 많았다. 온시환은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설명을 해줬다.“다들 게임에 참여하니 벌칙에 걸리면 빼기 없기예요?”그리고 성혜인을 보며 입꼬리를 올렸다.“페니 씨, 괜찮죠?”성혜인은 이미 신이한에게 약속을 한 터라 뺄 수가 없었다. “당연하죠.”말이 끝나기 무섭게 온시환이 병을 돌렸다.병이 누구를 향해 멈추면 그 사람은 진실이나 벌칙을 선택해야 했다. 현장의 사람들은 모두 술잔을 들고 있었는데 로마니 콘티 와인이었다. 이 술은 적어도 한 병에 2천만 원이었다.성혜인은 마셔 보지 못한 것은 아니지만 로마니 콘티를 맥주처럼 마시는 그들을 보고 처음으로 제원 부자들의 사치를 느꼈다. 성혜인은 주량이 괜찮았기에 살짝 맛을 보았다. 손을 들며 팔꿈치가 저도 모르게 반승제의 가슴을 터치하고 말았다. 룸안의 술 냄새가 진했지만 그런 코를 찌르는 알코올 냄새가 아니라 와인의 부드러운 향기였다. 술 냄새는 기묘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게다가 관계를 가졌던 사람 사이에는 더더욱. 반승제는 그녀의 손이 가슴에 닿을 때 순간 숨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녀는 반승제를 신경 쓰지 않은 채 돌아가는 병만 주시하고 있었다. 술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것 때문인지, 성혜인의 웃는 옆태가 반승제로 하여금 옅은 미소를 띠게 했다. 성혜인은 술잔을 들고 있었다. 오랜만에 나이가 비슷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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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화 진실 혹은 벌칙

반승제는 원래 차가운 숨만 쉬고 있었는데 이 질문에 몸이 움찔 굳어버렸다. 온시환은 웃으며 묵묵히 술을 한 모금 들이켰다. 현장의 모든 사람은 반승제를 지켜보고 있었다. 얼른 대답을 듣고 싶었다. 반승제가 이전에 윤단미와 사귀었으니 두 사람이 관계를 가졌을 게 뻔했다. 아마도 18살 때거나 19살 때일 것이었다. 성혜인도 나름 궁금해져서 입술을 말고 고개를 돌려 그를 쳐다보았다. 그와 윤단미의 일은 모두가 알고 있었다. 그러니 반승제의 첫 여자도 윤단미일 것이었다. 젊은 남녀는 불타오르기 쉬웠으니. 게다가 두 사람은 동창이었으니. 제원의 이 바닥의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발랑 까져서 미성년자임에도 관계를 가진 적이 적지 않았다. 반승제는 흥미진진하게 지켜보는 성혜인의 표정을 보고는 왜인지 모르게 살짝 화가 치밀어 올랐다. “내가 갓 돌아온 날에, 반씨 집안의 파티가 진행된 밤.”그렇다면 최근이 아닌가? 사람들은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하지만 반승제가 이런 것으로 거짓말을 할 사람은 아니었다. 온시환은 그 말을 듣고 손안에 있던 술잔을 떨어뜨릴 뻔했다. 그리고 옆의 성혜인이 멍을 때리는 모습을 보고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반승제의 말에 따르면 반승제와 성혜인이 같이 밤을 보낸 날이 처음이라는 것이 아닌가. 하지만 그의 행동은… 여기까지 생각하니 성혜인은 살짝 부끄러워졌다. 그 전에 남자와 관계를 가져본 적은 없었지만 반승제는 그날 밤 성혜인을 완벽하게 컨트롤 했다. 왠지 모르겠지만 그의 대답 때문에 분위기가 순간 오묘해졌다. 지어는 옷과 옷의 마찰 속에서 불꽃에 피어나는 듯했다. 그녀는 거리를 두고 싶었지만 서수연이 미는 바람에 그녀와 반승제의 팔이 딱 붙어버렸다. 피부 사이로 온도를 나누는 것 같았다. 게다가 어두운 불빛에 살짝 더워진 그녀는 참지 못하고 술을 몇 모금 더 마셨다.사람들은 여전히 놀라서 토론하고 있었다. 반승제가 첫사랑을 위해 몸을 아끼고 있는 줄 알았는데 역시 그도 남자였다. 그리고 여자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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