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맨스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 제134화 승제야, 보고 싶어

공유

제134화 승제야, 보고 싶어

작가: 민아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3-08-06 18:00:01
하지만 거리가 멀지 않았기에 성혜인의 말을 다 들었을게 뻔하다.

그녀는 갑자기 어색해졌다. 하지만 반승제는 그녀가 얘기하는 남편이라는 사람이 본인인 줄 모를 테니, 성혜인은 한숨을 돌리고 반승제의 상처를 관찰했다.

그래도 그녀를 위해 나서다가 칼을 맞은 것이니 예의상으로라도 안부를 물어야 했다.

“반 대표님, 상처는 어떻게 되었나요?”

그녀는 핸드폰을 거두고 급히 다가갔다.

임경헌이 반승제의 뒤에 서서 성혜인의 말투를 따라 했다.

“저희는 연애결혼이라 서로를 엄청나게 사랑해요... 풉.”

임경헌은 성혜인을 따라 하더니 그녀를 보고 웃음을 지었다.

성혜인은 자기가 한 낯간지러운 말이 이미 두 사람의 귀에 들어갔다는 것을 알았다.

“못 볼 꼴을 보였군요.”

임경헌은 성혜인의 혼인 여부에 관심이 없었다. 그저 고고한 성혜인도 이런 얘기를 한다니 그녀의 남편을 확실히 사랑하는 모양이었다.

이전에 성혜인에게 여자친구 행세를 해달라고 부탁했던 것을 떠올리니 마음속으로 죄책감이 들었다.

“페니 씨, 저번에 여자친구 역할을 부탁한 거, 남편분이 화내지는 않겠죠?”

성혜인의 입가가 바르르 떨렸다. 그 말이 웃기기도 하고 다른 마음이 있는 것도 같아서 그저 웃음을 지었다.

“그럴 리가요, 그렇게 속 좁은 사람 아니에요.”

임경헌은 눈썹을 까딱거렸다.

“그건 또 모르죠. 남자는 의외로 이런 거에 잘 삐져요.”

성혜인은 작게 마른기침을 했다. 이 화제를 더 이상 이어 나가고 싶지 않았다.

또 반승제의 손을 보며 물었다.

“상처는 왜 또 벌어졌어요?”

반승제의 시선이 그녀에게 닿았다. 좁혀진 그녀의 미간은 반승제에 대한 걱정을 보여주는 듯했다.

성혜인은 그가 대답하지 않는 것을 보고 멋쩍게 혼잣말을 이어갔다.

“오늘 저녁은 뼈해장국이라도 드셔야 겠어요.”

임경헌은 의문스럽다는 듯 반승제와 성혜인을 번갈아 보았다.

“무슨 국이요? 페니 씨, 제 사촌 형한테 끓여주실 것처럼 얘기하네요?”

성혜인은 간단하게 사건들을 설명했다. 임경헌의 눈빛이 의미심장하게 바뀌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135화 여우짓 같은 문자

    성혜인은 눈썹을 까딱거렸다. 더 보고 싶었지만 반승제는 사생활을 침범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게 뻔했기에 화면을 꺼버렸다. 하지만 윤단미는 또 문자를 보내왔다. 「승혜한테서 들었어, 결혼했다며. 네 아내한테는 정말 고마워. 내가 없을 때 널 챙겨주고 있으니까.」참 여우짓 같은 문자였다. 성혜인은 반승제를 크게 신경 쓰지는 않았다. 하지만 여자는 직감적으로 여우짓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대다수 여자는 이런 여우짓을 좋아하지 않지만 남자들은 달랐다. 반승제가 좋아하는 스타일도 이런 사람이었다니. 성혜인은 머릿속에서 스치듯 지나간 생각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차 키와 핸드폰을 든 채 엘리베이터를 탔다. 반승제는 1층의 홀에서 성혜인을 기다리다 커다란 통유리 앞에 와서 섰다. 성혜인이 내려올 때 중간에 있는 커다란 기둥 때문에 반승제를 단번에 발견하지는 못했다. 게다가 반승제의 핸드폰이 자기 손에 있으니 그녀는 그저 습관적으로 밖으로 나갔다. 하지만 반승제는 한 번에 엘리베이터에 탄 성혜인을 발견했다. 이미 10분 정도 기다린 그는 살짝 따분해져서 그녀의 방향으로 걸어갔다. 하지만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자마자 그는 안에 있던 성혜원을 발견했다. 성혜원은 자신의 감정을 숨길 생각이 없는 모양이었다.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한 그녀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반승제는 이러한 노골적인 시선을 싫어했기에 저도 모르게 얼굴을 굳혔다. 성혜원은 성휘가 배고프다는 얘기에 몸도 회복됐으니 내려와서 밥을 사려고 했다. 그리고 그곳에 남아서 성휘가 성혜인의 얘기를 하는 것도 듣기 싫었다. 하지만 신이 그녀에게 이러한 서프라이즈 선물을 주다니. 나가려던 그녀는 발이 바닥에 붙은 것처럼 움직이지를 않았다. 반승제가 미간을 좁히며 물었다. “나가려는 게 아닌가?” 반승제의 눈에 성혜원이 바로 그의 아내 성혜인이었다. 그래서 말투도 낯선 사람을 대하는 것처럼 딱딱했다. 성혜원의 눈에 실망이 어렸다. 하지만 이내 천천히 다가가며 물었다. “반승제 씨,

    최신 업데이트 : 2023-08-07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136화 역시 첫사랑인가

    차에 오른 그녀는 운전석에 앉았다.발목의 상처가 아직 조금 아프긴 했지만 거의 다 나았다.두 사람 모두 아무 말도 없었다. 그로 인해 차 안의 분위기도 더 답답해지는 것 같았다.성혜인도 액셀을 밟지 않고 백미러로 그를 바라보았다.포레스트 펜션에 가는 걸까, BH그룹에 가는 걸까, 아니면 호텔로 가는 걸까?그녀는 확신할 수 없었다.“여기 휴대폰입니다.”그녀는 반승제에게 핸드폰을 건넸다.반승제는 핸드폰을 받아 들고 핸드폰 화면에 뜬 두 개의 새 알람 소식을 보고는 미간을 찌푸렸다.성혜인은 그가 메시지를 확인했는지는 보지 못했지만 반승제의 기분이 더 안 좋아진 것은 알 수 있었다.그와 직접 대화를 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그런 짜증.평소 반승제는 감정 기복이 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윤단미의 문자 하나로 그가 이렇게 감정을 드러내게 하다니.성혜인은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역시 첫사랑인가.“BH그룹으로 돌아가지.”그는 핸드폰을 옆에 간단히 던져놓고는 답장하지 않았다.성혜인도 애써 끼어들려 하지 않았다. 차를 몰고 BH그룹으로 가려고 하는데 핸드폰이 울렸다. 아주머니한테서 연락이 온 것이다.“혜인 아가씨, 반 회장님께서 갑자기 포레스트 펜션으로 오셨는데 지금 당장 반 대표님과 오시라고 합니다.”성혜인은 자신이 스피커폰을 안 켠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말을 듣고 눈에 놀라움이 서렸다.반 회장님께서 포레스트 펜션에 가셨다니!그녀는 백미러로 또 한 번 반승제를 보았다. 반승제의 핸드폰도 울린 걸 보니 반 회장님께서 직접 그에게 전화를 거신 모양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반승제는 발신자를 보고는 기분이 더 안 좋아졌다.“할아버지.”“승제야, 나 지금 포레스트 펜션에 있다. 너 손을 다쳤다고 하던데 좀 와서 보자꾸나.”“할아버지, 저 지금 BH그룹 긴급회의에 참석해야 해요. 아마 늦게 돌아갈 것 같습니다.”“급하지 않아, 기다리마.”반 회장님과의 전화를 끊은 후, 곧바로 아주머니 쪽에서도 전화를 끊었다.그 시각,

    최신 업데이트 : 2023-08-07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137화 감사합니다, 승제 씨

    “반 회장님, 저랑 승제 씨 잘 지내고 있어요.”그녀는 나긋나긋한 말투로 얘기하며 차를 한잔 건넸다. “그것보다, 네 몸을 걱정해야 할 텐데.”반태승의 얼굴에 화색이 돌며 입가의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반승제가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사람 보는 눈은 있는 모양이었다. 두 사람 다 노력한다더니 진짜인 모양이었다. 알콩달콩한 부부를 생각하며 그는 그만 떠보고 차를 마셨다. “혜인아, 만약 겁도 없는 것들이 널 건드리면 봐줄 필요 없다. 승제한테 해결해달라고 하면 된다.”성혜인은 이 화제에 대해 더 말하기 어려웠다. 이러다가 거짓말이 탄로 날까 봐서였다. 한 시간 후, 그녀는 몸을 일으켜 국을 끓이러 갔다. “혜인아, 이런 일은 다른 사람을 시키면 된다. 왜 직접 하려고 하니.”“회장님, 이건 제가 승제 씨랑 약속한 것이라서...”그 말을 들은 반태승은 더욱 기뻐서 입을 다물지도 못한 채 웃었다. 그리고는 반승제가 돌아오는 것을 기다리지도 않고 떠났다. 성혜인은 직접 그를 배웅하고 차가 떠나는 것을 확인하고 그 자리에 선 채 멍을 때렸다. 유경아가 옆에서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성혜인은 유경아가 반태승의 앞에서 진실을 얘기하지 않은 것이 고마웠다. 유경아는 그것보다는 반태승의 건강을 더욱 걱정했다. 반태승은 돌아가는 길에 반승제에게 전화를 걸어 칭찬을 쏟아부었다. 이때의 반태승은 회의에 참여 중인 터라 미간을 살짝 좁혔다. 저번과 같이 칭찬받았다. 저번에는 큰 거래를 성사해서였지만 지금은 왜 칭찬을 받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승제야, 그럼 나는 먼저 돌아가마. 너희 사이를 방해하면 안 되지. 하지만 너 너무 바쁘다고 해서 혜인이를 챙겨주지 못하면 안 된다. 혜인이는 널 좋아해, 아니면 왜 너한테 자기를 바치겠어.”반태승은 말을 마치고 나서 홀로 웃더니 또 말을 이어갔다. “너 이 자식, 잘하고 있어.”반승제는 얼굴이 삽시에 굳었다. 도대체 그 여자가 반태승 앞에서 뭐라고 지껄인 것인지. 자기를 나한테 바치다니? 그는

    최신 업데이트 : 2023-08-07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138화 승제, 너도 참가할 거지?

    대답을 마친 성혜인은 반승제가 대답하지 않을 것을 알고 자기가 일할 때 쓰는 번호로 또 문자를 보냈다. 「반 대표님, 배상하는 돈은 그냥 계좌로 보내드리면 되나요? 계좌번호 좀 주실래요?」1분 전에 그한테서 돈을 빌리고 지금은 또 빚을 갚는데 성혜인은 하나도 어렵지 않았다. 반승제는 그 문자를 보고 미간을 좁혔다. 그녀에게 이렇게 많은 돈이 있었던가? 남편과 세를 들어 산다고 하지 않았던가? 망가진 차는 보험처리 할 수 있었지만 하진희더러 배상하라고 한 것은 하진희를 난처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성혜인이 나서서 배상할 줄은, 게다가 그녀가 16억이라는 돈을 갚을 수 있을 줄은 몰랐다.모든 일을 혼자 짊어지는 스타일이라... 그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마침 대답하려는데 온시환이 전화를 걸어 술을 마시러 가지 않겠냐고 물었다. 반승제는 옆의 외투를 들고 홀로 운전하여 바에 도착했다. 성혜인은 강민지와 돈을 빌리는 것 때문에 만난 것이었는데 생각보다 일이 빨리 해결되었다. 그 후에 성혜인은 반승제의 집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아직 인테리어 시공 팀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마침 강민지가 전화를 받더니 신예준을 보러 간다고 했다. 성혜인도 더 머무르기 싫어 몸을 일으키려는데 누군가가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눌렀다. “페니 씨, 반가워요.”성혜인은 이 목소리를 듣자마자 고개를 돌려 신이한을 보았다. 신이한은 오늘도 플레이보이처럼 입고 있었다. “듣자 하니 조희준과 마찰이 있었다면서요?”“알면서 물으시는 거죠?”신이한은 가볍게 웃더니 주변을 돌아보았다. 이곳은 라운지라서 조금 시끄러웠다. “저랑 룸으로 갈래요? 우리가 해야 할 얘기가 남은 것 같은데.”신이한은 끊임없이 눈빛으로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진심으로 성혜인과 엮이고 싶었지만 반승제의 아내라서 어떻게 손을 쓸 수가 없었다. 성혜인도 이미 그에게 말해놓았으니 신이한이 막무가내로 행동하지 않으리라 생각해서 고개를 끄덕였다. 인테리어 시공 팀에 관해서는 확실히 신이

    최신 업데이트 : 2023-08-07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139화 일부러 그의 체면을 깎아내리다

    다들 반승제가 참여하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왜냐하면 그는 남녀 간에 기묘한 기류가 오가는 게임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으니까. 게다가 온시환은 호들갑을 잘 떠는 편이었으니. 그래서 반승제가 게임에 참여하겠다는 소리에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솔로인 여성들은 게임을 통해서라도 반승제와 썸을 타고 싶었다. 이곳의 사람들은 다 알고 있었다, 반승제가 이전에 윤단미와 사귀었고 지금까지 그녀를 기다리며 솔로로 남아 온 것을. 그래서 BH그룹의 며느리가 되고 싶었던 사람들은 모두 이미 마음을 접었다. 하지만 반승제의 얼굴만 보고도 그와 웃기고 싶은 여자들이 꽤 많았다. 온시환은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설명을 해줬다.“다들 게임에 참여하니 벌칙에 걸리면 빼기 없기예요?”그리고 성혜인을 보며 입꼬리를 올렸다.“페니 씨, 괜찮죠?”성혜인은 이미 신이한에게 약속을 한 터라 뺄 수가 없었다. “당연하죠.”말이 끝나기 무섭게 온시환이 병을 돌렸다.병이 누구를 향해 멈추면 그 사람은 진실이나 벌칙을 선택해야 했다. 현장의 사람들은 모두 술잔을 들고 있었는데 로마니 콘티 와인이었다. 이 술은 적어도 한 병에 2천만 원이었다.성혜인은 마셔 보지 못한 것은 아니지만 로마니 콘티를 맥주처럼 마시는 그들을 보고 처음으로 제원 부자들의 사치를 느꼈다. 성혜인은 주량이 괜찮았기에 살짝 맛을 보았다. 손을 들며 팔꿈치가 저도 모르게 반승제의 가슴을 터치하고 말았다. 룸안의 술 냄새가 진했지만 그런 코를 찌르는 알코올 냄새가 아니라 와인의 부드러운 향기였다. 술 냄새는 기묘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게다가 관계를 가졌던 사람 사이에는 더더욱. 반승제는 그녀의 손이 가슴에 닿을 때 순간 숨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녀는 반승제를 신경 쓰지 않은 채 돌아가는 병만 주시하고 있었다. 술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것 때문인지, 성혜인의 웃는 옆태가 반승제로 하여금 옅은 미소를 띠게 했다. 성혜인은 술잔을 들고 있었다. 오랜만에 나이가 비슷한 사람들

    최신 업데이트 : 2023-08-08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140화 진실 혹은 벌칙

    반승제는 원래 차가운 숨만 쉬고 있었는데 이 질문에 몸이 움찔 굳어버렸다. 온시환은 웃으며 묵묵히 술을 한 모금 들이켰다. 현장의 모든 사람은 반승제를 지켜보고 있었다. 얼른 대답을 듣고 싶었다. 반승제가 이전에 윤단미와 사귀었으니 두 사람이 관계를 가졌을 게 뻔했다. 아마도 18살 때거나 19살 때일 것이었다. 성혜인도 나름 궁금해져서 입술을 말고 고개를 돌려 그를 쳐다보았다. 그와 윤단미의 일은 모두가 알고 있었다. 그러니 반승제의 첫 여자도 윤단미일 것이었다. 젊은 남녀는 불타오르기 쉬웠으니. 게다가 두 사람은 동창이었으니. 제원의 이 바닥의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발랑 까져서 미성년자임에도 관계를 가진 적이 적지 않았다. 반승제는 흥미진진하게 지켜보는 성혜인의 표정을 보고는 왜인지 모르게 살짝 화가 치밀어 올랐다. “내가 갓 돌아온 날에, 반씨 집안의 파티가 진행된 밤.”그렇다면 최근이 아닌가? 사람들은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하지만 반승제가 이런 것으로 거짓말을 할 사람은 아니었다. 온시환은 그 말을 듣고 손안에 있던 술잔을 떨어뜨릴 뻔했다. 그리고 옆의 성혜인이 멍을 때리는 모습을 보고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반승제의 말에 따르면 반승제와 성혜인이 같이 밤을 보낸 날이 처음이라는 것이 아닌가. 하지만 그의 행동은… 여기까지 생각하니 성혜인은 살짝 부끄러워졌다. 그 전에 남자와 관계를 가져본 적은 없었지만 반승제는 그날 밤 성혜인을 완벽하게 컨트롤 했다. 왠지 모르겠지만 그의 대답 때문에 분위기가 순간 오묘해졌다. 지어는 옷과 옷의 마찰 속에서 불꽃에 피어나는 듯했다. 그녀는 거리를 두고 싶었지만 서수연이 미는 바람에 그녀와 반승제의 팔이 딱 붙어버렸다. 피부 사이로 온도를 나누는 것 같았다. 게다가 어두운 불빛에 살짝 더워진 그녀는 참지 못하고 술을 몇 모금 더 마셨다.사람들은 여전히 놀라서 토론하고 있었다. 반승제가 첫사랑을 위해 몸을 아끼고 있는 줄 알았는데 역시 그도 남자였다. 그리고 여자들은

    최신 업데이트 : 2023-08-08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141화 30초짜리 키스

    말이 끝나자마자 사람들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성혜인을 바라봤다. 만약 성혜인과 반승제 사이에 무언가 있었다면 당연히 반승제를 선택하겠다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갈 데까지 간 사이에 키스 하나로 주저할 필요는 없었다.온시환도 물론 똑같이 생각했다. 게다가 성혜인이 지금껏 보여준 성격으로는 잘 아는 사람을 곁에 두고 모르는 사람을 선택할 것 같지 않았다.성혜인은 머리를 숙인 채 고민에 잠겼다. 그녀는 반승제 만큼은 절대 선택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안 그래도 사람들이 반승제의 대답 때문에 그녀를 의심하고 있는데, 이 와중에 반승제를 선택한다면 의심을 굳히는 격이었다.사람들을 쓱 훑어보던 성혜인의 시선은 신이한에게 닿았다. 카사노바 신이한은 30초짜리 키스를 그다지 신경 쓰지 않을 것 같았다. 게다가 그녀와 반승제의 사이를 알고 있어서 귀찮은 일이 생길 리도 없었다.“페니 씨, 누구를 선택할지 결정했어요?”온시환은 흥미진진한 방관자의 태도로 성혜인을 바라봤다. 성혜인은 머리를 끄덕이더니 소파에서 일어났다.온시환은 약간 놀란 표정으로 입을 꾹 다물었다. 만약 반승제를 선택한다면 몸을 일으킬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그녀는 반승제를 선택하지 않았다.반승제와 성혜인이 아무런 사이도 아니라는 것을 확인한 여자들은 전부 한시름 놓은 눈치였다. 오직 반승제만 어두운 안색으로 성혜인이 일어나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봤다.성혜인의 곁에 앉아있던 서수연은 단번에 그녀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힘껏 밀쳤다.“너 뭐야? 이한 씨는 너 안 좋아하거든? 어디서 감히 들이대려는 거야!”서수연은 신이한을 오랫동안 짝사랑해 왔다. 성혜인이 신이한을 노리는 것을 보고 그녀는 깊이 생각하지도 않고 모든 힘을 다해 밀쳤다.몸을 반쯤 일으켰던 성혜인은 그대로 반승제의 품으로 쓰러졌다. 두 사람의 입술이 겹쳐지고 은은한 술 냄새가 느껴졌다.성혜인은 서수연을 향해 주먹을 휘두르고 싶은 지경이었다. 하지만 어찌 됐든 지금 와서 신이한을 찾아가는 건 이상했기에, 그냥 이때다 싶어서 손

    최신 업데이트 : 2023-08-08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142화 머리가 둔한 건가?

    현장에는 정적이 맴돌았다. 사람들은 언짢은 표정의 반승제와 서수연에 의해 밀쳐진 성혜인을 보고 두 사람의 키스는 그저 사고일 뿐, 성혜인이 반승제의 하룻밤 상대는 아닐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성혜인에게 질투 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반승제의 키스가 쉽게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성혜인이 사과를 하고 나자 병은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다. 현장의 분위기는 두 사람의 키스로 인해 약간 어색해졌다. 원래 놀리려고 했던 사람은 감히 반승제를 놀릴 수 없었기에, 그저 묵묵히 입을 다물고 있었다. 하지만 서수연의 생각 없는 행동은 한 소리 들어야만 했다.“수연 씨 너무한 거 아니에요? 이현이는 아무 말도 안 했잖아요.”서수연은 이제야 정신 차리고 당당하게 말했다.“제가 뭘요? 친하지도 않으면서 들이대려고 한 사람이 잘못이죠.”제원대학에 있을 때도 그렇고 지금 그렇고, 자꾸만 엮이는 신이한과 성혜인에 서수연은 아주 불안했다.“이건 게임일 뿐이야. 못 놀겠으면 빠지던가.”신이한이 말했다. 서수연에게 이렇게 말할 사람은 그밖에 없었다.서수연은 눈시울을 붉히며 몸을 파르르 떨었다. 그러고는 독한 눈빛으로 이를 악물며 성혜인을 노려봤다. 성혜인은 보는 척도 하지 않고 게임이 끝나기를 조용히 기다렸다.한 시간 후, 게임이 드디어 끝나고 성혜인은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그러다가 아직 16억 원을 배상해야 하는 게 떠올라서 반승제에게 물었다.“대표님, 카드 번호가 어떻게 되세요?”반승제는 술잔을 돌리며 머리를 들었다. 그는 하나도 취하지 않았고, 이 중에서도 가장 멀쩡해 보였다.게임 때문에 술을 많이 마신 성혜인은 약간 취기가 올라왔지만 갚을 돈이 있다는 것만큼은 선명하게 기억났다.성혜인의 발그레한 얼굴에 빛나는 눈빛을 보고 반승제는 또다시 그날 밤이 생각났다. 술 냄새가 어우러진 공간 안에서 두 사람 사이의 분위기는 약간 이상했다.“돈은 어떻게 구했어?”“빌렸어요.”반승제는 여자의 옷이나 가방에 대해 잘 몰랐다. 하지만 성혜인이 쓰

    최신 업데이트 : 2023-08-08

최신 챕터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266화 우리 시간 될때 이혼하러 가자

    공지민은 며칠 동안 별장에서 먹는 것 빼고는 드라마를 시청하거나 별장 주변 화원을 구경하며 조용하게 있었다.고용인 아줌마는 거의 그림자처럼 공지민을 따라다녔고 매일 있었던 일들을 연승혁에게 보고했다.연승혁은 이틀이면 돌아갈 수 있을거로 생각했었는데 이번 일은 좀 까다로워 시간이 길어지게 되었다.연승혁은 운 좋게 살아남았던 시한폭탄 같은 그 사람을 빨리 찾아 죽여야만 했지만, 부하들의 추적에 의하면 이 사람은 동쪽에서 신호가 잡혔다가 얼마 안돼서 다시 서쪽에서 신호가 잡히고 있었다.부하들이 전문적인 기술자가 아니었더라면 연승혁은 자신이 지금 그 사람에게 농락당하고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그것이 아니라면 어떻게 한 사람이 그토록 짧은 시간에 동쪽에서 서쪽까지 그 먼거 리를 움직일 수 있었을가.이것은 분명 그를 제원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시간 끌려는 작전인 듯했다.연승혁은 원수가 너무 많아 누가 저지른 일인지 짐작조차 할 수 없어 초조해 지기 시작했지만, 공지민의 일거일동을 보고 받을 때마다 비로소 마음이 진정되는 것 같았다.저녁 무렵, 공지민은 직접 연승혁에게 전화를 걸어 원망의 말투로 말했다.“오빠, 왜 아직도 안 와요? 나 정말 심심해 미칠 것 같은데 사람 시켜 나 좀 데리고 놀라고 하면 안 돼요?”공지민은 며칠 동안 줄곧 별장에서 연승혁이 돌아오기만 기다렸다.연승혁은 하루면 일이 해결될 거라 생각했지만 결국 며칠을 지체하게 되어 공지민 홀로 집에서 기다리게 되었다.공지민은 이어서 조심스럽게 물었다.“혹시 예전에 난 직업도 없이 오빠가 날 먹여 살린 거예요?공지민은 며칠 동안 아무런 의욕이 없이 먹기만 했었고 누구도 먼저 연락해 찾은 일도 없어서 자신이 직업도 없었을 거로 생각했다.만약 출근하던 사람이 었으면 며칠 동안이나 사라졌는데 사장님이 직원들더러 연락해보라고 하지 않았을까.연승혁은 사람을 시켜 공지민을 데리고 밖에 나가 바람도 씌우게 하고 싶었지만 온시환이랑 부딪치는 일이 생길까 봐 그러지도 못했다.온시환은 거의 매일 열 몇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265화 하지만 보고싶을 거야

    “맛있어, 먹고 싶으면 이따 저녁에 나가서 먹자.”동생은 순간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그런 염정아가 걱정되어 소매를 잡으며 위로하려 했지만, 옷을 더럽힐까 봐 그러지도 못하고 낮은 소리로 물었다.“누나, 일하는 거 힘들지? 아니면 어떻게 이렇게 많은 돈을 벌어 우리한테 햄버거도 사주고 저녁에도 좋은 거 먹으러 가자고 하겠어.”염정아는 손을 들어 동생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서 말했다.“걱정하지 마. 이번에 좋은 회사에 취직해서 사장도 엄청 좋은 사람이고 월급도 많이 줘.”동생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들고 있던 햄버거를 계속해서 허겁지겁 먹어댔다.염정아는 공지민의 계획에 피해라도 줄까 봐 내일 돌아가야 해서 오늘 저녁밖에 시간이 없었다.아이들은 모두 배가 불룩하게 나와서야 밥상에서 일어섰고 동생은 배가 부름에도 토할 정도로 그냥 먹고 있었다.염정아는 동생의 손에 남은 햄버거를 뺏으며 말했다.“내가 말했잖아. 배부르면 먹지 말라고, 왜 아직도 그 습관 못 버려?”“오늘 안 먹으면 다음엔 없을가봐...”“이젠 그런 걱정 하지 마. 내 말만 잘 들으면 앞으로 쭉 있을 거야.”“그래, 누나 말 잘 들을게.”염정아는 웃으면서 남은 햄버거를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집에 있던 냉장고는 전에 중고로 샀던 거라 너무 작았고 티비도 화면이 매우 작아 아이들이 한데 모여야만 볼 수 있어서 염정아는 집에 온 틈을 타 냉장고랑 티비를 모두 새것으로 바꾸었다.새 티비는 백 인치라서 화면이 큰 소파에 앉아서도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아이들은 너무 기뻐서 덩실덩실 춤을 췄고 젤 작은 막내 둘까지 신이 나서 소파 위로 기어 올라갔다.염정아는 집 안에 있는 모든것 들을 교환하고 정리 한 다음 몇 시간이 지나 아이들을 데리고 랍스타 먹으러 나섰다.식당에 도착하자 동생은 낯선 환경이라 염정아 곁에 꼭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았고 아이들도 처음 보는 주변의 분위기에 큰 소리로 말도 못 하고 있자 염정아는 바로 조용한 방으로 예약해 메뉴판에 있는 음식을 하나씩 전부 주문했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264화 누나, 또 돈이 모자란거야?

    동생의 연락을 받은 염정아는 아이들 생각에 먼저 공지민한테 연락하고 싶었지만, 둘 사이의 약속 때문에 연락도 못하고 결국 온시환에게 연락하게 된 것이였다.염정아가 할 말이 있는 듯한데 뜸들이며 못하고 있자 온시환은 그녀가 집을 그리워하는 눈치를 채고 말했다.“이틀 정도 지연되여도 괜찮을 거예요. 제가 사람 시켜 집에 데려다줄게요.”염정아는 그 순간 얼굴색이 밝아지며 눈시울을 붉혔다.“네, 고마워요 시환씨.”온시환은 말한 대로 그날 바로 사람 시켜 헬기로 염정아를 집에 데려다주었다.집에 도착한 염정아는 방문을 열고 동생이 아이들을 달래고 있는 것을 보았다.동생의 행동은 아주 서툴렀고 정상적인 사람들하고는 비교가 되지만 아이들이 그의 보살핌에 잘 커가고 있는 모습을 보고 염정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문 여는 소리를 듣고 동생은 바로 뒤돌아보더니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누나!”염정아는 입꼬리를 씰룩거리더니 능숙하게 아이들한테 분유를 타 주고 빨래를 하기 시작했다.동생은 염정아의 주변만 맴돌면서 금방 통화한 지 얼아도 되지 않은 사람이 이렇게 눈앞에 있다는 것을 보며 꿈만 같게 생각했다.주방을 보던 염정아는 초라하게 놓인 반찬 몇 가지를 보더니 한숨을 내쉬었다.“너희 요즘 이렇게만 먹은 거야?”동생은 눈빛이 조금 흔들리더니 1분 만에 잘못을 인정하고 아이들에게 햄버거를 시켜줬다고 자백했다.“미안해 누나, 아이들이 아니라 내가 먹고 싶어서 시켰어.”두 남매는 부모님들이 살아 계실 때만 햄버거를 먹어봤었고 지금의 그들에겐 이런 음식들은 사치품이였다.그때 염정아는 집을 나서면서 아래층 마트 아줌마한테 돈을 맡겨뒀는데 동생의 요구에 아줌마가 배달을 시켜준 듯 하였다.염정아는 이 상황이 우습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였다.“먹고 싶으면 우리 오늘도 시켜 먹자.”4억, 그들은 지금 돈이 전혀 부족하지 않았고 공지민이 후에 또 몇천만을 주었다.동생은 또 햄버거를 먹을 수 있다는 말에 너무 기쁜 나머지 바닥까지 밀고 닦기 시작했다.염정아는 빨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263화 보고싶어

    연승혁은 의자를 찾아 앉아 묵묵히 짙푸른 바다를 바라보았고 그의 부하들은 그들을 공격해 온 해커의 추적에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시간이 오래 걸리자 연승혁은 귀찮은 어조로 물었다.“얼마나 더 걸려야 되는 거니?”“형님, 이틀은 걸려야 될 듯 해요. 그쪽에서 언제 다시 움직일지 몰라 아직은 추적하기 어려워요. 일단 움직임이 있을 때 추적해 봐야 할것 같네요. 현재 상황에서 보아 신호는 100킬로미터밖에 안 되는 거리에서 잡히고 있으니 아마 해역 부근에 있는 것 같아요.”연승혁은 귀찮다는 듯 눈을 감으며 짧게 대답했다.“그래.”연승혁은 제원의 별장에서 나오면서 고용인 아줌마한테 공지민을 잘 돌보라고 지시했다.공지민은 휴대전화를 연승혁에게 빼앗겨 당분간 외부와 연락할 수 없었고 별장에 있는 아줌마는 매일 그녀의 건강 상태를 관찰하며 잘 돌봐주었다.이것 또한 연승혁이 지시한 일이었고 그는 이렇게 감시하며 공지민의 기억이 언제 돌아올지 지켜보고 있었다.별장에서 하루 종일 자고 일어난 공지민은 아줌마가 연승혁에게 회보하며 온시환이 정문 밖에 있다는 말을 들었다.“회장님, 저 사람 들여보낼까요?”연승혁이 뭐라고 대답했는지 모르지만 아줌마는 알았다는 대답만 하고 전화를 끊었다.시간은 벌써 저녁 무렵이 되었고 공지민은 온 하루 별장 안에만 있었다.온시환은 며칠 동안 공지민의 소식이 끊기자 걱정되어 그녀의 집에 찾아갔지만 할머님의 말에 의하면 공지민은 요 며칠 사람도 보이지 않고 통 연락이 없었다는 것이다.많이 불안해진 온시환은 공지민에게 전화를 몇 번이나 걸었지만 역시 받는 사람이 없었다.당연히 온시환은 공지민의 휴대전화가 연승혁의 손에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연승혁은 공지민의 휴대전화에 뜬 온시환의 부재중 전화를 보고 왠지 모를 불편한 마음이 또다시 생기게 되었다.그러고는 휴대전화를 옆에 두고 더 이상 상대하지 않았다.연씨 가문은 외래인 출입 금지라서 들어가지도 못한 온시환은 차에 앉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그 시각 염정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262화 저도 같이 가고 싶어요

    날은 이미 저물었고 조용한 공간엔 선남선녀 둘뿐이라 음침한 생각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연승혁은 이건 자신이 시작한 게임일 뿐이라는 걸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었다.공지민이 단순하게 행동 할수록 그녀를 덮치고 싶은 사악한 마음은 점점 더 강해졌고 누나라 해도 자신의 방으로 들어와 있는 한 아무나 그의 여자로 만들 수 있었다.연승혁의 시선은 공지민으로 향했고 쇄골로 부터 아래로 내리 훑어보며 얇은 슬리퍼 한 켤레만 신어 은은한 분홍빛을 드러낸 발등을 바라보더니 당황한 듯 시선을 다시 다른 곳으로 옮겼다.“일이 생긴 거 맞아. 나가서 해결해 봐야 할것 같아.”연승혁은 마음속으로 며칠 후에 돌아와서도 공지민이 이대로 사람을 유혹하면 아무 생각 없이 일단 그녀를 자신의 여자로 만들고 나중에 할머니께 천천히 설명하기로 생각했다.“오빠, 저도 따라가면 안 돼요?”연승혁은 공지민이 이렇게 자신에게 달라붙을 줄은 몰라 입꼬리를 실룩거리면서 말했다.“어딜 따라오겠다는 거야?”“오빠랑 떨어져서 있고 싶지 않아요. 잊고 지낸 것이 너무 많다 보니 오빠가 곁에 있어야 마음이 좀 놓일 것 같아요. 오빠한테 혹시 다른 여자라도 있나요?”“아니, 같이 가도 돼. 근데 내가 어떤 일을 하던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약속해 줘.”필경 해결해야 할 일은 피를 보는 일이라서 걱정되는 듯하였다.“괜찮아요. 저 안 무서워요.”연승혁은 밑도 끝도 없는 사람이라 공지민이 이 정도로 말하니 바로 데리고 집에서 나섰다.헬기에 탑승한 후 공지민은 눈을 감고 잠시 휴식을 취했다.연승혁은 계속 통화만 하고 있었고 전화기 너머로 시끌벅적한 소리가 나자,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무슨 일이야?”회답이 없자 연승혁은 바로 헬기를 먼저 착륙하게 하고 단번에 공지민을 안아 헬기에서 내렸다.“어떤 상황인지 내가 먼저 가서 상황을 좀 볼 테니 일단 집에 가만히 있어.”“오빠, 저도 같이 가고 싶어요.”공지민의 말에 연승혁은 심장이 무언가에 꽉 잡혀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그제야 자신이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261화 난 니가 걱정돼

    연승혁은 왜 일이 이렇게 된 건지 머릿속으로 수없이 생각했지만, 공지민이 소파로 이끌어 앉고 나서야 그나마 괜찮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공지민의 휴대전화는 이미 연승혁의 손에 쥐어져 있었고 여러 통의 부재중 전화는 전부 온시환에게서 걸려 온 것이였다.연승혁은 휴대전화를 다시 공지민 앞에 놓으면서 말했다.“이 번호에 전화 걸어 최근 한 달 동안은 연씨 가문에서 할머님을 보살펴야 한다고 해.”공지민은 부재중으로 적힌 온시환이라는 이름을 보고 물었다.“이건 누구예요?”“네 친구야. 네가 어떻게 된 건지 걱정되어 연락이 온 같으니 내 말대로 문자 한 통 보내줘.”“알겠어요.”공지민은 머리를 끄덕이며 연승혁이 말한 대로 메세지를 작성하여 발송했다.하지만 회답은 바로 오지 않았고 몇분이 지나서야 문자 알림음이 울렸다.“걱정되니까 전화 좀 받아.”연승혁은 바로 휴대전화를 뺏어가 대충 한 줄로 답장을 보냈다.“걱정하지 말아요.”답장을 받은 온시환은 미간을 찌푸리며 공지민이 자신을 배신하고 다른 일을 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었다.온시환이 바다에 보낸 사람은 지금 돌아올 수 없는 상황이고 오늘 밤 연승혁은 그쪽에서 명령을 받을 것이다.연승혁의 꼬리는 이미 잡혔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아직도 증인을 찾지 못한 것이다. 증인은 연승혁에 의해 불 속에 버려진 후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았지만, 지금은 행방불명이고 이 사람만 찾으면 연승혁을 감옥에 보낼 수 있었다.지금 공지민은 혼자 움직이고 있는 듯 하였으나 그녀의 계획을 들은 적 없는 온시환은 매우 불안했다.온시환은 자신이 막지 않으면 공지민은 죽을 길밖에 없고 그녀 역시 살아 돌아올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았다.‘그럼 난? 단 일 분이라도 날 생각한 적 있었나?’온시환은 공지민의 마음이 진심이 아니라 항상 잘해주고 있는 자신을 거절할 방법이 없어서 함께 지내왔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소파에 드러누운 온시환은 문자로 공지민이 어떤 계획을 하고 있는지 다시 묻고 싶었지만, 연승혁한테 들킬까 봐 섣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260화 손끝 하나만 스쳐도 금세 산산조각 날 것처럼

    연승혁은 온시환에게 술을 건네며 말했다.“결혼도 했으니 이제 좀 안심하지 그래? 누나는 연씨 가문의 사람이기도 하고, 요즘 들어 태도도 한결 누그러졌잖아. 할머니를 돌보러 간다는데 뭐가 그렇게 걱정돼? 설마 누가 누나를 괴롭히기라도 할까 봐?”온시환은 술잔을 비우고 몸을 뒤로 기대며 한껏 여유로운 모습으로 물었다.“그래서 원아정은 어떻게 처리할 거야?”“원래 해외로 보낼 계획이었는데, 공항으로 가는 도중에 도망쳤어. 지금까지도 행방을 못 찾고 있어.”온시환은 이 말을 듣고 미간을 찌푸리더니,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네 사람들 진짜 무능하네?”이 일은 연승혁 자신도 잘못 처리한 게 분명했기에 그는 드물게 아무런 반박도 하지 않았다.온시환은 술을 한 모금 더 마셨다. 이곳에 공지민이 없으니 흥미를 잃은 듯 지루해졌다.연승혁 역시 마음이 이곳을 떠나 있었다. 그는 이상우가 했던 말을 곱씹으며 생각에 잠겼다.‘집에 공지민이 있는데...’그 생각이 들자마자 그는 어딘가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술자리에 나와 있는 것도 단지 그녀와 단둘이 있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걸 이제야 깨달았다. 그녀가 또다시 선을 넘는 행동을 할까 봐 두려웠던 것이다.이 게임은 분명 자신이 시작한 것이었지만 그는 점점 자신을 잃어가고 있었다. 그 기분은 묘하게 불편하면서도 생소했다.그는 다시 한 잔의 술을 들이켜고는 옆에 앉은 온시환을 흘깃 바라보았다.솔직히 말해, 온시환의 외모는 인정할 만했다. 여자 친구도 여럿 있었다는 걸 생각하면 공지민도 그에게 그런 눈빛을 보냈던 적이 있지 않을까?그녀가 두 다리로 이 남자의 허리를 감싸안은 적은 없었을까?그런 생각만으로도 속이 답답해지고 묘한 불쾌감이 밀려왔다.연승혁은 술잔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외투를 집으며 말없이 나갈 준비를 했다.이상우도 그를 따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두 사람이 밖으로 나왔을 때 연승혁은 담배를 꺼내 입에 물고 불을 붙였다.이상우는 담배를 피우지 않기에 조금 떨어져서 걸어가며 말했다.“나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259화 그게 그렇게 걱정돼?

    공지민의 눈빛은 너무 맑았다. 연승혁은 이런 순수함이 싫었다. 그는 예전부터 너무 깨끗한 것을 보면 망가뜨리고 싶어졌다.마치 과거 드라마 속 공지민을 처음 봤을 때의 기분과도 같았다.지금은 상황이 그의 손아귀에 있었고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그녀를 무너뜨릴 수 있었다.공지민은 그의 어깨에 살며시 머리를 기댔다. 그 모습은 그날 폐공장에서 보여주었던 농염한 태도와는 전혀 달랐지만 이상하게도 사람의 마음을 녹아내리게 했다.“오빠, 저녁은 뭐 먹어요?”“네가 먹고 싶은 걸로. 내가 요리사에게 시킬게.”연승혁은 시선을 피하며 어둑한 눈빛을 감추고 소파로 가 앉았다. 공지민은 그의 꽁무니를 따라가 곁에 앉았다.“아무거나요.”그녀는 어느새 그의 무릎을 베고 누워버렸다. 그러고는 반짝이는 눈으로 그를 올려다보며 말했다.“나 예전에 오빠를 좋아했던 건 오빠 얼굴 때문이 아니었을까요?”공지민은 장난스럽게 손을 뻗어 그의 턱선을 따라 손끝으로 훑더니, 손가락 끝이 그의 목젖을 스치듯 지나갔다.그 순간, 연승혁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듯했다. 무엇인가 가볍고도 날카로운 것이 그의 마음 한구석을 간지럽혔다. 피하고 싶었지만 그녀의 손끝 온기가 은근히 탐이 났다.요리사가 저녁을 가져올 때까지도 두 사람은 여전히 그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공지민은 연승혁에게 같이 앉아 식사를 하자고 했지만 연승혁은 갑자기 나갈 일이 있다며 혼자서 먹으라고 말했다. 그녀는 더 이상 붙잡지 않았다.차에 앉은 연승혁은 오늘 있었던 일들을 떠올리며 미간을 찌푸렸다.상황이 어쩌다 이렇게 되어버린 걸까.그때 친구로부터 술자리에 오라는 연락이 와서 그는 자연스럽게 그곳으로 향했다.마침 그 자리에는 이상우도 나와 있었다.이상우는 여전히 금테 안경을 쓴 채 그를 보자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연승혁은 평온한 얼굴로 그의 옆 자리에 앉았다. 그때 누군가가 물었다.“원아정이 사라졌다는데, 그거 진짜야?”연승혁은 잔을 들어 가볍게 한 모금 마시고는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했다.“응, 진짜야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258화 우리 집이야

    공지민은 멍한 표정으로 있다가 이내 진심이 묻어나는 미소를 지었다.“그런 거였군요.”그녀는 소파에 등을 기댔다. 얼굴에는 어딘가 알 수 없는 혼란과 미묘한 행복감이 섞여 있었다.연승혁은 일부러 그녀를 골려주려던 참이었다. 애초에 그녀가 바지를 벗긴 걸 생각하면 그대로 넘어갈 수 없었다.그날 폐공장에서 그녀가 ‘오빠’라고 불렀던 그 농염한 목소리는 마치 주문처럼 그의 뇌리에 깊이 박혀 있었다.그뿐만이 아니었다. 그녀가 두 다리를 꼬아 올리며 보였던 그 요염한 눈빛은 숲속의 교활한 여우처럼 그를 현혹시켰다. 하지만 지금의 공지민은 순수하고 멍한 토끼처럼 덫에 걸린 듯한 모습이었다.처음에는 그저 장난일 뿐이었는데 어느새 심장이 조금씩 두근대는 것을 느꼈다.이상우는 커튼을 닫고 손목시계를 흘깃 보더니 말했다.“난 이만 가볼게. 다음에 같이 밥이나 한번 먹자. 연락해.”이상우와는 오랜 세월 알고 지낸 친구였기에 그 정도의 약속은 자연스러웠다.연승혁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지민의 볼을 꼬집었다.그녀의 피부는 매끄럽고 부드러웠으며 도톰한 볼은 꼬집을 때마다 화난 햄스터를 연상케 했다.방 안에 둘만 남았을 때 공지민은 커다란 눈망울로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뭐 하는 거예요?”연승혁은 살짝 힘을 주며 부드럽게 달래듯 말했다.“귀여워서. 다시 한번 오빠라고 불러볼래?”그날 폐공장에서 불렀던 것처럼 농염하고 유혹적인 목소리로 말이다.공지민은 미간을 찌푸리며 기억을 더듬는 듯하더니 이내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평소에 제가 그렇게 불렀어요?”연승혁은 그녀의 뺨을 가볍게 두드리며 웃었다.“그래.”“정말 오글거리네요.”그러면서도 조심스럽게 그를 보며 나지막이 말했다.“오빠.”공지민의 목소리는 지난번처럼 농염하고 유혹적이지 않았지만 왠지 이번에는 지켜주고 싶어지는 느낌이 들었다.연승혁은 그 순간 무언가 알 수 없는 감정이 마음속에서 움트는 걸 느꼈다. 손을 내리고 애써 태연한 척하면서도 가슴이 이상하게 뛰었다.하지만 그는 이 상황이 꽤 재미있다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