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유진! 이리 와봐!”김욱은 심유진을 불렀다.심유진은 얼굴을 찌푸린 채 무거운 발걸음으로 주방에 나타났다.“왜, 복수라도 하려고?”김욱은 눈썹을 찡그렸다.“아니!”심유진은 재빨리 태세 전환했다. 그녀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사랑하는 오라버니께서 뭐 시키실 일이라도 있으신가요?”김욱은 강한 비린내를 풍기며 여전히 팔딱팔딱 뛰는 생선을 스티로폼 박스에서 꺼내 심유진 앞으로 던졌다.“생선 손질 좀 해줘. 너무 얇지도 두껍지도 않게 손질해야 해.”“윽!”생생하게 살아서 펄떡이는 생물이 몸에 닿는 것도 무서웠던 심유진은 바로 김욱 뒤로숨었다. 심유진은 김욱의 옷자락을 꼭 움켜쥐었다.“오빠, 내가 잘못했어, 진짜!”심유진은 울먹이며 싹싹 빌었다.“설마 이런 식으로 복수하는 건 아니지? 나 이러다가 트라우마 생기면 기면 어쩔 거야!”김욱은 마음을 굳게 먹은 것 같았다. 그는 등 뒤에 서있던 심유진을 끌어내고 식칼을 손에 쥐여주었다.“네가 선택해. 물고기를 죽일래, 아니면 네가 죽을래.”김욱은 엄숙한 표정으로 위협했고 그의 눈을 보고 있으면 왠지 섬뜩했다.상의할 여지 따위는 없어 보였다. 심유진은 하는 수 없이 이를 악물고 생선 머리를 세게 내리쳤다.“퍽!”방금까지 펄떡이던 물고기는 이내 숨통이 끊어졌다.“그,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해?”심유진은 멍하니 서서 김욱한테 물었다.김욱은 태연하게 다음 절차를 알려줬다.“비닐을 긁어내고 배를 갈라 내장을 다 걸러내. 그리고 생선을 한 조각씩 얇게 썰어주면 돼.”심유진은 눈앞에 펼쳐질 잔인한 광경을 생각하니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았다.“오, 오빠. 내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오빠...”심유진은 김욱이 방심한 틈을 타 그의 옷소매를 잡으려 했다.김욱은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잽싸게 피했다.“그 더러운 손으로 날 만질 생각하지 마.”그는 심유진을 봐줄 생각 따위 없어 보였다.“빨리 일해!”그 후 김욱의 감시 아래 심유진은 손질을 마쳤다.심유진이 손질을 하는 동안 김욱은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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