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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5화

“심유진! 이리 와봐!”

김욱은 심유진을 불렀다.

심유진은 얼굴을 찌푸린 채 무거운 발걸음으로 주방에 나타났다.

“왜, 복수라도 하려고?”

김욱은 눈썹을 찡그렸다.

“아니!”

심유진은 재빨리 태세 전환했다. 그녀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사랑하는 오라버니께서 뭐 시키실 일이라도 있으신가요?”

김욱은 강한 비린내를 풍기며 여전히 팔딱팔딱 뛰는 생선을 스티로폼 박스에서 꺼내 심유진 앞으로 던졌다.

“생선 손질 좀 해줘. 너무 얇지도 두껍지도 않게 손질해야 해.”

“윽!”

생생하게 살아서 펄떡이는 생물이 몸에 닿는 것도 무서웠던 심유진은 바로 김욱 뒤로숨었다. 심유진은 김욱의 옷자락을 꼭 움켜쥐었다.

“오빠, 내가 잘못했어, 진짜!”

심유진은 울먹이며 싹싹 빌었다.

“설마 이런 식으로 복수하는 건 아니지? 나 이러다가 트라우마 생기면 기면 어쩔 거야!”

김욱은 마음을 굳게 먹은 것 같았다. 그는 등 뒤에 서있던 심유진을 끌어내고 식칼을 손에 쥐여주었다.

“네가 선택해. 물고기를 죽일래, 아니면 네가 죽을래.”

김욱은 엄숙한 표정으로 위협했고 그의 눈을 보고 있으면 왠지 섬뜩했다.

상의할 여지 따위는 없어 보였다. 심유진은 하는 수 없이 이를 악물고 생선 머리를 세게 내리쳤다.

“퍽!”

방금까지 펄떡이던 물고기는 이내 숨통이 끊어졌다.

“그,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해?”

심유진은 멍하니 서서 김욱한테 물었다.

김욱은 태연하게 다음 절차를 알려줬다.

“비닐을 긁어내고 배를 갈라 내장을 다 걸러내. 그리고 생선을 한 조각씩 얇게 썰어주면 돼.”

심유진은 눈앞에 펼쳐질 잔인한 광경을 생각하니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것 같았다.

“오, 오빠. 내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오빠...”

심유진은 김욱이 방심한 틈을 타 그의 옷소매를 잡으려 했다.

김욱은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잽싸게 피했다.

“그 더러운 손으로 날 만질 생각하지 마.”

그는 심유진을 봐줄 생각 따위 없어 보였다.

“빨리 일해!”

그 후 김욱의 감시 아래 심유진은 손질을 마쳤다.

심유진이 손질을 하는 동안 김욱은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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