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애처가 대표님과 결혼했어요: Chapter 621 - Chapter 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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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1화

허태준은 머리를 들어 보았다. 머리 위 짙은 푸른색으로 색칠된 천장에는 별 모양의 전등이 몇 개 보였다. 전등의 주변에는 금가루로 수놓은 듯한 은하수가 있었다.“엄마가 그려준 거예요!”별이는 자랑스럽게 뽐냈다.“이모가 그랬는데 엄마가 너무 바빴는데 시간만 나면 여기다가 별을 그려줬대요!”허태준의 눈앞에는 풍경이 그려졌다. 작고 마른 여인이 홀로 의자에 서서 한 손으로는 물감을 들고 한 손으로는 붓을 들고 천장에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만 같았다.그녀는 무슨 기분이었을까?즐거웠겠지!그녀의 작품을 보고 있는 그의 마음처럼.다만 그는 그때의 그녀보다 말 못 할 아픔이 섞여 있다.“엄마가 별을 좋아해?”허태준은 힘들게 입을 열었다. 목소리는 무겁고 가라앉았다.“그러니까... 하늘의 별 말이야.”아들 이름을 별이라고 지은 것도 공을 들여 이 방을 꾸민 것도 별을 좋아하는 이유가 아니라면 다른 이유가 떠오르지 않는다.별이는 의혹스런 눈을 하고 고개를 갸웃하며 불확신에 차서 말했다.“모르겠어요.”“그럼 왜 별이를 별이라고 부르지?”허태준은 물었다.별이는 냉큼 대답했다.“그건...”별이의 표정은 삽시간에 밝아졌다. 그리고 자신에 차서 말했다.“엄마가 인생에서 제일 어두운 시기를 보낼 때 나타난 유일한 빛이기 때문이예요! 밤하늘의 별처럼요! 엄마에게 살아갈 희망을 줬거든요! 그래서 제 이름은 하희광이에요!”이모가 그렇다고 알려주었었다. 별이는 그 참뜻을 잘 모르지만 별이라는 이름이 탄생하게 된 이야기이기에 별이는 외워내려고 노력했다.허태준은 멈칫했다.제일 어두운 시기. 유일한. 허태준은 이러한 단어에 가슴이 저릿해 났고 아파 났다.허태준은 그녀가 한차례의 타격을 받은 후 어떤 마음으로 고향을 떠났고 또 어떤 마음으로 친부도 모르는 아이를 낳았을지 상상조차 가지 않았다.허태준은 심유진이 강한 여자라 믿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없어도 심유진 혼자 잘 살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하지만 오늘 이런 말을 듣게 되니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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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2화

허태준의 음식솜씨는 좋았다. 하지만 바빠서 음식을 할 기회가 잘 없었다.그는 팔소매를 걷어올리고 팔을 드러냈다. 손목에 걸려있던 시계도 풀어서 거실 탁자위에 놓았다.외부 음식 위생이 걱정되어 하은설은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매일 음식을 준비하여 별이한테 차려주었다. 그래서 허태준은 냉장고에서 손쉽게 어제 저녁에 사용하다 남은 재료를 찾을수 있었다.물론 허태준이 냉장고에서 스테이크와 새우를 꺼낼 때 별이의 얼굴은 일그러졌다. 실망스런 표정을 하고 있었다.“스테이크 싫어요. 새우도 싫어요.”별이는 자신의 의견을 소심하게 발표했다.하은설은 요리를 자주 했지만 음식 솜씨는 간단한 서양식에 멈춰있었다. 스테이크랑 새우를 버터에 구워내고 후추를 뿌리면 끝이었다—하은설이 늦게 도착할 때면 늘쌍 이 메뉴를 준비했다.“질려요.”별이는 얼굴을 찌푸린 채 스테이크와 새우를 흘끔 보고는 고개를 돌렸다.별이는 하은설을 이해하기에 메뉴를 바꿔달라는 얘기를 하지 않았다. 매번 음식을 꾸역꾸역 먹었다. 하지만 어쩌다 오늘 아빠가 왔는데…아빠는 어떠한 요구를 제출해도 다 들어 주겠다고 했는데.허태준은 냉장고를 한참 뒤졌다. 하지만 이 두 재료 외에는 고구마 조금과 토마토밖에 없었다—이 재료는 하은설의 다이어트 식단이었다.그는 근처가 익숙치 않아 슈퍼가 어디에 있는지 몰랐다. 밖은 춥고 별이를 데리고 나갔다 오기도 애매했다—방금 돌아와서도 별이의 방한복을 벗겨 내느라 시간을 한참 허비했다.“다르게 한번 해볼게.”허태준은 허리를 굽혀 별이의 눈을 마주보면서 토론을 했다.“이모가 해준 것보다 맛있을거야. 그렇게 할까?”별이는 고개를 갸웃하면서 골똘히 생각한 후 허태준의 진지한 표정을 보면서 수락했다.**허태준은 스테이크를 깍뚝 썰기를 한 후 이쑤시개로 연결하여 큐민 등 향신료를 묻히면서 양념을 했다.그리고 새우를 손질하고 고구마도 껍질을 벗겨 깍뚝 썰기를 하고 토마토도 썰었다.별이는 의자를 가져와 주방입구에 앉았다. 두볼을 받쳐 들고 열심히 일하는 허태준을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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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3화

“도대체 무슨 일인데? 아빠한테 얘기해. 아빠가 꼭 해결해줄게.”아빠라는 말을 듣자 별이는 가슴이 더 저려왔다. 금세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려 허태준의 옷깃을 적셨다. 허태준은 어쩔 바를 몰라 별이의 등을 다독이며 눈물을 닦아주었다.“스테이크와 새우가 그렇게 싫으면 당장 나가서 다른 걸로 사오자. 그러니까 울지마. 응?”허태준은 살살 다독였다.그는 별이를 안고 거실로 걸어갔다.“아니예요…”별이는 훌쩍이며 말했다. 울먹이는 모습을 보니 허태준의 마음은 아파났다.“그것…때문이…아니라…”별이는 말을 잇지 못했다.“그럼 뭔데?”허태준은 인내심 있게 기다렸다. 전혀 짜증을 내지 않았다.별이는 입을 꾹 다물었다.별이의 눈에는 머뭇거림, 갈등 그리고 무서운 감정이 스쳐지나갔다.허태준은 재촉하지 않고 조용히 기다렸다.한참 있다가 별이는 결심을 한 듯 말했다.“그냥…속상해서.”별이의 목소리는 작았다. 허태준은 귀를 별이의 입가에 갖다 대야 별이의 목소리가 들렸다.“왜 속상한데?”허태준은 물었다.“왜 제 진짜아빠가 아닌거예요?”별이는 말이 끝나자마자 울음을 터뜨렸다.그는 허태준을 아빠라고 부르지만, 모든 사람한테 이렇게 좋은 아빠가 있다고 자랑을 하지만 별이는 잘 알고 있었다—허태준은 진짜 아빠가 아니고 엄마도 허태준을 별이의 진짜 아빠로 만들어주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그가 한 모든 행동은 자기 기만이었다.허태준만이 그와 함께 이 연기를 계속할 뿐이다.잠깐의 정적이 흐르자 허태준의 가슴에는 커다란 아픔이 전해졌다.한순간—단 한순간만큼 허태준은 별이한테 모든것을 털어놓을 뻔했다.그는 별이한테 알리고 싶었다.“내가 니 진짜 아빠야.”라고.하지만 허태준은 정신을 차렸다.별이의 친부라는것을 인정하는것은 쉬운 일이었다. 하지만 별이한테 몇년동안 옆에 있어주지 못한데에 대해 설명할수 없었다. 어떻게 얘기해야 별이의 아픔을 최소화 할수 있을까.“나는…”허태준은 바짝 마른 입술에 침을 바르면서 말했다.“나를 진짜 아빠라고 생각해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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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4화

허태준은 양념된 소고기를 기름에 튀겨내고 손질해 놓은 새우도 구워낸 후 케첩과 설탕으로 만든 소스를 뿌려주었다. 그리고 고구마맛탕과 토마토계란볶음을 해냈다.밥은 이미 다 지어져서 허태준은 두공기를 퍼 담았다. 그리고 다이닝홀에서 기다리고 있는 별이의 앞에 갖다주었다.“와!”별이는 침을 꼴깍 삼켰다. 허태준이 앉기 전에 젓가락을 들지 않았다.“아빠가 먼저 드세요!”그는 허태준한테 얘기했지만 눈길은 소고기에서 뗄수 없었다.허태준은 웃으면서 고기를 별이의 그릇에 담아주었다.“별이가 먼저 맛있는지 먹어봐.”음식은 조금 식었다. 별이는 고기를 집어 먹었다.고기에 뿌린 소스는 별이의 입가에 가득 묻었다. 하지만 별이는 아무것도 모른 채 허태준을 향해 엄지 손가락을 내밀었다.“맛있어요! 제거 먹어본 것 중에서 제일 맛있어요!”조금 과장된 듯 했지만 아첨이 다름 없었다. 허태준한테는 효과가 있었다.“별이가 좋아하면 이제 또 해줄게.”별이는 기뻐서 폴짝 뛰었다. 그리고 허태준의 목을 끌어안고 기름진 입술로 뽀뽀를 했다.“아빠 최고!”허태준은 화도 내지 않고 웃으면서 말했다.“엄마보다도 아빠가 더 좋아?”별이는 냉정했다.“엄마만큼 아빠도 좋아해요! 아빠와 엄마는 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사람이예요!“허태준은 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칭찬했다.“별이도 최고. 앞으로 이런말을 엄마앞에서 많이 해. 알았지?“—별이가 저번에 질문한것에 대해 허태준은 정확한 답변을 줄수 없었다.언제 심유진의 마음을 얻을수 있을지 모르겠다.그는 별이한테 얘기했다.“내가 별이의 아빠를 할수 있다는 믿음을 엄마한테 준다면 엄마도 더 일찍 나를 받아들일수 있고 나도 하루빨리 별이의 아빠가 될수 있을거야.”심유진한테 제일 중요한 사람은 별이다. 별이의 요구라면 뭐든지 들어주려할 것이다.하지만…별이는 허태준이 만든 음식들을 다 잘먹었다. 두사람은 같이 접시를 싹 비웠다.밥을 먹고 나서 별이는 통통한 배를 하고 쇼파에 누워있었다. 허태준은 설거지를 마친 후 냉장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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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5화

하은설은 별이의 핸드폰에서 허태준의 사진을 본적이 있다. 그리고 별이도 허태준이 오늘 음식을 해준다고 미리 하은설한테 얘기했었다. 그래서 그녀는 빠른 속도로 업무를 마치고 급히 집으로 왔다.다행히도 실물을 보게 되었다.“허태준씨.”하은설은 전혀 어색해 하지 않았다. 호탕하게 웃으면서 그의 앞에 다가서서 손을 내밀었다.“유진이한테서 얘기 많이 들었어요.”허태준은 그녀의 손을 바라보고 멈칫하다가 악수를 했다.하은설은 이 디테일을 놓치지 않았다.허태준한테 심각한 결벽이 있다는것을 들어서 알고 있다. 그녀가 손을 내민것은 그가 어떻게 반응을 하나 보기 위함이다.그녀는 그가 거절할줄 알았다. 하지만…하은설은 더 큰 미소룰 지었다.“별이한테 듣자하니 오늘 저녁을 해준다고 했다면서요?”그녀는 식탁을 힐끔 바라보았지만 텅 비어있었다.“아직 다 못했나요?” 별이가 먼저 대답했다.“이미 다 먹었어요! 아빠가 해준 음식이 너무 맛있었어요! 이…밖에서 먹은 것보다 더 맛있었어요!”별이는 원래 이모가 해준 것보다 더 맛있었다고 말하려다가 이모가 슬퍼할까봐 말을 바꿨다.별이의 칭찬은 거짓이 아닌것 같았다. 하은설은 허태준같이 바쁜 사람이 언제 요리실력을 갈고 닦겠나 의심했지만 입으로는 유감을 표시했다.“더 일찍 들어왔어야 할텐데.”“하은설씨가 아직 식사를 못했다면 남은 재료로 요리를 해볼게요. 오래 걸리지는 않을거예요.”허태준은 과입접시를 내려놓고 주방으로 향했다.“아니예요!”하은설은 다급히 허태준을 불러 세웠다.“다이어트중이라서 나중에 고구마나 쪄 먹으면 돼요.“고구마얘기를 하니 별이는 입을 삐죽했다.“아빠가 해준 고구마맛탕이 진짜 맛있는데! 고구마가 나른한데 설탕을 바르니까—아, 또 먹구싶다!”하은설은 그렇게 열량이 높은 음식은 진작에 끊었다. 하지만 별이의 얘기를 듣고나니 마음이 동하기 시작했다.허태준은 눈치를 보더니 말했다.“오늘만 예외를 두죠!”그는 하은설을 부추겼다.“요리를 할테니 별이랑 놀고 있어요.”하은설은 결국 고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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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6화

허태준은 아무리 생각해도 어쩌다가 심유진의 심기를 건드렸는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허태준이 물음표를 보내고 나서 심유진은 더 답장이 없었다.하은설은 오히려 허태준을 달갑게 대해줬다. 대접을 받았으니 집안에 소장해온 진귀한 차를 내왔다.그들은 쇼파에 앉아 차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눴다. 별이는 허태준의 품에서 장난감을 놀고 있었다.하은설은 화제를 별이에게로 돌렸다.“얘가 허태준씨를 많이 좋아해요.”허태준은 듣고는 자상한 얼굴로 별이의 머리를 어루만졌다.“네.”“무슨 계획이예요?”하은설은 물었다.허태준은 그녀의 말뜻을 몰랐다.“네?”“심유진과의 미래에 대해서 어떤 계획이 있나요?”하은설은 직설적으로 물었다. 두 눈은 허태준을 똑바로 바라보았다.허태준은 간신히 그녀의 시선을 피했다. 손가락은 찻잔의 변두리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무슨 계획이냐고?그는 당연히 심유진과의 미래를 그리고 있지.그녀에게 큰 상처를 안겨줬지만, 심유진도 아직 완전한 배척감을 보이지 않았지만 그는 여전히 무서웠다. 다시 함께 있게 되면 그녀가 또 한 번 그를 멀리 밀어낼까 봐.그리고…별이의 비밀도 있고.한평생 그녀를 속인 채로 산다면…마음이 평생 편치 못할 것이다.“심유진과 허태준씨의 과거에 대해 알고 있어요.”하은설은 솔직하게 얘기했다. 허태준은 멈칫했다. 별이를 안고 있는 두 팔에도 힘이 들어갔다.“일 년 전까지만해도 여기에 나타나자마자 쫓아내는 건데.” 하은설은 눈썹을 치켜올리면서 가볍게 웃었다.별이는 하은설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여 망연하게 두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의혹스런 눈빛으로 허태준을 바라보았다.허태준은 더욱 난처해했다. 하은설은 그의 당황함과 불안감을 눈치챘다.그녀가 원하는 바다. 그녀는 별이가 허태준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잘 알기에 그가 별이의 마음속 이미지를 망치고 싶지 않았다.“별이는 먼저 방에 들어가 있어. 이모랑 삼촌이랑 할 얘기가 있어.”별이는 내키지 않았지만 입을 삐죽하면서 쇼파에서 뛰어 내려왔다.“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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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7화

“미안해요.“허태준은 미안한 웃음을 지었다.“몇 년 전에 사고가 나서 예전의 일을 기억하지 못합니다.”그는 기억상실증으로 자신의 반응을 둔갑했다.“아…”하은설은 그제야 생각이 났다. 심유진이 피뜩 얘기를 했었던 것 같았다.그녀는 갑자기 짜증이 났다—그러니까 아까 한 얘기는 다 소귀에 경을 읽은 셈인가?허태준은 기억을 상실한척했다.“제가 예전부터 심유진을 알았나요? 얘기해준 사람이 없어서요. 방금 한 얘기를 자세히 해줄 수 있나요?”하은설은 그들 사이에 엮인 일들에 대해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잊으셨으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요!”하은설은 오히려 시름이 놓였다.“심유진을 좋아해요?”그녀는 정중하게 허태준한테 물었다.심유진을 맞이할 때는 하지 못했던 말을 하은설한테는 거침없이 할 수 있었다.“좋아합니다.”—허태준은 여전히 얼굴을 붉혔다.“심유진과 같이 있고 싶으신가요?”“네.”“별이를 친아들처럼 편견 없이 돌봐줄 수 있으신가요?”“그럼요.”“좋아요.”하은설은 그의 솔직함에 만족했다.“도와줄게요.”허태준은 오히려 의외였다.그는 더 정력을 들여야 심유진의 절친이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읽기라도 한 듯 하은설은 강조했다.“제가 도와주는 것은 허태준씨때문이 아니예요. 별이가 허태준씨를 너무 좋아하니까...별이의 소원을 이뤄주고 싶은 거예요.”허태준은 대답했다.“어떤 이유에서든지 고맙습니다.”“고마움을 표시하려거든 심유진과 별이한테나 잘해주세요.”하은설은 자신의 눈을 가리키고 또 허태준을 가리켰다.“제가 계속 보고 있을 겁니다! 예전처럼 허튼짓을 한다면 그들 둘을 당신한테서로부터 떼어갈 겁니다!”“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허태준은 웃었다.“육아저씨가 그전에 제 다리를 분질러버릴 겁니다.”하은설은 육윤엽이 심유진을 대할 때 긴장했던 자태를 본 적이 있었다. 그래서 허태준과 같이 웃었다.“그렇겠네요.”**허태준은 별이와 한참 놀다가 떠났다.다시 호텔로 돌아와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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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8화

아침 일찍 허태준은 호텔 레스토랑에서 아침을 포장하여 병원에 갔지만 병원에는 아무도 없었다.그는 지나가는 간호사를 붙잡고 텅 빈 병실을 가리키면서 물었다.“여기에 있던 환자는 어디에 갔나요?”이 병원의 간호사들은 경험이 풍부한 분들이었고 나이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산전수전을 겪은 중년 백인 여성도 허태준의 얼굴을 보자 깜짝 놀라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잘생긴 얼굴을 본 데에 대한 반응이었다.“영어를 참 잘하시네요. 그리고...억양도 매력 있어요.”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칭찬을 했다.허태준은 유학을 간 경험이 없었다. 하지만 허할아버지가 그룹의 해외시장 개척을 위하여 허태준이 어릴 시적부터 외국어 가정교사를 모셔왔다.그 가정교사는 영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분이었기에 아름답고 섹시한 런던 발음을 다뤘다. 허태준도 그 교사한테서 그대로 따라 배웠다.허태준은 외국 사업 파트너들이 그의 발음을 칭찬하는 것을 수도 없이 들었다. 그래서 지금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차갑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그는 되물었다.“여기에 있던 환자가 어디에 갔는지 알려주시겠습니까?”간호사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Shen을 말하시는 건가요? 그분 오빠와 함께 회복훈련을 하러 갔습니다.”허태준은 김욱한테서 들어서 알았다. 장기간 침대에 누워만 있어 심유진의 다리근육은 위축되었다—다행히도 미세하게 위축되었다.그녀의 골격은 이미 다 회복되었으니 이제 해야 할 일은 매일 걷기 훈련을 하여 다리에 힘을 기르는 것이다.“나간 지 얼마나 되나요? 언제 돌아오나요?”허태준은 또 물었다.“한 시간이 되어가네요. 곧 돌아올 겁니다. 당신은...”간호사는 허태준과 더 얘기하려 하였으나 다른 간호사가 급히 뛰어와 그녀의 소매를 잡고 재촉했다.“Shelly, Ramond의사가 한참을 찾았는데 왜 아직 여기에 있나요?”끌려가는 와중에도 Shelly는 뒤돌아보며 허태준을 향해 윙크를 날렸다.“무슨 일이 있다면 언제든지 저를 부르세요. 기억하세요. 저는 Shelly예요.”잘난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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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9화

심유진은 침대에 앉았다. 육윤엽은 뜨거운 물을 따라서 건네주었다. 김욱은 화장실에서 타올을 가져다가 심유진의 얼굴에 맺힌 땀방울을 닦아주었다.허태준은 옆에서 묵묵히 보기만 할 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심유진의 관심은 줄곧 허태준한테 집중되었다.그가 어색해하자 심유진은 입을 열었다.“왜 이렇게 일찍 왔어요?”허태준은 도시락을 들면서 씁쓸하게 말했다.“아직 안 일어난 줄 알고 아침배달을 하려고 했는데.”“아...”심유진은 난데없이 미안해졌다.“매일 아침 일곱 시면 일어나요. 그리고 아침을 먹고 훈련을 해요.”그녀는 병원 안의 모범환자였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고 회복도 상당했다. 의사도 그녀의 사례로 다른 환자들을 격려하곤 했다.“그래.”허태준은 웃어 보이고는 도시락을 쓰레기통으로 가져갔다.그가 손을 놓기 전 심유진은 다급히 소리쳤다.“잠깐!”허태준은 멈췄다.“왜?”그리고는 의혹스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운동을 하고 나니 또 배고파요.”심유진은 배를 만지면서 멋쩍게 웃었다. 그리고 그의 손에 든 도시락을 보면서 물었다.“먹어도 되나요?”허태준은 멈칫한 후 도시락을 열면서 말했다.“물론이지.”하지만 심유진은 김이 폴폴 나는 계란후라이, 베이컨 그리고 갖가지 신선한 과일을 보자 눈빛이 점점 어두워졌다.허태준도 자연히 그녀의 변화를 알아챘다.하지만 왜 그런 표정을 지었는지 몰랐다.레스토랑의 아침을 먹어봤는데 맛도 좋았고 품질도 좋았는데.그리고...다 그녀가 좋아하는 것들인데.“왜 스테이크가 없어요? 고구마맛탕은요? 적어도 토마토 계란볶음은 있어야지 않나요?”심유진은 이를 악물고 질문했다.어제 하은설이 보내온 사진을 보면서 심유진은 온 저녁 입맛을 다셨다. 꿈에서까지 그 세 가지 요리를 먹었다.“허태준씨는 너무 편애하는거 아닌가요?”심유진은 화가 났다.왜 별이한테만 맛있는 것을 해주고 자신한텐 레스토랑 아침으로 때우려 하는가?“응?” 허태준은 멈칫하다가 어제 그녀가 보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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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0화

육윤엽은 아직 미팅 중이다. 심유진한테 교육을 당한 후 화를 삼키면서 김욱을 데리고 나갔다.허태준은 남아서 심유진과 얘기를 하고 해빛쪼임하러 데려가곤 했다.병원의 작은 공원은 N시티에 몇 없는 생활 리듬이 늦은 곳이다.주변에는 고층 건물들이 막혀있지 않아 포근한 해빛이 내리쬐고 있어 공원안의 묻 사람들을 금빛으로 물들게 했다.병실을 나서기 전 허태준은 심유진에게 크고 두꺼운 롱패딩을 입혔다. 그리고 다리에 두꺼운 담요를 깔아주었다. 해빛아래 이분도 앉아있지 않아서 심유진은 더위에 지퍼를 내렸다.허태준은 이마를 찌푸리면서 휠체어를 돌아 그녀한테 다가가 허리를 굽혀 지퍼를 그녀의 턱까지 올렸다.그의 손가락은 하얗고 길어 패딩의 빨간색으로 인해 더 하얘 보였다. 피부 아래 혈관까지 보이는 것 같았다.심유진은 넋을 놓고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하늘을 탓했다—허태준한테 모든 것을 안겨주었을 뿐만 아니라 함부로 질투도 못하게 하다니.“바람 때문에 추워.”허태준의 목소리가 심유진의 귓가에 들려왔다. 그녀는 정신을 차렸다.“의사가 아직 몸이 약하니 저항력도 일반인보다 못하대.”그는 늦지도 빠르지도 않게 가볍고 부드럽고 인내심 있게 어린아이를 달래듯 얘기했다.이 순간만큼 심유진은 별이가 허태준을 좋아하는 이유를 알게 된 것 같았다.그녀는 순종적이게 고개를 끄덕였다. 손바닥만 한 얼굴의 절반은 패딩 속에 감춰져 맑고 밝은 두 눈만이 허태준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그렇게 순수하고 아무런 정서도 섞여 있지 않은 두눈에 허태준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이런 시간 참 오랜만이었다. 허태준은 얼굴까지 붉혔다.그는 일어나 고개를 피하고 화제를 돌렸다.“별이의 눈은 당신과 똑같아.”그는 침을 삼켰고 목소리도 굵어졌다.심유진은 그의 변화를 알아채지 못해 자랑스럽게 대답했다.“내가 별이의 엄마니까요!”직장생활을 하지 않은 지 오래되어 그런지 엘리트다운 차가운 아우라는 이미 가셔져 영락없는 소녀 같았다.허태준의 목은 바짝 타들어 갔다. 심유진은 아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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