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애처가 대표님과 결혼했어요: Chapter 431 - Chapter 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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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1화

사실 처음부터 심유진은 뒤에 서 있는 허태준에게 시선이 갔다. 여기에서 만난 것은 우연일지 몰라도 여형민이 허태준을 데려온 건 무조건 고의였을 것이다. 허태준도 내내 심유진을 힐끔힐끔 쳐다봤다. 정말 자신과 만나기 싫었던 건지 방금까지 얼굴에 걸려있던 환한 웃음이 순식간에 사라져 있었다. 자신을 싫어하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저런 모습을 볼 때마다 허태준은 마음이 아팠다. “안녕하세요.” 허태준이 먼저 말을 걸었다. “우리 저번에 만났었는데 기억해요?” 심유진이 기억을 못 할 리가 없었다. “네.” 심유진은 짧게 대답했다. “둘이 만났었어? 언제?” 허태준이 말해준 적 없었기에 여형민은 매우 놀랐다. “며칠 전에.” 허태준의 시선이 심유진을 떠나지 않았다. “몸 상태가 안 좋으셨는지 쓰러져 계시는데 마침 마주쳤어.” 여형민은 그제야 왜 허태준이 가정부를 찾아 별이를 돌보게 하라고 했었는지 이해가 갔다. “기막힌 우연이네.” “그러게.”허태준이 미소를 지었다. “이분이 마침 네 친구일 줄은 몰랐네.” “사실...” 여형민이 말을 꺼내려는데 심유진이 여형민을 노려봤다. 여형민은 멋쩍게 웃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맞아, 오래전부터 친구였는데 6년 전에 해외로 나갔다가 얼마 전에 돌아왔더라고.” 자신의 대답이 마음에 드는지 심유진에게 눈빛으로 신호를 보냈지만 심유진은 아는척도 하지 않았다. 허태준은 계획대로 여형민에게 말했다. “소개 좀 시켜줘.” “이쪽은 심유진 씨. 내 친구고 킹 호텔의 총지배인이셔. 이쪽은 제 친구 허태준인데요. 교통사고를 당해서 얼마 전에 퇴원했어요. 아직 집에서 요양 중이고요. 아, 그리고...” 여형민이 별이를 바라보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쪽은 별이. 유진 씨 아들이고 올해 다섯 살.” 심유진이 무표정으로 말했다. “그렇게까지 자세하게 소개할 필요 없어요.” 허태준이 허리를 숙여 별이와 눈을 맞추면서 오른손을 내밀었다. “별아, 안녕? 난 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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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2화

심유진이 거절하기도 전에 여형민은 별이를 안아 들었다. 심유진이 아무리 불러도 고개도 돌리지 않았다. 다른 사람이 봤다면 유괴범인줄 알았을 것이다. 심유진은 고민 됐지만 여형민을 어떻게 할 수가 없어 그냥 따라갔다. 허태준도 그 옆에서 나란히 걸었다. 심유진은 허태준과 말을 섞고 싶지 않았고 허태준은 그녀는 잘 모르는 척 연기를 해야 했기에 두 사람은 침묵을 지켰다. 여형민은 차를 몰고 멀지 않은 식당으로 갔다. 이 식당은 회원가입을 한 사람만 들어갈 수 있었는데 회원이라 하더라도 하루 전에 예약하고 셰프와 메뉴를 정해야 했다. 여형민은 당연히 미리 예약을 해둔 상태였다. 여형민은 별이와 나란히 앉아 내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다. 물론 별이가 흥미를 가지는 주제들이 위주였다. 별이는 슈퍼맨을 가장 좋아했다. 어릴 때부터 빨간 망토를 쓰고 악당을 물리치는 흉내를 내군 했었다. 하지만 보통 별이 또래 애들 중에는 슈퍼맨을 좋아하는 아이가 없었기에 여형민을 만나고 나서야 마음껏 자신이 좋아하는 만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사실 여형민도 그렇게 잘 아는 건 아니었다. 그냥 유행 따라 영화를 몇 편 봤을 뿐이었기에 별이와 이야기를 나눌수록 자신이 이 방면에 대한 지식이 옅음을 느낄 수 있었다. 더 이상 대화를 이어나가기가 힘들어 여형민이 화제를 바꿨다. “슈퍼맨 피규어 좋아해?” 별이가 흥분해서 고개를 끄덕였다. 별이는 매우 좋아했지만 가격이 너무 비쌌기에 심유진에게 사달라는 말을 못 했다. 여형민이 허태준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 삼촌 집에 엄청 많아. 다음에 같이 가서 보자.” 심유진이 인상을 찌푸렸다. “애한테 거짓말하지 마요.” 허태준의 집에 피규어가 있을 리가 없었다. “거짓말 아닌데.” 허태준이 말했다. 가만히 심유진을 쳐다보는 눈빛이 제법 진지했다. 여형민이 해석했다. “지금 사는 집에는 없어요, 어릴 때는 피규어를 좋아했었는데 창피하다고 나중에 빈집에 다 옮겨뒀거든요.” 심유진은 그 말을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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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3화

“삼촌, 정말 피규어 많아요?”별이가 눈을 반짝이며 허태준을 바라봤다. 아까 한번 실수를 한 탓에 허태준은 더조심스러워졌다. “미안해, 삼촌은 사실 슈퍼맨이 어떻게 생걌는지 잘 기억이 안 나.” 난감해하며 얘기하는 허태준을 보며 심유진은 마음이 무거워났다. 여형민이 허태준을 대신해서 별이의 물음에 대답했다. “슈퍼맨 있어!” “그럼 배트맨도?” “그럼.” “스파이더맨도?” “엄청나지.” 별이가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럼 허삼촌, 저 삼촌집에 놀러 가도 돼요?” 이 질문만큼은 허태준이 직접 대답했다. “언제든지.” 반시간 후 미리 예약해 둔 음식들이 나왔다. 아이 입맛에 맞을 음식들이 많이 보였다. 심유진은 왠지 미리 짜놓은 계획에 걸려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여형민과 허태준 모두 자극적인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이었는데 오늘 음식들은 다 달달한 것들이 많았다. 심유진은 여형민이 왜 별이에게 이렇게 잘해주는지 알 수 없었다. 분명 우리랑 가까이하지 말아 달라고 얘기했었는데 계속 엮이고 있었다. 사실 여형민은 허아리를 더 챙기는 게 도리에 맞았다. 허아리는 허태준의 친딸인 데다가 여형민은 자신보다 허태준과 더 각별한 사이일 테니 말이다. 그런데 저번에 별이는 여형민이 허아리를 대하는 태도가 좋지 않았다고 얘기했었다. 심유진은 고뇌에 빠졌다. 그리고 별이와 여형민이 점점 더 친해지는 것을 보며 불안해지기도 했다. 식사가 끝나고 여형민이 계산을 하러 갈 때 심유진도 그를 쫓아갔다. 주위에 사람이 없는 틈을 타서 심유진이 여형민을 잡고 심각하게 물었다. “솔직하게 얘기해 봐요. 6년 전에 허태준 병실에서 혹시 저한테...” 허태준 병실 밖은 경비가 삼엄했기에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사람은 심유진과 여형민 밖에 없었다. 그리고 여형민은 매일 밤 심유진에게 우유를 건넸었다. 그때는 별 생각 없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그 우유를 마실 때마다 졸음이 몰려왔었던 것 같다. 여형민이 우유에 뭔가를 탄 것이 틀림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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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4화

심유진은 여형민이 이런 질문을 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기에 순간 긴장이 되어 시선을 피했다. “그냥 물어본 거예요.” 여형민은 더욱 신경이 쓰였다. 그러다가 문득 황당한 생각이 떠올랐다. “설마 별이 아빠가 누군지 모르는 건 아니죠?” 딱 맞춘 여형민 때문에 심유진은 당황해서 어쩔 줄을 몰라하며 여형민의 입부터 막았다. “조용히 해요!” “엄마랑 삼촌은 거기서 뭐 해?”별이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별이와 허태준이 멀지 않은 곳에 서있었다. 둘 다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기에 심유진이 얼른 손을 내렸다. “삼촌이 나쁜 말을 해서 혼내는 중이었어.” 별이는 그 말을 믿었다. 집에서 하은설이 무의식간에 험한 말을 뱉을 때마다 심유진이 방금처럼 입을 막아버렸기 때문이었다. 별이도 여형민을 혼냈다. “삼촌, 착한 어린이는 욕하면 안 돼요.” “알겠어. 앞으로 안 그럴게.” 별이가 속아 넘어가자 심유진이 곧바로 화제를 돌렸다. “왜 내려왔어요?” 심유진이 허태준에게 물었다. 허태준의 깊은 눈동자가 이상하게 심유진을 긴장하게 만들었다. “한참이 지났는데도 돌아오지 않길래 혹시 무슨 일이라도 생겼나 싶어서 와봤어요. 아무 일도 없다니 다행이네요.” 허태준이 자연스럽게 웃었다. 계산을 마치고 심유진과 별이를 집에 돌려보낸 뒤에야 허태준이 차가운 표정으로 여형민에게 물었다. “심유진이랑 무슨 얘기했어?” 여형민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유진 씨가 내가 별이 아빠라고 착각했어.” 허태준의 표정이 더욱 어두워졌다. “왜?’ “그걸 몰라서 물어?” 여형민은 화가 나다 못해 웃음이 날 지경이었다. “잘 생각해 봐. 별이가 어떻게 생겼는지.” 허태준은 그제야 무슨 뜻인지 알았다. 심유진은 당시 허태준이 의식이 없는 상황이었기에 의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남은 사람은 여형민밖에 없었다. 비록 이 일이 여형민 잘못이 아니라는 건 알지만 허태준은 그래도 질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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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5화

여형민은 오랫동안 전화번호를 바꾸지 않았으니 연락을 하기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별이 휴대폰에도 여형민의 전화번호가 찍혀있었다. “유진 씨한테 메시지가 왔어!” 여형민의 목소리가 저도 모르게 높아졌다. 심유진의 전화번호는 별이를 통해서 알수 있었기에 전부터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별이와 연락하고 있다는 사실이 들킬까 봐 먼저 연락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심유진 쪽에서 먼저 문자를 보낼 줄은 몰랐다. 그리고 문자를 보낸 목적도 어느 정도 예상이 갔다. 뭐라고 보냈는지 확인을 하기도 전에 허태준이 휴대폰을 뺏어갔다. “별이는 제 친구의 아들이에요. 아까 물어본 건 별이랑 아무 상관도 없는 일이니까 이상한 생각 하지 마세요. 특히 별이한테 아무 말도 하지 마시고요.” 여형민이 바짝 붙어서 문자를 확인했다. “말도 안 되는 거짓말.” 별이가 이미 엄마라고 부르는걸 여러 번 봤는데 이런 거짓말을 하는 심유진이 웃겼다. 허태준이 대신 답장을 보냈다. “알겠어요.” 답장을 하고 나서도 허태준은 휴대폰을 여형민에게 돌려주지 않고 심유진의 프로필 사진만 한참 바라봤다. 별이와 함께 놀이공원에서 찍은 사진이었는데 알록달록한 머리띠를 쓰고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이고 너무 눈부셔서 씁쓸함이 몰려왔다. 허태준은 그 사진을 자신의 휴대폰에 저장했다. 여형민은 휴대폰을 가져가면서 우쭐댔다. “번호라도 보내줘?” 허태준이 담담하게 얘기했다. “그럼 난 네가 술 취해서 다른 여자 붙잡고 나은희만 외치던 영상으로 보답하면 될까?” 여형민이 바로 태도를 바꿨다. “형님, 왜 이러십니까. 너그럽게 봐주세요.” 허태준이 귀찮아하며 그를 밀어냈다. “앞으로 심유진이랑 나눈 문자는 다 나한테 보고해.” “알겠습니다!” 여형민이 굽신거렸다. 별이는 완전히 회복하여 유치원에 다시 가게 되었다. 하지만 심유진은 여전히 황아주머니를 자르지 않았다. 황아주머니의 주요 업무는 이제 별이의 잠자리를 지키는 것으로부터 별이를 유치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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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6화

심유진은 황아주머니가 별이를 학대해서 밥을 안 주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황아주머니의 사람 됨됨이에 대해서 잘 알지는 못한다 해도 지내온 바로는 조금은 알수 있었다.더군다나 황아주머니는 여형민이 추천한 사람이기에 인품에 무슨 문제가 있지는 않을것이다.하지만 여형민이 추천한 사람이기에 심유진은 의심을 했다. 혹시 남몰래 여형민과 그렇고 그런 사이인 것은 아닌지?심유진은 직접 황아주머니한테 묻지 않았다. 황아주머니가 간 후 별이를 불렀다.별이에 대해서는 예전처럼 웃는 얼굴로 물었다.“저녁은 먹었어?”그녀는 물었다.별이는 머리를 끄덕였다. ”먹었어요~”심유진은 계속해서 물었다. ”뭘 먹었어?”별이는 거침없이 대답했다. ”토마토 계란볶음이랑 갈비찜이랑 배추랑 닭곰을 먹었어요.”─전부 별이가 좋아하는 것이였다.하지만 주방에서는 이런 음식을 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앞 세 가지 메뉴야 다 먹어서 없다지만 닭곰은 한번 하면 한 가마씩 끓이기 때문에 한 방울 남김없이 먹을 리는 없을 것이다.심유진은 더 깊게 파고들었다. ”누구랑 먹었어?”별이의 눈은 반짝했다.”황할머니랑요~”“그렇게 많은 음식을 둘이서 다 먹었어요?”별이는 아랫입술을 물고는 아래를 보면서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심유진은 확신할 수 있었다. 별이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을.심유진은 엄숙한 얼굴을 하고 별이를 자기 눈과 마주 보게 하였다.“하희광, 엄마한테 사실대로 말해.”“하희광”은 별이의 이름이다. 심유진은 엄청 화가 났을 때만 이렇게 부르곤 했다.별이도 잘 아는 사실이다.그래서 별이는 다급해 났다.“엄마!” 별이는 심유진의 목을 끌어안고 애교로 무마하려 했다. 하지만 심유진은 별이의 손을 치웠다.“똑바로 서!”심유진은 엄격하게 말했다.별이는 내키지 않았지만 곧게 섰다.“엄마가 다시 물을게. 누구랑 어디에서 저녁을 먹었어?”심유진은 별이의 앞에 쪼그리고 앉았다. 별이가 심유진의 눈을 피하지 못하게 한글자 한글자 똑똑히 내뱉었다.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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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7화

심유진의 얼굴이 펴지지 않자 별이는 조심스레 다가가서 심유진의 손을 잡았다.“엄마, 잘못했어요. 화내지 마세요, 네?”별이는 손등으로 눈물을 닦아내고는 크게 숨을 쉬지도 못했다.심유진은 별이의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파 별이를 끌어안았다.“그래.”심유진은 대답했다.“하지만 다음부터 엄마한테 거짓말을 하면 안 돼─누가 거짓말을 하라고 해도 안 돼.”“네!” 별이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그날 밤 심유진은 황아주머니를 짤랐다.황아주머니는 긴장해서 물었다.“제가 뭘 잘못했나요?”심유진은 웃으면서 대답했다.“아니예요. 별이도 이젠 회복이 되었으니, 옆에 사람이 없어도 될것 같아서요.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나머지 월급은 내일에 카드로 보내드릴게요. 앞으로 또 필요하면 찾아뵐게요.”심유진은 알고 있었다. 황아주머니도 여형민의 지시를 받았다는 것을.하지만 황아주머니의 진실된 목적을 알 수 없기에 계속 불안할 것이다.그래서 불안전한 요소는 전부 제거 해야만 했다. 별이를 자신의 날개 아래에서 안전하게 보호해야 했다. **한편.황아주머니는 짤린후 여형민에게 전화를 했다.“여선생님, 어떻게 해야 할까요?”여형민은 일이 이렇게 빨리 들통이 나자 불만스러웠다.하지만 황아주머니의 잘못이 아니니 책망하려는 말을 하지 못했다.“순리에 맡겨야죠.”여형민은 말했다.“매일 밥만 해놓으세요.”전화를 끊고 여형민은 옆에 앉은 허태준을 허무하게 바라보았다.“다 들었지. 그래서 어떻게 할 예정이야?”허태준은 평온스러웠다. 이러한 변고에도 파장이 일지 않았다.“먼저 허태서를 처리하는데에 전념을 하지.”허태준은 말했다.심유진과 별이는...잠시 둬야만 했다.“허태서 말인데...”여형민은 안경을 올리고 차가운 눈빛을 하면서 웃으면서 말했다.“심연희와 이혼을 하고 있는 것 같더라.”“6년이면 오래되기도 했지.”허태준은 입꼬리를 올리면서 말했다.“허태서가 이번에 보인 인내심은 내 상상을 뛰어넘었어.”허태서는 심연희를 이용하기 위해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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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8화

심유진은 또 한 번 작업 중에 별이의 담임선생님한테서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심유진은 급히 유치원에 갔다. 그리고 선생님들의 사무실에서 별이를 찾았다.별이는 담임선생님 자리 옆에 서 있었다. 얼굴을 숙인 채 눈을 붉히였고 입술을 꽉 깨물고 있었다. 얼굴은 고집스런 표정을 지었다.─아픈 것 같지는 않았다.심유진은 살짝 시름이 놓였다.담임선생님은 심유진을 보자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별이 어머님─”별이는 눈물을 머금은 눈으로 고개를 돌려왔다. 고집스런 표정도 억울함으로 변했다.심유진의 가슴은 찌릿해났다. 다가가서 별이를 품에 안았다.“유 선생님.”심유진은 담임선생님한테 물었다.“무슨 일이에요?”담임선생님은 전화로 일이 났으니, 심유진더러 빨리 유치원에 와보라고 했다. 구체적인 얘기는 더 하지 않았다.담임선생님은 별이를 한눈 보고 한숨을 쉬었다.“별이가 베이비를 밀쳤어요. 베이비가 넘어지면서 뜨거운 물을 엎질러 팔에 화상을 입었어요. 지금 병원에 갔습니다.”심유진은 이마를 찌푸렸다─또 허아리다.매번 허아리와 얽히면 좋은 일이 없었다.“제가 안 밀쳤어요!”별이는 격동되어서 부인했다.“저는 그냥 손을 뿌리친 것뿐이예요! 허아리 혼자 넘어졌어요!”별이는 고개를 쳐들어 희망에 젖은 눈으로 심유진을 바라보았다.심유진은 별이의 머리를 어루만지고 부드럽게 말했다.“엄마는 별이를 믿어.”─심유진은 아들이 어떤 사람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별이가 진짜로 무엇인가를 잘못했다면 절대 부인하지 않을 것이다.별이는 그제야 마음 놓고 울었다.별이는 심유진의 다리를 끌어안고 얼굴을 그녀의 허리에 파묻었다. 어린 짐슴마냥 흐느끼며 울었다.심유진의 마음은 더 아파 났다.심유진은 정신을 차리고 담임선생님한테 물었다.“유 선생님. 별이가 베이비를 밀쳐놓는 것을 누가 봤나요? 아니면 CCTV가 증명할 수 있나요?”담임선생님은 난처해졌다.“누가 본 것도 아니고 CCTV도 없지만...베이비가 별이가 밀쳤다고 했어요. 저도 별이가 일부러 사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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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9화

담임선생님은 계속해서 말을 붙였다.“원래는 선생님과 학생이 당번을 서는데 오늘 그 선생님이 병가를 내서 제가 다른 친구들을 데리고 옆방에 가서 낮잠을 자게 하느라 이쪽에 신경을 쓰지 못했어요. 그래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눈으로 직접 보지는 못했습니다. 두 친구의 얘기를 들었을 뿐입니다. 엄밀히 따지면 제 잘못입니다. 제가 책임을 다하지 못했습니다.”담임선생님은 자책했다.심유진은 담임선생님을 탓하지 않았다.어쨌든 허아리만 아니면 아무 일도 없었을 것이다.“허아리 가족은 뭐라세요?”심유진은 물었다.“할머님은 뭐라 안 하셨고 데리고 가셨습니다. 하지만 아리 어머님이 아시면...반에 찾아와서 난리를 피울 것이니 마음의 준비를 하고 계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담임선생님은 겁에 질린 표정을 하였다. 아마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닐 것이다.“네.”심유진은 이해를 표시했다.“다른 일이 없으면 별이를 데리고 갈게요.”담임선생님은 별이의 휴가를 허락했다.유치원을 나오는 길에 별이는 조심스레 심유진한테 물었다.“엄마, 화났어요?”심유진은 웃으면서 고개를 저었다.“별이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엄마가 왜 화를 내?”별이는 그제야 시름을 놓았다. 삽시간에 밝아진 것 같았다.심유진은 별이를 데리고 집에 가지 않고 호텔로 데려가지도 않았다.쇼핑몰로 가서 별이한테 새 옷 몇 벌을 사주고 별이가 바라고 바랐던 슈퍼히어로 피규어와 굿즈를 샀다.별이는 슈퍼맨의 빨간 망토를 하고 기뻐서 바람을 가르듯 걸었다.그들의 마지막 종착지는 프라이빗 영화관이었다.그들은 슈퍼히어로 테마의 방에서 별이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 두 편을 봤다. 그리고 별이가 좋아하지만 잘 사다 주지 않는 치킨과 햄버거도 사줬다.집에 돌아갈 때 별이는 아쉬운 표정을 했다.별이는 물었다.“엄마, 우리 맨날 이렇게 살면 안돼?”심유진은 엄격하게 안된다고 했다. 별이의 표정은 순간 어두워졌다.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차에 오르자 장난감을 갖고 잘 놀았다.별이가 더는 슬퍼하지 않으니 참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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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0화

허태준도 업무 중에 허아주머니한테서 온 전화를 받았다. 따라서 두 아이의 모순에대해서 알게 되었다.허아주머니의 안절부절과 달리 허태준은 생각을 거치지 않고도 단정할 수 있었다─허아리가 사고를 쳤겠구나 하고.몇년간 허태준은 허아리를 몇 번 보지 못했지만 허아리에 대한 요해는 훨씬 더 오래 같이 있은 허아주머니보다 더 깊다.허아주머니의 요구와 재촉하에 허태준은 병원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병실침대에서 울부짖는 허아리를 보았다.허아리의 오른팔에는 붕대를 감고 있었다. 보아하니 허아주머니가 말한 화상이었다.병실에는 허아주머니가 전문적으로 허아리를 보살피게 하기 위해 찾은 아줌마와 허아주머니가 있었다.두분이 얼리고 달래도 허아리는 멈추지 않았다.허태준이 들어가서 가볍게 한마디를 했다.“그만해.”허아리는 금세 멈췄다.허아리는 놀란 눈을 하고 몸을 쭈그려 떨고 있었다.허아리는 허태준이 무서웠다.허태준은 이유 없이 허아리의 이런 반응이 만족스러웠다.그는 원래 마음이 차갑고 정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의 모든 부드러움은 심유진과 별이 한정이었다.그는 떼질 쓰는 아이를 정말 싫어했다. 특히 허아리같이 우는 모습이 귀엽지 않은 아이는 더욱 싫었다.아줌마는 자리를 비켜 허태준을 침대곁에 앉게 하였다.“무슨 일이야?”허태준은 허아리한테 물었다.허아리는 입술을 떨면서 허아주머니한테 도움의 눈빛을 보냈다.허아주머니는 허태준을 나무랐다.“베이비한테 좀 다정하게 대해.”허태준은 허아주머니를 바라보았다.허아주머니는 놀랐다. 그리고 마음이 아팠다.아마도 기억상실때문에 깨어나서부터 그 누구한테도 이렇게 차갑게 대하는 것이겠지.허아주머니는 단기간에 그더러 모든 가족을 받아들이라고 강요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가 매번 이렇게 낯선 눈으로 바라볼 때면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허태준은 허아리를 보고 다시 물었다.“무슨 일이야?”허아리는 여전히 허아주머니를 바라보았다. 허태준은 그 모습을 보자 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얘기해.”허아리는 입을 삐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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